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폭군-88화 (88/120)

협박 (3)

짝―!

마른하늘에 맑게 울려 퍼지는 박수 소리.

난 새로운 생존자들을 또다시 운반해 온 타격조와 유서준을 내려보다 고개를 돌렸다.

“……아― 놓쳤다.”

잔뜩 실망한 투로 허공을 노려보고 있는 차하얀.

자신의 깨끗한 양 손바닥을 내려보던 그녀가 사냥감을 노리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콩―!

그런 그녀의 머리를 아주 살짝 쥐어박는 큼지막한 손.

“……꺅―!”

금방이라도 다시 부딪칠 요량으로 허공을 맴돌던 그녀의 손이 서둘러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뭐예요, 갑자기―! 방금 벌레 한 마리 잡기 직전이었는데―!”

“그 벌레 한 마리 이미 저 멀리 날아가던데?”

“…….”

어제와 별 다를 바 없는 푸른 하늘을 가리키는 턱짓.

그녀를 향해 실실거리고 있는 미소에 계속해서 머리를 문지르던 그녀가 세모난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렇게나 빤히 보고 계셨으면 한세계 씨가 잡아주셨어야죠.”

“……굳이?”

“한세계 씨. 모기가 인간에게 옮기는 질병이 몇 개인 줄 아세요? 특히나 의사 선생님들을 잘 뵙지 못하는 지금은 더더욱 조심해야한다구요.”

잔뜩 엄해진 목소리로 내게 열변을 토하는 차하얀.

난 그리 틀린 구석은 없는 정론에 고개를 주억이며 잔웃음을 흘렸다.

“……그렇네.”

“그렇죠?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주변에 벌레가 날아다니면 재깍재깍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계속 은근히 제 얼굴만 구경하지 마시고.”

띠링―!

[폭정의 은혜]

[사막 위의 오아시스 Lv.3]

[근대화의 첫걸음 Lv.2]

[인간 자체의 건강함 Lv.1]

진지한 얼굴로 내게 잔소리를 퍼붓는 차하얀.

의도했던 감정보다는, 이상하게 보면 볼수록 하찮고 귀엽기만 그녀의 얼굴 위로 반투명한 메시지창이 출력됐다.

난 그중 가장 최근에 얻은 은혜로 눈동자를 굴렸다.

[인간 자체의 건강함 Lv.1]

[폭군이 통치하는 백성에 한하여 감염을 제외한 병치레에 저항하는 면역력을 아주 약하게 증진시킵니다.]

세 번째 은혜의 선택지로 나왔던 [인간 자체의 건강함]과 [탄생이 축복받는 땅].

은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생략된 선택지였지만―

대략적으로 [인간 자체의 건강함]은 말 그대로 건강과 관련된 특성인 듯했고, [탄생이 축복받는 땅] 또한 말 그대로 탄생과 관련된 특성일 확률이 높았다.

내가 의료 시설과 의료 전문인 확보에 열을 올리는 근본적인 원인인 캠프원들의 건강과 질내사정을 엄격히 금하면서까지 모두를 통제하고 있는 임신이 관련되어 있을 확률이 높은 탄생.

물론 탄생이라는 범주 자체가 임신에 국한되어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선택지 안의 ‘탄생’은 아주 넓은 의미의 탄생일 수도 있었지만― 그건 일단 제하고 큰 범주인 건강과 탄생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도서관 캠프에 보다 필요한 은혜는 탄생보다는 건강이었다.

먼저 두 번째 선택지는 ‘탄생’이라는 의미상― 은혜의 효과를 받기까지 그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거라 예상하는 게 보편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선택지는 두 번째 선택지보다 훨씬 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었다.

내 예상대로 첫 번째 선택지는 캠프원들의 건강에 관련된 면역력 증진이었고― 이는 물과 전기처럼 단번에 확― 드러나는 효과는 없지만, 아주 좋은 은혜인 것은 틀림없었다.

물과 전기가 넘쳐흘러도 병에 걸려 죽는 사람은 죽는다.

또한 먼저 얻었던 은혜들처럼 다른 은혜를 개방할 때마다 은혜의 레벨이 올라가면 이 은혜의 유용성은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캠프원들에게 병치레가 사라진다는 것은 아주 많은 면의 장점과 연결되는 베네핏이니까.

“……기요―! 이봐요, 한세계 씨―!”

은혜 목록을 출력하던 메시지창을 갑작스레 헤집는 손.

난 어느새 꽤 지근거리까지 다가와 나를 유심히 바라보는 차하얀과 눈을 맞췄다.

“갑자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길래, 몇 번을 불러도 모르세요?”

“…….”

자신이 얼만큼 내게 가까워졌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모양새.

난 스스로 내게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큼지막한 눈망울을 유심히 응시했다.

“뭐, 뭐예요, 또…….”

갑자기 확― 뒤바뀐 분위기에 어버버 거리는 그녀의 살짝 마른 입술.

점점 진하게 볼을 물들이는 홍조와 데구르르― 밑을 구르는 눈망울.

그러면서도 가까워진 거리를 거두지 않는 그녀의 얼굴에 손을―

끼이이익―

갑작스레 천천히 열리는 철문에 뻗으려던 손을 조용히 거뒀다.

“……!”

멍하니 나를 바라보던 차하얀 또한 토끼처럼 몸을 파르르 떨며 내게 두 발자국 멀어졌다.

뜬금없이 열린 옥상 철문을 바라보는 네 개의 눈동자.

나와 차하얀의 시선에 옥상 철문 뒤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어오는 차설희가 담겨왔다.

“…….”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옥상 난간에 나란히 선 우리를 훑어보는 시선.

쿵―!

이후 완전히 옥상에 발을 내딛고 철문을 닫은 차설희가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점점 선명하게 젖혀 드는 차설희의 단화 소리.

“둘 다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네요.”

나를 향해 양팔을 쫙― 벌린 차설희에게 몸을 돌리자 그녀가 내 품에 꼭 안겨 왔다.

스읍― 스읍―

나를 꽉― 끌어안고 가슴에 얼굴을 비비는 차설희가 노골적으로 내뱉는 숨소리.

이내, 턱으로 내 가슴을 쿡― 누른 차설희가 나를 올려다보며 조용히 물었다.

“……둘이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하세요?”

쪽―!

살짝 숙인 고개에 가볍게 부딪히는 입술.

난 내 입맞춤에 배시시 웃는 차설희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그냥 처제랑 더 친해지려는 형부의 노력?”

“푸흐― 무슨 노력요?”

살랑살랑 내 가슴을 간지럽히는 차설희의 따뜻한 숨결.

난 차설희를 내려다보며 더 진한 미소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함께 아는 사람 흉보기?”

“……그게 혹시 저는 아니죠?”

살짝 가늘어진 눈가에 알게 모르게 맴도는 색기.

난 날이 갈수록 요염해지는 그녀의 머릿결을 쓸어 넘기며 다시금 미소 지었다.

“형부랑 처제만 아는 비밀인데?”

“거짓말― 또 저 놀리려고 농담하시는 거죠? 제가 하얀이랑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요.”

스으윽―

내 옷과 그녀의 얼굴이 한데 스치는 소리.

천천히 고개를 차하얀에게 돌린 차설희가 사랑이 듬뿍 담긴 미소로 그녀를 응시했다.

“자매로 함께 지내는 동안 그 흔한 나쁜 말 하나 못하던 너무너무 착한 아이예요. 어릴 땐 너무 얌전하고 차분해서 다른 사람들이 하얀이가 제 언니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러니, 그런 하얀이로 거짓말하시면 아무리 당신이라도―.

진지하게 내게 경고하는 듯하지만, 이상하게 보면 볼수록 하찮고 귀엽기만 얼굴.

이렇게 진하게 묻어나는 자매의 얼굴을 다시금 확인하던 와중, 차설희가 다시 고개를 동생에게로 돌렸다.

“하얀아 혹시 어디 아프거나 불편한 거 아니지? 그런 곳 있으면 언니한테 바로 말해줘야 해.”

“……아니. 내가 갑자기 아프긴 왜 아파, 언니.”

걱정이 한가득 베어 있는 물음에 옅은 미소로 얼굴을 절레절레 내젓는 차하얀.

차설희는 내 품에 계속 안긴 채로 차하얀에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라운지 자리는 왜 계속 피하는 거야. 너― 언니가 모를 줄 알았지?”

“…….”

“혹시 어색하고 불편해서 그러는 거야?”

“……응.”

“언니가 우리는 좋아하는 이유는 못 만들어도, 미워하는 이유는 만들면 안 된다고 했어, 안 했어? 라운지에 모여있는 분들이 너랑 얘기하는 걸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렇게 티 나게 도망치면 어떡해?”

“……미안.”

“지금이라도 언니 자리에 가서 기다리는 분들이랑 짧게나마 인사도 나누고 대화도 나눠. 앞으로 길게 볼 사람들인데 첫인상이 안 좋으면 너도 불편하고 그 사람들도 불편해.”

“……응.”

땅바닥을 바라보며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는 차하얀.

끼이이익―

이내 조용한 발걸음으로 옥상 철문을 연 차하얀이 스치듯 고개를 들었다.

“…….”

서로 아무 말 없이 잠시간 맞닿는 시선.

그녀에게 옅게 지어주는 미소에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차하얀이 다시 고개를 숙이며 문을 닫았다.

쿵―!

셋에서 다시 둘이 된 도서관 옥상.

“…….”

나는 차하얀을 돌려보낸 뒤에도 한참 동안 내 얼굴을 올려다보는 차설희에게 물었다.

“왜?”

그녀의 머릿결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내뱉는 따스한 물음.

“……아니에요.”

천천히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차설희가 다시 나를 꽉― 안으며 가슴에 얼굴을 비벼왔다.

스읍― 스으읍―

그녀가 얼굴을 문댈 때마다 가슴을 간지럽히는 묘한 바람.

난 점점 딱딱해지는 자지를 느끼며 그녀의 귓가에 고개를 숙였다.

“설희야.”

“……네.”

“계속 그렇게 자극하니까 밤도 아닌데 서버렸잖아.”

스윽―

난 바지춤 안에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몸에 계속해서 문지르며 다음 말을 속삭였다.

“일부러 그랬지?”

“…….”

스윽―

차설희가 아무 말 없이 툭― 튀어나온 고간을 부드럽게 쓸어올렸다.

바지 안에 숨겨진 자지를 꾹― 쓸어올리는 기분 좋은 자극.

“빨아줘, 설희야.”

둘만 있는데도 아주 조용히 속삭이는 부탁.

아니 부탁의 탈을 쓴 지시에 차설희의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

아무 말 없이 안고 있던 차설희의 어깨를 내리누르는 손짓.

어떤 저항도 없이 몸을 점점 아래로 숙인 차설희가 옥상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툭―!

얌전히 옥상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나를 올려다보는 차설희.

그러고 보니 세탁이 완료된 블라우스와 청바지를 입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니 이미 한계까지 발기한 자지가 한 번 더 팬티를 뚫을 듯 껄떡거렸다.

자꾸만 기억에 떠오르는 첫날의 표정과는 완전히 다른 차설희의 얼굴.

재촉하듯 한 발자국 더 그녀에게 다가가니, 차설희가 조심스런 손짓으로 바지에 손을 올렸다.

스윽―

면과 허벅지가 스치는 소리와 함께 조금 더 시원해진 하체의 감각.

이어서 조심히 팬티를 내리는 차설희에게 이미 쿠퍼액을 질질 흘려대는 자지가 튀어나와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툭―!

몸을 움찔거리며 잠시 고개를 뒤로 거두는 차설희의 얼굴에 번들거리는 자지의 쿠퍼액.

그녀의 하얀 볼에 작게 인 거품을 본 순간 바로 그녀의 뒤통수에 손을 뻗었다.

“으읍― 뭐, 뭐 하시는 거예요, 당신―!”

그녀의 얼굴을 한 손으로 끌어당겨 다른 손으로 잡고 있던 자지를 마구 문대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얼굴을 이리저리 비트는 차설희의 얼굴에 마구 묻혀가는 쿠퍼액.

“윽― 자, 잠시만요― 잠시만―”

화려하게 정돈되어 있던 그녀의 얼굴이 내 자지에 천천히 더럽혀져 갔다.

난 그녀의 얼굴 군데군데 번들거리는 쿠퍼액과 헝클어진 머릿결에 더 껄떡거리며 쿠퍼액을 토하는 자지를 계속해서 문지르며 말을 이었다.

“설희 네가 빨리 안 빨아주니까 이런 액이 계속 나오는 거잖아.”

“으읍― 죄, 죄송해요― 화장― 화장 이상해져요, 당신! 자, 잠시만―!”

툭―! 툭―! 툭―!

나를 진정시키듯 쉴 새 없이 허벅지를 토닥이는 차설희의 가녀린 손가락.

그제서야 그녀의 뒤통수를 누르던 손길에 힘을 빼니 이미 잔뜩 헝클어지고 더럽혀진 얼굴의 차설희가 있었다.

하아― 하아―

무릎을 꿇은 채로 엉망이 된 차설희의 얼굴.

원망이 담긴 눈초리로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에 오히려 숨이 더 거칠어진다.

다시 그녀에게로 손을 뻗는 내 모습에 서둘러 먼저 손을 뻗는 차설희.

그녀의 하얀 양손이 발기한 자지 기둥을 부드럽게 쥐어 잡으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쪽―!

마치 입을 맞추듯 내 귀두에 입술을 부딪치는 차설희.

내 반응을 살피기 위해 눈꼬리를 위로 향한 그녀가 살짝 입을 벌려 두툼한 혀를 내밀었다.

쭈읍―

쿠퍼액으로 흥건한 귀두와 살짝 열린 요도를 쓸어올린 혓바닥에 고개가 위로 치켜 들린다.

“……아.”

나도 모르게 내뱉은 신음에 더 크게 입을 벌려 자지를 빨아당기는 자극.

“으응― 쭙― 쭈웁― 쭙―”

부드럽게 자지를 왕복하는 차설희의 입에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기둥을 잡고 있던 양손을 조심히 내 허벅지에 얹은 채로 쉴 새 없이 고개를 흔드는 차설희.

“흐응― 쯉― 쪼옥― 쮸븝―”

빠르게 내 자지를 훑어가는 그녀의 입에서 천박한 소리가 계속해서 새어 나왔다.

휘이이잉―!

순간, 옥상에 불어오는 휘파람 소리의 익숙한 바람.

난 자지를 따뜻하게 조여오는 차설희의 입보지를 느끼며 잠시간 주변을 휘둘러보았다.

침실도 아닌 누가 올지도 모르는 옥상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차설희가 정성스레 자지를 빨고 있는 광경.

난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열심히 자지를 조이는 앞으로 툭― 튀어나온 차설희의 입가를 바라보며 진하게 미소 지었다.

“흐읏―!”

조금 억세게 그녀의 머리를 꽉― 쥐는 손길에 새어 나오는 신음.

난 열심히 자지를 왕복하던 얼굴의 속도를 강제로 높이며 그녀에게 속삭였다.

“지금 누가 옥상 문을 열면 어떻게 될까?”

“흐윽― 쮸븝― 흐읍― 쮸뽑―”

쉴 새 없이 내 자지를 빨아먹으면서도 깜짝 놀라 고개를 옆으로 돌리려는 차설희.

난 그녀의 고개를 강제로 자지에 고정시키며 계속해서 그녀에게 속삭였다.

“누가 몰래 사진이라도 찍으면 진짜 큰일이라도 나는 거 아냐?”

“하읍― 케윽― 쮸붑― 쭈븝―”

툭―! 툭―! 툭―!

깜짝 놀란 얼굴에 불안정해진 자세.

자지가 그녀의 목젖을 계속해서 건드리는 감각에 그녀가 서둘러 내 허벅지를 툭― 툭― 치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쉴 새 없이 자지가 왕복하는 길게 빼진 입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그렁그렁한 눈망울.

그렇게 심하게 망가졌는데도 남자의 욕망을 건드리는 미모에 오히려 그녀의 머리를 쥐고 있는 손을 더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럼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전 국민이 알게 되는 거 아냐?”

“케륵― 쿠륵― 쮸븝― 쮸붑―!”

“탑 아이돌 그룹 하이퀸즈의 인기 멤버 차설희.”

툭―! 툭―! 툭―!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얼굴로 부름에 답하는 차설희.

“대낮의 옥상에서 남자의 자지를 빠는 모습 포착.”

잔웃음을 담은 중얼거림을 내뱉던 와중, 난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에 터질 것처럼 박동하는 자지를 더 깊게 쑤셔박았다.

뷰르르릇― 뷰르릇―!

그녀의 머리를 꽉― 움켜쥔 손을 사정을 이어갈 때마다 파르르 떨며 더 깊게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켁― 케흑―!”

그녀의 입보지에 정액을 쏟아낼 때마다 헛구역질을 하며 기침 소리를 내는 차설희.

하지만 꾹― 참고 끝까지 내 자지를 머금고 있는 그녀에게 남은 정액을 모두 토해냈다.

“……하아아―.”

쾌감의 찌꺼기처럼 조용히 새어 나오는 한숨.

난 파르르― 떠는 손으로 내 허벅지를 얌전히 잡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 조용히 손을 뗐다.

“…….”

아무 말 없이 천천히 자지를 빨고 있던 고개를 뒤로 거두는 차설희.

“……아―.”

그리곤 천천히 입을 벌려 입 안에 가득 고여있는 정액을 내게 검사받았다.

조용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입을 닫는 그녀.

꿀꺽―

잠시 뒤, 선명하게 울리는 꼴깍임에 더 진하게 미소 지으며 몸을 숙였다.

계속해서 목을 꼴깍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는 손길.

눈물과 잔뜩 헝클어진 머릿결을 정리하는 손길에 그녀의 붉게 충혈된 눈이 내게로 향했다.

“……너무 예쁘다, 우리 설희.”

그 말에 다시금 베시시― 미소 지은 차설희가 내 품에 안겨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그녀를 칭찬하듯 부드럽게 머릿결을 정리해주는 손길.

차하얀을 데리고 오기 전부터 사용할 수 있었던 입을 아주 잘 길들인 성과였다.

아침마다 그녀의 입을 보지처럼 사용했기에 만들 수 있었던 광경.

난 다시 슬금슬금 빳빳해지는 자지를 느끼며 내게 애정을 갈구하듯 계속해서 가슴에 얼굴을 비비는 차설희의 옷가지에 손을 뻗었다.

오늘 이대로 그녀의 역치를 야외 섹스까지 늘려놓을 작정이었다.

쿵―! 쿵―! 쿵―!

“관장님―!”

그 순간, 옥상 철문을 갑작스레 두드리는 굉음.

쿵―! 쿵―! 쿵―!

“관장님, 쉬시는 중에 죄송하지만 급히 가보셔야―”

아주 다급히 외치는 고장훈의 고함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고장훈이 급하게 아뢰었던 일 중에 진짜 급하지 않은 일들은 없었다.

***

도서관 지하 1층의 복사실.

“주변에 함께 있던 캠프원들 말로는 아무런 전조 없이 갑자기 쓰러졌다고 합니다.”

난 서둘러 전후 상황을 보고하는 고장훈의 목소리를 들으며 복사실에 놓인 병실 침대를 내려다보았다.

그 병실 침대에 올려진 의식 없는 여성 캠프원.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 입에 거품을 물고 경련을 반복했다 합니다. 우진이와 민준이가 감염의 전조 현상으로 생각해 일단 주변의 캠프원들을 모두 뒤로 물렸는데, 꽤 긴 시간이 지나도 좀비로 변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의 입에 옅게 남아있는 거품의 흔적과 흐트러진 옷차림.

“좀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저렇게 의식을 잃었습니다.”

난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한 여성 캠프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던 발걸음을 조용히 멈췄다.

띠링―!

[왕권 : 303 -> 302]

계속해서 서서히 늘어나던 왕권의 감소.

지금껏 늘어나기만 했던 왕권이 처음으로 줄어든 상태창을 아주 조용히 응시했다.

좀비를 죽여 포인트를 갱신하는 것만큼 확실한 확인 사살.

난 더는 가슴이 부풀어 오르지 않는 여성 캠프원을 바라보며 다시금 상태창을 휘둘러보았다.

[인간 자체의 건강함 Lv.1]

새롭게 얻은 유용한 은혜와 좀비로 변하지 않은 여성 캠프원.

감염이 아닌데도 거품을 일으키며 경련을 쏟아내는 심각한 증상.

“…….”

면역력을 증진했는데도 캠프원 한 명이 급사했다.

“……관장님?”

조심스레 나를 불러오는 고장훈에게 손을 들며 상념을 이어간다.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우연을 빼고 그럴듯한 가정을 끼워 넣는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확률로 여성 캠프원이 비명횡사한 게 아니라면―

“……이능력.”

답은 오직 하나였다.

그러니, 원인도 전조도 없이 다른 누군가의 이능력에 캠프가 공격당했다.

“……허.”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아주 진한 헛웃음.

─────────.

난 아주 오랫동안 갑작스레 죽은 여성 캠프원을 조용히 응시했다.

누군가의 기습으로 잃은 내 캠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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