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화 〉 첫날밤 (3)
* * *
옅은 비누향이 은은하게 펴져온다.
바라보는 눈빛이 떨리고.
서로의 채취와 눈빛을 느끼며 먼저 입을 연 것은 레이였다.
“강현 씨가 직접 벗겨주세요….”
수줍게 건네는 말이 한껏 떨리며 묘한 열기가 깃든다.
고대하던 순간이 도래하고 강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심장이 쉴 새 없이 요동친다.
속이 불편할 정도의 두근거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좋은 기분이었다.
“응.”
긴장한 강현은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을 내놨다.
실크 소재의 나이트가운을 걸친 레이의 고혹적인 자태를 보고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관능적인 나이트가운의 굴곡은 가슴과 엉덩이의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허벅지가 나이트가운 밑으로 전부 드러나고 있기에, 입 안이 바짝 말라간다.
“읏….”
강현이 손을 움직여 나이트가운의 끈을 천천히 풀어냈다.
관계를 맺자고 한 장본인임에도 몸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레이는 옅은 신음을 절로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까지 그의 손을 움직여 가슴을 만지게 했던 자신이었는데.
고작 몇 분 만에 사람이 바뀌었다.
“… 예쁘다. 진짜.”
끈을 풀어내자, 중간에 모여있던 앞섬이 양 옆으로 벌어졌다.
젖가슴의 가운데가 그 사이로 드러나며 풍만함이 두드려졌다.
잡티 하나 없이 매끄럽고 뽀얀 속살은 절로 음심을 유혹했다.
완전한 나체가 된 것도 아니고, 앉은 자세로 인해 음부가 노출된 것도 아니었지만, 레이의 뇌쇄적인 아름다움.
여러 감상들은 결국 하나로 귀결되고 강현은 순수한 감탄을 내뱉었다.
“예쁘다, 진짜.”
그녀의 외모, 몸매뿐만이 아니다.
성격과 마음, 부끄러워하는 지금의 표정들까지 전부 예뻤다.
일천의 여인.
청혼만 천 번 넘게 받았던 이유는 분명 존재했다.
“읏….”
그런 강현으로 인해 안 그래도 붉었던 레이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분명 강현이 자신을 바라봐줄 때마다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순수한 애정이 깃들든, 음심이 깃들어있는 눈빛이든.
그렇기에 신체가 노출되는 드레스에 회의적이었던 레이는 드레스를 즐겨 입게 되었다.
노출된 다리와 가슴은 강현의 시선을 끌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부끄러움을 숨길 수 없었다.
본인이 먼저 성관계를 맺다고 청했음에도.
“고마워요….”
레이는 무릎 위로 모은 양손을 꼼지락거렸다.
너무나도 부끄러워 당장 노출된 젖가슴과 음부를 가리고 싶었지만, 강현이 더욱 봐주면 좋겠다는 두 개의 생각이 서로 충돌하며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부끄러울 만도 하지.’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강현은 레이보다 더욱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성의 신체를 보는 것은 이번 만이 아니었으니.
지금 만큼은 매일 밤마다 속옷 차림으로 잠을 청하던 엘리스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 비교적 여유로움을 바탕으로, 은근한 미소를 머금은 강현이 꼼지락 거리고 있는 레이의 양손 위로 손을 얹었다.
“걱정하지 마, 나만 믿어.”
“… 네.”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 레이가 힘차게 대답하며 강현을 바라봤다.
그런 그의 듬직함에 편안함을 느껴 굳어있던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함을 느꼈다.
“그럼 마저 벗길게.”
강현은 손을 뻗어 나이트가운을 위에서부터 천천히 벗겨내기 시작했다.
어깨가 드러난 뒤, 유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풍만한 젖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분명 상당한 크기임에도 아주 약간의 처짐도 없이, 탄력적이며 보기 좋은 물방울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위로는 연분홍빛 젖꼭지가 어서 빨아달라는 것처럼 단단하게 솟아올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나이트가운을 모두 벗고, 레이는 그제야 완벽한 나체가 되었다.
앉아있는 자세 탓에 음부를 온전한 모습으로 볼 순 없었으나, 위쪽의 균열이 얇고 매끈한 허벅지 사이로 살짝 노출되어 있었다.
“어, 어떠세요…?”
무릎 위로 모아뒀던 양손을 옆으로 뻗고, 모아뒀던 다리를 살짝 벌려 강현에게 음부가 잘 보이도록 한 레이가 물었다.
미쳐버릴 듯이 부끄러웠지만, 강현이 봐주고 아름답다고 해주며 흥분해주길 바랐기에.
“….”
강현은 대답할 여유도 없이 은근하게 선정적인 레이의 자세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앞쪽으로 가슴을 내밀어 풍만함이 더욱 두드러졌으며, 살짝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는 레이의 임부가 드러나 있었다.
아무런 티끌 없이 보기 좋은 연분홍색의 음부는 1자로 굳게 다물어져 있었음에도 투명한 애액체 푹 젖어있었으니.
이 장면은 뇌리에 새겨놓아야만 했다.
그게 남자의 본능이니까.
“강현 씨?”
그리고 자신을 부리는 레이의 목소리에 강현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레이의 몸에서 시선을 돌릴 수 있었다.
“예뻐, 엄청.”
은은한 달빛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피부.
나올 곳이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모든 사람들의 이상이 되는 몸매.
아름다움 외모까지.
“하늘에서 여신들이 내려와도 너한테는 안될걸.”
지금의 레이보다 아름다울 수는 없을 거라고 강현은 확신했다.
조금 오글러렸을까, 걱정한 강현이 레이의 표정을 살폈다.
레이는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강현의 시선과 표정, 그리고 나이트가운 위로 볼록 튀어나온 무언가가 그의 감상을 대변해주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달콤한 말까지.
그 달콤함에 점점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럼….”
레이를 벗겨준 강현은 자신의 나이트가운을 벗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 특히 사타구니 사이에 박혀있는 레이의 시선을 느끼며.
“와아….”
레이가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강현과 함께 생활하며 여러 번 봐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마치 조각된 것처럼 군살 하나 없이 단단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몸.
끈을 풀어냄으로써 노출된 상체를 보자 아랫배가 웅웅, 진동하며 간지러워지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지금까지 열심히 운동한 보람이 있네.’
그런 레이의 시선을 느끼며 강현은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
회귀한 이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심히 운동해온 만큼, 강현은 자신의 몸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
강현은 이제 허리에 묶어두었던 끈을 풀어냄으로써 완전한 나체가 되었다.
“…!”
그리고 레이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숨을 삼켰다.
동시에 압도당했다.
나이트가운 밑으로 가려져 있던 강현의 음경은 레이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크기였으니.
언제가 강현과 맺게 될 성관계를 대비하기 위해 공부 용으로 봤던 책과 그림들보다 훨씬 길고 굵었다.
심지어 위를 향해 솟아있는 음경은 조금씩 흔들리며 엄청나게 단단해 보였다.
‘듣던 거랑 다른데요…!’
여자 모험가들과 마을 주민들은 말했다.
평균적으로 10cm 정도의 크기라고.
무슨, 강현은 그것보다 2배는 더 커 보였다.
“… 레이야, 괜찮아?”
자신의 음경에 시선을 고정한 채, 놀란 듯 살짝 입을 벌리고 있는 레이를 보며 강현이 물었다.
“네, 네에…! 다, 당연, 다녀나죠…!”
강현의 말에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레이가 시선을 돌리며 답했다.
혀가 꼬여 이상하게 대답해버려, 수치심이 들었다.
하지만 저게 과연 자신의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걸까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아니, 의문보다는 기대였다.
“너무 걱정하지 마. 최선을 다해서 임할 테니까.”
강현은 자신의 성기가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
이성의 앞에서 모습을 꺼낸 것은 처음이었으나, 레이의 반응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혹여나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거겠지.
그런 만큼 그녀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다정한 말을 꺼내며, 그녀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거, 걱정이라뇨….”
걱정은 무슨.
레이는 한창 기대 중이었다.
누구한테 들었던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기억난다.
크고, 굵고, 단단할수록 더 기분 좋다고 누가 말했었지.
레이는 더욱 정신을 차려야 했다.
자신만 기분 좋아져서는 안 된다.
“저도 잘 부탁드릴게요.”
“응.”
강현의 대답을 들은 레이는 미소를 짓고 침대 맡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강현의 앞에 선 뒤, 허리를 숙여 그의 양 무릎에 손을 얹었다.
허리를 숙임으로써, 풍만한 가슴이 아래로 쏠려 야릇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가슴이 그린 두 개의 호선 사이로는 레이의 음부가 슬쩍슬쩍 보이고 있었고.
분명 자신의 자세가 어떤지 레이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엄청난 절경이었다.
“자,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
자신의 눈 바로 앞에서, 강현의 것이 한차례 껄덕인 걸 본 레이가 물었다.
“으, 응? 알겠어.”
뭐를 실례한가는 건지 강현은 알 수 없었으나 일단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다.
강현의 대답을 들은 레이가 그의 무릎을 양 쪽으로 벌렸고, 적당한 공간이 생겨났다.
그와 동시에 2개의 고환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주름져있는 모습은 아름다움, 보기 좋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레이를 흥분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저, 강현 씨가 좋아해 주시길 바래서 열심히 공부해왔어요.”
강현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그를 올려다보며 레이가 말했다.
“그런데…, 직접 해보는 건 처음이라서…, 잘 못해도 너무 실망하진 말아주세요.”
뭘 해주려는 걸까.
아마 자세로 봐서는 펠라치오나 파이즈리 중 하나겠지.
강현은 기대감으로 부푼 가슴을 억누르고 확실히 해둬야 할 것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내가 왜 실망해. 네가 못하고, 혹시라도 우리 둘의 속궁합이 맞지 않더라도 나는 너를 사랑할 거야, 네가 아름다워서 좋은 것도 있지만, 너의 외모만 보고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니까.”
강현은 분명 레이의 아름다운 외모가 좋다.
육감적인 몸매는 항상 머릿속에서 떠올랐고.
하지만 오직 그것뿐이었다면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을 거다.
레이가 남들에 비해 훨씬 아름다운 건 사실이지만 이 세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중, 아름다운 사람들은 분명 엄청나게 많을 거고.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먼저 생각해준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망설임 없이 돕는 선함을 지니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의지하고 존경하는 멋진 여인이다.
그렇기에 강현은 지난날들을 잊고 레이를 감히 사랑한다고 단언할 수 있는 거였다.
그런 레이가 자신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상스러운 행위까지 공부해왔다고 한다.
이미 그 정도면 충분히 고맙고 사랑스러워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처음이라서 서툴면 어떤가.
혹시라도 속궁합이 맞지 않아서 밤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 어떻고.
상관없다.
고작 그걸론 레이의 매력에 아주 작은 티끌조차 남길 수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좀 위험했다.
아주 작은 자극만으로도 곧장 사정해버릴 정도로.
“강현 씨….”
레이는 표정에 감동의 기색이 짙어졌다.
항상 이렇게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따듯한 말을 속삭여주는 건 반칙이다.
심장이 터져버릴 거 같으니까.
안 그래도 너무 사랑해서 미칠 거 같은데, 여기서 더 사랑하게 만들어버리면 어떡해.
“그리고 부끄러워하고 있잖아,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돼.”
“아뇨, 괜찮아요. 제가 해드리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사랑하기에 하는 거다.
설령 천박하고 상스러운 짓일 지라도, 강현이 기뻐해주기만 한다면 레이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강현 씨가 저를 사랑해주시는 것보다 백배는 강현 씨를 사랑하니까요.”
흑벌의 꿀처럼, 구름의 설탕처럼.
달콤한 목소리가 강현의 걱정을 순식간에 사그라들게 만든다.
“그럼….”
레이가 상체를 숙였다.
유려한 굴곡을 이루는 가슴이 음경을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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