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뒤풀이(2)
* * *
티아가 대충 나가떨어진 사이.
나는 앨리스에게 몸을 돌렸다.
아무래도 예리엘은 평소에 자주 해서 이런 때엔 순번이 좀 밀린다.
게다가 저쪽은 체력도 상당하다.
반면 앨리스는 인형같은 외모의 소유자답게 조금 허약한 편이다.
체격도 작아서 이래저래 체위를 취하기도 용이한 상대.
티아가 있던 자리에 앨리스를 앉혀둔 나는 가장 먼저 입술부터 맞췄다.
지난번에는 시작부터 키스펠라를 시켜서 살짝 미안했는지라 그 보상 겸 하는 것이다.
"쭙, 쪼옥..."
"하웃."
창백할 만큼 희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우리는 정신없이 혀를 섞어대며 준비를 갖춰나갔다.
앨리스도 그저 부끄러워했을 뿐, 키스를 싫어하진 않는다.
말랑하고 축축한 혀를 꼬옥 붙잡아서 꾸짖어주며 아래쪽도 서서히 준비를 시켜나갔다.
"웃, 헤윽..."
오늘은 키스만 하기로 단단히 작정했는지라, 아주 다양한 방면에서 괴롭혀줬다.
위에서 덮치듯 꾹 짓누르며 키스하다가 몸을 살짝 돌려서 똑바로 마주보며 키스.
물론 뒤에서 하는 것도 있었다.
자꾸만 도망치려는 얇은 허리를 단단히 안은 채 마음껏 입을 맞추고있자 앨리스의 눈에 힘이 풀렸다.
나는 그녀를 와락 넘어뜨려놓곤 위쪽을 차지했다.
'앉아서 하는 건 지난번에 했으니까...'
물론 그와중에도 입술을 계속 맞추면서, 귀두를 갖다대자 앨리스의 몸이 움찔거렸다.
아직은 좀 이르다고 생각하는 듯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려 했으나...
나는 힘을 줘서 그녀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흐극!"
꾸우욱...
아직도 새것처럼 반응하는 속살을 억지로 넓히며 전진.
이제부터는 완전히 내 마음대로다.
앨리스의 거친 호흡에 얇은 여체가 들썩거렸다.
파들파들 떨려서 기분 좋은 뱃속의 끝까지 파고들자 그녀의 동작이 잠깐 멈췄다.
"오옷..."
"푸하, 평소에도 이렇게 귀여우면 좋을텐데."
"아우, 흐아앗♥ 죄, 죄송... 오옷... ♥"
잠깐 키스도 중단하고 앨리스가 멍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건방진 녀석을 발가벗겨놓고, 배 아래에 단단히 깔아놓은 채 즐기는 사죄 섹스.
그녀의 자그마한 손은 깍지를 껴져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앨리스는 다시 키스해달라는 듯 혀를 죽 내민 채 야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히극♥ 아, 안쪽만 팡팡 해주는 거... 아아앙♥"
"네 언니한테 죄송하지도 않아? 유부남을 꼬시고 말야."
"하읏, 그, 그건 미안하지만... 아앗!"
"그러니까 질싸는 예리엘에게 양보할거지?"
"시, 시러엇... 질싸 해주세요오, 나중에 또 사과할테니까..."
가장 안쪽의 스위치를 자극당한 앨리스는 정신없이 애원해댔다.
나는 얇은 몸을 실컷 꿰뚫어주다가 적당히 사정을 준비했다.
삽입으로 살짝 부풀어오른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꾸욱 눌러주자 앨리스가 거세게 허리를 튕겼다.
나와 동시에 갈 수 있도록 조교해준 덕분이다.
"자꾸만 혼자서 가버리면 재미없지. 슬슬 간다?"
"아, 아아앗♥ 응곡♥"
븃, 뷰우웃...
배를 안팎에서 압박해준 덕분에 아주 시원하게 실금하듯 가버리는 앨리스.
가장 깊게 삽입을 유지하고 있던 나는 그녀의 떨림이 완전히 잦아든 뒤에야 허리를 빼냈다.
나도 제법 기분좋게 사정해서, 두툼하게 부풀어오른 콘돔을 벗어서 대충 묶은 뒤에 앨리스의 머리로 툭 던졌다.
"옷♥ 호옷... 하아, 하아..."
"어허. 청소까지 제대로 해야..."
"앨리스는 지친 것 같으니까 제가 하죠."
그동안 바닥에 꿇어앉은 채 정신없이 자위하던 예리엘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었다.
알몸으로 자위에 열중하고 있던 그녀는 도저히 평소와 동일인물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소파에 앉은 채 흠뻑 젖은 양물을 그녀의 앞에 내놓았다.
"그럼 빨아봐."
"네엣♥"
자세를 한층 공손하게 고친 예리엘이 사근사근하게 웃으며 귀두의 끝에 입술을 맞췄다.
"쪼옥, 쭈우웁..."
조금 쑥쓰럽다는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예리엘이었으나...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내 허리로 끌어당겼다.
덕분에 한층 깊게 삼키게 된 예리엘이 살짝 당황했다.
"푸흡..."
그러나 달리 저항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
나는 그 사실에 안심하며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내 허리가 높아진 탓에 그녀도 턱을 좀 더 치켜들게 됐다.
그대로 허리를 조금 놀리자 평소보다 훨씬 깊숙히 닿으며, 인정사정 없는 딥쓰롯이 시작됐다.
음낭을 손으로 공손히 받치며, 나름대로 우아함을 유지하고 있던 예리엘은 순식간에 괴로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흐끅? 크흡, 그혹♥"
예리엘의 몸을 오나홀처럼 사용하는 모습에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는 앨리스.
그녀의 키스펠라는 이것에 비하면 장난이나 다름없다.
예리엘은 단정한 얼굴을 눈물과 콧물로 물들인 채 힘겹게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목을 찔려서 구역질이 치솟는 와중에도 쑤셔대기 좋은 각도를 제공하는 모습.
이런 꼴이 되어도 나름대로 예쁘다는 것이 또 치사하다.
나는 그녀가 어디까지 버티는지 보겠다는 심산으로 조금 가혹하게 움직였다.
"그렇게 화려하게 은퇴했던 여자가 지금은 좆물받이 신세라니... 팬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웃, 하읍... 흐오옥♥"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공손하게 나를 올려보던 그녀는 결국 사정의 때가 다가오자 그만 액을 토해내고 말았다.
예리엘의 치태에 내 물건이 한층 더 부풀어서, 나조차도 놀랄만큼 크게 됐던 것이다.
덕분에 반사적으로 그것을 토해내게 된 그녀는 입술과 목덜미에 정을 흠뻑 뒤집어쓰게 됐다.
미처 삼키지 못한 액이 미끈한 턱선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우웃, 아우우... 죄, 죄송... 뷰릅..."
"똑바로 못해?"
"요, 용서해주세요. 아앗♥"
흠뻑 젖은 좆방망이로 얼굴을 맞으며 치욕에 몸을 부르르 떠는 예리엘.
나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입보지를 푹푹 쑤셔주다가 위험한 부분을 건드렸다.
이번에는 용케 참아낸 그녀였지만, 고생이 심해서 기진맥진한 상태다.
나는 그녀를 소파 위에 앉히며 젖꼭지를 꼬집어줬다.
"아웃♥"
"이야, 너무 민감한 거 아냐?"
"그, 그야 주인님께 이미 조교당했으니까... 아웃, 히극..."
가슴을 조금 가지고 노는 것도 견디질 못하던 예리엘은 카메라를 가까이 하며 던진 질문에 얼굴을 화악 붉혔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네가 말한대로 해줄테니까,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좋을걸?"
"엣, 아... 그, 그게..."
잠시 고민하던 예리엘은 흐물흐물 녹아내린 목소리로 나른하게 대꾸했다.
"그, 그럼 개처럼 엎드려서 박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목조르기 하면서 쑤셔주시거나, 아랫배 퍽퍽 때려주시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별명이 성녀인 주제에 취향 진짜 너무하네."
"그야 그런 거 한 번 알아버리면 보통 섹스로는 도저히..."
"내가 버릇을 잘못 들였다는 소리야?"
"아, 아뇨! 그런 건 아니구요."
"그럼 그렇게 안 해줘도 된다는..."
"아앗, 너무하셔요."
장난을 좀 치던 나는 예리엘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기로 했다.
그새 겨우 기력을 회복한 티아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다가오더니,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다리를 살짝 벌린 녀석은 내가 손가락으로 쑤셔주기 딱 좋게 자리를 잡곤 위로는 키스를 퍼부어댔다.
정사에 방해를 받은 예리엘이 살짝 성질을 내려 했으나, 나는 그녀의 아랫배를 꾹 눌려주며 타일렀다.
"사이좋게 지내야지?"
"아, 죄송... 오극?!"
"브합, 츄웁..."
문란한 하루는 그 뒤로도 한참동안 이어졌다.
더 이상 땀조차 흐르지 않을만큼 즐겨댔던 나는 다음 날 아침 늦게 겨우 일어났다.
기분이 무척 좋은 예리엘이 콧노래까지 부르며 식사를 준비하던 중.
티아가 무척 불안하면서도 얼떨떨한 얼굴로 아침밥을 먹으러 왔다.
"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주인님."
"그래, 아침 콜라?"
"네! 정말 좋아요."
아침부터 기세좋게 콜라 한 캔을 비워버린 티아는 매우 행복한 표정이 되었다가, 다시금 어제의 일을 떠올려냈다.
아까보다 무척 뻣뻣해진 녀석이 그나마 친한 사이인 앨리스에게 다가갔다.
"어, 언니. 어제 무슨 일 없었어요?"
"무슨 일?"
인터넷 뉴스를 살펴보던 앨리스는 티아를 돌아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티아가 한 번 더 물어보려던 찰나 예리엘이 접시를 내밀었다.
"티아는 햄 치즈 토스트."
"와아!"
다시 한 번 잡스런 사실을 잊어버렸던 티아는 이내 예리엘의 태도가 묘하게 살갑다는 것을 눈치챘다.
녀석은 역시 무슨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곤 조심스레 물었다.
예리엘이 티아에게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흔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제 분명 무슨 일이... 아, 아앗!"
홱!
예리엘이 티아의 접시를 회수하자 녀석의 표정이 무척 억울해졌다.
녀석은 그제야 간단한 규칙을 깨달았다.
그냥 입 닥치고 맛있는 토스트나 먹을 것인지, 아니면 집에서 쫓겨날 것인지.
선택은 그녀의 몫이었다.
결국 티아는 고뇌 끝에 결단을 내렸다.
"아무 일도... 없었군요! 아무래도 꿈이었나봐요."
"무슨 꿈인지 나중에 꼭 한 번 듣고싶네."
"아하하..."
티아는 얼굴을 화악 붉히며 토스트를 한 입 베어물었다.
결국 이번에도 꿈이다.
아무튼 꿈이다.
나는 그녀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스마트폰으로 어제의 기록을 확인했다.
마지막에는 세 여자들이 나란히 앉은 채 서로 사용한 콘돔의 갯수를 자랑하듯, 수줍게 들고있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새로운 보물을 얻게 된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아침 식사를 즐겼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