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폭군-95화 (95/120)

피아식별 (2)

늦은 밤, 둘만의 침실.

난 푹신한 매트리스를 느끼며 바로 옆에 자리한 차설희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습관처럼 맞잡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차설희.

그녀의 고개가 살짝살짝 흔들리며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소곤거리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내가 그녀에게 부탁했던 말들을 차분히 되짚고 있는 속삭임.

꽤 많이 집중한 듯한 몸짓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아주 조금씩 하늘거렸다.

난 살랑살랑 흔들리는 머릿결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사라지는 그녀의 목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왠지 모르게 계속 바라보고 싶게 만드는 가녀린 목선.

그 새하얀 선에 조용히 손을 뻗었다.

스윽―

보드라운 살결을 옅게 누르며 목을 지나는 손길.

“…….”

내가 부탁한 사항들을 정리하던 그녀가 조금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려왔다.

난 그 눈빛에 작게 웃으며 그녀의 하얀 목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초커 같은 거 차면 너무 예쁠 것 같네.”

“……초커요?”

“응. 무대 의상 중에 액세서리로 찼던 거 몇 번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렇긴 한데요―”

……갑자기?

다소 뜬금없는 말에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어리둥절한 반문.

난 그녀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의 하얀 목을 쓸어내렸다.

새하얀 목을 옅게 누르는 손가락을 따라 이어지는 검은 선을 상상할수록 입가의 호선이 더 짙어진다.

“……흐음―”

내 미소를 바라보며 점점 가늘게 좁혀지는 그녀의 눈길.

“예쁘게 보여서 그러는 게 아닌 것 같은데…….”

길게 늘어지는 속삭임과 의심을 가득 담은 눈초리.

난 그녀답지 않은 좁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지.”

“취향?”

“응. 개인적인 취향.”

다소 뻔뻔해 보일 만큼 흔들림 없는 대답에 차설희가 나를 따라 하듯 어깨를 으쓱였다.

“뭐― 취향이시라니까 존중해줄게요. 그런데―”

문제가 일단락될 듯했던 분위기에서 다시 이어지는 끝말.

내 눈을 유심히 바라보던 그녀의 눈길이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그곳에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검은 왕관.

“……왕관과 초커라.”

헛웃음과 함께 작게 읊조린 그녀가 내게 또다시 어깨를 으쓱였다.

“이거 참 묘하게 상징적이네요.”

방금 전보다 훨씬 듬뿍 담긴 의심.

난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위로 향하며 머리 위에 얹어져 있을 왕관을 떠올렸다.

“어때? 그래도 이렇게 보니까 조금 어울리는 거 같지 않아?”

내 장난스러운 미소에 해괴망측하게 찡그려지는 얼굴.

여러 번 고개를 까딱거리던 그녀가 여전히 찡그린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그것도 취향이니까, 존중해줄게요.”

선심 쓰듯이 툭 내뱉는 말에 결국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웃음.

이번엔 내가 눈을 가늘게 좁히며 그녀에게 양손을 뻗었다.

“꺄아악― 꺄하하학― 간지러워요―!”

그녀의 겨드랑이를 파고든 손길에 깜짝 놀라 몸을 비트는 차설희.

난 생각 이상으로 효과적인 공격에 그녀의 겨드랑이를 더 격하게 간지럽혔다.

“그, 그만―! 꺄하하학― 꺄아아악―!”

이리저리 몸을 비틀던 그녀를 침대 안쪽으로 밀어대는 손길.

난 풀썩이며 침대에 몸을 뉘는 차설희의 위를 점거했다.

“하아― 하아― 하아―”

간지러움의 여파로 격한 숨을 몰아쉬는 차설희.

난 간지러움을 돌려주듯 내 얼굴을 간지럽히는 그녀의 숨결을 느끼며 차설희와 눈을 맞췄다.

살짝 찡그린 미간과 옅게 인 홍조.

그리고 살짝 풀어진 듯한 부드러운 얼굴.

쪽―!

참지 못하고 가볍게 입술을 부딪치는 입맞춤에 그녀가 배시시 웃어왔다.

“정말 괜찮은 거지?”

“그렇다니까요. 밖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착한 언니예요. 생긴 건 엄청 날카롭고 도도해 보이는데 속은 엄청 여려요.”

“그거 네 얘기하는 거 아니지?”

“……간지럽히는 걸로 방금의 복수는 끝난 거 아니었나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자신 있게 대답하다 다시금 옅게 찡그리는 미간.

난 그녀를 내려다보며 다시금 린네아와 차설희의 관계를 재확인했다.

“흩어지기 전에 싸우거나 다툰 일도 없다는 거지?”

“애초에 멤버가 4명뿐인데 싸울 일이 어딨어요.”

내 물음에 헛웃음을 터트리는 차설희의 반문.

허나, 난 눈썹을 꿈틀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내가 듣기론 여자들은 조금 그런 문제가 복잡하지 않나?”

“……아―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데 저희는 아니었어요.”

난 확신을 가득 담아 답하는 차설희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같은 멤버가 그렇다는데 그런 거겠지.

“그래도 방대화랑 애들 좀 붙일 테니까, 낌새가 이상하면― 알지?”

낮게 읊조리는 당부에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랑 제가 틀어지는 일은 절대 없어요.”

툭―!

쭉― 뻗어진 그녀의 양손이 내 뒷목에서 조용히 깍지를 이었다.

“그리고 언니랑 당신이 이대로 싸우게 두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요?”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특유의 별빛 같은 눈동자와 듣기 좋은 미성.

아니, 듣기 좋은 말만 하는 달콤한 미성에 고개를 숙이며 미소 지었다.

쪽― 쪼옥― 쪽―

침실에 조용히 울려 퍼지는 입맞춤과 면과 살이 스치는 소리.

계속해서 서로의 입술을 머금으며 걸치고 있던 모든 옷을 침대맡에 흘려댔다.

툭―!

마지막 속옷이 침대 밑으로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다시금 숙어지는 고개.

쪽―!

난 걸치고 있던 옷과 속옷을 모두 벗은 차설희와 입을 맞추곤 부드럽게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하아― 하아― 하아―”

자신의 볼을 쓰다듬는 손길 위에 덧대어오는 손길과 조금 전의 상태로 돌아온 얼굴.

난 조금 전보다 더 나른하게 풀려있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다 손을 아래로 내렸다.

“……흐읏―”

천천히 그녀의 몸을 쓸어내려 가는 손길에 파르르 몸을 떠는 차설희.

점점 뒤로 물러서는 몸과 함께 손길이 그녀의 허리를 지나 툭― 튀어나온 골반에 다다랐다.

그녀의 골반을 붙잡고 살짝 돌려대는 손길.

스윽―

내 신호를 이해한 차설희가 천천히 몸을 뒤집었다.

이불을 부드럽게 쓸어대는 소리와 함께 엉덩이가 아닌 무릎으로 몸을 지탱하는 몸짓.

차설희가 내가 길들인 대로 얌전히 상체를 숙이고 하체를 들어 올리는 고양이 자세를 취했다.

뒤치기로 자지를 편하게 박아넣을 수 있는 천박한 자세.

난 고양이 자세 덕에 한눈에 들어오는 차설희의 보지를 조용히 눈에 담았다.

이미 준비가 끝났다는 걸 알려오듯 번들거리는 무언가로 가득한 차설희의 보지.

보기 좋은 각도로 올려져 있는 엉덩이 사이에 얇은 실선 하나가 이불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흣―”

내 노골적인 시선을 느끼고 있던 차설희가 작게 움찔거리며 엉덩이를 떨었다.

아직 이런 천박한 자세는 익숙해지지 못했는지 부끄러움에 파르르 떨고 있는 그녀.

미처 고개를 뒤로 돌리지 못하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다 조용히 손을 뻗었다.

찌걱―

“흐읏―”

이미 눅진하게 녹아있는 보지를 살짝 만지자마자 튀어나오는 반응.

찌걱― 찌걱―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질질 싸고 있었던 거야, 설희야.”

“흐으읏― 흐응―”

“키스할 때부터 젖었다기엔 너무 많이 젖었잖아.”

앙다물어진 소음순을 쓰다듬던 손길에서 중지를 세워 그녀의 보지 안을 파고들었다.

쯔극―

애액과 손가락이 비벼지며 흘러나오는 야릇한 소리와 함께 보지를 파고든 손가락을 조여오는 따뜻한 촉감.

난 손가락을 조여오는 질주름을 부드럽게 쓰다듬듯이 긁어내렸다.

“아흐으응― 흐으응―!”

그녀의 소음순을 쓸어내렸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

난 더 격하게 떨리기 시작한 그녀의 허벅지를 바라보며 더 강하게 손가락을 조여오는 보지를 긁어댔다.

“혹시 린네아 얘기할 때부터 젖고 있었던 거야?”

“하읏― 으으응― 으으으응―”

“죽은 줄 알았던 언니가 살아있다는 것보다 내 자지가 더 먹고 싶었어?”

“하으으읏― 아니,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제서야 베개에 묻었던 얼굴을 돌며 도리도리 저어대는 차설희.

난 어느새 옅은 물기를 머금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표정을 굳혔다.

보지를 지분거리던 손가락을 멈추며 한껏 낮아진 음색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정말?”

“…….”

한순간에 경직된 분위기에 아까보다 더 심하게 눈을 파르르― 떨어대는 차설희.

“정말 옆에 있는 나보다 린네아를 더 생각했어?”

“……아, 아니에요― 그런 의미가 아니잖아요…….”

“…….”

“가, 갑자기 왜 그래요, 당신…….”

차설희가 변하지 않는 내 얼굴에 깜짝 놀라 숙였던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다시 숙여.”

허나, 짧은 명령에 들었던 상체를 다시 숙였다.

난 아무 말 없이 여전히 보지 안을 파고든 손가락과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 응시했다.

왠지 모르게 아까보다 더 꽉― 손가락을 조이고 있는 보지와 불안에 젖은 눈망울.

쯔걱―

난 다시금 손에 닿아오는 그녀의 질주름을 긁으며 속삭였다.

“우리한텐 언제나 서로가 일 순위여야 하잖아, 설희야.”

“흐그읏― 흐응― 마자여― 흐극― 맞아여어―”

“그런데 왜 아까 아니라고 거짓말했어.”

찌걱― 찌걱―

단호한 물음과 함께 중지를 넘어 검지까지 그녀의 보지에 천천히 밀어 넣었다.

“흐그으으읏― 재성해요― 당신, 재성― 하으으읏―!”

질주름을 두 손가락으로 긁어주니 다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치는 차설희.

그녀의 위로 치켜든 엉덩이와 다리가 달달― 떨려오는 광경을 지켜보며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가 약속했던 대로 나한테 사과해야지.”

“……흐읏― 흐윽―!”

찌걱― 찌걱―

마지막 말이 끝나고 조금 오랫동안 엉덩이만 부르르 떨어대는 차설희.

“설희야.”

“……흐읏―!”

짧은 호명에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그녀가 엉덩이를 조금 더 높이 들어 올렸다.

쯔걱― 쯔걱―

그리곤 천천히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어대는 엉덩이.

내 손가락이 아닌 그녀 스스로 보지를 긁어오는 몸짓에 쿠퍼액을 토해내던 자지가 다시금 배를 향해 껄떡거렸다.

“……한 만큼 보지에 박아주세요…….”

베개에 파묻혀 잘 들려오지 않는 속삭임.

“안 들려.”

“흐으읏―!”

보지를 지분거리며 내뱉은 짧은 감상에 그녀의 고개가 더 깊게 베개에 파묻혔다.

“……잘못한 만큼 흐읏― 보지에 박아주세요―!”

꿀렁꿀렁― 왠지 모르게 더 강하게 손가락을 조여오는 그녀의 보지.

“잘못한 만큼 보지에― 흐으응― 보지에 박아주세요, 여보―!”

드디어 차설희가 반복시키고 있는 문장을 제대로 완성했다.

하루에 한 번씩 무조건 그녀의 잘못을 만들어 내뱉게 시키는 문장.

난 더 강하게 손가락을 조여오는 보지에서 손가락을 빼내며 몸을 살짝 일으켰다.

높아진 시야에 한눈에 담겨오는 차설희.

난 하얀 등에 살짝 튀어나온 날개뼈와 곧게 이어진 기립근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더 가까이 붙었다.

이미 쿠퍼액을 질질 흘리며 껄떡거리는 자지를 붙잡고 보지 입구에 문질렀다.

쯔걱거리는 야릇한 소리와 함께 한데 섞이는 쿠퍼액과 애액.

난 그대로 힘을 줘 차설희의 보지에 자지를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이미 눅진눅진한 보지와 흥건한 애액 덕에 미끄러지듯 보지를 파고드는 자지.

“으흐으으읏―!”

꿀렁꿀렁대는 질주름이 한 번에 자지를 데워주는 쾌감.

난 아주 깊게 파고들어 자지를 뿌리까지 삼켜오는 보지에 작게 입을 벌렸다.

쉴 새 없이 자지를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는 기분 좋은 조임과 저절로 정신이 멍해지는 듯한 따뜻함.

난 내 자지를 녹여버릴 작정으로 꿀렁대는 그녀의 보지를 느끼며 서둘러 그녀의 골반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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