〈 63화 〉5.포식자를 노리는 포식자, 두 딸의 어머니 하루나
“그게 아니라니까요오! 배에 힘을 주고 끌어모으면서, 마치 공을 주무르듯 압축하라니까요오!”
땀을 뻘뻘 흘리며 배에 힘을 주며 시키는데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편하게 그늘 아래에 지팡이를 짚은체 서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미네르바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했습니다, 시키는데로 한겁니다...!”
“카사노님이 하는건 힘을 주고 뱃살을 집어넣는거에요오! 힘을 주고 마나를 꽉 뭉치듯이 주무르며 천천히 압축하면 되는데에!”
[카사노! 그게 아니라 이르케! 이르케해봐!]
옆에서 조잘조잘 떠들며 허공에 물방울을 뭉치는 운디네, 나 잘했지- 하는 듯한 미소에 쓴소리를 뱉진 못했지만 답답하긴 매한가지였다.
“내가 알아서 해볼테니까...! 가서 쉬고 있어...!”
[히잉... 알았어...]
딱봐도 풀이 죽은 운디네가 삐죽 입을 내밀며 미네르바의 옆으로 날아갔다. 스승님- 하고 칭얼거리는 운디네의 머리를 쓰다듬은 미네르바는 도끼눈을 뜨고 말꼬리를 늘어트리며 나를 꾸짖었다.
“괜히 애한테 불똥 튀기지말고요오! 그렇게해서 하루나씨를 이기기나 하겠어요오?”
하루나, 그래 이 지랄을 하는것도 다 하루나와의 결투를 이겨 쌍둥이자매의 복수를 되갚고 그 풍만한 육체를 한번 맛보고자 하는 짓이었다. 병기급의 흉폭한 하루나의 가슴을 떠올리며 나는 배에 힘을 주며 이를 악물었다.
“거기말고요옷...! 잠시 휴식하세요오!”
하루나의 가슴탓에 다른곳에 힘이 몰린 나는 다급한 미네르바의 중지 요청에 겨우 자세를 풀고 숨을 골랐다. 당황했는지 홍조를 띄운 미네르바가 그늘 아래로 오라며 내게 손짓했다.
“후우우...”
쨍쨍 내리꽂히는 햇빛을 받아 넘기며 집중하라니, 말이 쉽지 더워 죽을거같은 밀림의 햇빛을 받으며 마나를 끌어모으기란 정말 고된 훈련이었다.
“이거 드세요오.”
출렁이는 물병을 건네는 미네르바, 손에 쥐자마자 짜릿할 정도로 차가운 냉기가 느껴지는 물병을 얼른 입에 문 나는 꿀꺽꿀꺽 한순간에 한병을 비워냈다. 속옷까지 젖은듯한 찝찝함에 침음을 삼키며 나무에 기댄체 주저앉으니 미네르바가 한심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봤다.
“재능이 있는줄 알았는데 실망이에요오. 마나 운용의 기본중의 기본인데에.”
“몸 안에 흐르게 하는건 된다니까요.”
“검기의 원리는 흐르는 마나를 통제해 검에 덧씌우는거에요오. 단순히 흐르는 모래로 돌벽을 자를수 있나요오?”
하루나는 돌벽, 나는 흐르는 모래라는 뜻이겠지. 짜증이 절로 솟구쳤지만 미네르바의 잔소리는 오로지 나를 위한 조언이었기에 짜증을 가라앉히며 조용히 그녀의 조언을 되새겼다.
“오늘은 이정도까지 하죠오. 돌아가면 하루나씨와 단련까지 한다면서요오.”
“어디 눈감았다 뜨면 검기 씌울수 있는 영약같은건 없나요?”
“황궁의 비고에 그런 보물들이 즐비하답니다아. 한번 가보시겠어요오?”
“후우...”
내 의지대로 온몸을 돌아다니는 마나를 끌어모았다. 미네르바의 조언대로 배에 끌어모은 마나들을 천천히 뭉치려고 노력했다. 배에 힘을 주고 뭉치려고 하면 흐르던 마나들이 꿈틀거리며 공형태로 뭉치는거까지는 느껴졌다.
-흠칫
어설픈 구의 형태로 얽힌 마나, 이제 집중해 조금씩 압축하려고 힘을 주는 순간 주의가 분산되면서 얽힌 마나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렸다. 마치 큐브를 한면 맞춰두고 다른면을 맞추면 처음 맞춘 면이 풀려버린것처럼 손쓸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하루만에 그정도면 충분해요오.”
서늘한 그늘 아래에서도 땀을 흘리며 집중하는 나를 보다못한 미네르바가 말렸다. 아까는 기본중에 기본이라고 뭐라해놓고- 째릿 미네르바를 노려보자 오히려 역으로 도끼눈을 뜬 미네르바가 나를 내려다보며 꾸짖었다.
“뭔가요오 그 눈은- 스승님에게 그런 눈은 불경이랍니다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마나를 압축하면 다음은 그걸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연습이에요오. 그 후에는 시간 단축이구요오. 너무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아.”
“그럼 이정도도 충분히 잘한거 맞습니까?”
“마나가 생긴지 얼마 안된 정도를 생각하면 경이로운 속도랍니다아.”
마녀의 보장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용병단에서 구를땐 걸어다니는 고기방패라는 조롱을 받곤 했는데 숨겨진 재능이 있었다니- 풀어지는 입꼬리를 붙잡으며 머리를 식히니 미네르바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래도 더 분발해주셔야 해요오... 카사노님같은 표본은 정말 적답니다아.”
“표본이요?”
“아앗, 아니에요오... 덥죠오? 저는 오후에 일정이 있으니 마을에는 디네와 돌아가도록 하세요오.”
누가봐도 말돌리는 상황, 그렇지만 나는 미네르바를 추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배웅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하루나를 이기고 싶다고 말한 순간부터 최선을 다해 돕는 미네르바를 쉽게 의심하기는 좀 그랬다.
[스승님은 바쁘신가봐- 역시 내 스승님이야!]
알 수 없는 흐름의 칭찬이지만 운디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칭찬했다.
“그러게, 정말 대단하신 분이야.”
[이쁘다는 칭찬두 좋아하셔...!]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살핀 운디네가 조용히 내 귀에 속삭였다. 그러고보니 관찰의 마녀랬지. 우리 몰래 지켜보고 있는건가? 운디네의 조언에 나는 큰소리로 말했다.
“정말 아름다운 분인데 마음까지 이쁘다니, 정말 대단하시네.”
[응! 그렇게 아름다운 스승님이라니, 나 너무 기뻐!]
운디네와 어색한 콩트를 즐긴 나는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직 하루나와 약속한 시간까지는 멀었기 때문에 이 평온함을 즐기고 싶었다.
[카사노- 마을에는 안가?]
“조금만 쉬었다 가자. 미네르바님은 십분이면 왔다갔다 하시던데 약속까지 1시간 남았으니까 운디네 너도 옆에서 쉬어.”
[어어...?]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운디네, 내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무언가를 세더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나는... 스승님보다 느려서 조금 오래 걸릴지두...]
“에이, 운디네만큼 빠른 정령이 어디있어- 이리와봐. 응?”
괜히 풀이 죽어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운디네를 살포시 끌어안으며 토닥였다. 내 품에 조용히 안긴 운디네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그런가...? 그럼 조금만 쉴까?]
“그래, 같이 조금만 낮잠 자자.”
서늘한 운디네의 체온을 즐기며 눈을 감은 뭉클거리는 운디네의 몸을 끌어안으며 고개를 파묻었다. 헤헤- 하고 웃은 운디네는 내 품안에 파고들며 똑같이 나를 끌어안았다.
깊게 잠든 우리는 2시간이 지나서야 눈을 떴고 부랴부랴 마을로 돌아갔다. 그런 우리를 반기는건 첫날부터 지각이냐며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하루나였다. 단련을 빙자한 대련으로 셀수없이 얻어맞은 나는 땅을 기며 후회했다.
**
“그게 아니라 더 곧게 뻗어라!”
대련을 빙자한 폭력이 끝난뒤 하루나는 이미 단련이 끝난 부하들을 무르고 나만 남겨둔체 일대일로 가르쳐주겠다고 나섰다. 죽일 듯이 노려보는 차기 족장이란 놈이 거슬렸지만 퉁퉁 부은 얼굴로 죽일 듯이 노려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어 무시했다.
“힘 자체는 충분한데 배우는 능력이 조금 부족하군.”
넓은 연무장에 단 둘이 남아 시작한 기초훈련은 하루나의 잔소리로 시작하고 잔소리로 진행중이었다. 미네르바와 똑같은 잔소리를 하는 하루나의 반응에 괜히 심통이 난 나는 자세를 풀고 날선 말대답을 내뱉었다.
“날때부터 이런걸 어떡합니까. 저도 답답한데...”
툭 내뱉은 말에서 튀어나온 송곳이 푹 찌른것처럼 하루나는 조금 놀란 듯 커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술을 뗐다.
“힐난하는것처럼 들렸다면 미안하다. 그대의 자질은 충분한데 아쉬워서 나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말했나보군.”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정중하게 사과하는 하루나, 애처럼 대든 나 자신이 순간 부끄러워져 고개를 숙이고 하루나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도움 받는 입장인데 그저 감정에 치우쳐서 어린애처럼 행동해버렸습니다.”
“아니다. 몇가지 동작만 더 배우고 여기까지 하지. 미네르바에게 뭘 배우는진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가 제법 고단했던 모양이군.”
고개 숙여 사과하는 나를 다독인 하루나는 내게 다가와 몸을 붙이며 직접 팔이나 다리를 붙잡고 옮기며 자세를 교정해줬다. 무더운 햇빛탓에 흰 천옷이 땀에 젖어 비친 탓에 하루나의 깊은 가슴골과 탄탄한 등골이 훤히 보였다.
“후우...”
땀에 흠뻑 젖어 달라붙은 옷의 감촉을 애써 무시하며 이렇게 뻗으면 되냐고 질문하려는 순간 내 목덜미 근처에 코를 갖다대며 눈을 감고 조금씩 코를 움찔거리는 하루나를 발견했다. 쫑긋거리는 오똑한 코와 물감처럼 번지는 홍조가 하루나의 얼굴을 천천히 뒤덮었다.
“하루나님?”
내 부름에 눈을 감고 체취를 맡던 하루나가 슬며시 눈을 뜨며 나를 바라봤다. 연무장을 덮는 일순간의 침묵과 함께 하루나의 풍만한 육체가 꾸욱- 내 몸에 달라붙었다. 질척한 땀과 탄력감있는 살결이 달라붙으며 음란한 감촉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선 좀 더 팔을 뻗어야한다.
-물컹
출렁이는 가슴이 꾸욱- 내 어깨에 짓눌렸다. 부드럽고 탄탄한 감촉이 등과 어깨에 느껴져 집중이 분산됐지만 하루나의 지시에 따라 팔을 더 크게 내뻗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손목을 쓸며 자세를 교정해준 하루나가 천천히 몸을 뗐다.
-쩌억
서로가 흘린 땀이 달라붙어 떨어지는 물소리가 조용히 흘렀다. 성교할 때 치골과 엉덩이가 닿이며 나던 물소리가 생각난 나는 결국 발기하는 자지를 가라앉히지 못해 엉거주춤한 자세를 잡으며 최대한 발기했단 사실을 숨겼다.
“오늘은 꽤 덥구나... 이만 돌아갈까하는데...”
하루나는 달라붙어 냄새를 맡은뒤로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드문드문 나긋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내 속옷이나 땀냄새를 맡고 난 후의 쌍둥이 자매와 매우 유사했다.
이 기회를 놓치기 아쉬워 나는 이만 돌아가자는 하루나를 말리며 억지로 여러 자세를 취하며 봐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그럼 조금만 더 하고 가도록 하지.”
흔들리는 눈동자로 내 몸을 바라보던 하루나는 천천히 내 등에 달라붙었다. 뒤에서 포옹하듯 달라붙은 하루나는 내 허벅지를 움켜쥐고 움직이거나 팔을 이끌고 끌어안다가 자세를 고쳐주는등 노골적인 터치를 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풀린 동공과 더위 먹은 강아지처럼 내민 혀, 쫑긋이는 귀와 붕붕 흔들리는 꼬리는 하루나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란걸 보여줬다. 무더위와 진하게 풍기는 내 체취에 정신 못차리는 듯한 하루나를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
발정난 육체는 천천히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하루나는 등과 엉덩이를 적시는 땀과 음부에서 흐르는 끈적이는 애액을 느끼며 간신히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어제 물었던 짓궂은 질문은 이미 잊은 듯이 배움에 집중하는 카사노를 보며 하루나는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카사노에게 달라 붙었다.
‘단단해...’
그에게서 풍기는 진한 수컷의 향기에 머리가 어지러운 하루나는 애써 코를 떨어트리며 카사노의 팔을 붙잡고 자세를 교정해줬지만 끌어안으며 가슴에서 느껴지는 팔근육의 단단함과 수컷의 체취는 간신히 붙잡은 하루나의 이성을 뒤흔들기 충분했다.
“하루나님?”
낮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카사노의 음성에 하루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입고있는 연회색 바지는 이미 흐른 땀과 애액으로 인해 흠뻑 젖어 진한 회색이 되버렸다. 칠칠치 못한 꼴을 볼까 손으로 덮은 하루나는 자신을 부르는 카사노에게 되물었다.
“왜,왜그러지?”
카사노는 움찔거리며 대답을 주저하는 하루나의 상태를 살폈다. 온몸을 적시는 땀과 풀풀 풍기는 발정난 암컷의 향기. 이미 자지를 받아들이기 충분한 음란한 상태를 알아챈 카사노는 더 이상 발기한 자지를 숨기지 않고 다가왔다.
“슬슬 돌아갈까 싶어서요.”
하루나는 바지 너머로 터질 듯이 발기한 카사노의 자지를 봐버렸다. 고무도 아닌데 면바지를 저렇게 늘어나게 하다니, 얼마나 단단한 자지인거지. 하루나는 머릿속을 좀먹는 음란한 상상을 끊지 못하고 그저 입을 벌린체 카사노의 자지만을 바라봤다.
이미 첫날 마을에 방문했던 냉철한 하루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딸들과의 정사를 훔쳐보고 잠들어있던 암컷의 본능이 깨어난 하루나는 본인만 모를뿐이지 카사노의 진한 체취를 받아들인 순간부터 그를 자신을 범할수 있는 수컷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만 돌아가시죠, 오늘 츠루카랑 에루카 둘다 늦는다고 하더군요.”
“그래, 그러지...”
흔들리는 동공으로 이리저리 자신의 몸을 살피는 하루나를 본 카사노는 고소를 삼키며 입꼬리를 씰룩였다. 츠루카나 에루카로 이미 수없이 수인족의 습성을 익힌 그는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하루나를 넘어뜨릴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더,덥군 얼른 돌아가서 씻어야겠다.”
자신의 옷차림을 알아챈 하루나는 조용히 손으로 몸을 덮으며 뒷걸음질 쳤다. 푹 젖은 흰티는 여과없이 스포츠 브라를 드러내고 있었고 연회색의 편한 바지는 더 이상 본래 색깔을 찾을수 없을 정도로 진한 회색이 되었다.
“실례가 안된다면 제가 먼저 씻어도 될까요. 오늘 아침부터 땀을 흘려서요.”
카사노는 일부러 목부분을 잡고 팔랑이며 땀을 식혔다. 가벼운 손짓을 타고 퍼지는 체취와 땀냄새. 사실 하루나를 향해 던지는 미끼지만 찝찝한건 사실이었다. 아침부터 미네르바의 훈련으로 속옷까지 푹 젖었던 탓에 온몸이 찝찝했다.
“그러도록해라. 그,그럼 나는 먼저 가보겠다.”
-타다닥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가는 하루나, 카사노는 흔들리는 하루나의 엉덩이를 감상하며 그녀의 뒷태를 바라봤다. 허리까지 푹 젖어 드러나는 몸매와 정말 땀만 흘린건지 푹 젖은 바지는 엉덩이골과 허벅지 종아리 안쪽이 젖어 마치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 했다.
“의식은 하나보네...”
다분히 의도적인 접근과 터치임에도 하루나의 육체는 발정나 반응을 보였다. 얼마나 달아올랐는지는 알수없었지만 저정도면 츠루카나 에루카를 생각했을 때 거사까지는 금방이었다. 카사노는 땀을 식히는 바람을 즐기며 조용히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