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천천히 쌍검을 꺼내들었다.
슈르릉-
맑은 소리.
유지 장갑이 단단하게 잡아주는 그립감.
느낌 좋다.
여기서 지하 주차장 입구까지, 약 15미터.
...도발할까.
...아니.
여기서 불러내면 요 앞, 인도에서부터 시체들이 쌓이게 된다.
차라리 저 입구서부터 시체를 만들어 내어서, 주차장 안쪽에 있는 좀비들의 진로를 방해하는게 낫다.
가속, 12회.
충분해.
"...후우..."
심호흡.
"...스으읍!"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크르-르--르----
나직하게 들려오는 으르렁이 길쭉하게 늘어났다.
즉시 벽에서 튀어나와 앞으로 내달렸다.
15미터 거리다.
빠르게 뛰면 적어도 두 놈은 해치우고 시작할 수 있겠어.
타--- 타--- 타---
벽에 둘러싸인 주차장 입구.
내 발소리들 여러개가 겹쳐서 울린다.
끝에서부터!
왼쪽 끝으로!
타--- 타--- 타---
도착했다!
"흡!"
파각, 푹!
두 개의 검으로 힘껏 찔러넣었다!
제기랄!
오른손은 머리를 제대로 뚫었는데, 왼손은 목을 뚫었어!
왼손이 아직 서투르다!
하지만, 확실히!
검이 제대로 들어간다!
별 힘을 들이지 않아도!
"--크-륵."
타-타타탁!
뛰어들어간 발소리가 따발총처럼 겹친다!
끝났어!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이번엔, 제대로!
오른손!
파각!
왼손!
파각!
오른쪽으로 한 발씩 옮겼다.
그리고 찔렀다.
오른손과 왼손을 교차하며 계속 찔렀다.
이게 더 빠른건지 아닌건지 모르겠다.
오히려 느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왼손!
왼손을 써먹어야 돼!
계속 찌르며 단련하는 수밖에 없다!
파각, 파각!
네마리를 찔렀을 때,
"--카-륽?!"
놈들의 대가리가 일제히 돌아간다!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찔러! 씨발, 찔러!
왼손과 오른손을 교차하며, 계속 오른쪽으로 발을 옮기며, 머리통을 찔러 나아갔다.
파각, 파각, 파각, 파각!
제길, 숨을 계속 참고 있었더니!
한 걸음 물러서서 숨을 몰아쉬었다.
"후읍!"
"--캬-라랅!"
놈들의 팔이 번쩍 들린다!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눈들.
수많은 눈들!
날 향하는 수십개의 눈들이 어둠 속에서 휘번뜩거린다.
난 한 발을 힘껏 내밀며 안쪽에 있는 놈들의 머리통을 찔렀다.
파각, 파각!
왼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파각!
제길, 앞에서 뒤진 놈들이 방해돼!
난 한 걸음을 뒤로 크게 뛰었다.
타---아---
"--크-르륽!"
가속이 끝났다.
탁! 하며 내가 뛴 발걸음 소리가 들린 직후.
머리통 뚫린 놈들이 엎어지는 소리가 와르르, 우당탕 들려왔다.
동시에 놈들이 나를 향해 뛰었다.
우르르, 와당탕!
시체에 걸려 엎어지는 놈, 뛰어넘어 오는 놈, 엎어진 놈 때문에 또 엎어지는 놈.
제각각 행동하지만, 오로지 나를 덮치겠다는 일념 만으로 모든 좀비들이 움직인다.
"크아아아악! 캬아아악!"
온다!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오른 쪽에 있는 놈부터!
난 오른발을 크게 내밀며, 오른손을 찔렀다.
파각!
그 너머에 있던 놈을 왼 손으로!
파각!
왼쪽으로 걸음을 옮겨가며 계속 검을 찔러넣었다.
파각, 파각!
"후우!"
"--캬-륽!"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왼손이 아직 어색해!
제기랄, 왼손이 어색해!
왼 발을 내밀며, 왼 손으로 찔렀다.
파각!
그렇게 왼쪽으로 이동해가며 다시 대가리 세개를 검으로 뚫었다.
확실히 다르다.
왼손이 서투르다.
젓가락질을 왼손으로 하는 것같다.
불편하다!
제기랄!
"--크-아욹!"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집중!
집중해!
왼손! 왼손으로!
파각, 파각!
왼손으로 두 번 찌르고, 왼쪽 벽에 도착했다.
대가리 뚫린 놈들을 지나, 앞으로 한 걸음!
다시 왼손!
"흡!"
파각!
"--크-륽!"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제기랄, 이번엔 그냥 왼손만으로!
파각!
대가리 뚫린 놈들을 지나치며 계속 왼손으로 찔렀다.
파각, 파각!
발을 내미는 것도 아직 어색하다.
오른손보다 더 많이 집중해야 된다.
하지만, 수련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다 됐어.
뒤로!
두걸음을 힘껏 물러났다.
발이 땅에 닿으려 할 때, 가속이 끝났다.
"--크-아읅!"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몇놈이지?
"상태."
...힘 1 남았다.
좋아.
한마리 더.
힘껏 뛰어들어가, 한 놈의 대가리를 찔렀다.
왼손으로.
파각!
됐어.
탈출이다.
즉시 몸을 돌려 뛰었다.
세걸음 쯤 뛰었을 때,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으-우와읅!"
우르르르, 콰당탕탕!
여러놈이 단숨에 엎어지니 화물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난 도로로 들어가 즉시 편의점까지 뛰어갔다.
가속을 한번 더 발동해, 하숙집까지 도착한 후에야 숨을 가다듬었다.
"후우, 하아."
도로 건너편에서 포효가 들려온다.
"크아아악! 캬아아아아악!"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모양인데.
도로가로 나와 짖어대면서도 이쪽으로 오진 않는다.
바로 코앞인데도.
후.
좋아.
이걸로 27렙업이다.
메세지가 떴다.
[레벨이 2 올랐습니다.]
...뭐라고?
...2렙?!
아니, 27마리나 죽였는데?!
...10마리당 1업이냐?
...와...
심하다 씨발.
1마리에 1업씩 해주다가 10마리당 1업이라니, 좀 너무한데?
맥이 탁 풀리네.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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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자
[전문화 - 생존전문가] [레벨 - 3]
[호칭 - 힘을 얻은]
스테이터스
[체력 - 27/30] [감각 - 2/2]
[힘 - 0/27] [민첩 - 4/4]
[정신 - 10/60] [지능 - N/A]
[분배 포인트 - 2]
스킬
[패시브 - 혼의 문신 LV. 2]
[패시브 - 회복]
[액티브 - 가속] (자동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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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1업당 1포인트잖아.
...아오...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
렙업할수록 렙업속도가 빨라지는게 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어.
처음 시간조정자 전문화 받고 렙업하기 시작했을때 첫날에 2렙업 했었던가? 4렙업이었나?
그정도로 초반에 거의 렙업을 못 했었지.
이튿날부터 점점 빨라져서 막판엔 한방에 20렙업 넘게 하나 싶었으니까, 확실히 이상하다 생각은 몇번 했었어.
새 전문화에 1레벨부터 시작한다.
이것도 체력을 계속 올려서 회복량을 단축시켜 나가면 결과적으로 하루에 죽일 수 있는 양이 늘어나긴 해.
그럼 또 갈수록 렙업속도가 빨라지는 거겠지.
그래...
뭐, 좀 렙업에 제약을 주는건 좋다 이거야. 그래도 갑자기 10마리당 1업은 좀 심하잖아 씨발.
빨리 강해져야 되는데 이래갖고 도대체 언제 강해지냐.
"...하아..."
아, 조바심 생기네 진짜.
고향에 돌아갈 수 있나.
부모님, 씨발년, 친구들.
...씨발.
이마 짚고 한숨쉬고 있으려니 기운만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