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두근두근 MT기간
* * *
갑작스러운 내 외침에 축구를 하고 있던 학생들은 당황했지만 숫자가 맞지 않아
한쪽이 너무 불리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진석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들어와!”
학생들의 허락을 받아 들어가자 한 학생이 내게 형광색 조끼를 건네주고는 말했다.
“마침 한 명 부족했으니까 그쪽 팀으로 뛰면 돼.”
“알겠어.”
내가 조끼를 입는 동안 어차피 골을 먹힌 터라 모두들 기다려줬고.
이후 필드 위로 올라가자 공을 중앙에 둔 채 패스를 해 시작을 알렸다.
“이쪽으로!”
일단 애들의 실력을 대충 살펴보기 위해 뒤쪽으로 자리 잡은 나는 애들의 실력을 살펴봤다.
‘우리 팀이 전체적으로 못하기는 하네.’
상대팀은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패스를 주고받는 반면 내가 속한 팀에 있는 애들은 서로 따로 움직이며
개인기만 펼치면서 패스를 하지 않아 결국에는 지쳐 골문 앞에서 계속 공을 뺏겼다.
“아 씨! 좀 주라고!”
“공 받고 싶으면 네가 앞으로 나오던가.”
공을 뺏긴 둘은 싸우기 바쁘고 역습을 방어할 낌새를 보이지 않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공을 가지고 있는 학생에게 뛰어갔다.
공을 가진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꽤 운동을 했는지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리블에 자신이 있는지 패스를 하지 않고 그대로 나를 재끼기 위해 자신만만한 얼굴로 방향을 전환했다.
‘너무 느린데?’
공을 뺏기 위해 집중하자 진화된 육체의 영향인지 그의 움직임이 상당히 느리게 보였다.
“앗!”
그런 느려진 움직임 속에 순식간에 다가가 공을 뺏어낸 나는 앞으로 달려 나갔고.
주위에서는 공을 잡고 있는 놈이 뺏길 줄은 몰랐는지 멍하니 쳐다보다 뒤늦게 뒤에서 뛰어오고 있었다.
모두 공격에 나가느라 내 앞을 막을 사람이 없어 금방 골대 앞에 도착한 나는 그대로 골대에 공을 차 골을 넣었다.
“나이스!”
3점으로 밀리고 있던 애들은 내 득점에 우르르 달려와 하이파이브를 쳐주고는 기뻐하며 내게 칭찬을 쏟아 부었다.
“야 너 진짜 잘한다!”
다 같은 동갑의 학생인 줄 알았는지 모두 나에게 반말로 말했지만 그닥 신경 쓰지 않은 나는 내게 공을 뺏긴 학생을 바라봤다.
“네가 공을 뺏기고 웬일이냐?”
“그러게 너 고등학교 때까지 선출이었다면서.”
“나도 몰라, 바로 앞에서 뭐 할 새도 없이 뺏겼어.”
다부진 몸에 공도 꽤 잘 몰아 따로 운동을 한 줄은 알았는데 설마 선출이었는지 몰랐던 나는 진화된 육체의 힘을 현실에서 여실히 느꼈다.
‘이 정도로 사기인가?’
고등학생 때 엘리트 축구부와 축구를 해본 적 있어 압도적으로 발렸던 기억이 있는
나는 일반인과 선출들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놀란 마음이 컸다.
[사용자님의 현재 신체능력은 운동선수들도 가볍게 능가합니다.]
고작 LV.2에 불과한 수준인데도 운동선수를 능가한다니 만렙을 찍으면 어떤 수준일지 정말 궁금했다.
[LV.3을 달성하시는 순간 지구의 어떤 인간도 맨주먹으로는 사용자님을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시스템의 말을 들으며 진화된 육체의 힘을 느끼고 있던 나는 곧 다시 게임이 시작되자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뒤에 있다가 오는 애들의 공을 손쉽게 뺏은 뒤 다른 사람들은 따라오지 못할 속도로 돌파 후 골.
멀리서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슛을 때려 골.
높이 올라오는 센터링도 엄청난 점프력을 바탕으로 공중 볼의 우위를 점해 골.
수비수 세 명이 내게 달라붙어 몸으로 밀어 붙여 봐도 그대로 밀고 들어가 골.
그냥 발에 잡히는 즉시 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모두 득점을 할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양학의 즐거움!’
마치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아이들을 상대하는 기분에 도취되어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을 때
어떤 수를 써도 나를 막을 수 없어 무조건 골을 먹히자 학생들이 슬슬 흥미를 잃었는지 게임이 종료되었다.
“그만하자~!”
“그래, 이제 우리 밥 먹으러 가자.”
더 하고 싶었지만 땀도 어느 정도 흘렸고 애들의 의욕 잃은 얼굴을 보니
더 이상은 하지 못할 것 같아 나도 그냥 밖으로 나왔다.
“너 진짜 잘한다. 너도 선수 출신이었어?”
“아니? 그냥 어렸을 때 축구한 정돈데.”
“선출도 아닌데 그렇게 잘한다고?”
옆에서 내게 달라붙어 잘한다고 칭찬하는 학생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자 곧 펜션에 도착했다.
펜션에 도착하자 레저에 갔던 학생들이 모두 도착했는지 벌써부터 바비큐를 구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네 어디 갔다 왔어.”
“저기 풋살장 있어서 축구 좀 하고 왔어.”
“네들 없으니까 남자들 부족해서 시간 더 걸렸잖아.”
“미안미안 이따가 정리할 때 우리가 할게.”
“꼭 그 말 지켜라.”
한 번에 6명이 자리를 비워서 그런지 4명이서 힘들게 바비큐 준비를 해 불만을 토하자.
뒷정리를 모두 우리가 도맡아 하는 일도 그들을 진정시키며 바비큐를 시작했다.
‘씻고 싶은데...’
날씨가 따스한 봄이라 그런지 열심히 움직여 땀을 흘린 상태라 씻고 싶었지만.
지금 씻으면 저기 남아있는 고기들이 모두 사라질까 걱정 돼 어쩔 수 없이 씻는 걸 포기했다.
다들 고기를 굽고 있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을 때 나는 한예령을 찾았다.
‘시스템 한예령이 지금 어디 있지?’
[현재 아직 숙소에서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숙소에서 뭘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나?’
[예.]
위치만 알 수 있다는 시스템의 말에 나는 휴대폰을 들어 한예령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네, 지금 바비큐 파티 중인데 어디세요?”
저 지금 숙소에 있어요.
“오늘 식사 안 하실 건가요?”
아니요, 곧 나갈 거예요.
“기다릴게요.”
나온다는 한예령의 말에 나는 미리 고기를 그릇에 덜어 그녀가 오기를 기다렸다.
전화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한예령이 문을 열고 등장했고 그녀를 향해 접시를 들은 고기를 들고 다가가자.
들어와 두리번거리던 한예령도 나를 발견하고는 내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왔네요?”
“네...?”
서로 바로 앞에 서 이진석이 말을 걸자 대답을 하기 위해 입을 연 한예령은 그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전보다 더 진한 체취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
‘왜...전보다 냄새가 더?’
한예령이 갑작스러운 체취에 당황하고 있을 때 이진석은 그녀에게 더 붙어 말을 걸었다.
“푹 쉬었어요?”
“네,네...”
그렇지 않아도 전보다 확연한 냄새에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는데.
이진석이 더 가까운 거리에서 말을 걸자 그녀는 점점 정신이 멍해졌다.
“아직 밥 안 먹었죠? 같이 먹으려고 가져왔어요.”
“자,잠시만요.”
이대로는 정신이 완전히 멍해질 것 같아 한예령은 이진석의 말을 끊고 거리를 벌렸다.
“저 잠깐 숙소 좀 다녀올게요.”
“네?”
이제 좀 적응하나 싶었는데 전보다 더욱 선명하고 짙어진 이진석의 냄새에
한예령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잠깐 그와 떨어지기 위해 뒤를 돌아 도망쳤다.
“뭐야?”
혹시 한예령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나는 성욕의 눈을 활성화했다.
이름: 한예령
나이: 21세
신장: 172cm 몸무게: 58kg
가슴: E컵
성감대: 보지, 가슴, 항문
처녀유무: 유
성 취향: 강인한 남성의 체취를 맡는 것, 자각하지 못하지만 야한 몸을 뽐내고 싶어 하는 노출증
성욕: 중상
상태: 전보다 짙어진 냄새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해 불편함을 느끼는 중
[적용된 스킬: 각인사 정신의 음문/중독의 음문(땀)
‘더 짙어진 냄새...? 아!’
성욕의 눈으로 확인한 상태에 더 짙어진 냄새라고 적혀져 있어 의문을 가질 때
아래에 적용된 스킬을 확인한 나는 그제야 그녀가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알 수 있었다.
‘중독의 음문이 발동했구나.’
그 전까지는 차에서 더우면 에어컨을 틀고 레저에서 놀 때도 물에 들어가느라 땀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방금 전까지 풋살을 하면서 열심히 뛰어다녀 그런지 땀을 흘린 상태라 그녀에게 드디어 중독의 음문이 발동한 것이었다.
그렇게 이진석이 원인을 찾아냈을 무렵 한예령은 펜션으로 돌아와 숨을 몰아쉬었다.
“흐윽...흐윽...”
‘냄새가 너무 강렬해.’
이진석이 가지고 있는 냄새에 이제 좀 적응하나 싶었는데 전보다
훨씬 더 강해진 냄새에 그녀는 자신의 몸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어떡하지...?’
전보다 몇 배는 짙어진 냄새에 그녀가 과연 이진석과 함께 곁에서 대화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그녀의 사정을 모두 안 이진석이 정신의 음문을 건드리고 있었다.
‘시스템 정신의 음문 내용 수정이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그럼 수정할게.’
[어떤 내용으로 수정하시겠습니까?]
‘음...뭐가 좋을까.’
현재 한예령이 내 냄새가 너무 강렬해 피하고 있는 거라면 그 수준을 낮춰주면 되겠지만.
이렇게 된다면 진전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다른 괜찮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에 빠졌다.
[제가 한 가지 첨언해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응? 해봐.’
지금까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시스템의 조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현재 그녀는 사용자님의 냄새가 너무 짙어져 당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맞지.’
[그럼 그 짙어진 냄새를 행복감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짙어진 냄새 때문에 불편해 하고 있다면 그 불편함을 행복감으로 바꾸면 되지 않겠습니까.]
‘오?’
시스템의 조언을 듣고 어떨지 생각해본 나는 갑자기 내가 현재 걸어둔 정신의 음문의 내용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걸어놓은 것도 같은 선상 아닌가?’
[아닙니다. 사용자님은 냄새를 맡을 때 호감을 느낀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맞지.’
[호감도는 그저 그 사람에게 좋게 생각할 뿐이지 기분에 직접적인 감정을 끼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감정은 직접적으로 그녀의 감정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 그렇게 해줘.’
[적용되었습니다.]
시스템의 조언으로 모든 수정을 마친 나는 이제 그녀를 찾아가기 위해 그녀가 있는 펜션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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