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계네토기-206화 (206/238)

〈 206화 〉 티나(98)

* * *

"하으으.."

기레스의 사타구니로 향하는 티나의 입에선 기대로 가득찬 간드러진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싫은 기색은 커녕 망설임 하나 느껴지지 않는 달콤한 교성소리는 듣는 것만으로 음심을 치솟게 만드는 색기가 흘러 넘치고 있었다.

'티나...'

"아음.. 으음 츄릅."

가랑이 안, 기레스의 육봉에 매달려 짐승이 영역표시라도 하는 듯이 티나는 혀를 내밀어 정성껏 침을 칠하면서 위 아래로 얼굴을 움직였다.

슬근슬근 박이라도 타는 듯이 위 아래로 오가는 끈적거리면서도 매끌거리는 혀놀림이 어찌나 음탕한지, 빨려들어갈 듯한 시선으로 응시하던 클로에는 마치 자신이 빨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우뚝 솟은 기레스의 자지를 만족스럽게 바라본 티나는 요망하게 입맛을 다시면서 얼굴을 깊숙히 들이밀었다.

"쭈웁."

'.....!'

"으음 츕, 할짝. 아음 아응~"

얼굴을 파묻은 티나의 입에서 끈적한 소리가 새어 나온다.

표정은 거부감은커녕 황홀하기만 했고, 흥이라도 내는 듯 흥얼거리는 콧소리에, 강아지가 꼬리라도 흔드는 것처럼 좋다고 음탕하게 꼬물대는 혀에 이르기까지, 티나의 리밍은 한 폭의 음탕한 예술이라도 보는 것처럼 요사스럽기 짝이 없었다.

'아으.. 저기를..'

같은 행위라도 누가 하느냐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행위를 했다면 눈살이 찌푸려 지고도 남을 수 있는 광경이지만, 그 대상이 티나라는 것 하나만으로 느낌은 완전히 달라져 버린다.

미녀가 즐비한 이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미녀인 티나가, 억지로도 아니고 좋아 죽겠다는 듯, 환희에 찬 표정으로 남성의 후장을 빠는 광경은, 추잡하다는 생각보다 먼저 음탕하고 아름답다는 생각부터 떠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조교 했길래 티나가 저렇게..'

제 잘난 맛에 사는 말괄량이 공주님 같은 티나가 저런 굴욕적인 봉사를 기쁘다 못해 행복하게 하고 있다니..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는 클로에였다.

'하아... 하아...'

"응웃.."

'바보...'

문틈에 눈을 대고 주저 앉은 클로에는 한 손으로는 보지를, 한 손가락은 입에 넣고 후려대면서 뾰루퉁한 표정으로 티나의 애무에 황홀해 하는 기레스를 바라보았다.

'나도... 티나처럼 조교해줬음 좋았잖아..'

클로에는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오는 표정으로 잡티 하나 없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혀를 애무하면서 생각했다.

'하일즈가 좋아할거라는 핑계를 대면서.. 연습하자고 권해줬으면 얼마든지... 해줬을텐데..'

물론 그렇게 하일즈의 핑계를 대어주길 바라면서도 하일즈에게는 절대로 해줄 생각이 없는 클로에다.

괜히 하일즈를 떠올려 버린 클로에는 기레스에게 찰싹 달라붙어 음탕하게 애무하는 티나가 부러워 죽겠다는 듯 바라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아읏.. 시발.."

"!!"

한 손으로는 타액으로 미끌거리는 자지를 살근살근 애무하면서 기레스의 후장을 빠는 티나의 행위에 입질이 왔는지 기레스는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배배 꼬았다.

뱅어 같은 손이 위 아래로 오갈 때마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자지가 발발거리며 떨리는 것을 본 클로에는 기레스의 육봉을 입 안에 담고 싶은 욕구가 목구멍 끝까지 차올라 버렸다.

"음 쥬읍 쪼옥. 할짝."

"아우우..!"

"아핫."

축포라도 쏴올리는 듯한 백탁이 터져 나오자, 티나는 희열에 찬 교성소리를 내뱉으면서 그대로 자신의 싱그러운 몸에 쏟아지는 정액을 받아 들였다.

"으응. 쪽. 아우으~"

얼굴에 찰지게 떨어진 정액을 손가락으로 건져서 맛있게 빨아제끼는 티나를 엿보는 클로에는 부러움과 시기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

남자친구도 없고, 집에서 같이 사는데다, 몰래 즐기는 것은 물론이요, 매일 밤 기레스와 질펀하게 뒹구르면서, 자신과는 비교도 안되는 이런 지독한 행위를 탐닉할 수 있다니.. 티나의 뒷 사정 따위 알 길이 없는 클로에가 부러워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어땠어?"

한바탕 거창한 사정으로 방금 전 자신처럼 축 늘어진 기레스의 품 안으로 기어 들어온 티나는 여우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기레스에게 물었다.

"꼴려 뒤지는 줄 알았다. 이년아."

'으...'

평소 자신을 대하는 것과는 다른 기레스의 천박한 말투에 클로에의 몸이 흠칫 떨린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기레스가 티나에게는 욕설이나 천박한 말을 편하게 해대는 것이, 어딘지 자신보다 티나를 더 편하게 대하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도.. 으흣..'

기레스가 자신에게 욕설로 막 대하는 것을 상상한 클로에는 머리가 오싹 저려 또 한번 가볍게 지려 버렸다.

따스한 애액이 다리를 따라 흐르는 것을 고스란히 느낀 클로에는 자신의 처지를 다시 한 번 자각했다.

처량하기 짝이 없는 클로에와는 반대로 그렇게 질펀하게 즐겨 놓고도 아직도 모자란지, 기레스와 티나는 서로의 늘어진 몸을 포개 너 나 할 것 없이 살살 간질이면서 애정행각을 나누고 있었다.

나긋나긋 서로의 살덩이를 보드랍게 부비적 거리는 행위는 보는 클로에마저 덩달아 야릇한 발정이 나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 너무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

"후우... 조금 목마른데.."

"응? 물 가져와줄까?"

"!!?"

한껏 분위기에 취해 주저 앉아 관음하고 있던 클로에는 갑작스러운 티나의 말에 화들짝 놀라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려 했지만, 아무래도 소리를 내지 않고 조심히 이동하려다 보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읏..'

어떻게든 흐트러진 옷 매무새만 재빨리 정리한 클로에는 미처 몸을 숨기지는 못하고 길을 지나치는 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덜컥]

"어라? 언니?"

"아.. 티나.."

"읏.. 잠깐만.."

이미 클로에에게 커밍아웃을 하기도 했고, 엿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티나는 곧장 방문을 닫고는 부랴부랴 클로에의 눈앞에서 한껏 흐트러진 옷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새알 같은 가슴이 넘실거리고 여리여리한 새하얀 속살이 돋보이는 티나의 옷차림은 질투심에 눈 먼 클로에에게는 남성을 유혹하는 요소의 결정체만을 모아놓은 듯, 매력적이게만 느껴졌다.

"그, 그런데 언니 아직도 안 잤어?"

"잠시 화장실을 이용하러 나온 것 뿐이야."

필사적으로 연기한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 무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클로에가 말했다.

"아~ 화장실 말이지?"

존재만으로도 사내를 발정시킬 듯한 음란한 냄새와 분위기를 그야말로 폴폴 풍겨대는 클로에를 보면서 티나는 속으로 조소를 머금었다.

"그.. 티나.. 혹시.. 지금.. 기레스랑..."

이미 다 보았지만, 클로에는 뭔가 티나에게 따지고 어떻게든 제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끓어 넌지시 물었다.

"아.. 으응.. 언니가 상상하는 대로야.."

살짝 홍조를 내비치며 부끄러워하는 보기 드문 표정을 내비치면서 티나는 클로에의 물음에 답했다.

"저기.. 티나.. 차, 차림도 그렇고 좀 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일즈도 있는데.. 방금 옷차림은.."

"으.. 언니한테 말해버려서 너무 마음을 풀어 버렸나봐. 거기다 오늘 오빠가 아무 생각도 안 날 정도로 너무 기분 좋게 쑤셔주는 바람에..♥"

이제 클로에에게는 숨길 필요도 없겠다, 마치 놀릴 의도는 없는 것처럼 티나는 소악마처럼 짓궂게 클로에를 약올렸다.

'좋았겠지..'

티나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공감하면서도 약이 바짝 오른 클로에는 살짝 이를 갈면서모든 일의 시작이었던 티나에게 기레스와의 섹스를 걸렸던 날을 떠올렸다.

티나가 엿보는 줄도 모르고 쾌락에 인사불성이 되었던 그 날의 감미로운 섹스를 떠올린 클로에는 안타까움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 날 조금만 정신을 똑바로 차렸으면..'

"응? 야.. 티나. 물 하나 가져오는데 뭐 이리... 어..?"

잠시의 정적을 끊은 것은 문을 열고 나와 티나에게 주책없이 툴툴 거리는 기레스의 목소리였다.

"......"

빤히 자신을 꼬나보는 클로에를 보면서 기레스는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 척 하면서 물었다.

"크, 클로에? 아직 안 자고 있었어?"

"오빠, 그건 이미 내가 물었어. 화장실 다녀왔대."

"아... 그, 그래?"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냐고 추궁하는 듯한 클로에의 날카로운 시선에 기레스는 눈을 내리 깔았다.

"아무래도 남매 간 오붓한 시간을 방해해 버린 모양인데.. 난 이만 방으로 돌아가 볼게."

그런 기레스를 따갑게 쏘아보면서 클로에는 서릿발이 연상될 정도로 냉기를 풀풀 풍기는 말투로 말했다.

피해자의 입장인 티나에게는 강하게 따질 수 없지만, 기레스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여동생을 후린 기레스를 도의적으로 질타하든, 자신을 뒤로하면서 티나와는 발정난 짐승처럼 뒹구른 것에 질투하든, 기레스에게라면 클로에는 얼마든지 추궁할 수 있는 입장인 것이다.

"아..."

'흥.'

티나의 앞인지라 뭐라 적당히 말을 잇지 못하는 기레스를 향해 클로에는 콧방귀를 끼며 그대로 지나쳐 티나의 방으로 돌아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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