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에서 야설을 주웠다-41화 (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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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온통 쾌락으로 잔뜩 들어찬 한숨이 침대 위에 내려앉는다.

아랫배 밑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열기 때문에.

축축한 타액 때문에.

부드럽고도 말랑말랑한 살결 때문에.

잘하고 있냐는 듯 힐끔힐끔 나를 올려다보는 연보랏빛 눈동자 속 순수함 때문에.

카엔의 모든 것들 때문에.

미칠 것 같아서.

"츕, 츄읍…."

몽롱한 시선으로 다리 사이의 카엔을 내려다보자, 줄곧 나와 마주치고 있던 눈동자가 새초롬하게 눈꺼풀 뒤에 숨는다.

잠시 뒤, 옆에 새겨진 침 자국을 따라 뿌리까지 내려갔던 혀가 다시금 위를 향했다.

천천히.

자지에 돋아난 핏줄 하나하나를 스치며.

카엔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내 손가락이 귀를 건드릴 때마다,

흠칫흠칫 귀여운 반응을 보이며.

뿌리부터 끄트머리까지 꼼꼼하게 혀를 써서 닦아올린 뒤, 귀두 끝에 정중하게 입술을 맞춘다.

"음…. 하읍…."

당장에라도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라 움찔거리는 귀두.

그런 귀두를 한 아름 따뜻하게 감싸는 입술.

힐끔, 습관처럼 또 한 번 내 표정을 살핀 카엔은 그 상태 그대로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쮸븝, 쯉….

나 몰래 연습이라도 한 걸까?

아니면 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익숙해져서?

조그마한 앞니를 스치고 들어간 귀두가 목구멍을 쿡, 쿡, 찔러댔지만,

며칠전까지만해도 눈에 띄게 고통스러워 하던 카엔은 이제 아무렇지 않게 펠라치오를 이어갔다.

─츄루루…. 하웁… 쥬봅, 츕….

어떤 방식이 좋냐고 묻듯 입속에 있는 자지를 음탕하게 핥아보기도 하고,

빨대를 쓰는 것처럼 쪽, 쪽, 빨아본 뒤엔,

찡그려지는 내 표정을 눈치채곤 황급히 노선을 바꾼다.

가장 잘하는,

가장 자주 했던,

자지를 머금은 채 열심히 앞뒤로 고개를 흔드는 방식으로.

─츄브브븝, 츄픕…….

"후…."

다시 한 번 쾌락에 젖은 한숨이 튀어나온다.

따끈따끈한 점막에 감싸진 황홀한 감각은 둘쨰치더라도,

역시 이 광경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은 까닭이다.

땀에 젖어 아름답게 흘러내리는 새카만 머리카락.

그와 대비되는 새하얀 얼굴.

그 아래를 엉망진창으로 더럽히는, 짙은 색의 커다란 자지가.

"으극…."

카엔의 침에 젖어 조금 더 색이 짙어진 채 절반 가까이 모습을 감추는 광경은,

몇 번을 봐도 절대 질리지 않을 테니까.

"응읏…?"

등 뒤로 한쪽 팔을 짚은 채 카엔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린 나는, 카엔의 움직임에 맞춰 머리를 잡아당겼다.

혹시 조금 더 깊게 물 수 있을까, 하고.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기분 좋을까, 하는 욕망을 담아서.

어차피 그녀의 입으로 다 삼키기엔 너무 큰 자지였기에 별 기대 안 했지만.

"하웁…. 응, 음…."

기특하게도 어떻게든 나를 더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  부끄러운 소리를 내면서까지 자지를 깊숙하게 물기 시작하는 카엔.

여자로서는 전혀 기분 좋지 않을 텐데도.

물론 목구멍이 성감대인 여자도 간혹 있다곤 들었으나,

그런 소설 같은 일이 눈앞에 일어났을 리 없는데도.

오직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조금씩. 조금씩.

침 때문에 중간 즈음에 생겼던 경계선이 차츰 밑으로 내려왔다.

아쉽게도 카엔의 봉사 정신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대충 70% 정도를 삼켰을 즈음.

그 이상은 삼키는 것은 무리인지, 콜록, 콜록, 재채기를 뱉으며 자지를 뱉어냈으니까.

"콜록…! 미, 미안해…. 너무 커서, 더 이상은…."

과연 나 따위가 카엔에게 사과를 받는 게 정상적인 흐름일까.

과연 나 따위가 카엔의 입을 도구처럼 쓰고 있는 게 정상적인 흐름일까.

해결되지 않는 의문은 쓰레기통에 쑤셔 박고, 나는 아직까지 다소곳이 내 다리 사이에 꿇어앉은 카엔을 끌어올렸다.

"으햣…! 아웁!"

나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훨씬 더 좋은 스승 밑에서 검술을 배워왔을 카엔이다.

그런 카엔이 내 힘 뿐인 서투른 손길 한 번에 쓰러져 침대 위에서 등을 보였다.

마음만 먹으면 곧장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여인이.

고작 이 자지에 엉망진창으로 꿰뚫리고 싶어서.

"허리 들어."

"……."

대답은 없다.

대신 꽉 쥐고 싶게 생긴 얇은 허리가 조심스레 위로 뾰족 솟아올랐다.

"…카엔. 전부 네가 자초한 일이야."

나는 동네에 한두 명씩 있는 향락에 미친 쓰레기 새끼들처럼,

침대 위에서 일어난 일의 모든 책임을 카엔에게 떠넘겼다.

"……."

대답은 없다.

대신 자신이 흘린 애액이 덕지덕지 묻은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미친년…."

그나마 괜찮은 말을 찾아보려던 나는, 그 잠깐조차 견디지 못하고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를 그대로 내뱉었다.

결과물은 조금 전 욕실에서 무심코 내뱉었던 것과 똑같은 말.

그것이 입 속에서 짓이겨지며 튀어나왔다.

"……."

대답은 없다.

대신 침대 시트를 꼭 쥐고 있던 손 하나가 밑을 향했다.

"하…."

손가락 하나는 왼쪽으로.

손가락 하나는 오른쪽으로.

예쁜 V자를 그린 채 머뭇머뭇 보지를 건드리던 두 손가락이,

마지막으로 양옆으로 천천히 벌어진다.

달콤한 살결 너머 핑크색으로 물든 점막이 보이도록.

그 안에 맺힌 애액이 주르륵, 흘러나와 클리 끝에 맺히도록.

그 모습 전부가 내게 잘 보이도록.

전부 자신이 자초한 일이 맞다고.

그러니 여기를 마음껏 짓이겨 달라고.

강간해달라고.

"……?!! ……. ……♥"

기분 좋게 살랑거리던 꼬리가 움직임을 멈췄다.

이 정도 높이까지 들었으면 괜찮겠지, 그런 속내가 엿보이는 허리가 흠칫, 튕겨 오른다.

카엔의 조그마한 손가락 사이로.

있는 힘껏 벌려진 고기 사이로.

제대로 된 수컷만이 가질 수 있는 자지가 속살을 지저분하게 망가뜨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 ……."

엉덩이는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했지만, 그만 해 달라는 대답은 조금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강간을 연기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저항하는 편이 훨씬 더 그럴싸할 텐데.

…내게 허리를 붙잡힌 채 귀두를 받아들인 카엔은.

"…하."

우습게도 침대 위에 또 다른 물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후읏…. 후…."

쪼르륵, 하고.

퓻, 퓻, 하고.

내가 손가락으로 열심히 속살을 지분거리고서야 나오던 반응이,

고작 귀두 하나를 넣었다고.

곧장.

"카엔."

"학……."

…정복감?

아니야.

…배덕감?

이것도 아니야.

뭔지 모르겠다.

분명 나쁜 마음인데.

머리를 뜨겁게 달구는 이 마음에, 도대체 무슨 단어를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지금 당장 눈앞의 카엔을 잔뜩 망가뜨리고 싶어서.

"……!!?"

찌걱, 하고.

억지로 밀어붙인 살결 사이에서, 질척한 소리가 배어 나왔다.

"말했지? 전부. 모조리. 카엔 네가 자초한 일이니까."

"……."

대답은 없다.

침대 시트를 온 힘을 다해 꽈악 쥔 한 손이 파들파들 떨릴 뿐.

자지를 빈틈없이 감싼 속살이 움찔움찔 마사지를 해올 뿐.

자궁을 짓눌리며 빳빳해졌던 꼬리가 조금씩 S자로 휘어질 뿐.

새하얀 베개에 맞닿아있는 입술에선 아무런 대답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알아서 버텨."

카엔의 귀에다 그리 속삭인 나는,

들어갔던 곳에서 보지 입구까지 끌어올린 귀두를,

다시.

아니.

박고 있던 곳보다, 조금 더 깊은 곳까지.

함부로 닿아선 안 될 가장 깊숙한 곳에다,

짓누르듯이 처박았다.

"……?!!!?!…?!"

꾸욱, 꾸욱, 규칙적인 조임으로 자극하던 리듬이 순식간에 망가졌다.

당장 내 밑에서 파들거리는 허벅지만 봐도 카엔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그 밑으로 뻗어지는 물줄기를 보면 더욱 더 잘 알 수 있었고.

만약 우리가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관계였다면 여기서 잠시 숨 돌릴 틈을 줄 테지만.

"후우…."

"…힉……. 힉…?"

우린 그런 관계가 아니니까.

연인이라기보단.

섹스파트너.

그 단어가 훨씬 더 어울리니까.

카엔 너는 내게 강간당하길 원하고.

나는 네 몸을 써서 쌓여있던 과격한 성욕들을 해소하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카엔의 허리를 힘껏 쥐고.

그녀의 뱃속을 망가뜨리는데 온 힘을 다했다.

─파앙! 파앙! 파앙! 파앙!

"으극………."

끊어지듯 새어나온 카엔의 목소리는 곧장 격렬한 소음 뒤로 자취를 감췄다.

허벅지와 허벅지가.

엉덩이와 치골이.

귀두와 자궁구가.

쉴새없이 부딪히는 탓에 퍼져 나가는, 격렬한 소음.

─퍽! 퍽!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침대 위엔 내 흐릿한 한숨 대신 짐승이 교미하는 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자세마저 카엔이 개처럼 기고 있는 상태니, 이보다 더 짐승 같을 수 없었다.

이게 수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체위라 생각하면 카엔이 기분나빠하려나.

박을때마다 흔들거리는 꼬리를 바라보며 자궁구를 뷰걱, 뷰걱, 집요하게 긁어댔다.

"거, 거깃, 기픈 곳, 이상해셔, 안 돼, 안 대애……."

…뭐라는거야.

눈 앞에 엎드려있는 카엔의 얼굴 쪽에서 자꾸만 무슨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워서.

나는 카엔의 허리를 쥐고 있던 손 하나를 옮겨 그녀의 얼굴을 베개에다 지그시 짓눌렀다.

"………!!……?"

이제서야 조금 조용해진다.

사실 침실 안에 마구 울려 퍼지는 천박한 소리가 훨씬 더 시끄러웠지만.

그런 제대로 된 사실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카엔이 직접 손가락으로 벌린 보지가 엉망진창이 되도록.

닿아있던 손가락이 천천히 밑으로 떨어져 내려 축 늘어질 때 까지.

결국 힘껏 들어 올리고 있던 허리마저 침대에 닿을 때까지.

멈추지않고 자지를 쑤셔 박았다.

자지를 잠시 빼냈을 때 카엔과 나 사이로 보이는 시트는 이미 온통 잿빛.

숨을 삼키고 다시 푹 젖은 자지를 끝까지 박아주자, 힘을 잃고 움찔거리던 꼬리가 빳빳이 섰다가 1초도 안 되어 힘을 잃는다.

미래의 남편이 불쌍했다.

과연 부인의 이런 부끄러운 취향을 만족시켜 줄 수 있으려나.

자지도 엄청나게 커야 하고.

동시에 조금은 가학적인 취향을 가져야 하는데.

…불쌍한 새끼. 알아서 해라.

─쮸브브븝…….

뿌리까지 박혀있던 자지를 완전히 뽑아내자 안간힘을 쓰고 벌려져 있던 구멍이 천천히 제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방금까지 아랫배를 부딪치고 있던 탐스러운 엉덩이에 새하얀 액체를 걸쳤다.

뷰르륵, 뷰륵, 하는 소리에 맞춰 꼬리가 살랑살랑 움직였다.

물론 카엔이 자의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 싶다.

마구 튀어 나간 내 정액이 우연히 꼬리에 닿을 때마다 그 반동으로 움직였을 뿐이니까.

땀이 잔뜩 고인 등골.

내게 붙잡혀 있느라 붉은 자국이 남은 허리.

저번엔 손찌검을 했으나, 이번엔 얌전히 내버려둔 새하얀 엉덩이.

그 위에 끈적한 정액이 잔뜩 겹쳐 묘한 모습을 그려냈다.

조금 더. 한 다섯 번 즈음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휙 고개를 돌려 벽면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약속시간까진 아직 2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

카엔을 따라 아카데미에 온 이후, 중앙 구역은 첫 방문인지라 조금 길을 헤맨 키아라.

그녀는 한 허름한 건물 뒤에 숨어 고개만 빼꼼 내밀어 밖을 살피고 있었다.

마수 같은 것이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아카데미 교수진의 무력만 합쳐도 한 국가의 군사력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

키아라는 그저 저 멀리 보이는 새하얀 여인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고 있을 뿐이었다.

"으음…?"

머리카락도.

옷도.

검집도.

신발도.

몸에 걸친 모든 것이 전부 희다.

저런 사람은 아카데미에 딱 한 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백야.

"으으음?"

저 사람이 왜 다 쓰러져가는 평민 기숙사 앞에서 입술을 톡, 톡, 긁으며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결국은 밖으로 나가는 걸까.

백야가 완전히 모습을 감춘 뒤에야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 키아라는 그녀가 사라진 길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평민 기숙사.

그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움직이던 백야.

그리고, 지금쯤 저택에서 일어나고 있을 음란한 행위.

"…삼각관계?"

라는 말도 안 되는 망상이 스치고.

그럴 리가, 하고 중얼거린 키아라는 옷을 챙기러 기숙사 안으로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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