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3화 (53/131)

“웁...!”

갑자기 한여름이 내 뺨을 손바닥으로 부여잡고 키스했다.

“쭙... 흡...!”

뜨겁고 끈적한 타액이 새어 나오는 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격렬한 키스를 이어나갔다.

퍽- 퍽-

비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금씩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면서 거세게 내려찍었다.

묵직한 무게감이 하반신을 짓눌렀다.

철퍽철퍽철퍽-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질척한 소리가 연신 방안을 울린다.

부드러운 속살의 감각에 머리가 새하얘질 것만 같았다.

첫경험보다 하면 할수록 조임도 강해지는 듯했다. 이것도 나름 스킬이라면 스킬인지.

“학... 학! 학!”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지는 머릿결과 출렁이는 가슴, 동물과 같은 본능적인 신음이 오감을 자극했다.

“하윽... 내 보지, 조아? 학...!”

“그런 말 어디서 배웠어.”

찰싹.

한여름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살짝 쳤다.

“...악. 좋냐고 나쁜놈아...!”

“어. 좋아. 니 보지 존나 좋아.”

“하윽...! 그거 존나... 꼴린다... 읏...!”

철퍽철퍽-

허리를 마구 들썩이면서 한여름이 스스로 피스톤질했다.

말캉말캉한 엉덩이를 양손으로 가볍게 잡고 움직이는 걸 도왔다.

“하으... 내, 내가 알아서 할 거야...! 너 가만있어.”

무슨 쓸데없는 고집인지.

엉덩이 대신 출렁이는 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잡았다.

퍽- 퍽- 퍽-

움직임이 더 격렬해짐에 따라, 사정감을 참긴 더 힘들어졌다.

“야, 좀만 천천히....”

“핫...! 하아앙...! 악...!”

내 말은 안중에도 없이 한여름의 허리무빙이 더 빨라졌다.

쭉쭉 빨아들이는 흡입력에 결국 한계가 다가왔다.

“하아아앙...!”

한여름이 다리를 꾸욱 오므리면서 내 머리를 양손으로 꽉 감싸 안았다.

울컥! 울컥! 울컥!

착즙 같은 조임에 결국 그대로 사정했다. 당연히 질내사정이었다.

“하아아....”

한여름이 엉덩이를 내 사타구니에 딱 붙인 채, 탁한 숨을 내뱉으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질벽의 꿈틀거림이 정자를 짜내며 황홀한 사정감을 내게도 선사했다.

“...쌌어?”

“어.”

반쯤 풀린 푸른빛 눈동자가 나를 응시했다.

쪽.

아까와 달리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퐁-

사정했음에도 내 물건을 붙잡고 있는 한여름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고 드러누웠다.

“나 이거 어쩌지.”

한여름이 자신의 보지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정액을 손으로 만졌다.

“씻어야지. 근데 질내사정 하면 무슨 느낌이야?”

“별 느낌 없는뎅.”

“막 어디서 보면 따뜻하다느니 그러든데.”

“일본 만화 너무 많이 본 거 아냐? 내 속이 정액보다 훨씬 따뜻한데 그럴 리가.”

“...듣고 보니 그렇네.”

“머리나 쓰다듬어줘.”

내 가슴팍으로 다시 폭 안겨 오면서 한여름이 말했다.

“한 번 더 할까?”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니, 벌써 아랫도리에 반응이 왔다. 솔직히 알몸으로 이러고 있으니 현탐보단 계속해서 꼴린다.

“넌 무드가 없어.”

한여름이 입술을 비죽 내밀고 이마로 내 가슴팍을 톡 쳤다.

“쌓여서 그래. 싫어?”

“좀만 더 있다 하자.”

할 생각은 있다는 말이군.

“이러니까 꼭 멸망한 세상에 둘만 있는 거 같아.”

다소 멍한 목소리로 한여름이 소곤거렸다.

“우리한테는 세상이 한번 멸망한 거나 다름없잖냐.”

“오...! 몬가 낭만적이야.”

“이 세상은 낭만이랑 거리가 멀지만 말이지.”

탁탁.

갑자기 한여름이 내 자지를 붙잡고 흔들었다.

“얘는 죽질 않네.”

묘하게 뾰로통한 말투였다.

“원래 양기란 정력의 상징이거든.”

“맞아. 들어본 적 있어. 그럼 그거네. 야쓰왕 김무공. 나중에 별호 이걸로 하자.”

“크흡...!”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한여름의 미친 소리에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야쓰왕은 마음에 안 들어?”

“맘에 들겠냐. 별호가 야쓰왕이 뭐냐 야쓰왕이.”

“그럼 섹스왕.”

“어째 더 노골적이 됐냐.”

“섹스왕도 싫으면 무적야쓰왕. 강해 보인다.”

“자꾸 헛소리하면 혼난다.”

“오...! 방금 기막힌 거 생각났어.”

갑자기 한여름이 상반신을 벌떡 일으켰다. 아까와 달리 초롱초롱한 눈빛이 뭔가 또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게 분명했다.

“그냥 말하지 마라....”

“태양왕 어때.”

“걔 누군진 알지?”

“응? 그런 사람이 있었어?”

전혀 모르겠다는 듯 한여름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 빡통을 대체 어째야 좋을꼬.

“프랑스 왕 중 하나잖냐.”

“내가 그걸 어케 알아.”

새침하게 눈을 흘겨봐야 내 자지를 흔들면서 그러고 있으니, 상당히 미묘한 비주얼이었다.

“자랑이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즐겼다.

어설프긴 해도 나쁘진 않았다. 뭣보다 처음에 비하면 엄청나게 나아진 편이었다.

“입으로 해줄까?”

“할 수 있어?”

“웅냐. 해볼게.”

상체를 조금 기울여 한여름이 얼굴을 내 사타구니에 박았다.

그리곤 붉은 입술을 벌려 발기한 자지를 입에 물었다.

“웁...! 쮸웁...! 쭈웁...!”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혀끝으로 내 귀두를 자극하면서 위아래로 움직이며 내 자지를 빨았다.

조임 자체는 솔직히 강하지 않았지만, 여자가 내 물건을 입에 문 채 봉사한다는 사실 자체가 야릇한 쾌감을 선사했다.

“읍... 흡!”

한참을 내 자지를 빨던 한여름이 긴 한숨을 내쉬며 연결을 끊었다.

“...턱 아파. 너무 크잖아.”

“누워 봐.”

“왜?”

“박고 싶으니까 빨리.”

솔직히, 개꼴려서 못 참겠다.

입으로 하는 것만으론 부족했다.

“무드가 없어 무드가.”

투덜거리면서도 한여름은 조심스럽게 몸을 눕고, 다리를 벌렸다.

정액과 애액이 뒤섞여 젖어있는, 한여름의 핑크빛 꽃잎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넣는다.”

“...응.”

한여름이 시선을 슬쩍 피하면서 양손을 가슴에 모았다. 입술을 살짝 깨문 게 마치 비장한 각오라도 한 모양새였다.

...일부러 저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얜 움직임 하나하나가 남성을 본능적으로 자극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

찔걱-

질 안에 남아있던 정액이 윤활제 역할을 하면서 처음보다 훨씬 매끄럽게 자지가 파고들었다.

조금씩 허리를 움직였다.

“하아악...!”

임시로 만들어진 집 안에선, 이내 한여름의 달뜬 신음성만 울려 퍼졌다.

***

“....”

무심한 달빛만 은은하게 내리쬐는 어둠 속에서.

천하연은 그저 멍하니 입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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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간 살아남기.

다른 이들은 온갖 고생을 해야 했지만, 천하연만은 예외였다.

식수를 구하고 피난처를 만들고 음식을 찾고 더위와 독충을 피하고 등등....

다른 이들이 엄청나게 노력해야 할 일들을, 천하연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됐다.

몸에 필요한 모든 것은 내기로 조절하여 충당한다.

기간이 몇 달 정도 되면 모를까, 21일 정도는 가능했다.

먹지 않으니 굳이 배출할 필요도 없다.

한서불침에 이른 천하연에게는 적도 근처의 뜨거운 태양도 봄날의 따스한 햇살과 다를 게 없었다.

한 마디로, 천하연에게 있어 21일을 견디는 일이야 제대로 된 생존 활동을 하지 않아도 식은 죽 먹기였다.

운기 조식을 하다 야릇한 대화를 듣기 전까진 천하연도 그렇게 생각했다.

밤이 다가오고 둘이 밥을 먹는 걸 흐뭇하게 지켜본 천하연은 드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가부좌를 틀고 조용히 운기조식을 시작했었다.

본래라면 아침까지 평온하게 운기조식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 터나.

‘하자’는 말을 들은 순간 그걸로 천하연의 운기조식은 끝났다.

몰아냈던 음란마귀가 다시금 천하연의 뇌리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결국,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김무공이 만든 피난처를 지그시 응시했다.

사방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풀벌레 소리가 천하연의 귓가를 막지 못했듯이.

김무공이 만든 피난처 역시 천하연의 눈을 막지는 못했다.

야자수잎으로 때운 벽에는 미세한 틈이 있었고, 천하연이 안력을 집중하는 순간 내부의 광경이 훤하게 보였다.

한여름이 전라 상태로 김무공의 위에 올라타 있는 걸 본 순간, 천하연은 나무에서 헛디딜 뻔했다.

둘의 자세로 추정해 보니 무얼 하려는지는 짐작이 갔다.

굳은 결심을 하고 뒤돌아서서 자리를 떠나려 했으나.

야릇한 신음성이 천하연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자연스럽게 고개도 다시 그쪽으로 향했다.

‘...내가 미쳤구나.’

제어하지 않은 탓에 아랫도리가 조금씩 젖어가는 걸 느낀 천하연이 자괴감에 풀썩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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