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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 속 중간보스와 히로인들이 내게 집착함-103화 (103/148)

〈 103화 〉 입학 시험 (2)

* * *

숙소로 향하던 길.

“강현 씨, 혹시 오늘 밤에 어떠세요…?”

내 옆으로 다가온 레이는 다른 사람들 몰래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양쪽 볼 살짝 붉어진 레이는 어딘가 부끄러운 듯, 미세하게 떨리는 두 눈방울로 강현을 올려다보았다.

“저, 저희 안 한 지 엄청 오래됐잖아요. 그리고… 오늘 시험 보시느라 고생도 하셨고, 내일 실기시험도 잘 치루 시라는 의미에서….”

마차 입에 집적 담기는 부끄러워 돌려 말하고 있었지만 레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하고 싶으면 편히 말하면 되지. 왜 그렇게 눈치를 봐.”

그런 레이의 모습이 귀여워 절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강현이 말했다.

2달 전, 첫날밤을 보낸 뒤.

총 2번 정도 더 잠자리를 가졌지만, 아직 익숙해지기엔 부족한 모양이었다.

“….”

레이는 얼굴을 더욱 붉히며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여자인 만큼, 남자에게 먼저 잠자리를 요청하는 것은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응해줄 생각이었지만 먼저 원해오지도 않고.

분명 관계를 맺을 때마다 보이는 모습을 봐서는 싫어하는 모습도 아니었다.

“나야 먼저 원해줘서 고마울 뿐이지만… 으음….”

잠시 고민했다.

레이를 아껴주고 싶은 마음에 선뜻 먼저 잠자리를 함께하자고 하지 않았으나, 레이가 먼저 원할 때만큼은 절대 거부할 생각이 없었다.

레이와 속궁합이 잘 맞았던 만큼, 관계가 좋기도 했고.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엘리스를 어디에 둬야 할 지에 관한 문제가.

­나는 레이 숙소에 가 있을게요. 얼마 전에 했으니까.

고민하던 중, 엘리스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왔다.

­그럼 미안한데 좀 부탁할게.

­네, 그 대신 시험 끝나고 돌아가면 저도 해주세요?

엘리스는 원체 털털한 성격인 만큼, 잠자리를 청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다.

그런 만큼 엘리스는 레이보다 더욱 많은 잠자리를 가질 수 있었고.

마음 같아서는 강현이 자신하고만 관계를 맺어줬으면 했던 엘리스였지만. 지금 이 관계에서 독점욕을 부릴 생각은 없었다.

타협심과 적절한 양보.

강현의 여자가 되기 위해선 당연히 가져야 할 덕목이다.

그는 이미 여러 명의 여자를 연인으로 두기로 했으니까.

­응, 알겠어. 그만해달라고 빌 때까지 해줄게.

­뭐, 뭐래요…!

그렇게 해주는 걸 좋아하면서.

조금 솔직하지 못하긴 했지만 상관없겠지.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엘리스의 외침을 적당히 들어준 강현은 레이를 향해 입을 열었다.

“엘리스가 있을 곳이 필요해서 그런데, 레이. 네가 배정받은 숙소에다가 데려다주고 올 수 있겠어?”

“당연하죠.”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인 레이가 대답했다.

다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각자가 배정받은 숙소로 흩어졌다.

강현은 곧장 숙소로 들어와 조만간 찾아올 레이를 위해 깨끗하게 씻어뒀다.

‘지금이 7시고…, 실기시험이 9시부터니까….’

지금부터 실기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총 15시간.

이런저런 준비시간이 1시간이라 생각하고, 수면시간을 한 7시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최소 5시간은 할 수 있다.’

내일의 실기 시험으로 인해, 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시간이 꽤 있었다.

5시간으로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평균 7시간.

많으면 9시간.

강현이 한번 관계를 맺을 때마다 사용하는 시간들이었다.

‘일단 피임약부터….’

강현은 몇 개월 전.

언제가 맺을 관계를 대비하기 위해 만들었던 남성용 피임약을 인벤토리에서 꺼내 들었다.

뚜껑을 열고 마시려 한 순간.

똑똑똑.

“가, 강현 씨 저예요.”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장 자리에서 일어난 강현은 방 문을 열어주었고, 뭐가 그리 급한 것인지 레이를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왔다.

“휴유…,”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래?”

“여, 여기 남자 기숙사잖아요…. 혹시 다른 사람들이랑 마주칠까 봐요. 다행히 마주친 사람은 없었지만.”

“아….”

확실히 그런 문제가 있었구나.

“다음에는 그냥 내가 가는 걸로 할까?”

아무래도 다 큰 여성이 다른 남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는 꽤 힘들겠지.

많이 부끄럽기도 할 테고.

그런데 이게 그렇게 잘못된 일은 아니었다.

특별한 것도 없었고.

이미 귀족가의 자제들이 사용인으로 데려온 메이드를 방으로 들이는 모습만 3번은 봤으니까.

그래도 레이가 부끄러워하고 있으니까.

“그…, 번거롭게 해 드리기는 죄송한데…. 솔직히 그래 주시면 감사할 거 같아요.”

“응, 알겠어. 아카데미 입학하고 나서부터는 그렇게 하자.”

뜬금없지만 레이의 대답을 들은 강현은 작게 웃었다.

옛날의 레이였다면 무조건 괜찮으니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겠지.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의 요구를 말하게 되었다.

예전보다 더욱 가깝고 편한 관계가 되었다.

그 사실이 기뻐서 웃은 게 아닐까.

또한 엘리스를 다른 방으로 보내는 것보다 나은 거 같기도 하고.

“고마워요.”

“뭘 이런 걸로…. 씻고 왔어?”

대답하던 중, 은은하게 풍겨오는 달콤한 샴푸 냄새에 물었다.

“네, 그 편이 더 나을 거 같아서요.”

“아…, 그렇구나….”

“… 왜 아쉬워하시는 건가요?”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 막 씻고 나온 레이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니까.

상기된 피부와 약간의 물기가 남은 머릿결에서 오는 야릇함이 꽤나 각별한 만큼.

“씻고 나왔을 때 모습을 못 보는 게 아쉬워서.”

“그, 그게 왜요…?”

“그런 게 있어.”

레이는 작게, ‘변태’라고 읊조렸다.

맞는 말이니 빠르게 인정하고 넘기기로 했고.

“그런데 강현 씨, 이게 뭔가요?”

그러던 중, 침대 위에 올려져 있던 유리병을 본 레이는 강현에게 물었다.

초록색의 액체가 담겨있는 유리병.

이 정도로 짙은 녹색의 포션은 처음 봤기에 이게 뭐지 싶었다.

“아, 그거 피임약.”

“아….”

레이는 강현과 첫 경험을 맺었을 때, 당연히 임신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당시 레이는 배란일이었다.

거기에 더해 자궁을 가득 채울 정도의 사정을 몇 번이나 당했었고.

뱃속 아이를 상상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레이는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의료원에 들려 여의사에게 들었다.

임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충격에 빠져 강현에게 물어봤더니 본인이 직접 만든 남성용 피임약을 복용했다고 했었다.

이 세상에서 먼지 한 톨조차 남기고 싶지 않은 증오스러운 원수.

그래도 강현이 임신을 원치 않으면 어쩔 수 없겠지.

만약 임신했을 때, 이제 막 아카데미에 입학한 강현이 온전히 학업에 신경 쓰지도 못할 테고.

이성적으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있지 않던가.

레이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물었다.

“그…, 오늘도 쓰실 건가요?”

“응, 당연히 그래야지.”

“그…, 직접 먹는 피임약은 몸에 안 좋다고들 하던데…, 또… 밖에다가 하시면 괜찮으실 테고.”

“내가 직접 만들어서 몸에 악영향은 없어. 그리고 밖에 사정해도 확률이 아예 없는 건 아니잖아.”

역시 그렇겠지.

조금 아쉬웠다.

“무슨 마음인지 알아. 그래도 지금은 너무 이르잖아. 조금만 기다려줘. 응?”

아쉬워 보이는 레이를 달래주기 위해, 강현은 부드럽게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저 괜찮아요.”

그냥 말하지 말걸.

후회했다.

괜한 욕심으로 강현에게 부담감만 준 거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괜찮기는 무슨, 여기 툭 튀어나와 있는데.”

피식, 웃은 강현은 살짝 튀어나와 있는 레이의 아랫입술을 살짝 누르며 말했다.

“일단 입학부터 해야겠지만. 아카데미 졸업하고, 결혼도 한 다음에 하자. 알겠지?”

“… 네.”

“그럼 이리 와.”

강현은 옆에 앉아있던 레이의 허리를 끌어안고, 붉은 레이의 입술에 입술을 포개었다.

“움…. 쪼옥….”

여러 번, 입술끼리 닿았다 떨어졌다는 반복한 뒤, 레이의 입술이 천천히 위아래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곧장 강현은 그녀의 입 속에 혀를 넣었고,

“하움…, 쭈웁… 흠… 쪼옥…♡”

서로의 혀가 얽히기 시작했다.

서서히 섞이기 시작하는 서로의 타액.

입안 곳곳을 애무하는 혀끝의 놀림.

밀착한 몸에서부터 느껴지는 상대의 체온.

키스에서 단맛을 느낄 순 없었지만 그 무엇보다 달콤했다.

“하아…. 하아….”

그렇게 5분 정도.

서로를 끌어안은 채로 했던 키스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멀어지는 서로의 입술 사이에서 투명한 선이 쭈욱, 늘어지다가 뚝하고 끊겼다.

상기 된 레이의 뺨과 몽롱한 눈빛.

미처 다물어지지 않고 살짝 벌어진 입술.

이제 충분히 준비가 되었음을 확인한 강현은 레이를 침대 위에 눕히고 그녀가 입고 있던 바지를 벗겼다.

늘씬한 다리는 잡티 하나 없이 새하얬으며 길었다.

그 사이, 연분홍 색의 꽃잎 사이로 애액이 흘러나와 음부를 젖시고 있었다.

"으읏…."

이미 여러 번이나 보여줬음에도 아직 부끄러움이 가시질 않을 걸까.

레이는 작게 숨을 삼킨 채, 오른 팔로 하관을 가리고 시선을 돌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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