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계네토기-211화 (211/238)

〈 211화 〉 티나(103)

* * *

"하아... 클로에.."

방으로 올라가던 하일즈는 방금 전 클로에의 아담한 잠옷 차림을 떠올리면서 발정에 젖은 한숨을 내쉬었다.

단추로 꼭꼭 싸맨 셔츠는 노출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차림이었지만, 오히려 노출이 없기에 터질듯 봉긋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의 타고난 매력이 더욱 돋보여서 애간장이 타버리는 하일즈였다.

'속옷도 안 입은 것 같았지..?'

잠옷 한겹 사이로 천연 그대로의 몸매가 눈앞에 아른거리자 하일즈는 속이 두근거려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클로에가 조금만 개방적이었으면... 하아.. 하아.."

조금만 클로에가 성적으로 개방적이었다면, 지금쯤 이 방에서 그 한땀한땀 부풀어 오른 셔츠의 단추를 열어 클로에의 아리따운 몸과 뒹구를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 하일즈는 허겁지겁 바지를 벗어 한껏 발정나 달아오른 자지를 정신없이 문지르기 시작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클로에의 요염하기 짝이 없는 몸을 마음껏 만질 수 있는 약혼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만질 수 없다는 아쉬움에 하일즈는 근질거리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아으..."

'클로에가 우리 집에 있어서 이래저래 좋기는 한데.. 뭔가 조금 아쉽단 말이지.'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클로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좋고, 나름대로 추억도 생기고는 있었지만, 어딘지 같이 지내고만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는 하일즈였다.

'성격이 저러니, 부끄러워 하는 것도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저녁에도 나랑 있는 시간보다 티나랑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고..'

"에이 시발.. 잘못 생각했어. 괜히 야한 짓을 하자고 먼저 꺼내 버리는 바람에.. 그냥 공부를 같이 하자거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방으로 유도했어야 했는데.."

섣부르게 야한 짓을 하자고 권하지만 않았아도, 클로에가 저렇게 민감하게 자신과 거리를 두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한 하일즈는 뒤늦게 후회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뭐 그래도 오늘 아침의 일을 생각하면 클로에도 아주 마음이 없는 건 아닌 모양이니까..'

"하아... 하아..."

하일즈는 조각같이 아름다운 손으로 자신의 불알이 텅텅 비어 버릴 정도로 사정없이 쥐어 짜졌던 클로에의 아침의 애무를 떠올리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니 저러니 고지식한 성격 때문에 아닌 척은 다 하면서 정색하면서 내빼긴 했지만 그렇게 젖었던 걸 보면, 클로에도 나름대로 흥분하고는 있는데 남들의 시선 때문에 내 방에 들어오는 게 창피한 것 뿐이겠지.'

문득 클로에가 그렇게 젖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는 것을 떠올린 하일즈는 곰곰히 생각을 가다듬어 보았다.

'그러고 보면 클로에 티나를 은근히 신경 쓰고 있더랬나? 혹시 티나랑 기레스 몰래 애무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렇게 젖어버린건가?'

실제로 자신도 몰래 즐기는 배덕감에 오두막에서 즐길 때보다 한층 더 흥분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하일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는 침대 위를 뒹굴렀다.

"하... 그렇게 정색하고 무표정으로 쌀쌀맞게 거절해대면서 사실은 변태처럼 흥분했다니.."

클로에의 환상적인 갭모에에 하일즈는 몸둘 바를 몰라하며 즐거워 했다.

하일즈가 그렇게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레스가 티나는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약혼자인 클로에를 쾌락의 포로로 만들었다고 상상할 수 있을리도 없을 뿐더러, 아닌 척, 싫은 척은 다했지만, 클로에가 자신의 눈앞에서 애액을 푹푹하게 지려 버린 것은 분명한 현실인 것이다.

그 얼음 같은 클로에가 기레스와 티나의 음탕한 짓거리에 발정난 나머지 하일즈의 눈앞에서 지려버린다는 현실은 하일즈의 상상력을 아득히 넘어서고 있었다.

못난 병신에 불과한 기레스를 의심할 수 없고, 클로에가 자신 앞에서 애액을 싸질렀다는 결과 앞에서 하일즈가 멋대로 착각의 나래를 펼쳐나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저렇게 발정 났어도 적극적으로 야한 짓을 해달라고 요구하면 또 정색하면서 실망해 버리겠지...? 하여간 클로에도 귀찮은 성격이라니까.. 하지만.. 오늘 아침은 진짜 좋았어..'

"으... 으으읏!"

싸늘한 표정으로 정색하면서 기레스와 티나 몰래 자신의 자지를 쥐어 짜는 클로에를 떠올린 하일즈는 더 참지 못하고 왈칵 정액을 내뿜어 버렸다.

"하... 어머니가 오시기 전에 딱 한번만 더 만져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일즈는 아침의 애무를 곱씹으면서 쓸쓸히 발정난 속을 달래기 위해 손을 놀렸다.

'흐응.. 오빠는 딸치는 중인가보네..?'

"칫.."

방음 마법으로 소리를 지우고 티나는 하일즈의 방에 귀를 기울이다가 혀를 차면서 아랫 층으로 내려갔다.

'오빠만 언니를 제대로 잘 관리하기만 했어도, 내가 이런 짓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뭐 이건 이거 나름대로 재미 없는 건 아니었지만..'

기레스와 합작으로 클로에를 도발하고 정신을 유도해 나가는 과정은 과시욕의 화신같은 티나에게는 상당히 즐거운 일이었다. 최종적으로 클로에를 내치기 위한 흉계였다면 이보다 더 즐거운 작업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흉계는 어디까지나 클로에를 자연스럽게 기레스의 하렘에 끌어들이는 일, 가급적 기레스를 독점해 버리고 싶은 티나에게 있어 그다지 반가운 결말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이걸로 오빠도 엄마도 나를 무시하지는 못하겠지?'

배시시 웃으면서 티나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엄마라고 해도 오빠의 명령을 거절하지는 못할테니까.. 이제 나도 엄마의 방해 없이 합법적으로 오빠한테 안길 수 있을거야. 엄마는 아빠의 눈치를 봐야 되니까, 내가 훨씬 더 오빠한테 많이 안길 수 있을테고. 어차피 언니야 밖에서 짜투리 시간 밖에 못 볼거고..'

"아흐으..!"

거기까지 생각하니 작은 입 안에 달달한 군침이 고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티나였다.

달콤한 술에 취해 버린 것 같이 후끈 거리는 마음을 다잡고 티나는 뺨을 짝짝 치면서 생각했다.

'아직 다 끝난 거 아냐. 제대로 못 도와주면 또 지랄하면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착실하게 해야지.'

그렇게 생각을 가다듬은 티나는 조심스럽게 셀린의 방으로 향했다.

'들뜨지 말고, 충격 받은 척을 하면서..'

기레스와 미리 상의해 두었던 계획을 곱씹어 제대로 연기하자고 다짐하면서 티나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아흑... 앗.. 아... 하앗.. 으응..."

방 안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달콤한 숨소리가 새어 나온다. 단추를 다 풀었지만 다 벗지 않고 몸에 착 달라 붙어 있는 셔츠는 안 그래도 야하기 짝이 없는 몸뚱아리를 한층 더 음탕하게 가꾸고 있었고, 하반신에서는 웅덩이라도 만들 기세로 애액이 주륵주륵 쏟아져 내린다.

'아.......'

흐트러짐 없는 얼음 같은 무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기레스의 품에서 헤벌쭉 녹아내린 클로에의 표정 하나로 티나는 굳이 연기할 필요도 없이 표정이 정색으로 싹 굳어 버렸다.

기레스는 뒤에서 클로에를 끌어 안아 찔러 넣은 자세로 슬근슬근 살을 비비면서 애무하고 있었는데, 한없이 부드러운 것 같아 절정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음에도 클로에는 간헐적으로 움찔거리며 애액을 흩뿌려 나갔다.

"아히이..."

쉬지 않고 부드럽게 위 아래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음부는 기레스의 자지를 놓지 않고 싶다는 듯이 쪽쪽 조여대는데, 자지가 빠져 나갈 때마다 잡아 당기는 듯 물어대면서 연신 애액을 뿌려대는 것이 그리도 음란할 수가 없었다.

'아.. 아으..'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클로에의 보지에 찰지게 물려 흔들리는 기레스의 육봉이, 기레스의 육봉에 요리조리 미끌거리며 후려지는 클로에의 보지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뼛 속까지 사무치게 느껴질 정도로 기레스와 클로에의 성교는 끈적한 음탕함을 머금고 있었다.

[찌걱, 철썩, 찰싹]

"하흣.. 헤흑.. 기레스.."

조금 더 운율에 맞춰 속도를 내기 시작하니 애액으로 이미 범벅이 된 두 남녀의 살결의 치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들쭉날쭉 성기가 속을 누빌때마다 끈적한 소리는 절조도 없이 새어나온다.

'으...'

보는 것만으로도 애무당하기라도 한 것처럼 근질근질 발정이 나 미칠 것 같은데, 찰싹 거리는 소리는 또 얼마나 상스러운지, 티나의 아랫도리도 이미 홍수가 난 지 오래였다.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따스한 애액에 정신을 차린 티나는 흠칫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하...!"

'이, 이럴때가 아니지.'

멍하니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기레스와 클로에의 정사를 구경하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한 티나는 덜컥 문을 열면서 연기고 나발이고 없이, 진심을 다해 소리쳤다.

"지, 지금 뭐하는 거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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