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 영애의 남동생이 되었다-85화 (85/140)

EP.85 변함 없는 것 (2)

떨리는 아이리스의 눈동자. 나는 그녀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며, 가녀리고 부드러운 등을 쓸어내렸다.

“흡….”

아이리스의 긴 속눈썹이 잘게 떨렸다. 촉촉한 입술을 약하게 깨물자, 아이리스가 “으응” 하곤 콧소리를 흘린다.

키스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입술을 깨물고, 부비곤, 그 온기를 기억하기도 전에 살짝 떨어져 거리를 뒀다.

겨우 몇 초간의 입맞춤. 지금껏 몇 번이나 해왔고, 초인의 몸을 지닌 그녀에겐 숨 가쁠 턱이 없음에도, 아이리스는 헐떡였다.

“뭐, 뭐예요. 갑자기….”

당황한 듯 떨리는 동공과, 내 입술이 닿았던 곳을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가리는 모습. 잔뜩 붉어진 얼굴로, 나를 흘겨 본다.

나는 대답 대신, 입술을 가린 그녀의 손목을 잡고 옆으로 치웠다. 내가 무슨 행동을 하려는지 짐작한 듯 아이리스가 고개를 뒤로 빼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섰으나, 내 행동이 빨랐다.

쪽.

다시 한 번의 입맞춤.

아이리스는 분명 피할 수 있었음에도, 더 물러서는 대신 두 눈을 질끈 감는 것으로 키스를 받아들였다.

“응….”

이번에는 조금 길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맞닿자, 두 눈을 감았던 아이리스가 가늘게 눈을 떠 나와 눈을 마주쳤다.

맞닿은 입술 사이로 숨결이 오갔다. 짤막하게 입술을 깨물거나, 비비며, 천천히 아이리스의 몸을 끌어안고서 등을 타고 손바닥이 둔부를 향했다.

“흣.”

짧은 신음. 흠칫 떨리는 어깨. 나는 혀를 내밀어, 아이리스의 입술을 톡 건드렸다.

“히읏.”

아이리스는 정신이 없어 보였다.

입술을 간질거리는 말랑말랑한 혀와, 둔부를 향해 내려오는 손에 두 눈이 혼란으로 떨리는 듯 했다.

다가오는 손을 살랑 살랑 골반을 흔드는 것으로 피하려고 하지만, 그게 오히려 내 음심을 자극하는 것을 알곤 있을까.

“흐, 오빠….”

내 옷깃을 꼭 잡고는, 물기 젖은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아이리스의 반짝거리는 은색의 머리칼이, 은은한 등불의 빛을 받아 주홍빛으로 빛났다.

살갗을 따스하게 감싸는 주홍빛의 불빛은 마치 겨울의 난로와도 같이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거기에, 애절하게 내게 매달리는 가녀린 손.

용사의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예쁜 손이 나를 붙잡고선, 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참을 수 없는 충동을 느끼고 말았다.

“오빠, 으응, 갑자기─. 흑!”

꽈악. 지금껏 닿을 듯 말 듯 거리를 재며 둔부 주위를 톡톡 건드리던 손길이, 주저 없이 그 커다란 살덩이를 움켜쥐었다.

내게 칭얼거리던 아이리스는, 그 갑작스런 손길에 깜짝 놀라서는 두 눈을 크게 뜬 채 발 끝을 바짝 세웠다.

“흐으읏, 잠, 깐만. 아읏.”

오러 마스터의 경지를 목전에 둔 아이리스는, 그 육체의 감각의 예리함마저 통상의 수준과 궤를 달리 한다.

당연히 평상시엔 그 정도를 조절하고 있으나, 이렇듯 바짝 긴장하고 있는 순간에는 무의식에서 감각을 끌어올리기 마련이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미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른 누님 역시도 마찬가지이지만, 누님은 되려 마스터에 다다랐기에 아이리스보다 훨씬 능숙하게 육체를 제어할 줄 안다.

즉, 마스터 못지 않게 육체는 예민하지만, 마스터보다는 육체를 다루는 데에 능숙하지 않기에, 아이리스의 몸은 나의 손길에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

“으응, 으읏, 흐….”

발 끝을 세우고, 내 어깨에 턱을 올린 채 내 손길을 피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드는 아이리스. 둔부를 주물러질 때마다, 달콤한 숨결이 내 귓가에 파고들었다.

부드러운 아랫배가 내 기둥에 닿았다. 아이리스와 내가 입은 옷들이 겹겹이 그 사이를 가로막고 있음에도, 우리는 아랫배를 맞대며 그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커요….”

칭얼거리는 목소리.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둔부를 약하게 주물렀다.

“흐응…”

내 귓가에 스며드는 달콤한 숨소리. 두 팔을 내 목에 감싸고, 골반을 느릿하게 비튼다. 아이리스는 내 손길을 피하던 것도 어느새 그만두고, 내게 몸을 맡겼다.

“변태야 진짜….”

투덜거리면서, 내 귀를 약하게 앙 깨문다. 아까부터도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다만, 예민한 감각 탓에 내 손길이 주는 자극이 낯설어 저도 모르게 피하는 중이었을 뿐.

“나 아직 처년데…. 이런 거 하면 안 되는데….”

내 귓가에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아이리스가 슬쩍슬쩍 허리를 움직이며 내 자지 기둥 위로 아랫배를 슥슥 부볐다.

“뭘 하면 안 되는데?”

“으응…. 결혼도 안 한 여자한테 뭘 시키는 거예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은근하게 허리를 계속 돌린다. 아까까지만 해도 울상으로 내 옷깃 잡고 울먹거리던 여자가 맞나.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아직 물기에 젖어 있는 눈동자를 보면 나는 괜히 마음이 누그러지고 만다.

“아이리스.”

“으응.”

나지막이 귓가에 속삭이자, 두 팔로 매달리듯 안겨있던 아이리스가 낮게 콧소리를 내며 답했다.

나는 이 능청스럽고 음란한 여인의 태도가 연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걱정하지 않게끔, 괜찮아진 것처럼.

“울지 마.”

“….”

상당히 뜬금 없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칭얼거리며 나를 유혹하듯 몸짓하던 아이리스도 일순간 멈추고 말았다.

멈춰 선 아이리스와, 잠시 입을 다물었던 나. 우리 둘 사이에는 잠깐의 침묵이 맴돌았다.

나는 말을 잇기로 했다.

“걱정하지 말라곤 하지 않을테니.”

“…갑자기 웬 뚱딴지 같은 소리예요, 오빠.”

내 목을 감싸 안았던 그녀의 두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꾸욱, 나를 압박하는 손길에, 나는 부드러이 답했다.

“기억을 되찾아도, 나는 너를 사랑할테니. 나를 믿어주렴.”

“….”

잠시 입을 다물고서,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보던 아이리스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그 소리 저한테만 할 거 아니죠?”

“…여기서 그 말을 꼭 해야 할까?”

“흥.”

아이리스가 토라진 듯 고개를 휙 돌렸다. 나는 난처하게 웃다가, 아이리스의 둔부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하지마요.”

“아이리스.”

토닥토닥. 달래는 손길에, 아이리스가 끙 앓는 소리를 흘리곤.

“하지말라구요.”

“아이리스 착하지.”

“안 착하니까 하지마요.”

꾸욱. 내 손이 그녀의 둔부를 파고들자, 그제야 아이리스가 다급해진 목소리로 내 가슴팍을 투닥투닥 두들겼다.

“아 하지말라구…!”

투닥거리는 손길을, 그림자를 이용해 손목을 묶어 제압했다. 사실 아이리스가 풀고자 하면 얼마든지 풀 수 있는 수준의 구속이었음에도, 아이리스는 입으로만 화를 내며 버둥 대기만 할 뿐이었다.

쪽.

버둥거리는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한 다시 한 번의 입맞춤.

“흐읍….”

가늘게 뜬 두 눈, 길다란 속눈썹이 떨려온다. 그 모든 광경을 두 눈에 담으며,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읍, 응, 츕….”

혀를 내밀어서, 얽고, 섞는다. 아이리스는 서투르면서도, 뻣뻣하게 굳은 대신 내 혀를 받아들였다. 새빨갛게 물든 뺨과, 흐트러진 머리칼. 풋풋하면서도 음란한 모습에, 내 손이 그녀의 옷 안으로 파고들었다.

“으응…!”

내 손길이 부드러운 살갗을 타고, 아이리스의 풍만한 젖가슴에 닿았다.

부드럽게 내 손에 감기는 젖가슴. 흘러넘치는 감촉과 무게감과 함께, 손가락 끝으로 젖가슴을 톡톡 건드렸다.

“응, 아으.”

간지럽다는 듯 몸을 슬쩍 틀면서, 입술만큼은 내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눈을 감고, 혀를 내밀어 내 입술을 할짝 할짝 하고는, 두 팔로 다시 나를 끌어안는 아이리스를 마주 안았다.

“츄웁, 응, 후읏, 흣….”

혀를 섞고, 또 젖가슴을 애무하면, 아이리스의 애타는 듯 달콤한 숨결이 점점 거칠어져 간다.

숨을 헐떡이며, 커다란 젖이 내 손가락 끝에서 떨렸다. 묵직한 감촉과 함께, 단숨에 일그러지는 형태.

아이리스의 몸이 아래로 내려갔다. 다리에 힘이 살짝 풀린 듯, 내게 상체를 기대는 식으로. 덕분에 중력의 영향을 받아 보기 좋게 아래로 축 늘어진 커다란 젖가슴이, 내 가슴팍에 뭉그러져 비벼지고 있었다.

“흐읏…!”

아이리스의 허리가 바짝 굳었다. 익숙하지 않은 쾌감에, 예민한 몸뚱이의 조합이었다. 낯선 쾌감에 놀라 굳은 몸뚱이를 계속해서 애무했다.

움찔, 움찔, 떨리는 몸을 내게 기댄 아이리스가, 키스 끝에 죽 늘어진 타액의 실을 끊을 생각도 않고 혀를 내민 채 헐떡였다.

나는 허리가 당겨오는 것을 느꼈다. 이미 터질 듯 빳빳하게 선 물건이 아이리스의 아랫배를 넘어, 내게 기대느라 높이가 낮아진 아이리스의 젖가슴의 아래를 꾸욱 찌르고 있었다.

옷 너머로도 선명하게 느껴질 크기와, 뜨거움에 아이리스가 끙 앓았다.

“진짜, 크다구….”

그렇게 칭얼거리며, 그녀가 손을 뻗어 옷 너머로 내 기둥을 붙잡았다.

뜨거운 자지 기둥을 잡고서, 옷 너머로 슥 슥 흔들더니, 뚱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곤.

“이거 못 줄여요…?”

나는 대답 대신 픽 웃으며 아이리스의 턱을 간질거려주었다. 마치 강아지를 어여삐 하는 듯 한 손길에 아이리스가 이게 뭐냐며 투덜거리면서도 착실하게 내게 고개를 쭉 내빼 주었다.

“괴물.”

그런 말과 함께 자지를 슥슥 만져주었다. 그리곤 옷 너머로 몇 번 흔들어보더니, 잠시 멈칫멈칫 했다가, 이윽고 뭔가를 각오한 얼굴로 나의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꺄윽.”

진지한 얼굴로 자지를 잡고는, 그렇게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손을 빼버린 아이리스가, 떨리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 봤다.

“이이이이거 뭐예요? 원래 이런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리스가 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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