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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엔 사태에 이어 연달아 일어난 성녀 사태.
거듭되는 악재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성녀는 과연 저 책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읽어버린 걸까.
대충 보이는 걸로 봐선 꽤나 뒷부분을 읽고 있는듯한데.
설마 이 짧은 시간 안에 앞부분도 다 읽었겠나 싶긴 하나, 일단은 저 책을 더 이상 못 읽게 막는 것이 우선이었다.
나는 곧장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을 옆으로 치워버린 뒤 굴러떨어지듯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그 즉시 발목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더니, 우당탕 시끄러운 소리가 내 뒤를 따랐다.
넘어지거나 성녀의 물건을 망가뜨린 건 아니었다.
세워져 있던 대걸레가 내 발에 걸려 넘어지는 소리였다.
자연스레 뒤를 살폈다.
그 곳엔 대걸레 말고도 빗자루라든가 양동이 등 내가 밤새 사용했던 각종 청소도구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딱 하나가 빈다.
열람실에서 챙겨온 적갈색 표지의 노트. 그 가장 중요한 물건이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간단명료했다.
지금 성녀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 다름 아닌 그 야설이라는 뜻이었으니까.
시끄러운 소란 속. 성녀는 잠시 책에서 눈을 떼 나와 시선을 맞추었다.
부드럽게 가라앉은 빙하 색의 눈동자. 그 속엔 아무런 불꽃도 느껴지지 않았다.
'분노' 라든가. '경악' 이라든가. 하다못해 '경멸' 따위라도.
아무것도 없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상한 일이었다.
당장 오늘 낮 카엔의 경우엔 어떠했는가. 저 노트를 읽자마자 곧장 바짝 꼬리를 세우곤 온갖 난리를 피우지 않았던가?
하지만 흔들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보는 성녀는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였다.
만약 성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면 '어? 괜찮은 건가?' 혹은 '혹시 작가인가?' 같은 생각부터 들 텐데.
하필이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성녀라, 오히려 꼭 쥔 손바닥 안에서 식은땀이 조금씩 배어 나왔다.
도대체 무슨 의도를 숨기고 있는진 모르겠다만.
확실한 것은, 이것이 절대 기뻐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성녀님. 제가 전부 설명해 드릴 테니 오해하지 마세요."
"오해? 무슨 오해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역으로 물어오는 성녀.
"지금 성녀님이 하고 있으실 오해요."
"저 지금 아무 생각도 없는데. 그냥 책을 읽고 있을 뿐이잖아요?"
나를 향하고 있던 시선이 다시금 책으로 향했다.
이윽고 들려오는 팔락, 팔락, 가볍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리.
그 이후, 성녀는 '아' 하고 짧게 내뱉더니 무심하게 덧붙였다.
"야한 생각은 좀 드는 것 같기도?"
그리 말한 성녀는 아까와는 조금 달라진 표정으로 다시 내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방금 전보다 조금 더 부드럽게 휜 눈매. 옆이 아니라 귓볼 즈음을 향하게 된 입꼬리.
나는 그제서야 저 여유로움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눈치챌 수 있었다.
별로 대단한 것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그녀는 평소와 같은 '성녀'였을 뿐이다.
성녀(聖女)가 아니라.
성녀(性女).
"루크. 궁금한 게 있는데요."
음, 하고 잠시 말을 고르는 성녀.
"혹시 루크는 제대로 된 여성기보다 이상한 곳으로 성교하는데 흥분하는 타입인가요?"
그녀는 언제나와 같은 성희롱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차갑게 가라앉은 눈동자와 달리, 어른의 이야기를 실은 목소리에선 희미한 열기가 느껴졌다.
"지금 이 소설에서 본 표현을 빌리자면, 뒷구멍이라든가."
"아뇨. 그런 취향 없습니다."
"정말요? 여기 나오는 루크는 엎드려 있는 암컷 뒤에서 망가뜨리듯 박아댔다는데요?"
"…이름이 똑같다고 해서 같은 사람은 아니잖습니까."
"아. 그렇구나."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내 머릿속 '성녀'라는 단어에 담긴 이미지는 봉사, 배려, 신실함, 이 세 가지가 전부였다만,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
이상한 년.
이 단어 하나면 성녀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성녀는 고작 말 몇 마디 섞었음에도 진이 빠지는 여인이었다.
다른 여인도 여러 가지 의미로 그런 경우가 많지만, 성녀는 특히나 더.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눈치만 잘 살피면 되는 그녀들과 달리, 성녀는 언제나 저런 주제의 이야기를 입에 담았으니까.
"이상하네요. 도대체 누가 이런 글을 쓴 걸까요?"
속이 뻔히 보이는 질문이었다.
도대체 어디 사는 어떤 남자가 이렇게나 귀족을 엉망진창으로 범하고 싶어할까.
그것을 네 입으로 직접 밝히라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다.
"지금 성녀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진 알겠는데, 그 책 제가 쓴 거 아닙니다."
"헉. 정말요?"
역시 이렇게 되는구나.
거짓하나 없는 진실을 전했으나 예상대로 성녀에게선 장난스러운 대답이 되돌아왔다.
보일듯 말듯 미묘하게 휘어있던 눈꼬리는 이제 완연하게 휘어 함박웃음이 되어있었다.
골치아픈 상황이었다.
"저는 흙바닥과 나뭇가지로 글씨를 배워서 형편없는 실력이지만, 노트에 적힌 것은 다르지 않습니까."
"예쁘게 잘 쓰시더라고요. 저보다 더 잘 쓰는 것 같던데요?"
"……다시 말씀드리는데, 제 글씨 아닙니다. 성녀님."
"네. 작가님. 물론이죠."
여전히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성녀.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데에 필체만큼 간단한 게 없을 줄 알았으나, 누군가를 설득한다는 것은 그토록 만만하게 볼 행위가 아니었다.
성녀의 장난스런 목소리로 미루어보아 어쩌면 이미 대략적으로 상황을 눈치채곤 재미로 놀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지만….
모르겠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피곤해서.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눈 앞이 캄캄할 지경이었다.
"이런 게 취향이셨구나. 으음…."
"취향 아닙니다."
"작가님 취향이 저랑 좀 달라서 아쉽네요. 전 제가 리드하는 편이 훨씬 좋은데. 그런 글은 쓸 예정 없으신가요?"
"그걸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제가 쓴 글 아니라고요."
"그럼 루크는 둘 중에 어떤걸 더 좋아해요? 주도권을 잡고 싶어요? 아니면 여자한테 맡기고 싶어요?"
"…굳이 골라야한다면 전자겠네요. 굴욕적인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음. 역시 소설처럼 귀족의 몸을 제멋대로 다뤄보는게 꿈이었구나. 저도 나름 백작가 출신인데. 큰일이네요."
"제발. 성녀님. 제가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만…."
미간을 꾹꾹 짓누르며 애원했으나, 성녀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만약 제가 어느 날 루크한테 강간당하게 되면 여기 나오는 플레이를 당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럴 일 없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누군가에게 손찌검당한적이 없다 보니, 루크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런지 걱정이에요."
"부응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강간당할 일 없으니까요. 도대체 왜 그런 걱정을 하시는 거에요."
"글쎄요? 왤까요? 이 소설의 작가님껜 살짝 귀띔해줄 생각이 있는데…."
그리 말한 성녀는 읽던 책으로 입을 가리곤 내 얼굴을 슬며시 올려다보았다.
남자로서 솔깃한 이야기긴 하다만, 그녀에게 넘어갈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이또한 그녀에겐 질나쁜 장난에 불과할 테니.
당장 3일 전만 해도 그랬다.
지옥같은 대련 시간이 끝난 뒤 교회에 치료받으러 왔을 때.
음양(陰陽)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엔 잔뜩 발기한 자지와 성녀의 손이 만나면 치유의 효과가 몇 배나 증폭될지도 모른다는 결론으로 끝을 맺었던 적이 있다.
성녀와 단둘이 있게 되면 으레 듣게 되는 개소리 레퍼토리 중 하나였다.
그럴때마다 평민 나부랭이인 나로선 '그거 굉장히 궁금하네요. 당장 제 자지로 실험해보죠.' 같은 반응을 보이는게 아니라,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게 최선이었고.
당연한 일이었다.
성녀는 언제나 순결해야 하니까.
성녀란 그런 존재였으니까.
"필요 없습니다."
나는 성녀의 장난을 받아주지 않고 노트 위에다가 손을 얹었다.
내 얼굴을 가만히 올려다보더니, 가져가라는듯 손에서 힘을 빼는 성녀.
"잘 읽었어요. 작가님. 다른 사람들에겐 비밀로 해줄테니, 다음 편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작…. 아니, 됐습니다."
성녀는 순순히 내게 노트를 돌려주곤 잔에 남은 차를 조심스레 홀짝였다.
마지막에 붙은 작가 타령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내 반박을 포기한 나는 짐을 챙겨 밖으로 걸어나왔다.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 여인이었다.
***
저녁 7시.
주홍빛의 노을에 새카만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 시간이 될때까지 먹은거라곤 빵 몇 조각이 전부인데 허기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희소식이었다.
식비에 돈을 쓰지 않는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었으니까.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중앙구역의 안쪽.
나는 관리되지 않아 쩍쩍 금이 간 계단 밑으로 내려갔다.
점차 눈을 간지럽히던 노을빛이 희미해졌다.
시간이 지나서라기보단, 북쪽 구역에서 나뭇가지처럼 뻗어나온 수많은 건물들이 하늘을 가린 탓이다.
게다가 간혹가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람 몸집만한 쓰레기 봉투탓에 위를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여기에 약에 취한 사람만 길거리에 몇명 나앉아 있었다면, 제국의 '뒷골목' 이나 다름없는 풍경.
그 풍경에 한숨을 내쉬며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섰다.
평민 기숙사는 그 좆같은 풍경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었다.
볼떄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정도로 허름한 건물이라면 소나기가 거세게 내리는 날 와르르 무너져내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만약 구름 위에 떠있었다면 그런 걱정할 필요 없었을텐데…."
기숙사에 도착한 나는 곧장 101호의 문고리를 돌렸다.
문고리는 열쇠 하나 꽂히지 않았는데도 부드럽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잠금장치 따윈 이미 고장 난 지 오래다.
방에 들어서자 침대 하나 책상 하나가 전부인 조그마한 방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래뵈도 나름 아늑하고 살만하다.
정말 침대랑 책상이 끝이었다면 좀 버거웠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은 있으니까.
게다가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사람 두 명 정도 겨우 들어갈 만한 샤워실도 있다.
뜨거운 물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 나온다는 점이 내 방의 몇없는 장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관심 가질 때가 아니다.
삐걱거리듯 움직이던 내 몸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곧장 침대를 향해 내던져졌다.
그리고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추욱 늘어진다.
"으으…. 시발……."
피곤해.
잘거야.
어떻게든 잘거야.
온 힘을 다해 잘거야.
철야의 대가는 생각보다도 더 비쌌다.
얼떨결에 낮잠을 좀 자서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런 건 또 아니더라.
그냥 오늘은 죽은 듯이 자고 싶다. 씻는 것은 내일 아침으로 미루자.
잠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포기하고 불편한 옷가지 정도만 대충 벗어 던진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
─똑똑
"……으으…."
입학 이후로 처음 들어보는 소리가 단잠을 깨웠다.
눈을 비비며 돌아본 창밖은 완연한 어둠 속이다.
몇 시간이나 잤을까?
시계를 살펴보니 시침은 9의 살짝 위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똑똑
"2시간…. 아으……."
피로를 잊기엔 너무나도 짧은 시간.
몸 속에 남은 피곤함은 잠들기 전이나 후나 별다를게 없었다.
온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머리는 누군가가 돌로 내려찍기라도 한 듯 몽롱했다.
─똑똑
오로지 정신을 차리기 위한 마른 세수. 거기에 추가로 죄 없는 앞머리까지 몇 번 위로 쓸어올린 뒤 현관으로 향했다.
도대체 이 시간에 누가 내 방문을 두드린단 말인가.
내 방을 찾아올만한 인물.
당연히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나가던 귀신이 문을 두드렸다는 게 그나마 가장 그럴싸한 추측일 정도다.
그렇게 나는 비몽사몽 현관문을 열었다.
정말 귀신이면 어찌하느냐는 걱정과 함께.
"…아."
조그마한 탄성.
목소리는 보다 낮은 곳에서 들려왔다.
그에 따라 살짝 시선을 낮추니 그제서야 무언가 복슬복슬한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새카만 늑대 귀였다.
쫑긋거리다가, 움찔거리다가, 마지막엔 잠잠해지는.
"…카엔 님?"
"아, 아! 안녕, 어, 루크, 아니, 변태."
카엔은 고장 난 듯 대답하다가 고개를 힘껏 올려 나를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뭘 그리 넋을 놓고 보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카엔의 시선이 닿을만한 곳엔 구깃구깃한 셔츠에 감싸진 내 몸뚱이밖에 없는데.
아직 피곤함이 가시지 않은 탓일까.
어쩐지 카엔의 두 뺨에 홍조가 옅게 서려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 시간에 제 방은 왜 찾아오셨어요?"
"그게, 음…."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말이 끝나자마자 카엔의 시선이 다시 물끄러미 밑으로 향한다.
"내가 그…. 생각을 해 봤는데."
"생각?"
"네가 어쩌다 잘못된 길로 빠졌을까, 그런 생각."
"…아."
그 이야기를 하러 왔구나.
흥미가 순식간에 식어갔다.
잘못된 길로 빠져? 그럼 카엔이 직접 올바른 길로 인도라도 해주겠단 뜻일까?
아니면 뭐, 평민이 귀족에게 갖추어야 할 예우 따위를 가르치겠다는 뜻일까?
어느쪽이든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다.
나는 그냥, 잠이나 자고 싶었다.
"당근과 채찍이라고 알아?"
그러나 카엔의 입에서 나온 것은 예상과 조금 다른 이야기였다.
당근과 채찍.
살면서 몇번인가 들어본 흔한 이론 중 하나다.
쉽게 말해, 사람이든 동물이든 항상 다그치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할땐 위로와 격려도 적절히 섞어야 한다는 이론.
대충 무슨 생각을 하고 말한건지 짐작이 갔다.
"예. 알긴 압니다만."
"내가 네 주인으로서 그 둘을 번갈아가며 썼어야 했는데, 너무 채찍만 휘두른 것 같아."
"……."
"그러니까, 대련이 끝나면 가끔 맛있는 것도 먹이고 그랬어야 했는데 너무 때리기만 했다구."
그러니 그런 변태 같은 글이나 쓰지, 하고 작게 중얼거리는 카엔.
맛있는 걸 먹여야 했다고 하는걸 보니, 아마 앞으로는 몸 여기저기를 부러뜨린 뒤 그 대가로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겠다는 뜻인가 보다.
와. 기뻐라.
조금이나마 생기려던 흥미가 곧바로 식었다.
그래도 가끔 식비를 아낄 수 있다는 건 꽤 기분 좋았다.
"그러니까 비켜. 변태."
"예? 들어오시게요?"
"그동안 쌓인 당근 줘야지. 네 주인으로서."
"당근을…? 지금 빈손이시잖아요?"
"그, 그래도 줄 수 있어…! 네가 엄청 좋아할 만한 걸로! 연습도 조금 했으니까…!"
빈손인데 음식을 주겠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피곤한 탓일까.
아무래도 대화 몇 개를 한 귀로 흘린 모양이다.
내가 이상한 야설을 쓰고 있는 것 같으니.
그 이유가 카엔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고.
이제부터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쓸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 당근을 줄 생각이다.
아무래도 당근을 줄 생각, 이 부분 이전에 무언가 못 듣고 넘긴 모양인데.
뚜벅, 뚜벅, 카엔이 곧장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소리.
나는 머리를 한 번 긁적이곤 현관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