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 영애의 남동생이 되었다-38화 (38/140)

EP.38 강의 중 (3)

메이드는 하나의 직업이다.

21세기의 현대에서 메이드라고 하면 뭇 남자들이 떠올리는 망상 따위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직종이며, 특히 개중 일부는 지체 높은 고귀한 이들을 옆에서 수행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수준 이상의 품위를 요구하는, 나름 교양 있는 직업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메이드복은 보편적으로 단정함과 품위를 함양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되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맛단과, 노출이라곤 없이 꽁꽁 싸맨 그 자태는, 21세기에서 ‘메이드’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코스튬과는 100만년 동 떨어져 있었다.

뭐 긴 치마와 노출 없는 복장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법이다.

가려짐의 미학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그럼에도, 짧고 노출 많은 메이드복에 대한 로망도 있는 법.

나는 데이지에게 메이드복의 치마를 줄이라고 명령했고, 데이지는 고분고분 따랐다.

차마 여기저기 살갗을 드러내도록 만들라고는 말할 수가 없어서, 치마를 조금 줄이는 수준에서 만족했지만.

여튼 대만족이다.

무릎까지 올라온 치맛단, 그 아래 쭉 뻗은 채 새하얀 스타킹에 감싸인 종아리.

나는 즐거운 기분으로 데이지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재질도 이전의 것보다 조금 더 얇아져서, 손가락에 데이지의 탄력 있는 엉덩이 촉감이 생생히 전해지기도 했다.

“흣.”

데이지는 필사적이었다.

마음을 다잡고서, 훌륭한 메이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을 터인데,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없다는 각오인지 입술을 꾹 깨문 상태다.

미리 인식 저해의 결계를 쳐둔 상태라, 소리만 더 크게 안 내면 아무한테도 안 들킬테지만, 그것은 나만 아는 일.

데이지는 두 손으로 치맛자락을 붙잡고 파르르 몸을 떨었다.

“주, 인님…. 기숙사, 로, 돌, 아가서…, 봉사해… 드릴테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긴 했지만. 굳이 이렇게 거래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나?

나는 짓궂은 웃음소리를 흘리며, 치마 안으로 손을 넣었다.

“버릇 없게 주인님한테 거래를 제시해?”

“흑. 아니, 아닙니다. 응, 으….”

무가武家의 따님이라 그런가, 탱글거리는 엉덩이 촉감이 좋다. 꽉꽉 주무르자, 데이지의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며, 근육이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그나저나, 평소와는 다르게 극존칭을 사용하는 데이지도 꼴리기도 했어서, 나는 터질 듯 부푼 바지 앞을 데이지에게 보여줬다.

“흣. 안 됩니다. 여기선, 여기, 읏. 안 돼요….”

딱딱하던 말투도 잊고, 새빨개진 얼굴이 되어서, 힐끔 내 가랑이를 내려다보는 데이지.

나는 데이지의 치맛자락을 팔랑 흔들었다.

“읏. 정말….”

옆에서 이쪽을 훔쳐보는 누님의 시선이 점점 따가워지곤 있지만, 나는 모른 척 데이지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여기, 책상이 가려주고 있잖아.”

사실은 소리만 좀 조심해주면 뭘 해도 안 들킨다.

데이지에게 그렇게 사실대로 말해줘도 괜찮겠지만, 지금 보고 싶은 건 스릴 넘치는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데이지이기에, 나는 짐짓 태연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자. 데이지, 어서. 주인님 자지 아프다.”

힉.

숨을 들이킨 데이지. 주변을 휙휙 둘러본다.

누가 듣기라도 했을까 놀란 듯 하지만, 들은 사람은 결계 범위 안에 들어있는 누님 뿐이다.

“그, 그런 단어를 이런 곳에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그런 단어가 뭔데.”

침착하게, 무뚝뚝한 메이드로 돌아가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짓궂은 내 장난에 말문이 막혀서는, 겨우 진정이 된듯 가라앉던 홍조가 다시 얼굴을 붉혔다.

“자, 자, 자지 같은… 단어를….”

“알았어. 알았으니까, 빨리.”

겨우겨우 입을 열던 데이지의 노력이 가상하나, 나는 되려 데이지의 손목을 잡아 당겨 바지 위로 갖다댔다.

“….”

그걸로 끝.

말로는 안 된다, 안 된다고 하면서도ㅡ.

“…으음….”

이미 자지에 사로잡힌 데이지가, 손을 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어떻게든 제 이미지를 지켜보겠다고, 최대한 무뚝뚝한 얼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을 속일 수는 없는 법.

발정난 여인의 열기에 사로잡힌 눈동자로, 데이지가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놀렸다.

“…아주, 아주 조금만입니다. 아셨죠? 여긴, 강의실입니다, 주인님….”

“아주 조금만 해서 싸게 해준다면야.”

“휴우….”

데이지의 한숨.

내 억지 때문에 한숨을 쉰다기보단, 침을 꼴깍 삼키는 것이 언제 들킬 지 모른다는 이 상황에 바짝 긴장한 듯 싶었다.

옆으로 붙어서는, 긴장으로 파르르 떨리는 손을 뻗어 내 가랑이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슥, 슥….

조심스럽게 바지를 내리자, 우뚝 서서는, 팬티 위로 껄떡이는 자지를, 데이지는 누가 볼 새라 주변을 경계하며 꺼냈다.

“어때?”

“…큽니다.”

“그리고?”

“…누가 들으면 어떡해요? 조용히 해주세요….”

결국 울상으로 매달리니 나도 더 말하는 대신 데이지의 허리를 팔로 감아 조금 더 바짝 가까이 붙게 했다.

바로 옆에 서서, 자지를 손으로 살살 어루만지는 데이지의 엉덩이를 주무른다.

슥, 슥.

자지를 만지는 손길. 깨끗한 섬유와, 여체의 향기.

나는 참을 수 없이 꼴려서, 자지가 데이지의 손 안에서 마구 꺼떡거렸다.

“가만히 있어주세요….”

데이지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능숙하게 제 손바닥에 침을 발라 자지를 탁 탁 흔들었다.

들키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면서도, 주변을 신경 쓰는 것을 뒤로 한 채 대딸에 집중하는 듯 했다.

경계하듯 이따금 주변을 둘러보거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신경 쓰는 듯 하더니, 어느샌가 자지에 시선이 고정 돼 있었다.

“흣, 흐….”

거친 숨소리.

흥분한 듯 허벅지를 살살 꼬면서, 엉덩이를 어루만지던 내 손바닥에 제 살갗을 부빈다.

귀엽긴.

“그렇게 티 내면 들킨다?”

“아… 안 돼요. 안 돼…. 으응, 들키면 안 돼….”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손은 진득하게 자지를 감싸 움직인다. 타액과 쿠퍼액으로 질퍽한 소리가 조용히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나는 금방 사정감을 느꼈다.

“데이지.”

“빨리, 빨리요. 어서ㅡ.”

사실 이쯤 되면, 들켜도 이상할 것 없는데 들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껴야 옳지만, 자지에 몰두한 채 대딸에 집중한 데이지는 그것도 모르고, 다만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자지를 탁 탁 탁 흔들었다.

“흐ㅡ.”

“여기, 여기요.”

가볍게 숨을 토해내며, 데이지의 하얗고 고운 손바닥 위로, 퓨웃ㅡ.

퓨, 퓨우.

뱉어낸 정액이, 손바닥을 더럽히는 것으로도 모자라, 혹여 다른 곳에 튈까 조심스럽게 상체를 기울인 데이지의 몸과 얼굴에도 튀자, 데이지는 순간 멍한 얼굴을 하더니 흠칫 몸을 떨었다.

“…으으응. 이렇게 많이 싸시면 어떡해요….”

그리 칭얼대며, 제 손바닥 가득 받아낸 정액을 남들 몰래 할짝할짝….

입 안으로 긁어넣고는, 제 메이드복과 얼굴을 더럽힌 것들까지 살살 모아서, 쪽 쪽 빨아먹었다.

꼴깍.

보란 듯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여주곤, 손수건으로 제 입가를 닦은 뒤, 처음의 무뚝뚝한 얼굴로 돌아와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주인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

나는 무척 만족했다.

누님이 눈을 빛내며 이쪽을 스산하게 보고 있긴 했지만.

*

강의가 끝나고, 나를 붙잡고 당장 기숙사로 돌아가 따먹으려고 들던, 아니, 따먹히려고 들던 누님을 겨우 진정시키고 우선 돌려보냈다.

같은 강의를 들을 거라 생각하며 기대했을 크리스티나를 달래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마침 강의가 끝났는지 강의실에서 나온 크리스티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저번에는 괜한 오해를 살까 싶어 아는 척 하지 않고 따로 전음을 보내 기숙사에서 만났지만, 어제 누님과 데이지와 3P를 하고 나서 고민해본 결과, 어차피 언젠가 다들 알게 될 것이니 그냥 대놓고 크리스티나도 옆에 데리고 다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야 그렇게 해야 다른 남자가 크리스티나에게 안 꼬일 것 같기도 하고.

누님보단 조금 모자라다 치더라도, 데이지와 비슷한 수준의 미인이다. 언제 어떤 남자가 접근할 지 모르는 일이다.

물론 크리스티나가 넘어가지는 않을테지만.

그래도 아예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게 가장 좋을 터.

…누님이랑 데이지 사이에 크리스티나도 끼워서 포썸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도 조금 있고?

큼.

나는 주변의 시선을 모른 척 하고 크리스티나에게 다가갔다.

“전하?”

주변이 시끄러우니, 무슨 일인가 싶어 두리번 거리던 크리스티나도, 나를 보곤 당황했다.

그야 자신에게도 확 모여드는 시선이 느껴질테니.

이런 관심이 익숙하지 않은 듯, 실눈 뜬 눈가가 축 내려갔다.

“왜 그리 놀라?”

“누구라도 놀랄 거라구요, 이런 식으로 주목을 받으면….”

하긴.

지금도 그렇다. 모른 척을 해서 그렇지. 그녀보다 당연히 나한테 몰리는 시선이 더 많았다.

특히 누님과 데이지를 제외하고선 상대가 누구든 존중해주듯 존대를 해주던 내가 크리스티나에게 편하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란 몇몇 생도들이 보인다.

아카데미에 온 지 겨우 사흘차인데도, 내 정보가 꽤 많이 퍼졌다는 것이기도 해서 웃기기도 하면서, 오늘 이후로 피곤해질 그녀에게 미안해지기도 했으나.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대잖아.”

“이제 사흘차인데요…!”

너무 빠르잖아요, 하고 투정을 부리는 크리스티나가 귀여운 것과는 별개로, 이렇게 티격태격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에 주변의 주목이 더 모이고 있다는 건 모르는건가.

나는 크리스티나의 손목을 탁 잡아채고는, 그녀가 뭐라 항변하기 전에 잡아끌었다.

“여기서 이러고 있어봐야 주목만 더 쏠려. 다른 곳으로 가자.”

“어, 어디요?”

『네 기숙사.』

황망한 듯 질문한 그녀에게 전음으로 대답해주니 입을 딱 다문다. 얼굴이 붉어진 걸 보면 무슨 상상을 하는 지 대충 알 것 같은데.

그렇게 크리스티나를 데리고 그녀의 기숙사로 향하던 중.

“아, 안녕한가, 세요. 전하.”

“공녀님, 안녕하세요, 예요.”

“안녕하세요.”

어쩐지 가는 길목마다 있는 것 같은데, 이 둘.

나는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안나와, 그 옆에서 “힘내세요”라며 안나를 응원해주는 사샤를 보고, 왠지 귀찮아질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