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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서 야설을 주웠다-58화 (5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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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는, 야한 것을 좋아해.

루크는, 야한 걸 좋아하는 여자를 좋아해.

그러면, 나는….

마지막 속삭임은 너무 조그마해서 들리지 않았다.

대신 머릿속을 떠도는 것은, 그 바로 앞에 내뱉어진 단어였다.

좋아해볼게, 라니.

우습고… 짜증 난다.

이미 조금 전 손가락 하나에 잔뜩 헐떡거려놓고도 뱉는 서투른 거짓말이 귀여워서.

그리고, 아직까지도 내게 거짓말을 하려는 게 괘씸해서.

솔직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금 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 안쪽 질벽을 벅벅 긁어주는 게 마음에 들었다, 라든가.

나중에는 뭐, 예를 들어 귀두로 자궁 입구를 꾹, 꾹, 짓눌러 주는 게 기분 좋다, 라든가.

그런 자기 마음에 솔직한 목소리를.

당장,

몇 번이고,

듣고 싶다.

"……!"

움직이지 말라는 듯 내 허리를 감싸던 유즈의 두 다리를 힘껏 낚아챈다.

잠시 움찔거리며 다리에 힘을 주더니, 이내 얌전히 내 손에 몸을 맡기는 유즈.

그래도 이런 때엔 어느 정도 솔직해서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지….

꼴깍, 군침을 삼킨 나는 유즈의 허벅지를 허리까지 올라가도록 짓눌렀다.

─쨍그랑──.

떨어지지 않고 버티던 빈 플라스크 하나가 다리에 치여 책상 위에서 데구르르 구르다 밑으로 떨어진다.

이미 난장판이던 연구동 바닥 위에, 유리 조각이 한 겹 더 깔린다.

연구동에 울려 퍼지는 시끄러운 소리는 무시했다.

대신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눈앞의 거칠게 잡아먹히길 바라는 먹잇감이다.

수식어를 덧붙이자면, 거짓말쟁이 먹잇감.

"후우…."

몸 속에 가득한 성욕을 한숨으로 조금 덜어냈다.

그리고는 직접 자위를 가르쳐 주었던 비좁은 입구 앞에 귀두를 가져다 댔다.

충분히… 라곤 못하겠지만, 대강 뻣뻣하지 않을 정도로는 풀어두었다.

아마 유즈가 억지로 조여대지 않는 이상, 당장 뿌리까지 박아넣는 건 힘들더라도 만족스럽게 퍽, 퍽, 박아대는 것쯤은 가능할 것이다.

"혹시 모르니까, 최대한 힘 빼."

"…힘 빼? 어떻게…? 이런, 식인가…?"

"글쎄. 내가 어떻게 알아."

"그… 렇네. 응."

현실성 없는 광경.

현실성 없는 대화.

그 유즈 베르나를 이렇게 내 밑에 두고 있다는 게, 당장 내 뺨을 때려보고 싶을 정도로 신기하다.

제정신이라면 유즈를 이렇게 대하고 있진 않았을 텐데.

내 밑에 얌전히 누워있는 유즈도 진작에 내 몸을 붙태워 버렸을 테고.

아마 생생한 꿈일 뿐이겠지.

과연 어디서부터였을까.

카엔의 발랄한 목소리를 품은 저녁바람부터였을까.

교회의 문틈 새로 새어나오던 수상 야릇한 향기부터였을까.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던 기억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흐지부지 사라졌다.

그런 것보단 당장 삼킬 수 있는 쾌락이 훨씬 더 중요했다.

"뺐어…. 힘…."

"……."

"…루크 네가 '좋아하는 거'…. 마음껏 해…."

아하. 그런 식으로 돌려 말하겠다는 거지.

좋아하는 것.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당장 하고 싶은 것.

이런 상태의 남녀가 있으면 할 수밖에 없는 것.

하나밖에 없으니까.

"응극…."

솜털 하나 없이 뽀얀 살결만이 전부인 둔덕.

그 균열을 따라 귀두를 치덕치덕 비벼댄 뒤, 허리를 앞으로 밀어 넣었다.

"…아…, 아으…."

천천히.

녹아내릴 듯 뜨겁고, 비좁지만, 어떻게든 들어간다.

부들부들 떨리는 유즈의 허리가 내 움직임에 맞춰 도망가듯 들어 올려지고.

그럴수록 나는 유즈의 허벅지를 꽈악 밑으로 짓누르며 자지를 박아넣었다.

"…자, 잠깐만…."

"아파서 그래?"

끄덕, 끄덕.

여전히 옆으로 고개를 돌린 채 끄덕이는 유즈.

큰 차이는 아니지만, 아까보다 뺨과 귀가 조금 더 붉다.

하긴, 취향이 조금 부끄럽다 하더라도 아직 경험이 없으니까.

이런 분위기만 바라고 있었을 뿐, 고통까진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거, 지금은 더 이상 안 들어갈 것 같아…."

"처음 할 땐 원래 아프다고 하니까. …곧 괜찮아질 거야. 아마도."

"그래도… 너무, 커서…. 얼마나 들어온 거야…?"

"…그게…. 후…."

얼마나?

귀두. 귀두뿐이다.

…그런데 말이지.

벌써부터 머릿속이 전부 새카맣게 타버릴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절반쯤… 들어 왔나…?"

"……."

여기서 절반까지 가려면 최소한 반 뼘은 더 넣어야 할 텐데.

힐끔 내 얼굴을 바라보며 묻는 유즈.

…왜지.

두근, 두근,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친다.

아까 계단을 전력질주로 뛰어 올라왔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책상위의 이 열기도.

끓는 듯한 머리도.

꿈이라기엔 너무나도 생생해서?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취향만은 과격한 유즈가 평소와 달리 귀여워 보여서?

"유즈."

"…응."

"네가 말하는 절반은…."

"…?! 아…? 큭… 끄윽…?!"

조금 더.

조금 더 깊게.

더.

더.

억지로 뚫어내듯이.

유즈에겐 맞지 않는 사이즈의 자지를, 강제로 박아넣었다.

저항이 거셀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어떻게든 쑤셔 박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잘 풀어놓은 덕분일지도.

아니면, 유즈가 최대한 힘을 빼고 있었던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잠까… 끝까지 넣지 말고, 처, 천천히…."

"끝까지 넣은 거 아니야. …이제 절반."

"으으……. 절반…?"

한계까지 벌려진 균열 밑으로 순결이 흘러내렸다.

남자는 참 이상한 생물이다.

순결을 그토록 중요시하면서.

부서지는 순결을 보며 미칠듯한 흥분을 느끼니까.

"…유즈."

"헥…. 헤…?"

"아직도 아파?"

"…당연, 하지… 바보야…. 그 커다란 걸, 막무가내로 집어 넣었는데에…!"

"그러면…."

"읏…!"

─쮸브읍…….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선천적인 이유인지 구멍도 엄청나게 비좁으니, 내 자지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게 좋을 듯하다.

이번엔 훨씬 더 얕게.

카엔에게 하듯이 가장 깊숙한 곳에다 쿵, 쿵, 쑤셔 박지 말고.

가장 얕은 곳으로.

"잠깐 익숙해질 시간을…."

"흣…! 읏…. 히으으……."

"……."

그런데, 내가 좋게 생각을 먹으려 해도.

유즈가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워낙 비좁은 탓에 최대한 천천히 자지를 뽑아내고 있던 와중.

어쩔 수 없이 두툼한 귀두로 질벽을 엉망진창으로 긁어내리자, 유즈의 몸이 이리저리 튕겨 올랐으니까.

특히나 허리.

그리고 허벅지가.

"…익숙해질…… 시간을…."

"헤…. 헤으…."

멍하니 내뱉던 목소리가 떨린다.

위로 살짝 꺾인 채 움찔거리는 허리.

버둥거리려 하지만, 내 손 밑에 꽈악 짓눌린 탓에 고작 양옆으로 파들파들 떠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허벅지때문에.

…미치겠다.

언제나 자연스럽게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던 여인이, 내 밑에 깔려 쾌락에 푹 빠진 채로 움찔거리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게 더 어려웠다.

미안해.

아마 곧 어느 정도 익숙해질 테니까.

뽑아내던 움직임을 우뚝 멈추고.

아까보다 더 깊은 곳까지 조심스레 박아넣는다.

"햐악…!! 루크, 루크…?!"

"…뽑는 것 보다, 이게 낫겠다."

"…그게 무슨… 개소리……."

꾸욱, 다시 한 번 허리에 힘을 주자 황급히 제 입을 틀어막아 버리는 유즈.

만약 내가 여자 경험이 많았더라면 다른 방법도 찾아보았을 것이다.

하다못해 고향에 있을 때 동네 형들이 여자 이야기로 떠드는 것에 낄 수 있었더라면, 지금보단 나았을지도 모르지.

미안한데, 나도 어쩔 수 없어.

한 번밖에 없는 경험.

거기에 의존하는 게 당연하니까.

그러니까….

카엔의 침실에서 그녀를 마음껏 강간했을 때의 기억이다.

"그, 그만, 윽… 그만…."

"그래도, 아까보단 조금 더 풀린 것 같은데…."

"우으으…."

그 때문에 자꾸 카엔이랑 몸을 섞었을 때와 비교하게 된다.

카엔은 운동을 해서 그런지 굉장히 유연했었는데.

카엔은 비교적 몸집이 작은 편이라 그런지 부술 듯이 박아댈 때 배덕감이 엄청났었는데.

그리고 카엔은 자지를 이쯤 집어넣었을 때, 옆을 꾹꾹 짓눌러주면….

"히끅…!? 으히이……?"

곧장 이상한 목소리를 내며 꼬리를 바짝 세워대곤 했었는데.

반응을 보니, 우연히 유즈도 비슷한 곳이 성감대였던 모양이다.

"…유즈."

"헤…? 헤에…?"

진짜… 왜 이러지.

낮에 교회에서 그 수상한 향기를 훅, 들이마셔서 그런가.

왜 야한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한 걸까.

익숙해질 때까지 최대한 부드럽게 해주고 싶은데.

"아, 씨발…."

못 참겠다.

"흐기익……!"

─꾸국

안 들어가, 더 이상은 안 들어가, 하고 헐떡이는 유즈의 목소리가 뺨을 스친다.

"응읏…?!"

─쮸브브븝….

거기, 방금 닿은 곳, 이상해, 하고 흠칫거리는 유즈의 목소리가 뒤를 잇는다.

"…좋아하는 곳이 꽤 깊은 데에 있네."

"좋은 게 아니라, 이상……?!??"

"어때? 아직도 이상해?"

"…헤? …헤?"

"지금은?"

"……!!??!"

움찔, 움찔, 안 그래도 비좁았던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강하게 조여오는 질벽이 자지를 마구 쥐어짠다.

"그걸 좋아한다고 하는 거야."

"…좋아…. 좋아…?"

"응. 기분 좋았잖아. 방금."

"……."

"아니야?"

심해를 닮은 군청색의 머리카락 아래.

유즈의 기다란 속눈썹이 세 번 새하얀 눈동자를 숨기고.

"……좋았… 어……."

가쁘게 내뱉어지는 숨소리에 뒤엉켜서 들려오는 짧은 한 마디.

그 한 마디에, 실낱같이 남아있던 자제심이 완전히 사라진다.

귀족의 앞에서나 예의 바른 척 연기할 뿐, 나도 진짜 쓰레기인가보다.

아니면 뭐…. 이런 여자를 앞에 둔 남자들은 다 이렇게 되는 걸지도 모르고.

유즈가 자지에 적응할 시간도 줘야 할 텐데.

나는 그 짧은 시간을 못 참아서.

결국.

"── ───?!??"

딱 한 번.

끝까지 찍어 눌렀다.

"루, 루크──."

목소리가 끊어진다.

방금 절정하며 꽈악 움츠러들었던 발가락이, 다시 한 번 파들파들 먹잇감을 쥐는 것처럼 오므라든다.

귀두를 조여오는 낯익은 뻑뻑함에 달큰한 한숨을 흘리고.

몸이 들썩이며 눈 앞의 커다란 젖가슴이 찰랑거리는 모습에 더러운 욕망을 삼켰다.

"…여기는? 어때?"

손에 잡히는 종이를 엉망진창으로 구기며 움찔거리는 유즈.

답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병신같은 질문을 던졌다.

받아들일 수 있는 곳까지 힘껏 찍어 눌렀는데도 아직 뿌리 부분은 다 들어가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유즈가 내 자지에 익숙해지면 더욱 깊은 곳을 찍어누를 수도 있다는 것.

당연히 꼭 깊숙한 곳에 성감대가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오히려 얕은 곳에 집중적으로 모여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히며 느낀다든가.

강간당하고 싶어하는 취향이 생긴 카엔처럼 생각보다 꽤 깊숙한 곳을 짓눌리며 헐떡인다든가.

지금까지 보아온 유즈의 반응을 보면.

그녀가 좋아할 만한 포인트는.

"조, 좋아…."

굉장히 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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