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6 루나, 첫날밤 (3)
결국 루나는 동생이 시키는대로, 허벅지에 손을 올려 꾹 당겼다. 저 스스로 다리를 활짝 벌리고 남자에게 보지를 상납하는 천박한 자세를 하고 나니 수치심에 죽을 것 같았다.
“빠, 빨리 해….”
차라리 아주 쾌락에 겨워 죽고 싶었다. 이대로 부끄러워서 죽는 것보단, 그 편이 훨씬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울먹이며 그렇게 애원하니, 스칼렛이 다가왔다.
힉. 루나가 숨을 들이켰다. 탈의한 스칼렛의 다리 사이 달린 커다란 것이 보였다. 손으로 만지거나 했을 땐 이렇게 무섭지 않았는데, 막상 저게 들어올 거라 생각하니 숨이 턱 막히는 것이다.
“잠깐만. 잠깐만….”
그래서 다급히 허벅지를 누르던 손을 떼려 하자, 스칼렛의 손이 손목을 잡고 허벅지를 눌렀다. 반항조차 할 수 없이 꾹 짓눌리자, 루나는 괜히 덜컥 겁이 났다.
“야, 힘, 힘 좀 빼봐…. 응…?”
“얌전히.”
…끄덕.
순순히 루나가 고개를 끄덕이고, 손에 힘을 뺀다. 그래도 여전히 겁은 나서, 저를 내려다보는 동생의 눈치를 살폈다.
“살살해라…. 알았지.”
대답 대신, 가랑이 사이에 뜨겁고 커다란 무언가가 톡 닿았다.
“흑!”
손은 이렇게나 서늘한데, 어째서 좆 하나만 뜨겁단 말인가. 루나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살짝 닿았을 뿐인데도, 자지가 머금은 뜨거운 열기가 제 몸을 관통하는 듯 해서, 허리가 찌르르 울렸다.
“야, 야, 역시 잠깐만. 이거 아닌 거 같애….”
겨우, 겨우 귀두…, 적나라한 단어에 순간 사고가 멈췄다가 다시 이어졌다. 겨우 귀두 하나 닿은 것 가지고, 이 상태인데, 만일 더 들어오게 된다면 어찌 되는가?
루나는 다급했다.
물론 귀두가 질구에 닿은 것으로 정말 어마어마한 쾌감을 느낀 건 아니다. 다만, 정신적인 자극이라고 해야할까, 배덕감 같은 거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상상과는 달랐다. 겨우 좆머리 하나 닿은 것 가지고, 이렇게 벌벌 떨게 되리라곤, 그녀는 생각한 적 없었다.
애초에 조만간 의식을 위해 몸을 섞어야 했다. 그러니 아예 마음의 준비가 없던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다.
아주는 아니어도, 약간은 자신이 있었다. 그래봤자 뭐 별 거겠느냐고. 내심 자기만큼 그를 잘 아는 사람이 또 어딨겠느냐며, 그런 자신이니만큼 뭘 하든 일단 수월하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도. 막상 상황이 코 앞으로 다가오니, 자신감이 쭈그러든다.
“잠깐만 멈춰보라구…. 개새끼야앙….”
질척질척. 귀두가 질구를 비빈다. 버릇 없이 누나가 말하는데 방해하는 괘씸한 동생놈을 혼내려다가도, 저릿저릿한 쾌감이 허리를 타고 올라오면 꼴사나운 신음에 막히고 만다.
아주 굴욕적이게 좆같으면서도, 밀려오는 쾌감에 허리가 벌벌 떨렸다.
“하으윽…!”
동생의 두 손은, 그녀가 허벅지에서 손을 떼지 못 하게 손등 위를 누르듯 포개어져 있다.
덕분에 그 상체의 무게가 고스란히 그녀에게 실려 있는데, 그 상황에서 좆기둥을 대고 질구에 비비니,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자극이 오고 만다.
그러니 루나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얕지만 착실하게 아랫배를 징징 울리는 쾌감에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넣는다.”
그러다, 동생이 나지막이 그렇게 속삭이면, 이제껏 겨우겨우 버티던 그녀의 눈이 크게 뜨였다.
넣는다고? 지금? 이걸?
이제는 자존심이고 뭐고 없이, 이 커다란 게 지금 안으로 들어오면 죽을 거라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안 그래도 손으로 잡곤 크다고 내심 생각한 적 있었기에, 그 크기가 새삼 더 실감이 되기도 했다.
저건 아예 몽둥이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화가 났다.
“야, 야! 너 이 새끼…. 그만하지 못해…?”
“왜.”
지금껏 무심하게 그녀를 농락하던 동생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아예 무시하는 거면 모를까, 대답을 해준 것에 약간의 기대를 품은 그녀가, 고개를 치들고 말했다.
“누가 그런 몽둥이 같은 걸 넣게 해준대? 어? 몽둥이는 때리라고 있는 거지, 찌르라고 있는 게 아니라구.”
아주 논리적인 말이다.
…라고 생각했다. 사실 반쯤 정신이 나간 발상이지만, 패닉에 가까운 상태라 자각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유심히 내려다보던 스칼렛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지.”
“…그, 그치? 그렇지?”
루나의 안색이 살짝 밝아졌다. 겁, 겁 나는 건 아니고, 아무튼 지금은 무리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그럼 때려줄게.”
….
“네?”
루나가 순간 멍해져서 반문한 사이, 귀두가 보짓살을 가르고 들어왔다. 찔거어억. 다리를 활짝 벌린 상태인데다, 흠뻑 젖어 상당히 열려있긴 했으나, 그럼에도 워낙 좁았다.
그러니 귀두가 들어오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루나는 숨이 턱 막혔다.
“흐…!”
아까는 귀두만 댔을 뿐인데 저릿저릿 했다면, 지금은 귀두밖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아랫배가 미칠 듯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아랫배에 고여 있던 열기가 댐이 무너지듯 전신에 퍼지고, 겨우 귀두 뿐밖에 안 되는데도 활짝 열린 보짓살이 꿈틀이며 액을 왈칵왈칵 뱉는다.
“으응, 응, 아응…, 으흐….”
끙끙 앓는 듯한 신음이 새어나온다. 미칠 듯이 좋은데, 미칠 듯 좋은데도, 무언가 모자랐다. 전신에 열기가 맴돌고, 발정이라도 난 듯 아랫배가 미친 듯이 당겨오고 욱신거리는데, 그걸 해소하질 못하니 괴로웠다.
“후으응….”
그래도 그걸 티 내기는 또 미칠 듯이 부끄러웠다. 방금까지 스칼렛더러 온갖 욕은 다 했으면서, 겨우 귀두 하나 들어왔다고, 제대로 해달라고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루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새어나오는 신음을 억지로 틀어막으며, 끙 끙 앓기만 하고, 그러다 스칼렛이 가볍게 귀두로 질구 쪽을 슬쩍 긁어주면,
“으으으응…!”
꼭 투정이라도 부리듯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저릿저릿한 쾌감에 다리를 쭉 펴곤 했다.
발가락 끝까지 쭉 펴져서는, 활짝 다리를 벌린 상태의 공중에 뜬 발이, 벌벌 떨려온다.
물론 그녀로선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을 뿐.
다만 스칼렛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어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루나의 안쪽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후읏….”
가볍게 입구 부근을 긁었을 때.
“아으응!”
입구 쪽에서 아주 약간 들어가 문질문질 비볐을 때.
“으응! 응, 아으읏…!”
이건 각도를 살짝 틀었을 때.
워낙 좆기둥이 두꺼웠기에, 각도를 틀어서 어딜 거세게 긁어주냐의 차이일 뿐, 허리를 흔들기만 해도 비는 곳 없이 닿았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서, 한참동안 내부를 긁어대며 약점을 탐색했을 때.
루나가 신음하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앙, 아응, 흐우…! 다, 다 넣었지…? 으응? 응, 응…! 다 넣었잖, 앗…!”
천천히 안쪽을 긁으며 반응을 본다고 느릿하게 넣은 것을, 다 넣어서 이제 더 넣을 곳이 없다고 착각한 듯 했다.
당연히 아직 한참이나 남았기에, 스칼렛은 픽 웃으며 칭얼대는 루나의 뺨을 쓰다듬었다.
“이제 절반이야.”
“……거짓말 하지마아!”
루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힘이 빠진 두 손으로 스칼렛을 마구 때렸다. 감히, 감히 누날 속이다니. 나쁜 새끼였다.
“진짠데.”
“거짓말 하지말라구!”
또, 또 거짓말을 했다.
이 정도, 이 정도나 들어왔는데, 나는 가득 들어왔는데, 미칠 것 같은데. 근데 뭐가 더 남았다는 거야!
루나는 씨근거렸다. 하지만 눈을 뜨진 못했다. 만약 눈을 떴다가 정말로 이제 겨우 절반밖에 들어오지 않은 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무의식 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눈을 감은 채, 다리를 바둥거리며, 감히 거짓말을 한 동생을 마구 욕했다.
거짓말쟁이 새끼!
그러다, 한숨을 푹 내쉰 동생이, 가볍게 허리를 쿵 흔들었을 때.
“……으흑!”
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 정도의 쾌락과 고통.
그녀의 몸이 바짝 굳어서, 전신에 들이닥친 강렬하고도 매서운 쾌감에 부들부들 경련할 때, 스칼렛이 허리를 바짝 밀어넣었다.
쯔걱, 쯔거억.
이제 겨우 절반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깊숙하게 파고들어서는, 그녀의 가장 안쪽을 쿵 두들기곤, 그것도 모자라다는 듯 문질문질 비비며, 밀어올리려 한다.
“으흑? 흑, 흐으? 읏.”
루나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의아한 것처럼 보였다. 너무나 단숨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없이, 대뜸 저 커다란 물건이 밀고 들어와선 아랫배를 가득 채우니, 아주 숨구멍이 턱 막힌 듯 했다.
“흐극.”
그 상태로, 아주 느릿하게,
쿵.
그것만으로. 어찌어찌 버티던 이성의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어졌다.
“───.”
흑.
숨을 삼킨 루나의 동공이 떨렸다. 소리 없는 교성, 애처롭게 손과 발, 전신으로 경련이 이어진다.
“──흐읏.”
순간, 머리로 단번에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쾌락이 해일처럼 밀려온다.
“으, 흐윽, 후으윽…! 응흑…!”
두 팔이 스칼렛의 목을 휘감는다. 뭐라도 잡아야 할 것 같아서. 그러지 않으면, 이 파도에 휩쓸려 내려갈 것 같아서. 두 손에 힘이 들어간다. 등이 긁힌다. 긁은 살갗에서 핏물이 떨어지는데도, 루나는 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아윽! 으, 하응! 응! 아! 아아앙…!”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쾌락에 젖은 눈물, 교성, 아랫배가 징징 울렸다. 그것이 머리까지 올라와선, 뇌리를 쾅쾅 두들겨댔다. 미칠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치가 되어가는 듯 했다.
“흑!”
허리가 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