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6)
“어제 우리가 한 얘기 안 잊었지?”
“……”
“네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
“…….”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너한테 물을게.”
……무서워, 안 무서워?
삽시간에 너무나도 진지하게 바뀐 분위기와 더 가까이 다가오는 그의 얼굴.
차하얀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묻는 한세계의 눈을 조금 아래로 피하며 말을 더듬거렸다.
“……조, 조금은.”
“거 봐. 그럴 것 같더라니까.”
원하는 대답을 들은 한세계의 얼굴이 다시 빠르게 멀어졌다.
방금의 진지한 분위기가 거짓말이었다는 듯 한순간에 다시 높아진 그의 목소리 톤.
덕분에 바보같이 눈만 깜빡깜빡거리던 차하얀의 눈이 다시 가늘어진다.
“어허― 또 눈 그렇게 뜨지 말고 이제 제발 눈 좀 감아줄래? 슬슬 너 재우고 화장실도 가야 하는데.”
허나, 너무나도 뻔뻔한 그의 말에 참지 못한 잔웃음이 새어 나왔다.
스윽―
조금 더 한세계에게 가까이 간 차하얀이 장난스런 미소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직도 조금 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으면 어떡해요?”
“……이런 정성 어린 말 상대 말고 뭐가 더 필요한데?”
“으음― 언니는 인터넷으로 귀신이 생길 수 없는 이유랑, 뱀파이어가 생길 수 없는 이유 같은 걸 알려줬어요. 아― 악마가 없는 이유도요.”
차하얀의 조잘거림을 듣던 한세계가 진한 미소를 내뱉었다.
……차설희답네.
그리 읊조린 한세계는 여전한 미소로 차하얀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진짜 특이한 자매네. 보통 그럴 땐 일부러 딴 생각을 하지 않나? 무서운 생각 말고 뭐― 귀여운 동물인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와― 고양이. 정말 독립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고양이 키우는 거였는데―. 엄마가 집에 털 날리는 걸 무지 싫어하셔서 못 키웠거든요.”
“아― 대충 무슨 느낌인지는 알겠네.”
“한세계 씨는 키우시던 동물 같은 거 있으세요?”
“아니. 딱히 키우던 동물 같은 건 없는데.”
“그럼 한세계 씨는 강아지랑 고양이 중에 뭐가 더 좋으세요?”
“어― 진짜 강아지랑 고양이 중에?”
“아니 그럼 진짜 강아지랑 고양이지, 가짜 강아지랑 고양이도 있어요?”
살짝 찌푸린 미간과 대답을 재촉하는 동그란 눈.
한세계는 그 눈을 내려다보며 옅은 미소로 답했다.
“……그럼 강아지.”
“왜요?”
“키운 적은 없지만, 인터넷에서 고양이는 밥 주는 사람을 주인이 아닌 친구로 여긴다던데? 밥도 꼬박꼬박 먹이고 집도 주는데 주인도 몰라보는 건 조금―”
“와…… 이유가 너무 계산적이에요.”
“몰랐어? 동물 키우는 것도 다 돈이야. 내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데 당연히 계산적이어야지.”
한세계가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차하얀에게 조금 더 고개를 숙이며 놀리듯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지금 이 대화도 다 계산된 거야. 네가 얼굴이 반쯤 찢긴 좀비와 팔다리가 없는 좀비 대신 귀여운 동물을 상상하게 만드는 계산.”
“아니 그럼 그냥 그렇다고 하면 되지 왜 그걸 또 생각하게 자세히 말하세요.”
“글쎄― 누가 계산적이라 해서 그런가?”
풋―!
한세계와 차하얀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투둑― 투둑― 투둑―
오직 옅은 빗소리만 가득한 작디작은 공간에 스며드는 편안한 숨소리같은 잔웃음.
차하얀은 그 미소에 화답하듯 조금 더 활짝 웃으며 이미 가까운 그와의 거리를 다시 좁혔다.
“그럼 파충류랑 물고기 중에는 뭐가 더 좋으세요?”
“음― 둘 다 싫어.”
“왜요?”
“둘 다 주인을 못 알아보지 않나?”
“와― 진짜 한결같으시네.”
비라는 건 언제나 그랬다.
저 물방울들이 자신을 적셔오는 밖을 나가야 한다 생각하면 저절로 찌푸려진 미간과 함께 우산을 찾아야 하지만―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이 물방울들만큼 기분을 고요케 하고 평온케 하는 소리도 없었다.
토독토독― 창문을 두드리는 빗물처럼 서로에게 스며드는 선명한 목소리.
드문드문 새어 나오는 작은 웃음과 계속해서 맨살과 스치는 이불 소리.
“…….”
한세계는 그 후 한참을 조잘거리다 어느 순간 잠에 든 차하얀을 조용히 눈에 담았다.
어쩌면 너무나도 차하얀답게 그저 색색거리는 얌전한 숨소리만 가득한 간이침대.
“…….”
그는 완전히 잠에 빠진 차하얀을 확인하곤 고개를 돌려 다시 창밖을 응시했다.
투둑― 투둑―
어제와 달리 확연히 느려진 창문을 두드리는 빗발.
점점 잦아드는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3일간 대학을 적셨던 기나긴 비가 그치고 있었다.
***
갑작스레 감은 눈을 비춰오는 쨍쨍한 햇살.
난 왼쪽 어깨를 푹신하게 감싸오는 침대의 부드러움을 느끼며 조용히 눈을 떴다.
“새액― 새액―”
그리고 내 등을 기대고 있는 따뜻한 촉감과 반복해서 등을 간지럽히는 옅은 바람.
난 바람이 불 때마다 내 등을 간지럽히는 차하얀의 머릿결을 느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으음― 으으으음―”
기대고 있던 등이 사라지자마자 울려오는 칭얼거림과 살이 이불을 스치는 요란한 소리.
그렇게 꽤 길게 이어지던 칭얼거림이 갑작스레 뚝― 끊겨온다.
“……으힉―!”
난 등 뒤에서 세상 급하게 이불을 끌어모으는 소리를 들으며 옅게 웃었다.
어제 창문 턱에 걸어놓았던 철사 옷걸이에서 트레이닝복을 꺼내며 주변에 같이 널려있는 옷가지들을 훑었다.
여전히 옷걸이에 걸려있는 뷔스티에 원피스와 그녀에게 새로 건넸던 트레이닝복들― 그리고 단조로운 디자인의 속옷까지.
툭―!
난 창문 턱에 걸려있던 뷔스티에 원피스를 검지로 툭― 두드리며 고개를 돌렸다.
“오늘은 트레이닝복 말고 이걸로 입어.”
“……왜요?”
이미 이불로 다시 자신을 꽁꽁 싸매고 나를 올려다보는 차하얀.
난 그녀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이며 창밖을 가리켰다.
“창밖을 봐. 이제 비가 그쳤잖아.”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그냥 우중충하게 흐린 날보다는 이렇게 맑은 날이 뭔가 예감이 좋잖아. 오늘은 도서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내 대답에 나와 뷔스티에 원피스를 번갈아 보던 차하얀이 보란 듯이 고개를 휙― 휙― 저었다.
“싫은데요? 저는 오늘 트레이닝복을 입고 싶은데요?”
“……차설하답네.”
“갑자기 또 그 이름이 왜― 잠깐만. 그거 혹시 지금까지 저 욕하고 계셨던 거예요?”
“응. 애초에 형부라 안 부른 복수라고 했잖아?”
“……그래요, 한세계 씨.”
“그래, 차설하.”
“한세계.”
“차설하.”
“한세계.”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듯 끝까지 내 이름을 부르는 생동감 넘치는 얼굴.
난 그 얼굴을 조용히 눈에 담은 뒤 옅은 헛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렸다.
“그래, 원피스든, 트레이닝복이든 알아서 빨리 입고 침대에서 나와.”
드르륵―!
어제 이미 내가 넘어간 의자 차단선을 마저 밀어대고 인벤토리에서 배낭을 꺼냈다.
평소와 같이 테이블 위에 초콜릿 바와 아직 반쯤 남은 생수병을 올려놓고 의자에 앉으니 트레이닝복을 갈아입은 차하얀이 칸막이 안에서 서둘러 걸어 나왔다.
뚜벅― 뚜벅―
작게 울리는 단화 소리와 작게 의자를 뒤로 끄는 소음.
얌전히 자리에 앉은 차하얀이 조용히 조촐한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부스럭―
봉지를 뜯는 그녀의 가녀린 손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소음.
톡―!
앙증맞은 입을 벌려 초콜릿 바를 꼭꼭 씹어먹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차하얀이 자연스레 내게 눈을 맞춰왔다.
“한세계 씨는요?”
“……나는 내가 미리 먹는다고 어제 말했―”
“거짓말. 오늘은 미리 먹을 시간도 없으셨잖아요.”
마치 나를 혼내는 것처럼 사납게 찡그리는 얼굴.
전혀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나를 노려보던 그녀가 톡― 초콜릿 바를 한 번 더 씹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
“아―.”
“…….”
난 짧지도 길지도 않은 한 글자로 나를 재촉하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작게 입을 벌렸다.
톡―!
그런 내 입에 쑥― 들어오는 초콜릿 바의 반절.
“체할 수도 있으니 꼭꼭 씹어먹으세요. 그리고―”
“…….”
“잊지 말고 물도 마시시고.”
툭―!
쭉 내밀어오는 뚜껑 열린 생수병을 얼떨결에 건네받았다.
“…….”
그리곤 조용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차하얀.
마치 무언갈 확인하고 있는 눈치에 조용히 생수병에 든 물을 들이켰다.
그렇게 생수를 마신 나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생수병을 받는 차하얀.
그녀가 꼼꼼히 뚜껑을 닫고 봉지를 치우며 뒷정리를 시작했다.
숙달된 움직임으로 단숨에 과방에 남은 물건들을 정리하고 가방에 지퍼를 채운 그녀가 어제처럼 내게 가방을 건네왔다.
“…….”
난 입안에 남아있는 초콜릿 바를 서둘러 해치우며 조용히 가방을 받아 인벤토리에 수납했다.
“으음― 그럼 이제 갈까요?”
크게 과방을 휘둘러본 그녀의 평온한 물음.
난 결국 참지 못한 잔웃음을 흘리며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
철퍽―!
다를 것 없이 바지 밑단을 적시는 물웅덩이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하지만 더는 젖지 않는 옷과 정수리를 따스히 감싸오는 선명한 햇살.
“끼에에에엑―!”
난 여느 때와 똑같이 우릴 열렬히 반겨주는 좀비들을 바라보며 미소로 인사했다.
그리고 좀비들의 포효에 자연스레 내 몸에 더 꽉 업히는 차하얀의 따뜻한 체온.
난 내 목을 단단히 교차한 차하얀의 팔목을 느끼며 조용히 그녀에게 읊조렸다.
“눈 감아.”
처음 좀비들을 조우했을 때와는 정반대의 지시.
“…….”
허나, 차하얀은 아무 말 없이 내 어깨에 얼굴을 깊이 파묻었다.
“끼에에에엑―!”
난 그녀가 눈을 감은 것을 확인하곤 내 앞에 도달한 좀비들을 쭈욱― 훑어보았다.
아니, 그 무수한 좀비들의 뒤편을 응시하며 반동을 주듯 작게 무릎을 숙이며 한 팔을 뒤로 보내 그녀를 고정했다.
아무래도 도서관까지 좀비들을 끌고 가는 건 그리 좋지 않은 생각이니, 조금 이리저리 돌다가 돌아가야겠지.
툭―!
***
툭―! 툭―! 툭―!
마치 멀리 뛰기를 반복하듯 성큼성큼 바닥을 짚으며 교차하는 두 다리.
“와―”
난 아주 오랜 시간 만에 도서관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차하얀의 감탄을 들으며 정면을 응시했다.
사범대와 도서관을 길게 잇는 차량 바리케이드와 2중 바리케이드로 보호받는 도서관 1층.
난 다행히도 내가 떠났을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은 도서관의 전경을 훑으며 더 빠르게 속력을 올렸다.
쐐애애액―!
“으으읍―!”
빨라진 속도에 깜짝 놀라 헤― 벌렸던 입을 서둘러 닫는 차하얀의 숨소리.
툭―! 툭―! 툭―!
난 1층이 아닌 길게 이어진 도서관 외벽을 밟으며 곧장 옥상으로 직행했다.
단 네 발자국 만에 두 발로 딛게 된 도서관 옥상.
“정말 이런 건 마음의 준비 좀 하게 미리 말해주면 어디 덧나요?”
난 내려주자마자 깜짝 놀라 파르르 떨리는 팔과 다리를 서둘러 진정시키는 차하얀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 마음의 준비보다 더 중요한 마음의 준비가 남았지 않아?”
“…….”
“그렇게나 꿈에서 그렸던 가족 상봉이 코 앞인데.”
툭―! 툭―!
“옷 구김살 좀 펴고, 머리도 좀 제대로 정리하고.”
차하얀의 트레이닝복 상의를 가볍게 털며 뇌까리는 말에 그녀가 서둘러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다.
“준비됐어, 차설하?”
“…….”
제법 정돈된 머리로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는 차하얀.
난 그런 그녀에게 옅은 미소를 담은 끄덕임으로 화답한 뒤 옥상 철문을 열어젖혔다.
끼이이익―!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닌데도 꽤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계단과 이어지는 라운지.
난 나와 눈을 맞춘 뒤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서는 캠프원들에게 가볍게 손을 휘적거렸다.
조심스레 내 뒤를 따르는 발소리를 제 1 열람실, 차설희와 나의 침실로 인도했다.
후우우―
이곳이 목적지임을 자연히 깨달은 차하얀의 진한 숨 고르기.
난 넘치는 긴장과 떨림을 주체하지 못하는 차하얀을 여실히 느끼며 침실 문을 천천히 열었다.
끼이이이익―!
서서히 그 안을 드러내는 철문과 문 열리는 소리에 드넓은 침실에서 조용히 고개를 드는 반가운 얼굴.
창가 쪽 테이블에서 들고 있던 책을 툭― 놓치며 차설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언니.”
다시 돌아온 나를 바라보며 파르르 떨리던 그녀의 동공이 그리운 목소리를 쫓았다.
내 뒤에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오는 차하얀.
마치 누군가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듯이―
가장 먼 곳을 볼 수 있는 창가 쪽에 서 있던 차설희가 하염없이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의 눈가를 지나 바람에 흩날리는 물방울들과 어느새 눈앞에 다가온 차하얀을 힘껏 끌어안는 핏기 없는 손.
“흑― 흑흑흑―”
미처 참아내지 못하고 파르르 떨리는 입술 밖으로 새어 나오는 울음과 쉴 새 없이 차하얀을 쓸어내리며 자신의 여동생을 빠르게 쓸어보는 간절한 눈빛.
이내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차설희가 차하얀을 꽉― 안아 들었다.
“……언니이이―”
서로를 부서질 듯 안고 있는 자매들의 어깨가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떨리고 있었다.
아니, 차하얀의 등을 꼭 움켜쥔 차설희의 팔 또한 지나치게 파르르 떨리고 있는 걸로 보아, 벅차오르는 감정이 자매의 온몸으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흑― 하얀아― 하얀아―”
“언니이이― 흑흑흑―”
세상 서러운 얼굴로 서로를 불러대는 차설희와 차하얀.
그렇게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하염없이 차하얀의 볼을 쓰다듬던 차설희가 조용히 시선을 돌려왔다.
감격에 넘치는 자매들의 재회를 한 발자국 물러나 감상하고 있는 나.
그런 나를 바라본 차설희가 넘치는 고마움을 표하듯 붉게 충혈된 눈에서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감사―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정말, 정말로―.”
목이 메어오는지 쉽게 말을 끝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표하는 감사.
난 어린아이같이 눈물로 범벅이 된 차설희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뭘. 고생은 우리 하얀이가 다했지.”
“…….”
부드럽게 차설희를 토닥이던 와중, 차하얀의 어깨가 살짝 들썩이는 모습이 선명히 들어선다.
“……”
아무런 말 없이, 차설희와 똑같이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나를 돌아보는 차하얀.
저도 모르게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가득한 어색함과 낯섦.
난 여러 번 깜빡이는 차하얀의 큰 눈망울을 바라보다 잠시 그 너머를 응시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내리던 비가 무색하게 너무나도 푸르게 빛나는 하늘.
모든 게 흐릿한 날이 끝나고 분명한 햇살이 우리를 비췄다.
마치 자매의 재회를 축복하듯 너무나도 따스히 그녀들을 감싸는 밝은 햇살.
난 그 어느 때보다 더 밝게 빛나는 차하얀의 얼굴을―
그 눈망울에 깃든 낯섦에 따스히 미소 지어 주었다.
“고생 많았어, 차하얀.”
형부로서.
착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