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2화 (52/131)

코코넛은 역시 치트키다.

물론 코코넛이 있다 해서 코코넛크랩이 전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

이 거대한 크기의 게는 식사로 충분했다.

“이게 코코넛크랩이었어?”

“오냐.”

“사진보다 훨씬 징그럽네.”

“그래서 안 먹을 거?”

“놉. 맛만 좋으면 돼.”

“그건 후회 안 해도 될 거다.”

아직 살아있던 코코넛크랩에 열양지기를 주입하여 숨통을 끊었다. 수백 도에 달하는 뜨거운 기운 탓인지 내부가 익어가며 껍질이 살짝 붉어졌다.

“...무슨 인간화로도 아니고. 그럴 거면 모닥불은 왜 피운 거야?”

“내가 다 익히면 별로 맛없지.”

모든 조리 과정을 내 손 위에서 끝내는 게 불가능하진 않았지만, 모닥불에서 직화로 익히는 것과는 당연히 달랐다. 직화 구이란 자고로 훈연하듯 미세한 향이 스며드는 게 관건이거든.

코코넛 잎으로 반쯤 익은 코코넛크랩을 감싸고 즉시 모닥불 위에 투척했다.

“손으로 초벌구이한 거야? 이쯤 되면 무인이 아니라 마법사 아냐?”

한여름이 손바닥을 불가에 대며 말했다.

“얼음이나 좀 만들어 봐.”

“...나를 무슨 얼음 정수기로 알아.”

“그래서 안 됨?”

“아니 가능하지. 물 있어?”

“잠시.”

아까 집을 세우면서 틈틈이 증류해놓았던 물을 한여름에게 건넸다.

소수마공의 기운이 퍼지며, 물 표면에 살얼음이 어렸다.

“이 정도면 됐음?”

“오냐. 딱 좋네.”

역시 한여름과 합류하길 잘 했다.

열대 무인도 한복판에서 이런 사치라니.

“자.”

한여름이 내게 수통을 건넸다.

“크으....”

시원하다.

차가운 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감각은 오늘 있었던 피로를 전부 잊게 할 정도로 상쾌했다.

슬슬 코코넛크랩이 다 익었을 때가 됐다.

모닥불에 손을 집어넣어 코코넛크랩을 꺼냈다.

“너 손 괜찮아?”

다짜고짜 불에 손을 집어넣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코넛크랩을 꺼내버린 나를 보며.

옆에서 한여름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혈수마공이 이것보다 훨씬 뜨겁잖냐. 뜨뜻하다.”

사실상 내 몸은 화염 면역 상태나 다름없었다.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지만, ‘내공’과 무공의 힘은 위대했다.

“하긴. 그렇네. 나도 어지간한 냉기에는 면역이니까.”

내가 화염 면역이라면 쟨 냉기 면역이다.

무인들이야 경지가 올라가면 한서불침이라는 것에도 도달한다고 하던데.

아직 나와 한여름은 거기까지는 닿지 못했다.

각자 특화 부분이 조금 다를 뿐.

물론 내기를 끌어 올리면 비슷한 효과야 낼 수 있었다.

“뜨거우니까 조심해라.”

툭- 랍스터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코코넛크랩의 다리를 뚝 떼어내 한여름에게 내밀었다.

익기 전과 달리 껍데기가 주홍빛으로 물든 게, 비주얼도 꽤 먹음직스러워졌다.

“웅냐.”

한여름이 조심스레 받아들었다. 나 역시 곧장 다른 쪽 다리를 들고 살점을 입에 밀어 넣었다.

“이거 아무것도 안 넣은 거지?”

코코넛크랩을 한 입 먹은 한여름의 눈동자가 동그래졌다.

“오냐.”

“진짜 고급스러운 맛이다.”

코코넛을 깨 먹고 살아서 그런가, 킹크랩이랑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살에서 은은한 단맛이 감돌았다.

별미라는 것 정도야 알고 있었지만,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그렇다고 무슨 코코넛 맛이 난다든지 그런 건 아니었지만.

“많이 먹어라.”

한여름에게 열심히 살을 발라주면서 건넸다.

나보다 험난한 밀림을 헤쳐 나왔을 게 분명한 얘가 더 고생했으니까.

실제로 체력적인 면에서는 태양지체인 내가 훨씬 강인하기도 했다.

“응.”

잠시 물끄러미 내가 건넨 게를 보던 한여름이 고개를 끄덕였다.

***

“안도 생각보다 넓네.”

한여름이 집 내부를 둘러보며 말했다.

실제 ‘집’처럼 면적이 넓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임시 거처치곤 충분히 쓸만했다.

“소수마공으로 주변 살짝 얼려봐.”

“이렇게?”

내 말에 따라 한여름이 순순히 소수마공의 기운을 일으켰다.

주변의 수증기가 응결되며 물이 땅으로 뚝뚝 떨어졌다.

은박담요에 흘러내린 물을 모아, 밖으로 버렸다.

“잠시긴 해도 이러면 훨씬 쾌적하니까.”

“그렇네.”

일시적으로 내부의 습도와 기온이 낮아졌다.

어차피 정말 잠깐이긴 하지만, 이 잠깐도 잠들 때는 중요한 법이었다.

“잘 자라. 오느라 고생했다.”

램프등을 끄면서 먼저 누웠다.

“너도.”

한여름이 내 옆에 바로 누워서 내 몸을 꼭 껴안았다. 조금은 서늘한 기운이 한여름의 몸을 감돌았다.

“시원하지?”

“오냐. 딱 좋네. 이제 자자.”

“그냥 자게?”

갑자기 한여름이 내 위에 올라탔다.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보이는, 살짝 상기된 표정만 봐도 의도가 명확했다.

“얌마,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어차피 풀벌레 소리 때문에 다 묻히잖아. 이 안이면 누가 볼 수도 없고. 하자. 우리 할 때 됐어.”

“...그렇긴 한데.”

내 의사와 별개로, 아랫도리는 이미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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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 한여름이 곧장 옷을 벗었다. 어차피 더위 때문에 속옷도 입지 않은 상태라 한 꺼풀 벗었을 뿐인데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어둠 속이었지만 나나 한여름이나 막대한 내공 때문인지 그런 것에 구애받진 않았다. 한여름의 새하얀 피부는 언제 봐도 예술적이다.

뜨거운 햇살을 받았는데도 붉은 기색 하나 없는 게, 애초에 몸 자체가 외부의 열기를 거부하는 모양이었다.

“안 피곤하냐?”

“몰라.”

한여름이 입술을 샐쭉거리면서 쭈그려 앉아 내 바지를 벗겨버렸다.

나도 얇은 바지 하나 입고 있던 건 마찬가지였던지라, 우뚝 선 자지가 드러났다.

뭐 할 새도 없이, 한여름이 내 사타구니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라탔다.

덕분에 한여름의 촉촉한 그곳과 내 자지가 슬쩍 맞닿았다.

“바로 넣게?”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던 한여름이 자신의 보지로 내 자지를 지그시 눌렀다.

자지 밑단을 부드럽게 비비면서, 한여름이 내 가슴팍을 자신의 가슴으로 짓눌렀다.

“...키스해줘.”

언제나처럼 내 귓가에 대고, 한여름이 속삭였다.

이미 내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을 살짝 들추고, 한여름의 뒷머리에 내 손을 감은 뒤 입맞춤을 시작했다.

찔걱-

허리 움직임을 멈추지 않은 채, 한여름의 혀가 뱀처럼 내 혀를 휘감았다.

첫경험 때와 비교하면 이제는 혀를 섞는 게 상당히 능숙해졌다.

달콤하면서도 까슬까슬한, 말랑말랑한 혀가 내 입안을 휘저었다.

“우음...! 읍...!”

머리카락이 입에 들어가든 말든 개의치 않고 격한 입맞춤을 우리는 계속했다.

“하아....”

타액의 실이 늘어졌다 떨어지는 걸 반복하다가, 한여름이 천천히 입술을 뗐다.

“넣을래.”

“니가 위에서 하게?”

“웅.”

“너 은근 위에서 하는 거 좋아한다?”

“...깊게 들어가서 좋아.”

시선을 슬쩍 피하면서 말하는 게, 사뭇 귀엽다. 이제 와서 부끄러움이라도 느끼는듯했다.

“읏차.”

조심스럽게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덕분에 한여름과 정면에서 마주한 자세가 됐다.

“이거 넘....”

“싫어?”

“싫은 건 아닌데.”

“부끄럽냐?”

“아니거든.”

한여름이 고개를 홱 돌렸다.

한 손으로 한여름의 허리를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는 가슴을 움켜잡고 툭 튀어나온 유두를 입술로 살짝 깨물었다.

한참 전부터 단단해져 있던 유두를 잘근잘근 씹듯이 이빨로 건드렸다.

“악...!”

고통 섞인 달뜬 신음이 귓가에 울려 퍼졌다.

황급하게 한여름이 내 머리를 꽉 껴안았다.

“너무 쎄겐... 물지 마.”

대답 대신 혀끝으로 한여름의 젖꼭지를 애무했다. 어디를 건드리면 얘가 좋아하는지, 나도 슬슬 깨닫는 중이었다.

“하악...!”

한여름이 몸을 부르르 떨면서, 엉덩이를 살짝 들었다.

“...못 참겠어.”

그리곤 곧바로 내 자지에 자신의 구멍을 맞추더니 푸욱 앉아버렸다.

“흡...!”

비좁은 구멍을 귀두가 헤집고 들어갔다.

아직은 조금 빡빡하면서도 촉촉한 속살의 감각이 내 귀두를 자극했다.

“하윽...!”

새빨개진 귀로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한여름이 조금씩 엉덩이를 움직였다.

“허리, 허리... 안아줘.”

“이렇게?”

양팔로 한여름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자연스럽게 몸이 꽉 밀착됐다.

“...웅냐.”

처음 해보는 자세였지만 의외로 안정감이 꽤 좋았다. 가슴을 애무하기도 쉬웠고.

찔걱찔걱찔걱-

한여름의 클리가 내 치골을 비벼대면서 애액으로 아래가 젖어갔다. 마치 책상 모서리에 자위하는 것처럼 클리를 비벼댔다.

“하읏... 하악....”

한여름의 움직임에 따라 끈적하게 달라붙는 점막이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완벽한 여성상위보다는 자지가 덜 깊숙이 박혔지만, 일체감 면에선 오히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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