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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15화 (15/229)

〈 15화 〉 이, 이게 머선129...(4)

* * *

괴로워.

기분 좋아.

죽을 만큼 괴로워.

그리고 죽을 만큼 기분 좋아.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감정이 한 번에 몰아치는 모순된 상황에서, 호크나의 머리는 과열되어 폭발 직전이었다.

분명히 죽을 만큼 싫을 텐데,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고 자결하고 싶을 정도로 굴욕적이고 치욕적인데...

그런 머리와 반대로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그녀의 몸은 오래간만에 들어오는 남자의 상징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흐윽, 흐아응....!"

"...후, 이거 생각보다 대단한데?"

탐욕스럽게 꼬옥꼬옥 조여오는 질압에, 아마게돈은 기분 좋은 한숨을 내쉬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과연 엘프는 엘프인가. 얼굴이 이쁜 만큼, 아랫쪽도 엄청난 명기로군. 하아, 굉장히 기분 좋아. 엄청 좁으면서도 적절하게 조여오는 게, 끝내주는 감각이야."

"다, 닥쳐엇...! 너한테, 그딴 소리 듣고 싶지 않으니깟...!"

꽈아아아악!

그의 추잡한 칭찬에 호크나는 기분 나쁘다는 듯 그를 노려보았지만, 짜증스러운 말과는 달리 기쁘다는 듯이 꼬옥꼬옥 조여왔다.

필사적으로 이성을 유지하며 거부하는 머리, 그와 반대오 솔직하게 쾌락에 꿈틀거리는 육체. 그 갭이 아마게돈의 욕구를 더욱 자극했다.

"아까부터 계속 입으로는 싫다, 싫다하고 있는 데 말이야, 몸은 너무 정직한 거 아니야? 이것 좀 보라고."

라그나는 그녀의 있으나마나 한 저항을 비웃듯, 자지에 꿰뚫린 채 끈적한 애액을 뷰릇뷰릇 뿜어내는 음부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다가, 그것을 호크나의 눈앞에 가져갔다.

"봐. 도대체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이렇게 아랫입으로 침을 질질 흘리는 거야?"

".....으윽!"

사실, 그녀도 이미 알고 있었다.

남자를 상대한 지 꽤나 오래된 자신의 몸에 해소되지 못한 욕구가 알게 모으게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는 것을.

그의 손길과 양물이 주는 성적 쾌락이 여태 살면서 느꼈던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강렬하다는 것을.

동족에게 이성으로 보이기엔 너무나 나이가 들었고, 인간들에게 여자로 보이기엔 너무나 강했기에, 자신을 기쁘게 해 줄 남자를 찾지 못 했던 자신의 몸이 가장 최적의 조건을 가진 그를 반기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의 다리 사이에 난 저 굵은 것은 어떤 여자든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물건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모두 부정해야만 핬다. 그것들을 결코 인정해서는 안 되었다.

그녀는 세계를 구하는 사명을 가진 용사의 동료였고, 이 남자는 그녀가 속한 일행과 대립하는 적이었으니까.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적 따위에게 넘어간다니, 그런 일 따위는 결코 일어나선 안 되었기에, 호크나는 장수한 엘프로서의 자존심과 정신력으로 발정해버린 몸의 감각을 최대한 억눌렀다.

"그렇게 기분이 좋으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건, 역시 내가 적이기 때문인가?"

"알면서... 뭘 물어...!"

"...흐음, 그으래애?"

그의 얼굴이 무척 가까워졌다. 서로의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 오래 전에 험한 꼴을 당한 이후 스스로 만들어 낸 선.

동료들에게조차 허락한 적 없는 그 경계를, 그는 너무나 쉽게 허물며 다가왔다.

그저 욕망에 찌들어 탁하다고 생각되었던 그 검은 눈은 마치 별이 가득한 밤하늘처럼, 어두운 욕망 사이 사이로 놀라우리만큼 밝은 빛들이 엿보였다.

흔한 인상이라고 생각했던 얼굴도, 자세히보니 일부 여성들의 은밀한 욕망을 충족시켜줄 것 같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두운 매력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호크나의 미적 기준에서 합격점인 외모, 그리고 누구도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을 한 명의 이성으로 봐주는 눈,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것은 그녀 자신조차도 순식간에 휩쓸려 사라질 것만 같은 강렬하고 순수한 욕망.

그 원초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모습에.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귓가에 들려오는 은밀하고 달콤한 목소리에.

"어차피 여기서 일어난 일은 아무도 몰라. 오직 너와 나를 제외하고. 너는 누구에게도 이 일을 말할 수 없고,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이 일을 이야기 할 생각이 없어. 그러니 지금 일어난 모든 일은 오로지 너와 나만의 비밀이야. 오직 서로만이 아는 은밀한,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 할 하루 밤의 달콤한 꿈. 그러니까, 조금 더 자신에게 솔직해 지는 게 어때?]

그의 말에는 신비한 힘이 담겨 있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궤변에 불과하나, 그의 말은 상대의 논리가 아닌 감정을 자극했다.

그것이 제 아무리 꽁꽁 숨겨둔 은밀한 것이든.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 하고 있던 작고 사소한 것이든.

그의 앞에선, 꺼트리지 못할 불길이 되었다. 자기 자신도 집어삼키는 거대한 불길이.

[그러니까 오늘 밤만 너 자신에게 솔직해져 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네가 가슴속 깊이 품고 있던 욕망을 드러내 봐.]

그의 목소리는 어느샌가부터 변했다. 언제부터?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의 말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멀쩡한 이성을 흐물흐물하게 녹이고, 깊은 곳에 감추고 숨겨야만 하는 자신만의 추악하고 더러운 감정을 어김없이 끄집어 낸다.

마치 강의 바닥에 내리앉은 모래를 손으로 퍼내듯, 은밀한 욕망을 강제로 드러내며 마음을 흐트러트리고, 더럽히고, 뒤틀어 버린다.

가장 무서운 점은, 강 바닥의 모래를 퍼올리는 그 손은 그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이라는 점이다.

그의 말대로 자신의 욕망을 인지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내가, 내가 아니게 된다.

듣지 마.

생각하지 마.

귀를 막아. 눈을 감아. 내가 믿는 것만을 생각하고 따르면 돼.

평소의 나처럼.

[자, 네가 가장 바라는 게 뭐지?]

평소의 나처럼. 언제나의 나처럼.

[네가 바라는 게 뭐지?]

나, 는 나대로.

언제, 나 그랬듯.

내가 하, 던 대로...

나다운...

[네가 바라는 것은...]

나, 다운...

[무엇이지?]

나다운 게...

...뭐였더라?

*

나를 향한 분노를 연료 삼아 활활 태우며 연명하던 빛이 점차 사그라들고, 밝고 총명한 눈이 점차 흐리고 탁해진다.

아, 이거 웃으면 안 되는데. 너무 웃기고, 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서, 그 끝내주는 기분을 참느라 눈에서 눈물이 다 날 것 같다.

[타락의 속삭임]

상대가 결코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로 그 정신을 공격하여 무너트려 타락시키는 정신 공격 계열 스킬.

이 스킬이 내가 가진 다른 것들보다 무서운 점은 그 어떤 수단으로도 방해할 수 없다는 것과, 그 효과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구적이라는 점이다.

본래라면 이걸 쓸 생각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감탄이 나올 정도로 기쁘게 나를 받아들이는 음탕한 몸뚱아리와 그걸 억누르는 강인한 정신력을 본 순간, 마음이 변했다.

따로 개발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육체적으로 남자에 굶주렸음에도 순수하게 정신력만으로 이겨내는 장수의 엘프 미녀라니, 참을 수 없지. 암, 그렇고 말고.

타락의 속삭임은 정신력이 약한 상대일수록 손쉽게 타락시킨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타락하는 놈들은 대부분이 쓸모없는 피래미에 불과하다.

그 정도로 타락할 녀석이었다면, 굳이 스킬을 쓰지 않아도 타락했을 것이다. 대략 이런 느낌인거지.

그래서 나는 내 가장 강력한 스킬인 이 타락의 속삭임을 그리 자주 쓰지 않는 편이다. 애초에 정신력이 약한 녀석들이 타락을 하면 대부분 정신이 붕괴하고 자의식이 소멸하여,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이나 노예가 되어버린다.

그런 거 하나도 재미없잖아?

그러나 반대로 정신력이 강한 녀석일수록, 타락시키기 어려운 녀석일수록, 그것이 성공했을 때 얻어지는 결과의 기대가 크다.

쉽게 타락하지 않는 녀석들은, 타락의 속삭임에 넘어가서 결국 타락한다고 해도 그 강력한 정신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고, 기존의 것에서 반대되는 성질로 재조립된다.

한 때 모든 약자를 지키는 방패가 되고자 했던 여기사가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것을 포함한 모든 것을 증오하며 죽이는 광전사가 된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순수한 성녀가 이제는 마수 조련사니 종속의 마녀니 하는 이름으로 불리며 온갖 흉악한 괴물들을 거느리는 것처럼.

비록 그 방향성은 제각각이나, 원래의 것에서 반대되는 성질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정신은 기존의 것과 동일할 정도로 굳건하고 단단하여, 한 번 변하면 원래의 것으로 다시 돌이키기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것이 바로 내가 추구하는 타락이다.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신념, 그 모든 것을 내가 바라는 형태로 뒤틀고 일그러트려 재구성하는 것.

더럽히기 쉽지 않은 고상한 정신을 무너트리고 오염시키는 것 만큼 흥분되는 것은 또 없으니까...!

...뭐,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긴 했지만 용사의 동료인 그녀를 내 다른 여자들처럼 완전히 타락시킬 생각은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리고 그녀만큼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타락시키는 데에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고.

지금 내가 하는 것은, 그저 그녀의 굳건한 정신의 벽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는 것이다. 단순히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

[자, 네가 바라는 것은 뭐지?]

내 물음에, 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그녀의 얼굴이 점차 붉게 물들어 간다.

"흐응, 응, 하앙...♡"

계속 눈을 돌리던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해져,억누르지 못한 성욕이 겉으로 드러난다. 쾌락에 헐떡이는 천박한 암컷의 교성이 고고한 미녀 엘프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너무나도 꼴려서 하마터면 그녀의 안에 그대로 싸지를 뻔 했다.

아직은 아니야.

이대로 그녀의 안이 싸버리면, 그 순간 그녀는 이성을 되찾으리라. 기껏 욕망을 증폭시켜서 이성을 흐트려트렸는데, 이렇게 빨리 끝내버릴 순 없다. 나는 이 순간을 더욱 즐기고 싶었으니까.

"자, 어서 말해 봐. 내가 어떻게 해주길 원하지?"

"흐윽, 하아아악...♡"

호크나는 제대로 된 말도 못하고, 그저 기분 좋은 한숨을 토해내며 녹아내린 얼굴을 할 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꼴리지만, 역시 이대로 찍 하고 싸고 끝내기엔 아쉽다.

"말하지 않으면, 그냥 빼버린다?"

"흐응...♡ 아, 안 돼...! 빼, 빼지마...!"

그 순간, 흐릿하던 그녀의 이성이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입으로 내뱉은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을 붉혔다. 어찌나 부끄러워하던지, 이 어두운 밤에도 다 보일 정도였다.

"왜 그래? 빼지 말라며?"

"다, 닥쳐! 닥쳐어엇! 나, 난 아무말도 안 했어! 안 했다고!"

"하하. 설마 자기 입으로 원한다고 해놓고서, 갑자기 부끄러워진거야? 우리 고고한 엘프 미녀 님에게 이런 귀여운 면이 있는 줄은 또 몰랐네?"

"말하지 마! 말하지 말라고! 닥쳐, 닥쳐어어!"

이야, 이런 풋풋하고 귀여운 반응은 또 오랜만이네.

내가 대달라고 해주면 군말없이 벌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오히려 자기 쪽에서 하고 싶어서 나를 유혹하는 우리 애들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더럽혀지지 않은 깨끗하고 순수한 반응도 좋지.

"흐윽, 흥으읏....! 보지마, 내 얼굴 보지 말란 마리야...!"

조금씩 허리를 움직이자 기분 좋아하면서도, 그 모습이 부끄러워 시선을 피하는 모습.

이야, 이건 못 참지.

그녀는 만일 두 팔이 자유로웠다면, 필사적으로 얼굴을 가리려고 했을 것이다. 그만큼 지금 상황이 기분 좋으면서도, 자신이 그렇게 느낀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지. 그 수치심 쪽을 더 자극하는 것이 내 방식이긴 하지만, 일방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만 하면 좀 그러니 이번엔 그녀가 원하는 대로 어울려 줄 생각이었다.

꼬오옥.

"흐응....?! 하앗....♡"

나는 그녀가 얼굴을 가리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도록, 그리고 그런 무의미한 행동 대신 나와의 섹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호크나의 몸을 꼬옥 껴안아 주었다.

쪼옥, 쪽. 꾹, 꾸우욱.

"하힛, 응핫...♡ 하으으...♡ 이, 이거... 좋아...♡ 꼭 껴안는 거... 조아...♡"

갑작스런 포옹에 당황하면서도 그것이 마음에 쏙 들었는지, 호크나는 내 어깨에 자기 얼굴을 묻으며 두 팔로 내 몸을 둘렀다. 나름의 서비스에 만족도 최고인 모양이다.

이러면 부끄러운 표정을 보일까 염려할 필요도 없고, 몸을 아주 밀착한 덕에 서로의 온기와 심장 박동도 느낄 수 있고, 자지를 더욱 안쪽 깊숙히 밀어넣을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자신의 욕망에 더 솔직해 질 수 있지.

나는 그녀를 껴안은 채 천천히 허리를 놀렸다. 자지가 질벽을 밀어내며 깊숙히 들어갈 때는 아프지만 기분 좋다는 듯 몸을 가늘게 떨면서, 허리를 뒤로 빼면 제발 뽑지 말아달라는 듯 맹렬히 조여오는 감각에, 나는 몇 번 움직이다 결국 인내심이 바닥이 나 버렸다.

예쁘고 음란한 미녀 엘프와의 솔직하지 못한 섹스 참을 수 있어?

쒸발, 난 못 참아! 이걸 어떻게 참아!

"호크나. 네 안, 무척 기분 좋다. 넌 어때? 내 자지, 기분 좋냐?"

"쟈지, 쟈아지이... 조오아아아...♡"

간드러지게 녹아내리는 목소리... 존나 꼴리네! 도저히 평소에 보던 그 도도한 연상의 미녀 엘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목소리야!

이 정도면 슬슬... 나도 제대로 즐길 수 있겠지.

"잘 들어, 호크나."

"흐에에...♡"

"이제부터, 전력으로 존나게 박아줄게."

"흐에에... 에엑?"

지나친 쾌락으로 멍청해 보일 정도로 풀린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자, 결국 나는 인내심이 바닥났다.

귀두의 끄트머리가 질입구에 다다를 때까지 허리를 뒤로 쭈욱 뺐다가...

"아... 잠깐...."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그녀가 뭐라고 말을 하려던 찰나에.

"흐으읍!"

퍼어어어어억!

"햐, 햐아아아아아악?!"

온힘을 다해, 최대한 안쪽에 다다르도록 자지를 깊숙히 찔러넣었다. 그 순간 부르르 떨리며 조여오는 감각에 금방이라도 쌀 것 같았다. 다시금 참아보려 했지만, 미세하게 떨려오는 질의 진동은 아무리 나라도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곧 싼다. 하지만 이대로 힘없이 싸면 체면이 안 선다고!

나는 곧바로 허리를 움직였다. 조심스럽게 상대를 배려하던 조금 전과는 정 반대의, 오직 나의 쾌락만을 위한 거칠고 난폭한 허리놀림.

"흐잉, 하윽, 아, 안대애애애...♡"

보통 이렇게 움직이면 여자 쪽에서 고통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나 치고는 꽤 인내심을 발휘해 그녀의 몸을 충분히 녹여놓은 덕에, 호크나는 아픔 대신 겉잡을 수 없는 쾌락에 몸부림쳤다.

허리를 한 번 왕복할 때마다 호크나는 절정에 다다르며 몸을 가늘게 떨고, 그 진동은 나의 사정을 가속시킨다. 그대로 나와 호크나는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무아지경으로 서로를 탐했다.

아, 슬슬 나온다.

싼다, 싼다, 싼다, 싼다...!

"용사의 동료의 보지에, 싼다...!"

"흐윽, 자, 잠깐... 안에, 안에 싸버리면 안..."

이제와서 바깥에 싸라고 한들, 이미 늦었다고!

"흐으으으읍!"

"히야아아아아아악!!"

뷰르릇, 뷰르르르르릇!

나는 허리를 멈추고 자지를 가장 깊숙히 박은 채, 계속 참고 있던 씨앗을 마침내 시원하게 싸질렀다.

"하아, 하아, 하아..."

"으윽, 으으으으....!"

기분.... 좋아.

적의 부드럽고 따뜻한 보지 안에 시원하게 정액을 사정하는 쾌감.

그리고 내 씨앗을 끝까지 뽑아먹겠다는 듯 사정하는 자지를 쉴새없이 조여오는 보지의 감각.

이대로 끝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그녀의 안쪽은 기분이 좋아서, 나는 아쉬운대로 정액을 싸지르고 있는 상태로 허리를 다시 놀렸다.

"아앙, 하아앙♡ 아, 안대...! 싸고 있는 중에 움직이면, 흐아앙....♡"

사정하는 와중에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녀의 안을 마음껏 만끽하자, 그녀는 그 감각이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며 내쪽으로 엉덩이를 붙여왔다.

"하아, 흐으으으..."

"흐앙, 하아앙....♡"

그렇게 한계에 한계까지 질내사정을 하는 동안, 나는 생소한 쾌락을 만끽하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동시에 움직여, 입술을 포개었다.

맞닿은 입술, 부드러운 혀가 얽히며 끈적한 타액을 교환한다.

가끔은, 이렇게 꼭 껴안은 채 뜨거운 키스를 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을 지도...

*

십 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정열적인 섹스의 여운이 가신 호크나는 뒤늦게 이성을 되찾았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수치심에, 그대로 수치사 할 것 같았다.

아무리 오랫동안 남자와 관계를 갖지 않았다고는 해도, 설마 자기 입으로 그런 천박한 소리를 내며 그의 몸을 원하다니. 게다가 마지막에는 자발적으로 그와 입맞춤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것도 평범한 남자가 아닌, 적대해야 할 악당과.

하지만 호크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저지른 짓이 믿겨지지 않으면서도 그 감각이 말그대로 미친 듯이 기분 좋아서, 자꾸만 아쉬움이 느껴지는 몸의 감각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것이 고작이었으니까.

"그럼, 약속을 지킬 시간이군."

정사를 끝마친 후, 다시 바지의 벨트를 찬 그는 이윽고 자신의 손으로 벗긴 그녀의 의복을 다시 가지런히 입혀주었다.

그 다정하고 배려심이 느껴지는 손길에, 조금 전의 따스한 포옹이 떠오른 호크나는 미친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한 심장 박동에 당혹감마저 느껴졌다.

내가, 왜 이러지?

따악.

그가 손을 튕기자, 호크나의 팔과 다리를 구속하던 그림자가 사라졌다. 간신히 구속에서 풀려났지만, 그녀는 조금 전의 복수를 한다던가 하는 생각은 조금도 할 수 없었다.

분명 평소의 자신이라면 자기 몸을 멋대로 묶어두고 반강제로 관계를 강요한 그에게 곧바로 보복하거나, 하다못해 화라도 내야 정상이거늘, 지금은 어째선지 빠르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것이 고작이었다.

"...진짜로, 풀어 줬네?"

"뭐? 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할 줄 알았어? 이거 좀 서운한데..."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솔직히, 네 쪽에서 그 약속을 진짜로 지킬 이유가 없긴 했으니까..."

"그러니까 내 말이 거짓말이었다고 생각한 거잖아? 실제로 내가 거짓말을 자주 하는 편이긴 하지만, 여자와의 성관계에 한해서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이건, 이건 그냥 착각이야. 비록 강제성이 다분한 관계였지만, 솔직히 기분 좋긴 했으니까.

"어쨌든 팔과 다리는 멀쩡히 움직이지? 약속대로 난 네 동료들에게 손대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네 동료 전사를 데려간 놈들에게 용건이 있어서 뒤를 쫓을 생각이야. 나를 쫓아오던, 아니면 네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던 마음대로 해."

그래서 그런 거야.

"...그럼, 따라 갈거야. 고든을, 동료를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까."

"좋을 대로."

그러니까, 이건 절대로 그런 감정이 아니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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