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6 변함 없는 것 (3)
질린 눈으로 자지를 내려다보던 아이리스가, 이내 각오를 굳힌 듯 다시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흡, 하고 숨을 들이키고는, 손가락에 기둥이 닿자 절로 어깨를 움찔움찔 떠는 모습은 꽤 귀여웠지만, 언제까지고 머뭇거리고만 있을 것 같아 손을 뻗어 아이리스의 손목을 턱 잡았다.
“히윽.”
귀엽게도 그런, 비명인지 딸꾹질인지 분간이 안 되는 새된 소리를 흘린 아이리스가 나를 슬쩍 올려다봤다. 손목을 잡은 이유를 묻는 듯한 눈빛이라, 나는 대답 대신 아이리스의 손목을 잡아 끌어 자지를 손에 쥐여줬다.
“후으읏.”
겨우 자지 기둥을 손바닥에 댔을 뿐인데, 아이리스의 안색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바지 너머로 손만 집어넣어 자지를 잡았을 뿐인데도 꼭 생자지를 눈으로 본 듯 충격이 서린 표정으로 부푼 내 바지 가랑이를 내려다보는 아이리스.
“흣, 흐읏.”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또 실눈을 뜨듯 슬쩍 떴다가, 어쩔 줄 몰라하면서 천천히 손에 쥔 기둥을 훑는다.
“이, 이거 너무 커요.”
그리곤 이렇게, 투덜거리듯 내게 말하는 거 아닌가. 나는 웃음을 삼키며 말했다.
“뭐가 큰데?”
그렇게 물으면, 아이리스는 입을 꼭 다물고 만다. 어찌 입에 그런 상스러운 단어를 담을 수 있겠냐는 듯 나를 샐쭉 노려다보며, 보란 듯 바지 속에서 자지를 주물대는 손의 반대편을 들고선 손가락을 쫙 펼쳐보인다.
“이, 이걸로도 다 안 잡히잖아요. 이게 말이 돼요? 좀 줄여봐요.”
투덜투덜 볼맨 소리로 따지면서, 정작 자기가 손을 쫙 펼쳐 기둥을 쥐는 모양새를 한 게 또 생경스러웠는지 자기 손도 제대로 못 쳐다본다.
이 귀여운 숫처녀를 봤나.
게다가, 그 와중에도 착실하게 손을 멈추지 않는다. 어설프고 서투를지언정, 풋풋한 손놀림으로 자지 기둥을 슥슥 매만져 주고 있었다.
나는 이 기특한 소녀가, 나의 반응이 없어 그만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시무룩 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들으라는 듯 얕은 숨소리를 후우우─, 하고 뱉어냈다.
“좋아요?”
그럼 내 눈치를 살펴오던 아이리스는, 금세 얼굴이 살짝 환해지며 나를 올려다 보며 그리 물었다.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기특하다는 듯 아이리스의 턱과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응. 잘 하네.”
내 칭찬을 들은 그녀는 기분 좋게 헤실 웃으며 내 손바닥에 뺨을 부볐다. 그 모습이 꼭 말 잘 듣는 강아지 같았다.
무표정으로 일관하면, 내가 아는 여자 중 가장 냉막할 듯 한 차가운 인상의 그녀가 그렇듯 부드럽게 풀린 미소를 지은 채 나의 자지를 만져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한층 좆기둥에 힘이 들어갔다.
“…왜, 왜 커져요?”
그리고 예민한 신체 감각을 지닌 아이리스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자지 기둥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던 그녀는, 달라진 감촉에 흠칫 놀라더니 나를 추궁했다.
여기서 생각난 것을 곧이곧대로 말했다간, 부끄러움에 아이리스가 수치사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돌려 말해주기로 했다.
“네 손이 기분 좋아서.”
그렇게 말하면, 또 이 소녀는 내게 따지지 못하고 입을 꼭 다문 채 얼굴을 붉힌다. 그 상태로 다시 자지를 애무하는 데에 열중했다.
“으응….”
내가 흥분함에 따라 한층 힘이 들어가 껄떡거리는 자지는 단순히 그 크기를 부풀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흡혈귀 특유의 매료가 짙어지기도 했다.
물론 막강한 저항력과 신성력까지 보유한 아이리스가 쉽사리 매료에 당하지는 않을테지만, 아이리스 본인이 거부하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강한 저항력을 가진 아이리스이기에 매료의 영향을 짙게 받을 수도 있었다.
내 누님인 레티시아가 그러했듯이.
“흐읏.”
게다가, 꼭 매료를 받아들이거나 하지 않더라도, 고위 흡혈귀 특유의 이성을 유혹하기 좋은 특성인 향기로운 체취는 저항력으로 걸러낼 수 없는 부류였다.
아이리스는 내 자지를 슥슥 만지면서, 눈가를 이따금 찡긋 거리더니, 점차 허리를 느릿하게 옴찔대기 시작했다.
“…워, 원래 이렇게 다 큰 거예요?”
슥─. 슥─.
바지 속에서 자지를 훑는 손을 꾸물대며, 점차 흥분감이 올라온 듯 새빨간 얼굴로 온 몸을 조금씩 바르작 비틀기 시작하던 아이리스가 입을 열었다.
아랫배에서부터 올라오는 기묘한 열기를 잊기 위해 말문을 연 듯 했는데, 나는 그녀가 고른 대화 주제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흥분해버려서, 대화를 나누면서 머리를 식히려고 고른 주제 치고는, 참으로 상스럽고 숭한 주제였으니까.
나는 이 깜찍한 용사님을 위해, 상냥하게 대답해주기로 했다.
“다들 이렇게 크냐라는 질문부터가, 이미 내 것이 크다는 게 전제 아니야?”
“…….”
상대적인 관점이 아니라 절대적인 관점에서 다들 이렇게 큰 것이냐, 라고 물은 거라고 변명할 수 있음에도, 아이리스는 고개를 푹 숙였다.
부끄러움에 거기까지는 생각이 안 닿은 것인지.
아이리스는 입을 다물고, 다시 기둥을 슥슥 문질러댔다. 서투르기만 하던 손길은 어느새 꽤나 능숙해져서, 기분 좋게 뿌리부터 슥 잡아 꼬옥꼬옥 짜내는 듯한 손길이 되어 있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서투르기 짝이 없는 손길이었는데, “용사라서 야한 것도 배우는 게 빠른가?”
“…속으로만 말하랬죠. 제가.”
정말로, 부끄러워 죽겠다는 듯이 아이리스가 손아귀에 힘을 꼬옥 줬다. 자지 뿌리를 압박하는 손길에 눈가를 내가 찌푸리자, 아이리스가 입술을 비죽거리곤 손에 힘을 뺐다.
“…아파요?”
“아파.”
“…아프라구 한 거예요.”
볼멘 소리로 타박하면서도, 내가 아프다고 하니 눈매는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풀린 채 내 가랑이를 내려다본다. 선량하기 짝이 없는 용사님이었다.
나는 아이리스의 뺨을 쓰다듬으며, 살짝 아픈 티를 섞어서 속삭였다.
“나 아픈데.”
“…그, 그러게 누가 놀리랬어요?”
“놀린 게 아니라 솔직하게 말한 건데.”
“그게 놀린 거잖아….”
나는 조금 더 엄살을 부려보기로 했다.
“나 진짜 아파. 아이리스가 손으로 꽉 쥐어서.”
“어어어떡하라구요.”
“호 해줘.”
“…뭐를 해줘요?”
손바닥으로 자지를 슥슥 부비던 아이리스의 손길이 멈췄다. 바짝 굳어서는, 자기가 잘못 들은 게 아닐까 하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호오 해줘.”
나는 무척이나 다정해 보이는 얼굴로, 그녀의 바람을 깨뜨려주었다.
“무, 뭐, 뭐뭐뭐, 뭐를해달라구요?”
반응은 격렬했다. 나는 아이리스의 동공이 이렇게나 떨리는 것을 처음 보았다. 지진이 난 눈동자가, 나와 나의 자지를 빠르게 오갔다.
이걸 어떻게? 호? 호가 뭐지? 입김? 어어떻게?
그런 적나라한 생각들이, 아이리스의 표정으로 쉽게 읽힐 정도였다.
내가 말 없이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자, 시시각각 표정이 변하던 아이리스가 이내 머뭇머뭇 눈길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곤 바지를 터질 듯이 부풀린 자지 끄트머리 근처로 입술을 옮기고는, 아주 작게 입을 벌렸다.
그리곤.
“…호, 호오….”
그렇게, 아주 얇고도 따스한 숨을 내 가랑이에 불어넣었다. 따스한 숨결은 옷 너머로도 착실하게 전해져서, 나는 허리를 살짝 떨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은빛 머리칼, 보석처럼 반짝이는 푸른 눈동자에, 눈처럼 새하얀 피부.
누님과 함께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여인으로 꼽히는 경국지색답게,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미모를 지닌 아이리스였다.
고귀한 신분의 황녀이자, 여신에게 인정받은 용사이기까지.
그런 그녀가 나의 다리 사이에 고개를 가까이 하고 있는 이 상황은, 나로하여금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만족을 주었다.
“조금 더 해야 안 아플 것 같은데.”
나는 조금 더 해달라며, 아이리스의 뒷목을 손바닥으로 감쌌다. 이게 엄살이라는 것 정도는 그녀도 진즉 깨달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리스는 반항하는 대신 좀 더 고개를 가까이 붙였다.
만일 옷을 벗긴 채였다면, 귀두에 입술이 닿아도 이상하지 않을,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수준의 거리에서 아이리스가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리고 다시.
“호오오….”
아이리스의 손길이 나의 물건에 닿았다. 그 따스하고도 감미로운 숨결과, 아까부터 진득하게 기둥을 슥슥 훑어내리던 손길 덕에 새어나온 쿠퍼액이 속옷과 바지를 적셨다.
“앗.”
쿠퍼액으로 얼룩이 져 가는 모습에 작게 탄성을 터뜨린 아이리스가, 고개를 살짝 떼곤 나를 올려다봤다. 이제는 아예 숨길 수도 없을 정도로 욕정이 묻어 나오는 시선에,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버, 벗길게요? 그럼.”
스윽. 아이리스가, 나의 바지를 벗겼다. 자신을 가두던 속옷까지 벗어던진 좆기둥이, 그 거대함을 과시하며 아이리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히윽.”
옷 너머로도 죽 봐 오고, 그리고 손으로는 생자지를 잡고 흔들어 봤다지만, 이렇게 두 눈으로 가림 없이 보게 된 것은 처음인 아이리스가 숨을 삼켰다.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때?”
“…뭐가요?”
불안한 듯 되묻는 아이리스에게, 나는 방긋 웃으며 답했다.
“감상.”
“…그런 거 묻지 말라구….”
결국 나의 채근에 이기지 못하고, 아이리스가 우물쭈물 답했다.
“…크, 크고, 두껍고, 뜨겁고, 무서운데요….”
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