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키스.
그 단어가 무슨 뜻을 품고 있는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존경.
신뢰.
반가움.
소중함.
집착.
그리고, 사랑.
그 중 우리 사이에 해당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자연스레 고개가 옆으로 기울었다.
"키스, 요?"
"응. 키아라가 빌려준 소설에서 봤는데, 혀를 섞으면 입안에서 넋을 잃을 만큼 달콤한 맛이 난대."
궤변이었다.
미리 입 안에 사탕이라도 여러 개 넣어놓지 않는 이상, 서로의 더러운 타액이 뒤섞이는데 달콤한 맛이 날 리가 없다.
"그럴 리 없습니다."
"한 번 해보고 싶어."
아마 그냥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비유적 표현일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살을 맞대고 가까이 달라붙어 있었으니 달콤한 분위기를 풍길 수밖에 없겠지.
소설 속 남주인공은 잘생긴 왕자님이 많으니 그 이유도 분명 있을 테고.
기껏 아카데미에 입학하고선, 수업료를 벌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평민이 주인공인 경우는 없을 테니까.
"…한 번만 해보면 안 돼? 키스?"
이미 강간까지 해버린 마당에 키스가 뭔 대수인가,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옆에서 조심스레 뺨을 비벼오는 카엔과 눈을 마주치고 있던 나는 결국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안 됩니다."
"왜?"
구석에 쿡 틀어박혀 있던 카엔의 몸이 내게로 바짝 달라붙었다.
마치 조금 전 툇마루에서 함께 이슬비를 바라보며 앉아있었을 때처럼.
어쩐지 아까보다도 더 따뜻해진 카엔의 체온이 팔뚝을 따라 고스란히 전해졌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 그냥 쪽, 하고 끝날 뿐인데."
이상하리만치 집요한 모습을 보이는 카엔.
물론 썩 틀린 말은 아니다.
고작 입술끼리 맞붙고 혀를 잠시 엮을 뿐인 건 사실이니까.
난이도를 따지자면 어려움보다는 쉬움에 훨씬 가깝겠지.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어제 카엔을 덮친 것도 그녀의 몸에 머뭇머뭇 손을 대다가 결국 컨트롤할 수 없을 만큼 흥분해버린 게 원인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거기에 한술 더 떠서 키스?
일단은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며 입술만 내어주면 될 것 같긴 하다만, 굳이 위험한 모험을 할 필욘 없었다.
"그래도, 안 됩니다."
"왜애."
"어제만 해도 결국 그런 일이 생기고 말았는데, 키스 같은걸 했다간 그것보다 더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습니까."
"……."
"그러니까 절대 안 됩니다."
함부로 그런 짓을 저질렀다간 또 어제처럼 험한 꼴을 당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소설을 읽으며 생긴 호기심은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 뒤에나 해결해달라고.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들었을 것이다.
강간을 용서한 대가로 또 강간당할지도 모르는 일을 요구한다?
…바보도 아니고…….
"카엔 님. 다른 건 안 될까요?"
"키스."
"예를 들자면…."
"키스."
어째 조금 전보다 더욱 단호한 어조로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카엔.
결국 나 또한 그녀처럼 똑같은 대답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안 됩니다. 절대로."
차라리 카엔이 악필이라는 걸 몰랐다면 이미 질펀하게 뒹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젯밤 성녀 덕분에 그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지 않았던가.
엎질러진 물은 되담을 수 없지만, 더 이상 쏟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미 카엔은 범인이 아니란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으니 더는 그녀에게 실수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이대로는 비가 그칠 때까지 똑같은 대화를 나누고 있을 게 뻔하니 차라리 방법을 바꿔볼까.
그렇게 답답함에 내 얼굴을 양손으로 쓸어내리고 있던 찰나.
어꺠에 닿아있던 따스함이 자취를 감췄다.
"왜?"
지금까지 100번은 들은듯한 질문이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다름 아닌, 코앞에서.
내 허벅지 위에 걸터앉은 카엔은 아까 덮어주었던 내 재킷을 어깨에 걸친 채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평소 날 옆에서 괴롭힐 때나 보이던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미소.
그 미소가 순식간에 시야 밑으로 불쑥 사라진다.
─쪽
촉촉한,
그러나 어딘가는 살짝씩 메마른.
생각보다 그렇게 부드럽진 않은 무언가가 입술에 가볍게 닿았다가 곧바로 떨어졌다.
"이렇게 쉬운데?"
"……."
입술에 침을 바를 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처음을 뺏기고 말았다, 라는 숫처녀 같은 감상은 잠시였다.
그보다는 아직 아무렇지 않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카엔의 밑에 꾹, 꾹, 짓눌리는 중인 자지도 멀쩡하고,
범인 찾기로 복잡하게 꼬여있던 머릿속도 아직까진 또렷하다.
이 정도면 버틸 수 있다.
"그런데 딱히 달콤하진 않네."
"당연하죠. 호기심 해결 끝나셨으면, 인제 그만… 읍…."
다시 한 번 카엔의 입술이 내 입술에 꾹 들러붙었다.
아까완 달리 입술 전체가 촉촉했다.
잠시 입맛을 다시는 것 같더니, 입술에 침이라도 바르고 온 걸까.
쓸데없는 잡념을 동원해 눈앞의 광경을 외면했다.
아까보다 훨씬 부드럽게 감긴 카엔의 두 눈에서도.
만약 제 몸을 밀어내면 절대 밀려나지 않겠다는 듯 내 멱살을 꽉 쥔 두 손에서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앞뒤로 서서히 비비적거리는 카엔의 허리에서도.
나는 갈 곳 잃은 손으로 카엔의 허리를 쥐어 멈춰달란 신호를 보낸 채, 목석 같은 반응을 유지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꾸만 가랑이를 움찔움찔 비비적대는 카엔.
그래도 아직까진 버틸만했다.
야한 생각이 스믈스믈 올라오긴 하나, 저번처럼 그 생각에 푹 파묻힐 정도는 아니다.
실수하지 말자.
혀 끝으로 내 이빨을 톡톡 두드리던 카엔은 몇 번의 시도 후에 천천히 내 입술에서 멀어졌다.
"변태. 입 열어."
가쁜 숨소리와 함께 삐져나온 짧은 명령.
그 직후 대답도 듣지 않은 카엔은 다시 한 번 끈적하게 입술을 부딪쳐왔다.
톡, 톡, 확인하는 듯 내 앞니를 두드리는 카엔의 혀.
카엔은 빨리 열라는 것처럼 몇 번 더 신경질적으로 앞니를 짓누르더니, 이내 입안을 조심스레 핥아대기 시작했다.
볼 안쪽.
그리고 입술 안쪽.
제대로 키스할 수 없다면 내 입술 안쪽이라도 맛보겠다는 듯, 카엔의 혀끝은 내 입 안 이곳저곳을 천천히 공부해나갔다.
참아야한다.
버텨야한다.
멱살을 넘어 내 목에 팔을 두르기 시작한 카엔.
그녀의 익숙해지기 시작한 혀 놀림을 무시한 채 침묵을 지켰다.
이 쯤에서 제발 만족하길 바라며.
카엔이 넘겨오는 타액을 꼴깍꼴깍 받아먹기만 반복했다.
……역시 달콤한 맛은 나지 않았다.
미끈거리고 맛없는 타액일 뿐이다.
분위기조차도, 달콤하다기보단 끈적함에 가까웠다.
달콤한 음식은 보통 끈적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가.
시답잖은 생각으로 성욕을 짓누른 나는 카엔이 포기할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푸하아…! 하……!"
잠시 후. 두번째 승리를 쟁취했으나 딱히 기쁘진 않았다.
빼꼼 내밀어 진 혀끝에서 은빛 실선 여러 가닥을 드러낸 카엔이 숨을 몰아쉬며 '분하다!' 라는 눈빛으로 내 얼굴을 노려보았기 때문이다.
붕붕 흔들리는 꼬리.
그리고 어째 발정 난 짐승 같은 눈빛.
조금 순화해서 좋게 보려 해도 내 혀를 만나기 전까진 절대 포기하지 않을 모양새다.
'…….'
어떡하지.
팔뚝을 써서 입술 밖으로 삐져나온 타액들을 닦아낸 나는 카엔의 흉흉히 빛나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다.
1. 이대로 카엔에게 덮쳐진 채 그녀가 만족할 때까지 입술만 내어준다.
2. 눈 딱 감고 그녀가 원하는 만큼 키스하게 허락해준 뒤, 흥분하기 전에 이곳에서 빠져나간다.
일단 생각나는 것은 이 두 가지다.
전자의 경우 카엔이 언제 만족할지 불확실하다만, 나까지 흥분할 가능성이 적다는데 의의가 있다.
후자의 경우 카엔이 곧장 만족하는 건 거의 확실하다만, 내가 흥분해서 카엔을 덮칠지도 모른다는 변수가 하나 존재한다.
잠깐의 고민.
역시 시간도 많으니 전자가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 순간, 머리 위에 또다시 그림자가 생긴다.
"……읍…."
이젠 아예 내 목덜미를 꽉 끌어안으며 입술을 짓눌러오는 카엔.
그녀는 이번에도 또다시 혀 끝으로 내 앞니를 핥아대며 키스하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해왔다.
솔직히 이쯤이면 적당히 만족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지만 카엔은 위에서 아래로 내 고개를 꺾어가며 열렬히 혀끝을 움직일 뿐, 포기하려는 낌새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
골치아픈 상황이었다.
과연 오랫동안 내 입술 안쪽만 핥는다고 해서 카엔이 만족할 수 있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남는 것은 2번, 입을 벌려주는 선택지밖에 없었다.
"하읍…. 웁…."
과연 괜찮을까.
…그래. 지금껏 입술 안쪽을 핥는 것도 그럭저럭 버틸만했는데, 고작 제대로 키스한다고 해서 바뀔 건 없겠지.
천천히 몽롱해져가는 머릿속.
꿀꺽, 카엔이 넘긴 타액을 받아마신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
귀가 움직였다.
새카맣고 부드럽게 솟아나온 늑대 귀가.
그것을 눈치챈 순간, 입술을 짓누르는 힘이 아까보다 훨씬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툭
밑으로.
밑으로.
짓눌리고.
덮쳐져서.
벽에 기대고 있던 등이 점점 바닥을 향해 미끄러진다.
오직 들이대는 것 밖에 모르는 카엔의 앞니와 내 앞니가 부딪혀 불쾌한 고통이 입 안에 퍼진다.
그리고, 혀.
지금껏 바깥쪽만 핥던 카엔의 혀가 쑥 비집고 들어와 내 입을 거칠게 휘저었다.
특히나 그 중에서도 살짝 내밀어준 내 혀에, 카엔은 몇 번이고 지치지 않는 기세로 덤벼들었다.
"읍…. 읍……."
테크닉은 전혀 없다.
일단 부딪히고 보자는 식의 어색한 혀놀림.
그 탓일까.
축축하고 말캉말캉한 혀끼리 부딪히는 것은, 생각보다 기분 좋은 감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렇게 싫지도 않았다.
"…푸하, 하읍…. 츕……."
카엔의 혀는.
카엔의 타액은.
카엔의 숨결은.
전혀 달콤하지 않았다.
과연 카엔도 똑같은 걸 느끼고 있을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나는 딱히 싫지 않았다.
그 뿐이다.
"……."
하지만 혀를 엮자마자 곧장 머릿속에 뿌옇게 차오르는 감각은 무척이나 위험하게 느껴졌다.
이래선 어제와 똑같은 일이 반복 될게 분명하다.
'머리를…. 식혀야 해.'
거의 허리까지 바닥에 닿아있던 나는 일단 손으로 카엔의 몸을 밀어냈다.
그러나 밀리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혀를 엮어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듯, 내 목덜미를 꽉 끌어안은 카엔의 팔에서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목소리를 꺼낼 수도 없는 상황.
고민하던 나는 일단 손에 잡히는 것을 막무가내로 이용했다.
"읏……?!"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더니 고개를 살짝 젖히는 카엔.
나는 그제서야 손아귀 안에 붙잡힌 머리카락을 놓아주었다.
허리에 닿을 정도로 길게 길러 놓은 덕에, 아무렇게나 손을 뻗어도 붙잡아지더라.
"헤헤…."
"…떨어져요."
왜 웃지.
의문도 잠시, 한 번 더 고삐를 당기듯 카엔의 포니테일을 잡아당기니, 행복해하는 목소리와 함께 혀가 떨어져 나갔다.
"……."
지금껏 카엔과 맞닿아 있던 입 주변은, 젤리가 담긴 접시에 얼굴이라도 박은 것마냥 끔찍하게 축축했다.
"…쉬어요. 잠깐만. 잠깐이면 되니까."
알아들은 건지, 못 알아들은 건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카엔.
그렇게 긴 시간을 원한 건 아니다.
아직 이성의 끈은 잘 붙들어 매고 있으니, 성욕이 좀 가라앉을 때까지만 기다리면 된다.
푸우, 한숨을 내쉰 뒤 입술을 닦아내자 투명한 액체가 잔뜩 들러붙은 제복, 그리고 그것에 둘러싸인 카엔의 아담한 가슴이 눈앞에 들이밀어져 있었다.
시선을 돌렸다.
아래를 바라보니 양옆으로 힘껏 벌려진 카엔의 가랑이가 내 고간을 꾹꾹 짓누르고 있었다.
그 동안 여기까지 침을 흘려댔는지, 이곳저곳이 축축해서 불쾌했다.
결국 눈 둘 곳이 없었던 나는 두 눈을 꾹 감아버리는 걸 선택했다.
카엔은 야설 작가일 수 없다.
이대로 카엔의 궁금증만 해결해주고 빠져나오자.
흥분했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조심하고.
"츄읍…."
그러한 일련의 다짐들은 절반도 채 이어지지 못했다.
"윽……."
"쉬자고, 했잖아요."
다시 한 번 카엔의 포니테일을 잡아당기자, 옅은 미소를 지은 카엔이 입술을 살짝 떼어냈다.
하지만 이번엔 아까 전과 달리, 조금 더 집요했다.
─쪽
카엔은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진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내 입에 혀를 집어넣으려 다가왔다.
한 번 더. 한 번 더.
주인에게 놀아달라고 애교부리는 강아지처럼, 그녀의 공세는 끝이 없었다.
"그만 하세요."
"잠깐만 쉬자고요."
"…머리카락 안 아파요?"
살짝 잡아당겨서 떨쳐내니, 또 은근슬쩍 입술을 들이밀고 있고.
또 살짝 잡아당겨서 떨쳐내니, 이번엔 곧장 달려들어서 혀를 집어넣으려 하고.
그러기를 한참.
"힉……."
"그만 좀 해."
결국 그녀는 내가 반쯤 진심으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나서야 얌전해졌다.
이상한 감상이긴 하지만, 어째 드디어 만족한 것 같았다.
"후우…."
다시금 온순해진 카엔을 잠시 노려본 나는 긴장을 풀고 벽면에 몸을 맡겼다.
아까 잠깐만 쉬었으면 금세 괜찮아졌을 텐데.
카엔을 상대하느라 힘을 쓰다 보니, 오히려 아까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아져 있었다.
훅, 새어나오는 한숨은 열기로 가득했다.
카엔의 밑에 짓눌려 있는 자지도 이미 반쯤 솟아오른 상태다.
내 바지, 그리고 카엔의 바지 총 2겹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카엔도 진작 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가랑이 사이에서 무언가 굵고 기다란 것이 움찔거리고 있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
최대한 빨리 가라앉히자.
아까처럼 아예 눈을 감아버린 나는, 성욕을 떨쳐내기 위해 온갖 슬픈 기억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읏…. …!? ……."
이번엔 어딘가에 틀어막힌 듯 흐릿하게 새어나오는 신음 소리에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되돌아갔다.
게다가 고간 위에 올라탄 카엔의 허리가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으븝…. ……. 힉……."
…이번엔 또 뭔데.
애써 무시하려던 나는 채 5초도 참지 못하고 눈을 떠버리고 말았다.
이미 성욕에 잡아먹힌 탓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 ……!?!"
구깃구깃한 내 재킷으로 얼굴을 가린 카엔이 가쁘게 숨을 쉬고 있었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제 바지 속을 마구 찰박이고 있었다는 것.
질끈 깨물었던 혀에서 달콤한 혈향이 피어올랐다는 것.
"헤헤…. "
"……."
어느새 카엔이 내 밑에 풀썩 드러누워 기분 좋은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는 것.
그것들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