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폭군-58화 (58/120)

지배확립 (3)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금과옥조의 말씀이셨습니다, 관장님!”

내부 계단을 내려가던 와중 조용히 흘러드는 고장훈의 목소리.

“저도 반드시 관장님의 말씀을 등불 삼아 이 한 몸 캠프를 위해 제대로 불 싸질러 보겠습니다! 아니―! 이미 불 싸지르고 있습니다, 관장님!”

살짝 고개를 돌리니 놈이 쭉 찢어진 눈과 이목구비로 한창 감동의 도가니를 표현하고 있었다.

이젠 나도 저게 아부인지 진심인지 헷갈릴 지경의 혼이 담긴 구라.

혹시 연기가 아니라면 왠지 모르게 그게 더 소름 끼치는 놈의 열연을 감상하며 5층 문을 가볍게 열었다.

쿵―! 쿵―! 쿵―!

여전히 열심히 발을 구르는 수색, 타격조원들의 발소리를 들으며 내겐 사뭇 낯선 5층의 전경을 살폈다.

도서관 내에 잔존하는 좀비들을 처치하기 위해 들렸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5층.

끼이이익―!

난 5층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학원 열람실을 열어 내부를 살폈다.

열람실이라는 이름답게 칸막이 책상들로 빼곡했던 대학원 열람실 내부.

아직도 바닥과 책상에 가득했던 전공 서적들과 이곳에서 수색조들을 훈련했던 기억이 선명했다.

하지만 좀비가 내달리며 수십 번을 부딪쳐야 했던 그 많던 칸막이 책상들이 모조리 사라져있었다.

그렇게 얻은 공간적 여유를 일정 길이마다 구분하고 있는 파티션들.

뚜벅― 뚜벅―

난 학과 사무실 등에서 노획한 파티션들이 규칙적으로 세워진 대학원 열람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파티션 사이사이 공간마다 배치된 간이침대들과 담요들.

6층을 먼저 채우고 난 뒤 남은 잉여 가구들엔 이미 생활의 흔적이 한가득 묻어있었다.

“캠프원들은?”

그에 반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캠프원들을 인지한 물음.

뒤에서 나를 따르던 고장훈이 서둘러 답했다.

“캠프원들은 4층에서 관장님의 점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4층.

난 고장훈의 대답에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다시 대학원 열람실, 아니 이젠 캠프원 숙소를 휘둘러보았다.

처음 이 공간을 방문한 이들은 이곳이 대학원 열람실이었다는 것을 절대로 연상하지 못할 정도로 뒤바뀐 구조.

웬만한 노력으로는 쉽게 엄두도 못 낼 중노동 중의 중노동이었다.

이곳에 가득했던 칸막이 책상들을 전부 들어내 지하로 옮기고, 그 안에 사범대에서 노획한 가구들을 질서 있게 배치하는 일종의 노가다 작업.

평범한 대학생들에게는 꽤 낯선 고강도의 노동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강도의 노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장훈이 언급했던 대로 5층을 완성시킨 캠프원들이 그대로 연이어 4층을 작업하고 있을 테니까.

“사람을 보내서 이곳으로 집합시킬까요?”

난 넌지시 묻는 고장훈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방금 막 6층에서 연설 같지 않은 연설을 한 뒤에 바로 이어서 캠프원들에게 다시 연설을 하는 건 조금 무리였다.

“4층은 제일 마지막에 점검하는 걸로 하고 일단 식당은 어디 있지?”

“예. 식당은 숙소 맞은편에 있는 고문헌서고를 식당으로 리모델링했습니다.”

난 캠프 숙소 맞은편에 있는 고문헌서고의 문을 열어 숙소와 똑같이 점검을 시작했다.

깨끗하게 비워진 공간 위에 길게 쭉 이어진 테이블과 의자.

캠프원들이 한데 모여 식사를 실시하는 공간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내가 전체 점검을 예고했기 때문인지 식사 공간이라기엔 지나치게 깨끗한 캠프 식당.

번쩍번쩍 윤이 나는 테이블과 의자를 대충 쭉 훑어보곤 천천히 식당 문을 다시 닫았다.

쿵―!

“배급이랑 설거지는 제대로 하고 있겠지?”

“예. 아침마다 수색조원이 배급 티켓을 2매를 캠프원들에게 지급합니다. 그중 담배를 희망하는 캠프원들은 담배를 배급 티켓 대신 지급하고 있습니다.”

식량 배급은 하루에 2번.

점심을 제외한 아침과 저녁에 이루어지고 배급을 받기 위해선 캠프에서 제공하는 배급 티켓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티켓은 도서관에 넘쳐나는 종이들로 만든 엉성한 티켓이었지만, 도서관 직원의 것으로 보이는 도장을 하나 골라 찍어 최소한의 위조를 막고 있었다.

어떻게 작정하고 위조하면 상황이 제법 난감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그런 간 큰 짓을 저지르는 캠프원은 나오지 않았다.

물론 나에게 적발된다면 아주 좋은 본보기로 모두에게 내보일 의향이 충분했다.

“또한 설거지는 매일 당번을 통해 정해진 리터의 물로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좋아. 아직 티겟을 뭐 사고파는 그런 짓은 안 하지?”

“예. 아직 티켓을 다른 물품과 교환하거나 사고파는 행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 하루종일 중노동에 시달리는데 그런 딴짓을 할 여유는 없겠지.

아주 배가 고프다고 연신 꼬르륵거릴 배를 채울 소중한 티켓을 다른 누군가에게 줄 병신도 없을 것이고.

하지만 상황이 조금 더 좋아진다면 모를 일이다.

한 끼 굶는 대신 다른 무언가를 원하는 놈들이 분명히 나타날 테니까.

조금만 깊이 생각해봐도 배급 티켓을 위해 몸을 파는 여성 캠프원들이 저절로 생각났다.

담배와 그 외의 생필품들을 배급 티켓 대신 받을 수 있게 그 종류를 늘리면 이런 예시는 더 폭증하겠지.

“흐음―”

난 천천히 이마를 긁으며 생각을 이어갔다.

이건 단시간에 결정하기엔 꽤나 복잡한 문제다.

무작정 티켓을 통한 거래를 금지하기엔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조금 많이 눈에 밟혔다.

“일단은 지금 이 시스템 그대로 유지해.”

“예, 관장님.”

이 문제는 조금 뒤로 미루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먼저 끝내는 것이 먼저였다.

쿵―! 쿵―! 쿵―!

얌전히 고장훈과 나를 기다리던 수색, 타격조들의 발 구름이 다시 시작됐다.

난 내부 계단을 통해 다음 층으로 내려가며 일단 지나치는 4층을 조용히 응시했다.

6층에 자리 잡은 일종의 캠프 ‘간부’들과 지금 4층에서 열심히 노동 중일 일반 캠프원들.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그 둘 모두가 내게 중요했다.

6층에서 간부들의 소속감과 우월감을 고취했다면, 4층 일반 캠프원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자극이 필요하겠지.

난 계단을 내려가며 4층 캠프원들에게 해야 할 말을 천천히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들은 체념하게 하고 순응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의 뇌리 안에 난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들 머리 위에 있는 게 당연한 우월하고 대단한 존재.

그렇게 그들의 뇌리 깊숙이 내가 박히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반복’이다.

폭력, 대화, 연설, 압박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골고루 반복하여 그들의 뇌리에 깊게 뿌리박아야 했다.

내가 그들보다 더 나은 존재라는 인식을, 그래서 내 말을 따르는 것이 아주 당연하다 생각할 정도로.

그동안 폭력과 압박을 주로 사용했으니 오늘은 연설을 사용해야 할 뿐이다.

단순한 말 몇 마디로 그들의 충성심을 살 수 있다면 몇 번이고 이 연설 아닌 연설을 계속할 수 있었다.

도서관 3층과 2층.

완전히 숙소와 식당으로 탈바꿈한 5층을 살피고 난 뒤라서 그런지 그리 정갈하지 못한 전경과 구조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래도 2층을 확보하고 난 뒤 제법 오랫동안 캠프원들을 굴려서인지 난잡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이후에 새로운 캠프원들을 확보한다면 그들의 보금자리가 될 구역을 가볍게 훑은 뒤 1층으로 내려왔다.

끼이이익―!

내부 연결문을 열자마자 시야에 들어서는 넓은 로비와 뻣뻣하게 굳어있는 두 명의 캠프원.

도서관을 쿵쿵― 울려대는 발소리에 이미 진작에 자세를 고쳐잡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눈치였다.

툭―!

“그래, 고생이 많네.”

“아닙니다, 관장님!”

“맞습니다! 하나도 힘들지 않습니다!”

어깨를 치자마자 악기처럼 튀어나오는 고함.

두 개의 의자와 그 앞 테이블에 올려진 둔기들.

그리고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드럼통과 그 안에 가득 찬 종이책들.

아마 밤사이 어둠을 밝히기 위한 용도인 것으로 보이는 드럼통을 지나 찬찬히 1층을 휘둘러보았다.

길게 줄을 이어 연결된 책장들과 암막 커튼들.

그 너머에 있을 두 줄의 차량 바리케이드를 생각하곤 조용히 혀를 굴렸다.

도서관과 가까이 위치한 대학교 건물은 거의 대부분 확보했으니 이제 슬슬 도보로 노획품을 옮기는 건 불가능했다.

“밖에 그나마 상태 멀쩡하고 시동 걸 수 있는 차량 몇 개 추려놔 봐.”

“예, 관장님.”

난 쇠 파이프로 로비를 가리키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쓸 수 있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들 다 로비에 모아두고.”

“예, 관장님.”

“아― 그 기름 빼는 법 아는 사람 찾아봤어?”

내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 고장훈이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긴 호스만 있으면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해서 기름을 뺄 수 있다는 캠프원을 확보해두었습니다. 아버지한테서 배웠다는데―”

……뭔 펀?

난 또 장황설을 늘어놓으려는 고장훈에게 손을 길게 휘저었다.

“그럼 여기 넘쳐나는 차들에게서 기름 좀 빼서 보관해놓으라고 전해. 나중에 유용하게 쓸 때가 있을 테니까.”

“예, 관장님.”

난 서둘러 수첩을 꺼내 무언갈 끄적거리는 고장훈을 지나쳐 다시 내부 계단 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방금 전 내려왔던 계단을 다시 올라서며 마지막으로 남은 층을 눈에 담았다.

4층.

일반 캠프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마지막 층.

쿵―! 쿵―! 쿵―!

난 계단을 오르는데도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발 구름을 들으면서 부드럽게 4층 문을 열어젖혔다.

삐걱거리는 경칩 소리와 함께 나를 반기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오셨습니다, 관장님!”

난 꽤 오랜만에 보는 두 쩌리에게 옅은 미소를 보냈다.

아마 저 둘이 4층 캠프원들의 노동을 감독 중인 듯했다.

4층 리모델링을 미리 멈추고 길게 줄을 이뤄 나를 기다리고 있던 일반 캠프원들.

6층의 간부들보다 훨씬 더 두터운 그들의 줄을 쭉― 휘둘러보았다.

일반 캠프원들이 긴장한 얼굴로 조용히 내 시선을 피하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툭―! 툭―!

쇠 파이프가 허벅지를 때릴 때마다 그 옅은 진동에 놀라는 이들.

6층의 캠프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에 천천히 고개를 주억였다.

그들에겐 우월감을 심어줬다면―

이들에겐 욕망을 심어줘야 했다.

“많이 힘드나?”

“…….”

내 부드러운 물음에 누구도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툭―! 툭―!

난 계속해서 허벅지를 쇠 파이프로 치대며 천천히 4층을 거닐었다.

산책하듯 길게 이어진 일반 캠프원들을 훑다가 갑작스레 헛웃음을 내지었다.

“하긴― 지금쯤 6층 캠프원들은 낮잠을 자던가 가볍게 모여 잡담이나 나누고 있을 시간에 너희들은―”

끝맺지 않고 길게 끄는 말과 살짝 가늘어진 눈동자.

땀으로 범벅이 된 캠프원들을 안타까움과 한심함이 섞인 눈동자가 위아래로 훑어댔다.

그리고 그 시선을 마주친 캠프원들의 얼굴은 자연스레 딱딱하게 굳어갔다.

“너희들로서는 꽤 많이 억울하겠지. 스스로를 6층 캠프원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놈들은 더더욱.”

그리고―

“그 생각이 아주 틀린 생각이 아니다.”

난 덤덤히 인정하며 일반 캠프원들에게 연이어 말했다.

“오히려 이곳에 6층 캠프원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즐비할지도 모를 일이지.”

“그런 너희가 이곳 4층에서 잡일을 하고 6층 캠프원들이 편하게 쉬고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6층과 4층의 다른 점은 오직 하나.

“6층 캠프원들과 달리 아직 우리 사이엔 신뢰가 없다는 거다.”

“그리고 신뢰는 그리 짧은 시간 만에 쌓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신뢰는 아주 긴 시간과 노력으로 완성되는 거다.”

“여기서 더 중요한 건 신뢰를 쌓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다.”

“단지 캠프에 오래 머무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고용관계가 길게 이어진다고 장기 아르바이트생이 가족이 되는 건 아니지.”

난 대열의 중간에서 내 말을 듣고 있는 성재희와 눈을 맞췄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캠프원들보다 더 빨리 내 캠프에 합류했지만, 명령에 반기를 든 ‘본보기’로 처절한 굴욕을 맛봤던 여성 캠프원.

그녀는 아직도 6층이 아닌 아래층에 머물러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면 뭐가 문제일까.”

난 성재희에게 물으면서도 일반 캠프원들 전원에게 물었다.

“당연히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거겠지. 아르바이트생은 일을 열심히 하나 열심히 하지 않나 똑같은 월급을 받으니까.”

“그 누구도 남의 집 매출 현황까지 신경 써가며 일하진 않는다. 그게―”

난 또 말을 질질 끌며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자기 집이면 몰라도.”

“잠시 머무를 집과 자신의 새로운 집을 대하는 태도는 하늘과 땅만큼 다를 테지.”

“그리고 그건 너희들의 행동에서 숨길 수 없는 티가 난다.”

“너희들은 그 티를 내게 내보이지 않았기에 아래층에 있는 것이다.”

툭―! 툭―!

난 쇠 파이프를 연신 두드리며 모두에게 소리 높였다.

“이곳이 너희들에게 잠시 머무를 집이 아니라 새로운 집이 되었다는 걸 내게 증명해라.”

“새로운 집을 더 안전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상관없다.”

가령, 누구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한다든지―

캠프에 필요한 능력과 기술을 제공한다든지―

우리의 새로운 집을 헐뜯거나 위험하게 만드는 이를 내게 고발한다든지―

점점 예를 들어갈수록 작고 은근해지는 목소리.

일반 캠프원들은 아주 조용히 내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그 노력이 무엇이든 그게 진실이라면 난 절대 그 노력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난 발걸음을 멈추며 모두를 눈에 담았다.

아주 잠시간 말을 멈추고 난 뒤, 다시 덤덤히 다음 말을 이었다.

“세상은 이미 너무 분명하게 끝났고, 우린 아담과 이브는 아닐지라도 노아의 방주에 올라탄 사람들일지 모른다.”

도서관이라는 너무도 작은 방주.

그 안에 자리 잡은 너무나도 적은 사람들.

“여기서 노아는 내가 아니다.”

“너희도 아니지.”

“배를 튼튼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건 너와 내가 아닌 우리다.”

난 그들을 보며 손가락 하나를 펴 보였다.

“딱 하나, 너희들에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배는 점점 더 커질 거고 원숭이와 말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방주에 승선할 거란 거다.”

방주가 더 거대해질수록―

“신뢰를 쌓는 과정은 쉬워지긴커녕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겠지.”

그런 의미에서 너희는 행운아다.

위로 올라갈지 여기 머무를지 아주 오래도록 고민할 수 있으니.

“위로 올라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과 목숨이 아니다. 이미 너희가 내게 충분히 줄 수 있는 신뢰와 노력이지.”

난 천천히 숨을 고른 뒤 말을 덧붙였다.

“하나 덧붙이자면, 이건 강요가 아니다. 바깥이 그런 지옥이니 여기라도 사람이 살만해야지.”

“시키는 일을 꼬박꼬박 잘하는 캠프원들에게 굳이 불이익을 줄 생각은 없다. 이것보다 더 격한 노동을 강제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허나―

“그 이상을 원하면, 그 이상을 누리고 싶다면, 내게 그 이상의 노력을 보여라.”

난 내 뒤에 도열한 수색, 타격조와 앞에 도열한 일반 캠프원들을 번갈아 응시했다.

그저 가볍게 살펴보기만 해도 누가 아래층 사람인지 단번에 구별할 수 있는 몰골.

이른 오전부터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된 일반 캠프원들을 눈에 담으며 조용히 읊조렸다.

“기억해라.”

내가 바라는 건 오직 노력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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