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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 속 중간보스와 히로인들이 내게 집착함-97화 (97/148)

〈 97화 〉 입학 준비 (5)

* * *

아멜리아가 강현에게 찾아오든, 강현이 루이스플 공작가로 직접 찾아가든.

서로 여러 가지 일로 바쁜 탓에 자주 만날 수 없었던 그들은 오랜만에 만날 날이면 곧장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사실상 강현과의 연인 사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런 만큼 엘리스가 그들의 데이트를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그래. 원래였다면 그랬어야 했지.’

머리 위에서부터 쏟아지는 따듯한 물을 맞으며 엘리스가 생각했다.

이제 아멜리아도 20살이 되었다.

강현이 여자로 보는 나이가.

이제 데이트를 하러 나간다고 해도 맘 편히 있을 수 없다.

‘아주 제대로 작정했던데.’

아멜리아는 자신의 가문을, 그리고 가문의 상속권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인물이다.

그런 아멜리아가, 심지어 머리도 좋고 실력도 괜찮은데 입학시험 준비를 핑계로 강현과 동거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항상 함께 다니던 히엘까지 어디론가 떼어놓고 온 거겠지.

‘결판을 내야겠네.’

강현이 13살일 때 처음 만난 후로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키워온 과일을 수확할 때였다.

중간에 레이가 끼어들어 첫 번째를 슬쩍해간 것이 아쉽긴 했으나, 진짜 어쩔 수 없는 이유였기도 했고.

물을 잠갔다.

더 이상 따듯한 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되었다.

머리카락을 쥐고 물기를 꽉 짜낸 뒤, 마른 수건으로 정성 들여 말렸다.

거울 앞에 선 모습은 꽤 봐줄 만했다.

엘리스도 자신의 외모와 몸매가 평범한 여자들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으니.

“뭐….”

다른 여자들아 아무리 날고 기어봐라.

강현의 첫 번째가 되는 건 자신이니, 라는 마음을 품고 머리를 만졌다.

“음, 좋네.”

살짝 물기가 남은 머리카락과 열기로 인해 살짝 달아오른 피부까지.

의도했던 대로 퇴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봉긋한 가슴과 얇은 허리.

넓은 골반까지.

“흐흐흥~.”

기분 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강현 몰래 챙겨 들어왔던 속옷을 꺼내 들었다.

“…. 이걸 보고 어떻게 참겠어.”

성인 용품점에서 강현과 다른 여자들 몰래 공수해온 검은색 속옷을 보며 엘리스가 중얼거렸다.

반투명한 천은 속살이 비춰보였고 가슴 중앙과 고간 위로 작은 꽃 모양의 무늬가 새겨져 유두와 음부만 간신히 가릴 정도였다.

마무리로 스타킹과 가터벨트까지.

준비해온 의상을 모두 착용한 엘리스는 다시 한번 더 거울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역시 잘 골랐다.

스스로의 선택이 대견할 따름이었다.

검은색 속옷들은 엘리스의 몸매에서부터 육감적인 분위기를 부각해주고 있었다.

가터벨트와 연결된 검정 스타킹은 각선미를 살려주었고,

‘지금까지 잘 참아오셨는데….’

이제는 못 참으시겠지.

엘리스는 감히 단언할 수 있었다.

레이와의 약속도 끝났다.

그리고 예전부터 기대해왔다.

가끔 씩 거칠고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는 강현이 침대 위에서는 어떨지.

“또 젖었네….”

엘리스는 자신이 이렇게 물이 많은 지, 강현을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원래였다면 지금 욕실에서 강현 몰래 자위를 했겠으나, 당장 밖에 강현이 기다리고 있는데.

엘리스는 욕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엘리스한테서 기대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더 이상 감정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방 안에 배치된 욕실 안에서부터 물이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강현은 잠시 긴장했다.

엘리스는 페론으로 돌아가서 보자고 당부했었다.

아멜리아와의 데이트가 예정되었단 말을 듣고는 갑자기 하루 더 같이 자겠다고 말을 바꾸었고.

강현 보고 씻으라고 말한 뒤, 욕실에서 나오기 무섭게 씻으러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일련의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강현을 모를 수가 없었다.

엘리스와 관계를 맺을 것 또한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고.

‘좋아.’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최선을 다하자.

엘리스는 오래전부터 강현을 유혹해온 만큼 성관계를 맺고 싶어 했다.

하지만 강현은 약속으로 인해 엘리스를 항상 미뤄냈고.

이제 그럴 필요도 없다.

‘엘리스도 분명 처녀라고 했었지.’

직접 확인해봤다는 엘리스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첫 경험인만큼 최고의 추억으로 만들어주겠다고, 강현은 다짐했다.

레이와의 관계를 맺었을 때, 자신이 성관계에 꽤나 재능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고.

욕실에서부터 들려오던 물소리가 끊겼다.

이제 다 씻은 걸까.

“후우….”

한숨을 내뱉음과 동시에, 마른침을 살폈다.

아무리 다짐해도, 누군가의 처녀를 받는 만큼 책임감이 따른다.

그로 인한 긴장감 또한 당연한 거라 어쩔 수가 없어 아쉬울 따름.

하지만 기대된다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강현은 기다렸다.

엘리스가 서둘러 나오기만을.

물소리까 끊긴 지 어언 10분 후.

욕실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문 사이로 후끈한 열기와 함께 뿌연 수증기가 흘러나오며 그 사이로 엘리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와….”

엘리스를 본 강현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엘리스는, 아름다웠다.

그녀와 처음 만나고 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생각이었으나, 오늘따라 더욱 엘리스의 아름다움이 새삼스럽게 와닿았다.

역시 레이에게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목욕을 마치고 막 욕실에서 나온 여인의 모습만큼 선정적인 것이 더 있을까.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부터 붉게 달아오른 순백의 피부까지.

엘리스 특유의 날카로운 인상과 어우러져 퇴폐적인 분위기는 가히 폭발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 주인님, 너무 뻔히 쳐다보시는 거 아니에요?”

가슴 밑으로 팔짱을 끼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은 엘리스가 물었다.

강현의 시선이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핥듯이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원인 모를 짜릿함을 느끼며.

“흐, 흠흠….”

엘리스의 말에 괜히 무안해진 강현은 절로 헛기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말대로 뻔히 바라보고 있었으니.

하지만 남자의 본능 상 어쩔 수 없었다.

엘리스는 평소에도 나름 성정적인 속옷을 입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오늘 그녀가 입은 속옷은 이전보다 훨씬 자극적인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각선미를 살려주는 스타킹과 연결된 가터벨트까지.

“네가 예뻐서 그런 거야.”

그리고 곧장 여유를 되찾은 강현은 미소를 지은 채 엘리스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야하면서도 아름다운 육체의 굴곡에서 눈을 쉽게 돌릴 수 있는 남자는 거의 없을 거다.

강현은 단언할 수 있었기에 당당했다.

거기에 팔짱을 낀 탓에 절로 모아진 엘리스의 풍만한 가슴은 더욱 깊은 계속을 형성시켜 시선을 빨아들이는 것만 같았다.

아리아, 아멜리아, 레이, 엘리스, 라비.

순서대로 봤을 때, 가슴 크기로는 엘리스가 4등이었지만 그녀도 만만치 않은 글래머였기에.

레이의 가슴이 얼굴보다 조금 더 크다면, 엘리스는 얼굴과 비슷한 정도의 크기랄까.

“그, 그래요?”

당황하고 부끄러워할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예상과 달랐던 반응에 당황한 엘리스가 되물었다.

역시 첫 경험을 맺고 한층 더 성숙해진 걸까.

놀리는 맛이 사라져 아쉬웠지만…, 이건 이거대로 나름의 맛이 있었다.

그리고 강현을 놀린다는 행위가 좋은 게 아니었다.

강현이라서 좋았던 거지.

“응, 달에서 내려온 선녀님 같네.”

“뭐, 뭐래.”

당황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엘리스를 보며 강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제야 엘리스는 자신이 당했음을 깨달았다.

“선녀님은 하늘하늘한 옷을 입지 이런 야한 옷 안 입을 걸요?”

곧장 질 수 없었던 엘리스가 말했다.

고작 레이랑 한번 관계를 맺었다고 이렇게 여유 부리다니.

너무 방심하는 게 아닌가, 라고 경험 횟수 0회에 빛나는 처녀 엘리스가 생각했다.

“이렇게 변태일 리도 없고.”

그렇다고 평소 성격이 어딜 가는 건 아니었다.

엘리스는 침대 맡에 앉은 강현의 허벅지 위로 걸터앉아 그의 뒷목을 끌어안았다.

그의 가슴팍에 자신의 가슴이 짓눌리고 있음을 깨닫고.

“후훗….”

작게 웃음을 흘렸다.

얼굴이 붉어진 강현은 엘리스의 시선을 피했으니까.

“강현 씨 어딜 보시는 거예요. 아까 너무 뻔히 쳐다본다 해서 그런 거예요?”

“그…, 일단 내려올래?”

바지 밑에서 발기된 음경이 부드러운 엘리스의 피부를 찌르고 있는 감각이 느껴져 왔다.

부드러운 두 덩이의 가슴이 음란하게 짓뭉개져 있었고.

서로의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열심히 이빨을 닦아서 다행이다.

강현은 생각해했다.

“싫은데요. 오늘은 절대 안 놔줄 거라서요.”

강현의 뒷목을 끌어안고 있던 팔에 더욱 힘을 준 엘리스.

그저 말뿐이 아닌 진심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주인님도…, 기대하시고 계시잖아요.”

겹쳐진 서로의 몸 사이로 손을 넣으며 말했다.

엘리스의 손은 자신의 아랫배를 쿡쿡, 찌르고 있던 강현의 음경을 바지 위로 붙잡았고.

‘이대로만 가자.’

엘리스는 생각했다.

지금 분위기가 좋다고.

이렇게만 간다면 관계를 맺을 때 자신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거다.

역시, ‘노련한 여자의 밤’과 ‘그 이의 마음을 휘어잡는 법’을 열심히 정독한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 외 기타 등등, 여러 가지의 책들도.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 주세요. 주인님.”

마무리로 강현의 귓가에 입을 덴 엘리스가 고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 알겠어.”

“후우… 흐으… 훕…..”

강현은 엘리스의 허리에 팔을 둘러, 그녀를 끌어당긴 뒤, 입술을 포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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