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7 변함 없는 것 (4)
아이리스는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눈 앞에 드리워진, 오빠의… 그, 그것. 그것이 시선을 뗄 수 없게 존재감을 과시하며, 위아래로 껄떡이면, 아이리스의 눈길 역시 절로 위아래로 흔들렸다.
“으.”
그런, 끙 앓는 듯한 소리를 내며, 눈 앞에 드리운 스칼렛의 성기를 아이리스가 조심스럽게 밑에서부터 부드러이 감싸 쥐었다.
“아으….”
화악, 하고 손으로 전해져 오는 뜨거운 열기. 아이리스는 그 열기에,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의식하지 않고, 저도 모르게 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성기를 쥐긴 쥐었으나, 아이리스는 정작 그 상태로 바짝 굳어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채 기둥을 뚫어져라 노려보기만 했다.
“아이리스?”
그녀의 손길을 기다리던 스칼렛이 의아한 듯 그녀를 부름에도, 아이리스는 들리지 않은 듯 했다.
지진이라도 난 듯 떨리는 동공이 그녀의 혼란스러운 심상을 반영했다.
‘이, 이, 이거 정말 괜찮은걸까요? 이런, 이런 흉악한 거에, 손 대도 괜찮은 거예요? 정말로? 손만 대도 임신하는 거 아닐까? 아, 아니겠지만… 그럴 린 없겠지만요….’
뒤죽박죽 엉킨 머릿속이었다. 성기를 손에 쥐었을 뿐인데 임신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상식과는 동떨어진 생각이 들었음에도, 오히려 이만한 크기의, 이만한, 이만한… 아무튼 엄청나게 대단하고 커다란 이 물건이라면, 상식과 동 떨어진 얘기라도 그럴 법 하다 여겨질 정도로.
그럼에도.
“….”
꿀꺽. 조용한 방 안, 그녀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리고, 수치심에 붉어진 얼굴로 천천히 손이 움직였다.
스윽, 스윽─. 길다란 손가락이, 기둥을 훑었다. 아이리스는 손을 통해 전해져 오는 열감과, 또, 단단한 촉감에, 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묘한 기분을 느꼈다.
“흐으으.”
어두운 실내를 밝히는 빛이라곤 은은한 불빛만이 존재하는 방 안에서, 사랑하는 남자의 가랑이 사이에 앉아, 그 남자의 커다란, …커다란…, 아, 상스런 단어가 자꾸 머릿속에 빙빙 돌아 아이리스는 미칠 지경이었다.
아무튼 남자의 커다란 성기를 눈 앞에 두고서, 마치 봉사하듯 어루만지며, 음란한 기분이 들어 아랫배며 허리며 꼼질 거리는 자기 자신이, 그녀는 참으로 음란하게 여겨졌다.
탁, 타악.
그런, 음란한 소리의 향연 속에서, 오히려 입을 다물고 있는 쪽이 더욱 부끄러운 것 같아서, 아이리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이렇게 하면, 돼요? 좋아요?”
물끄러미 남자를 올려다 보며 묻는 소녀의 모습이 가련했다. 두 손에 커다란 성기를 쥔 채, 남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 열중하는 자태. 그것만큼 수컷이라는 성별을 충족시켜주는 광경이 또 얼마나 있을까.
스칼렛의 고개가 끄덕였다. 그는 기특하다는 듯 그녀의 턱과 뺨을 지나, 귓볼과, 또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럼 그녀는 ‘으응’하며, 기쁜 듯이 남자의 손길을 받아들이곤 했다.
“하아.”
내뱉어진 뜨거움 한숨. 여인의 달콤한 숨결이 귀두 끝에 닿자, 흠칫 하고 떨린 기둥이 쿠퍼액을 송글송글 흘려댔다. 그것을 본 아이리스의 두 눈이 한껏 커져서는.
“으응….”
조심조심,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것을 혀 끝으로 낼름 핥았다. 달콤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맛에, 그녀의 미간이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음. 으응, 헤음….”
신중하게, 혀를 삐죽 내밀곤 귀두 끝 균열에서 새어나오는 쿠퍼액을 낼름낼름 핥으며, 맛을 분석하기라도 하는 듯 한 모습.
한참동안이나 그렇게 액을 핥아먹곤, 그녀는 슬쩍 위를 올려다봤다.
“달아요.”
“응.”
“원래 이래요?”
그 말에 스칼렛이 그만 픽 웃고 만다. 갑작스럽게 웃어버리는 그의 모습에, 아이리스의 눈이 샐쭉해졌다.
“왜, 왜 웃지?”
“아니. 아까부터 계속 ‘원래 이래요?’하고 묻길래.”
듣고 보니, 확실히 아까부터 그녀 자신이 하나하나 스칼렛에게 꼬치꼬치 묻긴 했던 것 같았다. 원래 이렇게 커요? 원래 이래요? 원래 이런 맛이에요? 뭐 그런.
그런 부끄러운 순간순간들을 떠올리고 나니, 절로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입술을 삐죽 내밀곤 허리를 세운다.
“흥.”
그리고는 다시 기둥 뿌리부터 천천히, 스윽 스윽, 문지른다. 커다란 기둥은, 뿌리에서부터 귀두 아래까지 죽 훑어 올리는 데에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런 크기의 물건을 애무해서 사정시키려면, 좀 더 빠르게 흔들거나, 다른 자극을 줘야 할 듯 했다.
하지만 숫처녀인 아이리스가 거기까지 생각이 닿을 린 없었다. 한 손으로, 끙끙 앓으며, 오빠의 자지를 붙잡은 채 탁탁 흔들어댔다.
“으음.”
그래도 용사라고, 배움이 빨라 손길은 금세 능숙해져서, 야릇하게 기둥을 흔든다. 스칼렛이 기분 좋은, 얕은 숨을 뱉자 아이리스가 눈을 치켜떴다. 기분 좋은가? 싶어 더욱 열중해 손을 흔든다.
그러기를 한참. 결국 결정적인 자극이 부족해서, 쿠퍼액만 줄줄 흘러내리는 자지를 내려다보는 아이리스의 표정에 초조함이 서렸다.
‘왜 이렇게 안 싸.’ 그렇게 중얼거리며, 투덜투덜 자지를 훑던 아이리스가,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기분 안 좋아요?”
그건, 자신이 여인으로써 뛰어나지 못해서, 그래서 스칼렛이 불만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다.
물론 스칼렛은 지금 끙끙 앓으며 열심히 대딸해주는 아이리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만족스러운 상황이라 기우에 불과하지만, 아무리 선택 받은 용사여도 마음을 읽는 능력까지는 없는 그녀가 그런 그의 속내를 알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러니 절로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눈치를 살피니, 그 모습까지도 남자의 음심을 마구 자극했다.
“아니, 좋아.”
“그럼….”
왜 안 싸. 입술을 비죽 내밀고 있으니, 어여쁜 분홍빛의 앙증 맞고도 한층 음란해 보이는 입술이다. 스칼렛이 물끄러미 그 모습을 보다 입을 열었다.
“뽀뽀 해주면 쌀 거 같은데.”
“…뽀뽀요?”
그 말에 아이리스가 문득 귀두 끝을 봤다가, 다시 스칼렛을 올려다 봤다. 뽀뽀라니, 어디에? 그야 지금 이 상황이면 당연히 정해져 있을테지만, 아이리스는 모른 척 하기로 했다. 그래서 엉덩이를 들고 일어서려던 찰나.
“일어서지 말고. 여기.”
“….”
아이리스가 일어서기도 전에, 그녀를 막은 스칼렛이 귀두 끝을 제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데굴 굴렀다. 정말? 여기? 어떻게 그래?
“저, 저 아직 처년데요. 결혼도 안 했는데?”
“그래?”
아까 쿠퍼액을 낼름낼름 분석한답시고 핥아먹었던 건 과거는 까맣게 잊고, 어떻게 처녀가 남자의 물건에 뽀뽀를 할 수 있겠냐며 변명하는 그녀였다.
당연히 듣는 입장에서는 우스운 말이었다.
스칼렛이 말했다.
“결혼 할 사이잖아.”
“…그.”
뭐라고 그녀가 변명하기도 전에, 그가 말을 이었다.
“원래 처녀 떼기 전에 이런 거 먼저 하기도 하고 그래.”
사람마다 다른 법이지만, 거기까지 알려줄 의무는 없었다. 그 말에 아이리스는 또 그런가? 하고 생각하고 말았다.
“자, 뽀뽀.”
거기에 아이리스가 뭐라고 딴 생각을 하기도 전에, 스칼렛이 자지를 그녀의 입술 가까이에 대고는 재촉했다. 눈 앞에서 껄떡이는 자지를 보면, 아이리스는 저도 모르게 허리가 뻐근해지는 것 같았다.
아랫배가 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생소한 감각과, 예민한 몸이 어느덧 자신의 음부가 젖어들고 있음을 눈치채기도 했다.
달콤하고도 음란한 향기와, 시선을 사로잡는, 사랑하는 이의, 그, 물건.
아이리스는 생각했다.
‘이건 거부 못하잖아요.’
꼭 자신이 아니더라도. 어느 여자라도, 사랑하는 남자가 이렇게 유혹하며 부탁하는데, 버틸 수 있을까.
아이리스는 부드럽게 기둥을 붙잡고, 떨리는 눈으로 귀두 끝을 응시했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균열 위를 부드러운 입술로 덮고는.
“쪽….”
정말로, 뽀뽀를 하듯이.
그와 입술을 맞대어, 쪽쪽 뽀뽀했던 것처럼. 귀두에 입술을 덮고서, 풋풋한 입맞춤을 한다. 그 대상이 남성의 성기라는 게 무척 부끄러웠지만, 부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부끄러워서 얼굴이 터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남자의 것이니까. 괜찮아.
“쪽, 쪽….”
몇 번을 더, 귀두 위에 입술을 부빈다. 만일 입술과 입술이 맞닿은 키스였다면, 풋풋하기 짝이 없는, 사귄지 얼마 안 된 풋풋한 연인의 입맞춤 정도로 보일 정도의 가벼운 스킨쉽이었다.
“흐으으.”
마치 연인을 대하듯 정성스러운 뽀뽀로 귀두를 애무하자, 확실히 반응이 조금씩 오는 듯 했다. 손바닥 전체로 감싸쥔 기둥이 몇 번 움찔거리더니, 뿌리 부근에서 몇 번 거세게 꾹꾹 껄떡이는 느낌이 들었다.
“쪼옵….”
아. 이건 오겠구나.
아이리스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노골적인 사정의 전조라, 처녀인 그녀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되려 처녀인 그녀가 알 수밖에 없을 정도로 거세어서, 오히려 그녀는 사뭇 두렵기까지 했다.
“흐으응….”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손바닥으로 빠르게 자지를, 탁 탁, 흔들어 사정을 이끌어냈다. 그것은 용사이기에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지를 찾아내는 능력이었다.
이윽고, 얕은 신음과 함께 좆기둥이 몇 차례 껄떡이곤, 진득한 사정이 시작되었다.
입술을 뗀 채 남자의 반응을 올려다 보던 아이리스의 얼굴로, 하얗고 끈적거리는 액이 튀었다.
“아….”
멍해진 얼굴로, 그 달콤하고 향기로운, 사랑스러운 아기씨앗을 얼굴로 받아내며 아이리스는 작은 탄성을 뱉었다.
이게 사정이구나.
어쩐지. 참을 수가 없어져서, 아이리스는.
“오빠, 저기….”
그때였다.
“스칼렛. 누나 잠깐 그리로 넘어가도 돼?”
단 둘 뿐이던 방 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칼렛의 그림자 속에서였다.
“…읏.”
왜 하필 지금!
아이리스는 다른 것보다 그것이 무척 억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