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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서 야설을 주웠다-17화 (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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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깍.

꼴깍.

다리 사이에서 연신 울려퍼지는 무언가를 힘겹게 삼켜대는 소리.

그와 동시에 카엔의 입안에서 이리저리 거세게 튄 정액들이 묘한 압력과 함께 어디론가로 사라져갔다.

쌓여있던 모든 걸 비워내듯 참을 마음 없이 마음껏 입안에다가 싸질렀는데도.

그녀의 목에서 꼴깍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응읍… 츄르릅…."

더러운 쾌감이 머릿속을 하얗게 태어나겠다.

어젯밤 이성의 끈을 놓고 카엔에게 실수를 했다 보니, 또다시 그녀에게 이런 호의를 받을 거라곤 생각도 않고 있었으니까.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조금 전 마음껏 카엔의 젖꼭지를 가지고 놀며 깨져버린 다짐이지만,

어쨌든 더 큰 실수는 하지 않으리라 또다시 다짐했다.

그 책임감 없는 다짐이 또 한 번 깨져나갔다.

"후우…."

사정이 끝나갈 무렵, 나는 겨우 피가 돌기 시작해 발갛게 변한 손으로 카엔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멍하니 혓바닥으로 끝 부분을 핥짝이던 와중 갑작스레 닿아오는 손길에 귀를 흠칫거리는 카엔.

방금까지 애완동물 다루듯 쓰다듬던 상냥함은 없었다.

손 이곳저곳이 그토록 닿지 않으려 신경 쓰던 카엔의 귀를 막무가내로 스치며 지나갔으나,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나는.

조금 더 기분 좋아지고 싶었다.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성욕을 해결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도 없었다.

그것이 비록,

귀족의 몸을 써서 해결한다는 방법일지라도.

"흐급?!"

있는 힘껏, 손아귀 안에 잡힌 것을 잡아당겼다.

방금까지 귀두만 들어가 있던 입 안에 한계까지 부풀어 오른 자지를 단번에 쑤셔 넣곤,

의문 어린 시선과 함께 바들바들 떨고 있는 카엔의 이마를 밀어 입술 밖으로 자지를 끄집어냈다.

"……! ……푸하아…! 콜록! 콜록!"

대충 절반 정도일까.

카엔의 침이 어디까지 들러붙어 있는지 확인한 후, 바삐 숨을 몰아쉬는 카엔의 입을 다시 한 번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케흑…!"

최대한.

들어가는 곳까지.

몇 번이고.

원하는 만큼.

"욱, 우읍…!"

그러던 와중 허벅지에서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잠시 살펴보니 카엔이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허벅지를 때려대는 중이었다.

심지어 왼손은 꾸욱 허벅지 살을 꼬집어 대기까지.

하지만 그뿐이었다.

아프지 않았다.

카엔이 마음만 먹는다면 내 다리를 뜯어버릴 수 있었을 텐데도, 고작 그 따위 아릿한 통증이 전부였다.

정말 싫었으면 먼저 머리를 쥔 내 손부터 어떻게 했을 텐데 말이다.

아니면 그냥 입 안에 든 걸 콱 깨물어버린다거나.

그런데도 이렇게 얌전한 모습이 전부라는 뜻은….

"…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밖에 없다.

카엔의 진의를 알아챈 내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걸렸다.

"카엔."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저 조그마한 입이 자지로 꽉 들어차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대신 눈물이 어슴프레 맺힌 눈동자로 대답해오는 카엔.

"지금까지 재밌었어?"

나는 손가락 끝에 걸리는 늑대 귀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당연히 이번에도 카엔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차피 대답을 바라고 한 질문은 아니었으니 상관없었다.

"내가 힘들게 청소하고 있을 때마다 곁에 와서 쫑알쫑알 떠들어대고."

"……."

꼴깍, 귀두 끝에 맞닿아있던 카엔의 목구멍이 침을 삼켰다.

숨기고 있던 비밀을 들킨 듯이.

"내가 바쁜 시간을 쪼개 수련하고 있을때마다 되도 않는 소리를 해서 의욕 떨어지게 만들고."

"……."

이번엔 목구멍 대신 손끝에 닿아있는 늑대 귀가 파르르 움직였다.

모르고 있던 사실에 당황한 듯이.

"내가…. 아니, 됐다."

계속 하나씩 읊어주려던 나는 거기서 그만두고 한숨을 내뱉었다.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니 짜증만 가득 솟아오른 탓이다.

화풀이를 하듯 실신할 때까지 강간당하길 원하는 카엔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쾌한 감각이 유쾌해지는 건 아니니까.

"입 벌려."

강압적인 명령.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카엔은 여전히 자지를 앙 문 채 나를 노려보았다.

이상하다.

저런 눈빛으로 날 바라볼 거면, 진작 자지를 깨물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지켜야 할 컨셉과 본심이 조금 뒤섞인듯한 모양새다.

눈 앞의 자지엔 어떻게든 봉사하고 싶고.

내게는 계속 콧대 높은 귀족을 연기해야 하고.

하나하나 지적해주긴 귀찮으니 강제로 그녀의 이마를 뒤로 밀었다.

다행히 그 상태로 버틸 생각까진 없었던 모양이다.

카엔의 머리가 뒤로 밀릴수록, 잔뜩 침범벅이 된 자지가 침실 바닥을 향해 액체를 늘어뜨리며 뽑혀 나왔다.

질척하고도, 끈적하게.

"…푸하아……. 하……."

나와 카엔의 시선이 침투성이 자지를 사이에 두고 맞닿았다.

이어지는 대화는 없다.

그저 내 자지 아래에 입술을 꾹 다문 채 양손으로 제 턱관절을 꾹꾹 짓누르며 날 노려보는 카엔이 있을 뿐이다.

눈가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생각보다 그럴싸했다.

그냥 목구멍을 찔리며 반사적으로 새어나온 눈물일 수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카엔의 연기력은 꽤나 상당한 수준이었다.

수치심으로 발갛게 달아오른 뺨.

내 다리 사이에 꿇어앉은 채 축 늘어뜨린 귀와 꼬리.

눈물 하나쯤은 신경 끄더라도 영락없이 '강간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카엔.

그간 대공녀로서 살아왔으니 저 정도 가면쯤은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겠지.

이젠 저 가면을 산산이 깨부수고 진짜 얼굴을 볼 시간이다.

"…자, 잠깐, 꺅……?!"

아무리 카엔이 나보다 강하다 하더라도 일단은 조그마한 여자애일 뿐이다.

검과 검의 승부라면 답도 없지만, 그런 여자애 하나를 번쩍 들어 올리는 것쯤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당황했는지 내 옷을 마구 구기며 무슨 짓이냐고 발버둥치는 카엔.

그녀를 침대 위에 내동댕이치자 순식간에 입을 꾹 다문다.

방금까지 눈물에 젖어있던 연보라색 눈동자가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이다음엔 무슨 짓을 할거냐고 묻는 것처럼.

나는 카엔의 입술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결국 시선을 내렸다.

방금까지 정액을 삼키던 입에 닿기 싫은 것도 한몫했지만.

지금 카엔이 바라는 건 그런 로맨틱한 상황이 아닐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로가 원하는 것은 남녀 사이의 애틋한 관계 따위가 아니다.

카엔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컷.

내 욕망을 충족시켜줄 암컷.

그 두 가지가 필요할 뿐.

다른 건 필요 없다.

곧바로 손을 밑으로 옮겼다.

"뭔데……? 뭐, 뭐하는 건데?"

꽤 그럴싸한 연기 톤.

아마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평민에게 강간당하는 영애…. 정도려나.

그녀의 장단에 놀아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 묘하게 몰입도가 높아진다.

마치, 진짜로 카엔을 강간하려 하고 있는 것처럼.

─툭, 툭

"…?! 안 돼! 바, 바지 벗기지 마…!"

반응이 좋다.

모르는 척 슬쩍 엉덩이를 들어줬으면 몰입이 식을 뻔했는데.

이것만은 절대 안 된다는 것처럼 온 힘을 다해 바지춤을 부여잡은 카엔을 보니, 나쁜 욕구가 스멀스멀 차올랐다.

어떻게든 이 바지를 벗겨야겠다고.

그리고 그녀의 안에다 내 씨를 넘쳐흐를 만큼 부어 넣고 싶다고.

뒷 일은 생각하지 않은 채, 카엔의 바지를 쥔 손에 힘을 더했다.

"안 돼…. 안 돼…. ……앗!"

결국 카엔의 바지가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내려간다.

당황한 카엔이 허둥지둥 팬티라도 지키려던 찰나, 그것을 눈치챈 내가 먼저 다른 손으로 새하얀 팬티를 거칠게 잡아내렸다.

다행히 찢어지진 않았으나, 휙, 미끄러진 카엔의 손톱이 내 손등을 긁어 따가운 상처를 만든다.

이 정도면 성녀를 찾아가기 전까진 씻을 때마다 좀 신경 쓰이겠네.

딱 그 정도 감상만을 남기고, 바지와 팬티 모두를 침대 밖으로 던져버렸다.

"으으…."

"……."

"누, 눈 돌려. 제발…."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모기만한 소리를 내뱉는 카엔.

이미 몸싸움을 하며 양옆으로 젖혀진 셔츠.

그 밑으로 펼쳐진 새하얀 나신이 팔과 허벅지를 써가며 은밀한 곳을 가리려 애쓰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넋을 잃고 바라볼 만큼 대단한 몸매는 아니다.

가슴 크기로는 아무래도 유즈를 따라갈 여자가 없었고,

카엔이 백야와 함께 서 있을 땐 키도 크고 몸매도 좋은 백야 쪽으로 조금 더 시선이 가곤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꼴리지 않는가, 는 또 다른 문제였다.

"힉……?"

한 팔로 애써 가리려 노력하고 있는 아담한 가슴도.

절대 내어주지 않겠다는 듯 손바닥으로 완전히 가린 솜털 하나 없는 보지도.

두려움과 기대가 모호하게 뒤섞인 카엔의 몽롱한 표정도.

귀여움 뒤에 숨겨놓은 저 음란한 색채 때문에.

당장에라도 미칠 것 같았다.

"치워."

"시, 싫어."

버릇없는 질문에 뾰족하게 대답하는 카엔.

그녀의 말을 한 귀로 흘린 채, 새하얀 아랫배를 침투성이 자지로 툭, 툭, 두들겼다.

배꼽 바로 아래부터,

카엔이 미처 가리지 못한 클리토리스 바로 윗부분까지.

집요하게.

결국 카엔이 참지 못하고 고개를 홱 돌려버릴 때까지.

일단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여기까지 쑤셔 박을 수 있다는 경고긴 한데.

경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진 의문이다.

소설 속에서 꾸준히 커다란 자지를 묘사했던 여인이니까.

오히려 여기까지 들어오는구나, 라고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자지에 붙어있던 카엔의 침과 내 쿠퍼액이 섞여 새하얀 배 위에 더욱 새하얀 자국이 생겨날 무렵.

허벅지를 꼼지락대던 카엔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치우면…. 그거 내 안에 집어넣을 생각이잖아…."

"이렇게 되고 싶어서 부른 거 아냐?"

"아니야! 나는 그냥…."

"……."

"그냥…."

카엔은 뭐라 덧붙이려는 듯 벙긋벙긋 입술을 움직이더니 결국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꾹 자물쇠를 잠가버렸다.

마땅한 변명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런 거겠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너한테 기절할 때까지 마구 따먹히고 싶어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 라고 실토하다니.

내가 카엔이었더라도 절대 말할 수 없었을 테니까.

"됐어."

짧게 내뱉은 목소리.

결심을 마친 듯 잠깐 열렸던 카엔의 입술이 다시금 빈틈없이 맞물린다.

"어차피 네가 뭘 원하는지 전부 알고 있으니까."

내 손에 뒤통수를 짓눌려 베개에 얼굴을 박는다거나.

강간당하며 젖는 걸레 년이라 욕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거나.

화를 냈을 때, 곧장 엉덩이 위에 잔뜩 손자국을 새겨지고 싶다든가.

야설에 적혀있던 그녀의 소망이, 하나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잠깐.

생각해보니, 이렇게 말로 씨름하고 있을 필요 없잖아.

강간.

그녀가 원하는 건,

강간이었으니까.

"……?!"

나는 몸을 가리고 있던 카엔의 두 손을 낚아채 머리 위에다 고정시켰다.

저항이 거셌지만, 웃기게도 자지를 가랑이 사이에다 꾸욱 짓눌러주니 곧바로 잠잠해진다.

그토록 싫다고 떠들어대던 여자가 맞나.

입구를 짓누르고 있던 자지를 슬쩍 위로 튕겨 올리니,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끈적한 애액 덩어리가 자지 기둥을 타고 밑으로 천천히 흘러내렸다.

"……."

"……."

변명은 들려오지 않았다.

내게 강간당하는 상황에 젖었다는 긍정도, 들려오지 않았다.

조용하다.

제 아랫배를 바라보는 카엔은 아까보다도 더 붉게 얼굴을 물들인 채 아무런 말도 뱉어내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토록 바래왔던 일이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난 탓일까.

내 마음대로 침묵을 해석하곤, 카엔에겐 아직 버거운 크기의 자지를 천천히 짓눌렀다.

"힉…."

천천히.

천천히.

카엔의 살결이 하나하나 느껴질 정도로 천천히.

"…. ……! ……?!"

방금까지 꾹 다물려있던 순결한 질구가,

내 귀두를 받아들이며 처음으로 음탕한 모양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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