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7화 〉 이건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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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메타버스 시티 내의 최하 계층 주민들이 바닥에 굴러 다니는 고물이나 줍기 위해 가끔 찾아올 인적이 드문 폐공장은, 오늘 유례 없는 침략자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 당했다. 하지만 만일 폐공장에게 자아가 있다고 한들, 이 침략자들에게 그 행위에 대해 감히 무어라 따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재활용할 수 있는 낡은 부품을 주울 수 있는, 굉장히 더럽고 먼지 썩은 내 진동하는 쓰레기장에 불과한 이 장소에서, 설마 남자 하나가 여자 둘과 함께 살 내음을 진하게 풍기며 격렬한 교접 행위를 할 것이라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쿵쿵쿵!!
니아르라쏘텝!!!
그리고 그 천박한 광경이,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이기로 유명한 한 초월자를 눈이 돌아갈 만큼 분노케 할 것이라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이 공간에서 그 본래의 용도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에 사실상 장식이나 다름 없는 문이 화려하게 박살 나며, 한 여성이 방 안으로 성큼 성큼 걸어 들어 왔다. 은은하게 은빛을 띄는 피부색과 곳곳에 난 미세한 흠, 그리고 창백하다 못해 혈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얼굴. 그녀는 굉장히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나, 누가 보아도 인간으로 보이지는 않는 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등 뒤에서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세 개의 거대한 톱니바퀴가, 그녀가 통상적인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였다.
세상에, 요즘 시대에 누가 아직도 내 이름들 중 하나를 이렇게 하나 하나 정확하게 언급하나 했더니... DEM, 너였냐? 나 지금 중요한 일로 바쁘거든? 중요한 용건 아니면 나중에 찾아와.
혼돈의 신은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도 아닌 듯 하면서 동시에 둘 다인 듯한 기묘한 목소리로 귀찮다는 듯이 여신의 분노를 대충 흘러 넘기려 했다.
아냐, 아냐. 보아하니 내 쪽보다 저 쪽이 저 용무가 급해 보이는 데, 우리 일은 나중에 따로 만나서 처리 하자고. 그럼 난 약속이 있어서, 이만 실례!
야, 기다려. 잠깐... 야! 기다리라고, 이 망할 염소박이 새끼야!!
혼돈의 신과 마주 앉아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검은 염소 머리의 사내는 능글맞게 웃으며 순식간에 자리를 박차고 떠났고, 혼돈의 신이 그를 다시 붙잡으려 했으나 조금 전 들어온 여인이 그 앞을 막았다. 그 모습에, 혼돈의 신은 이마를 감싸며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 좋아. 잘 들어, DEM? 방금 전에 난 아주, 아주, 아주 중요한 거래를 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네가 갑자기 약속도 잡지 않고 쳐들어온 바람에 그걸 빌미로 저 놈이 튀었단 말이지? 만일 나를 붙잡은 이유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면, 내 일을 망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거야. 알겠어? Do you understand?
그건 이 쪽이 할 말이지. 이걸 봐라.
여신은 거실에 있던 넓고 얇은 화면의 텔레비젼을 가리켰다. 그러자 영역의 주인인 혼돈 신이 손을 쓴 것도 아닌데 tv가 멋대로 전원이 켜지며 영상 하나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이건...
'앙, 하아앙!!흐으으읏...!♥'
화면 속에서 재생되는 영상은 여신의 분기탱천한 얼굴과 대조적으로 무척 상스러우며 선정적인 영상이었다. 구석에서 조용히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루미너스는 혹시 저 여신이 실수로 잘못된 영상을 재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에 빠졌으나, 그녀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그리고 그건 혼돈 신 또한 마찬가지였다.
뭐냐, 이건? 네 딸감 자랑하러 왔냐?
헛소리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제대로 확인하시지.
음? 흠... 아, 과연 그렇군.
영상이 종료된 후, 여신은 혼돈의 신을 사납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네 쪽의 사도가 내 쪽의 사도에게 먼저 손을 대었다. 사도의 행동은 곧 그들이 따르는 신의 뜻. 그러니 이건, 네 쪽에서 내게 건 선전포고라고 봐도 되겠지. 도대체 나에게 시비를 걸어서 네가 어떤 이득을 챙길 수 있을 지 아무리 계산을 해 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기에, 직접 그 의중을 물으러 왔다.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흠, 그래... 그럼 일단 오해를 하나 씩 정정하도록 하지.
오해?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살벌하리만큼 짙은 노기를 띄고 있었으나, 혼돈 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태연하게 답했다.
우선 첫 번째, 난 너에게 시비를 걸 생각이 없었다. 네 말대로, 내가 지금 너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물론, 설령 그런 게 있다고 해도 감히 너의 부족한 계산 능력으로 이 몸의 천재적인 두뇌에서 나온 생각을 읽을 수 없었겠지만 말이지.
하, 그 사이에 또 잘난 척을...
잘난 척이 아니라 진짜 잘난 거다, 이 겉만 번지르르한 깡통아. 그리고 두 번째, 그 녀석은 내 사도가 아니야.
...네 사도가 아니라고? 지금 누굴 놀리나? 몇 번을 뜯어 봐도 네 것이 분명한 힘을 온몸에서 풀풀 풍기고 있는데, 네 사도가 아니라고?
물론 내가 그에게 내 힘의 일부를 준 건 맞아. 그런데 그게 반드시 내 사도가 된다는 말은 아니지. 사실 내가 그에게 준 힘이라고 해봤자 이방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주는 기본 패시브인 공용어 습득이랑 '이 쪽 계열'이 아니면 멋대로 개인 정보를 훔쳐볼 수 없게 해준 게 전부야. 나는 그에게 무언가를 명령한 적이 없어.
혼돈의 신은 평소의 그 답지 않게 꽤 솔직한 대답을 들려 주었다. 그리고 평소에 주변 행실을 신경 써야만 하는 이유를 이번에도 깨닫고 말았다. 인간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여신은 여전히 의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쏘아 보고 있었다.
명령한 적은 없을 테지만, 네 뜻대로 움직이도록 유도했을 테지? 저번에 그랬던 것처럼.
그러니까 오해라고. 이번엔 진짜로 내가 관여한 게 없다니까? 난 좀 전에 도망친 그 망할 염소박이 새끼 사이에 있던 개인적인 문제로 바빴다고.
그걸 나보고 믿으란 건가?
그럼 싯팔, 안 믿으면 어쩔 건데? 내가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라도 있냐? 응?
기기깅, 기기기긱. 여자의 몸 이곳 저곳이 갈라지고 열리며, 수많은 칼날과 총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그 무기들을 혼돈 신에게 겨누며 적의로 가득찬 기계음을 내뱉었다.
오늘이야말로 네 녀석이 도대체 왜 그딴 식으로 행동하는 지, 그 징그러운 물건을 해부하여 확인해주지.
콰드득, 콰드드드득. 혼돈 신의 몸의 왼쪽 절반이 무너져 내리며, 그것이 곧 썩어 문드라진 나무를 연상케 하는 회백색 색상에 거친 질감을 띈 수십 가닥의 촉수 무더기가 되었다. 혼돈 신은 세 개로 늘어난 오른쪽 눈으로 자신에게 무기를 겨눈 여자를 사납게 노려보며, 귀를 틀어 막아도 머릿속에 직접 울려 퍼지는 끔찍한 목소리로 위협했다.
내 손에 박살 나고 싶다는 말을 왜 그렇게 돌려서 말하냐, 이 고철덩어리야?
그리고...
저, 저기요오오.....
구석에서 조용히 쳐박혀 있던 빛의 여신 루미너스는 이러다가 두 초월자들이 싸움을 벌이면 자신 또한 결코 무사하지 않으리란 것을 알기에, 두려움을 무릎 쓰고 둘 사이에 끼어 들어 중재를 시도했다.
뭐야, 이 여자는? 그 사이에 취향이 바뀌기라도 했나?
너 진짜 머리에 나사 하나라도 빠졌냐? 도대체 어딜 어떻게 봐야 그렇고 그런 관계로 보이는 건데? 그리고 루미너스, 넌 빠져. 너랑은 상관 없는 일이니까, 그냥 평소처럼 네 방에 들어가서 몰래 빼돌린 내 딜도 갖고 자위나 하라고.
하, 하... 한 적 없어요! 그런 상스러운 짓!
거짓말을 할 거면 좀 그럴 듯 하게 하던가. 내가 돌아올 때마다 온 몸이 땀으로 범벅에 호흡은 고르지 않고, 누가 봐도 '저 방금 전까지 혼자 야한 짓 하고 있었어요'라는 얼굴 하고 있었으면서. 그리고 몰래 쓰고 다시 갖다 놓을 거면, 제발 깨끗하게 좀 세척해서 갖다 놔라. 딜도에 영역 표시를 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냄새가 그렇게...
아, 아아악! 와아아아아악!!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 같았던 싸움은, 중재를 위해 끼어든 여신과 그녀를 약올리는 구신 사이의 대화로 인해 흐지부지하게 끝이 났다. 먼저 무기를 꺼냈던 여신은 세계를 부수고 다시 만들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천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에, 그녀는 눈을 찌푸렸다. 옛 신들 중 하나이자 외신의 사자인 혼돈의 신은 원래부터 천박하고 광기 넘치는 자였으니 그렇다고 쳐도, 그런 혼돈 신이랑 티키타카가 잘 통하는 저 여신은 도대체...
...그만두지. 다 바보 같아졌어. 어쨌거나, 이번 일은 네가 주관한 일이 아니라는 거지?
그래. 이번 일은 그냥 사도들 간에 개인적으로 일어난 문제라고 보면 된다. 애초에 그는 내 사도가 아니지만, 어차피 몇 번을 더 말해도 믿지 않을 테니 넘어가고. 그 문제로 나한테 뭘 요구할 생각은 마라. 그나저나, 내가 잠깐 눈을 돌린 사이에 도대체 뭔 일이 생겼길래 이렇게 된 건지...
혼돈의 신이 귀찮다는 듯이 손가락을 허공에 가볍게 내젓자, 꺼졌던 텔레비젼의 화면이 다시 켜지며 조금 전의 그 영상이 다시 재생되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하나의 화면에 고정된 방향에서 재생되던 것이 아니라 마치 cctv 화면을 감시하듯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작은 화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모습에 DEM이라 불린 여신은 무언가에 놀란 듯이 잠시 몸을 움찔 떨었지만, 다행히 신경이 다른 곳에 쏠려 있던 혼돈의 신에게 그 모습을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혼돈의 신은 수많은 각도에서 재생되는 영상을 무심히 지켜보다, 이내 '아' 하고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한 감탄사를 흘리며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띄웠다.
흐음... 아, 그렇게 된 거였나. 뭐, 그럼 별 수 없긴 하지.
무슨 소리지? 뭔갈 알아냈나?
어. 아마 이번 일은 티케 그 년이 한 짓일 거다. 의도적으로 노리고 벌인 일은 아니고, 어쩌다가 휩쓸린 모양이지만.
행운의 여신 티케.
자유의 여신 못지 않게 매우 자유분방하며, 매우 충동적이고 감성적인 여신. 그녀의 이름이 언급되자, DEM은 혼돈 신과 말싸움을 할 때보다 더 무섭게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혀를 찼다.
아, 젠장. 또 그녀인가.
너 어째 나보다 그 여자를 더 싫어하는 것 같다?
그야 당연한 거 아닌가?
그녀는 뭘 당연한 걸 묻고 있냐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니아르라쏘텝, 너의 행동에는 '혼돈'을 일으킨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비록 그 저질스러운 행동 목적에 비해 보유한 능력이 쓸 데 없이 월등한 나머지 도대체 어떤 수단과 과정을 통해서 그 목적을 달성할 것인지 결과에 이르기 전까지는 나조차도 계산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목적'이 분명하다는 사실 만큼은 틀림 없지. 하지만 티케...
으드득. 살벌하게 이를 악무는 그 모습에, 루미너스는 그 증오의 대상이 자신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몸을 움찔 떨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그 여자는 정말 최악 중의 최악이다. 목적도, 수단도, 그리고 결과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계획한 것이 없고, 언제나 자기가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가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그 무책임하고 변덕스러운 태도는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계산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이번엔 또 무슨 변덕인지, 왠 인간 하나에게 꽂혀서 그를 위하겠답시고 주변의 일을 다 망치는 성가신 여자...
어느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부는 바람처럼.
어느 한 곳에 가로 막히지 않고 계속 흐르는 강물처럼.
행운이란, 한 곳에 묶여 있지 않고 이곳 저곳으로 흘러가야 한다. 불행의 반대가 행운이기에, 행운이 한 곳에만 있다는 것은 그 외에 다른 곳은 불행하다는 뜻이기에.
초월자들이 가진 강대한 힘은 일개 개인의 목적을 위해 사용했다간 크나 큰 결과를 초래하기에, 절대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가볍게 사용해선 안 된다. 그러나 '이번 대의 행운의 여신' 티케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한 인간에게 사랑에 빠졌고, 그 인간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그것은 즉, 그가 누리는 말도 안 되는 행운을 유지하기 위해, 어딘가에선 누군가가 말도 안 되는 불행의 연속을 겪어야만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녀의 편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피해를 받는지. 제 아무리 철저하게 계산하고 계획하더라도, 그녀의 힘이 조금이라도 미치는 순간 각종 변수들이 연쇄적으로 충돌하며 모든 것이 무너지는 그 때의 허망함과 분노를 네가 알긴 하나?
모든 변수가 오직 한 사람에게만 극도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보이지 않는 수많은 손들이 그 한 명을 위해 다른 수많은 경우와 가능성을 알게 모르게 쳐낸다는 뜻이다. 그것도, 고작 한 변덕스러운 여신의 마음 하나 때문에.
몰라. 내가 그딴 걸 어떻게 알아? 네 후배니까, 네가 알아서 챙겨야지.
우문이군. 누가 누구의 후배라는 거지?
물론 널 말하는 거지. DEM, 신격을 바닥에 떨어트리고서 신을 자청하는 이 망할 고철덩어리야.
헛소리. 그리고 EDM을 변형시킨 듯한 그런 우스꽝스러운 별명으로 부르지 말아 달라고 몇 번이나 말했을 텐데.
그제서야 루미너스는 혼돈의 신이 DEM이라고 부른 여신이 누구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가 행운의 여신을 욕하는 것이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사실도.
그녀는 초월자라는 개념에 '후천적'이라는 요소를 추가한 최초의 존재. 신의 힘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아득히 먼 동경과 우상의 영역이 아닌 능력만 충분하다면 손에 닿을 수 있음을 증명한 자.
만들어진 신이자 인과율의 조정자, 그리고 기계 장치의 여신... 너무나 강한 힘과 권능을 가진 다른 초월자들 사이에서도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그녀의 개입을 철저히 막고자 하는, 혼돈의 신과는 다른 방향으로 초월자들 사이에서 고립된 초월자.
나의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이름은 아포메카네스테오스! 나는...
네, 거기까지.
따악.
더는 못 들어주겠다는 듯, 혼돈 신이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튕기자 자신의 이름 외에도 역사나 업적 등을 자랑스럽게 외치려던 여신이 흔적도 없이 그의 영역에서 튕겨나갔다. 그 모습에, 루미너스는 당혹을 금치 못 했다. 아무리 본인의 영역이라고는 해도 다른 신도 아니고, 무려 '저' 그녀가 저토록 쉽게 쫓겨났다고? 혼돈 신이 가진 힘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나 차이가 날 줄은...
저 눈치 없는 기계 새끼 때문에 염소 박이 놈을 놓쳤네. 뭐, 그래도 괜찮아. 아마게돈, 그가 본인의 일만 잘 해내주면 앞으로 기회는 차고 넘칠 테니.
...저.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넌 앞으로 딜도를 썼으면 제발 깔끔하게 세척을 하고 다시 갖다 놔라.
...아, 안 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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