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화 〉 티나(89)
* * *
"앗, 아아, 아그읏... 히이... 으그으..."
느긋함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는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찌걱 찌걱]
바닥에 앉아 뒤에서 티나를 끌어 안고 기레스는 소피아에게 애무했던 것처럼 거친 손놀림으로 음부를 마구 후려대고 있었다.
망가진 수도꼭지마냥 한번 손가락을 누빌때마다 찌걱이는 소리와 함께 바닥의 이불에는 애액이 쏟아져 내린다.
여자를 가버리게 만들기 위한 목적만을 위한 것 같아 보이는 투박한 손놀림이지만, 당하는 티나는 절정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생각을 이어나갈 수가 없을 정도로 끊이질 않는 쾌락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앗, 아읏...! 하으.."
손가락이 보짓 속 민감한 부위를 빠르게 스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 견딜 수가 없는데, 이따금씩 쾌락이 튄다.
미칠듯이 쑤셔지는 손가락에 평소라면 진즉에 절정에 도달했어야 하는 쾌락을 느끼면서도, 정말이지 숨이 멎을 것만 같이 아슬아슬하게 티나는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뭐야... 뭐야아... 이거..'
티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싸매고 어쩔 줄을 몰라하며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그 고고한 어머니인 소피아가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뒷전으로, 넋을 잃고 빠져들었던 짐승같은 애무는 티나가 상상했던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아으, 앗.. 하아.... 아... 하앙,"
만약 독이었다면 치사량은 진작에 넘었을 끝나지 않는 쾌락지옥 속에서 티나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발가락만 꼼질거리며 색욕에 미친 듯한 교성소리를 내뱉는 것 뿐이었다.
"으그흐으으... 아히잇..!"
그렇게 질펀한 애무가 얼마나 지났을까, 영원이었는지 일순이었는지 분간도 못하고 티나는 눈까리를 뒤집으며 그대로 벌벌 몸을 떨면서 자지러 졌다.
"하아... 헤에응..."
숨소리도 고르지 못하고 티나는 헤벌쭉 쾌락에 녹아내린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등 뒤의 기레스에 체중을 맡겼다.
살포시 절정에 축 늘어진 몽글몽글한 몸을 기대는 애교스러운 행위는 간질간질 기레스의 남심을 자극해 버린다.
"아..."
등 뒤에서 느껴지는 빨딱 선 느낌에 티나는 소악마 같이 생긋 미소짓고는 고개를 돌렸다.
"아음."
자연스럽게 기레스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들이밀어 한 입 배어문 티나는, 방금 전 기레스의 격렬한 애무를 떠올리면서 정신없이 혀를 놀렸다.
기레스가 자신을 쾌락의 포로로 만들어 버린 것처럼, 티나는 자신도 쾌락으로 기레스의 목에 목줄을 채워 넣고 싶었다.
"쮸읍, 할짝, 음, 으읍, 쥬으읍."
"아니, 야! 야! 우아앗.."
격렬한 입놀림에도 기레스는 몸을 움찔거리면서도 꽤나 잘 참았지만 기레스는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그대로 사정을 해버렸다.
기레스의 정액을 입안 가득 담은 티나는 황홀한 표정으로 혀를 굴려 맛보다가 요망한 눈웃음을 지으며 꿀꺽 삼키면서 물었다.
"더.. 할 수 있지?"
"방금 쥐어 짜놓고는 뭘 더 할 수 있어?"
"엄마랑 할 때는 수십번도 더 했잖아."
"그거야 당연히 마법 덕분이지. 애시당초에 능욕할 때 내 정력 다 봐놓고는 이제와서 뭔 소릴 하는 거야?"
'흐음... 마법 때문이었다 이거지? 하긴 몇 번도 아니고 수십 번은 아무리 엄마라 해도, 말이 안되지.'
티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좋아라 하면서 수긍했다.
아무리 소피아가 요염하고 교태스러우며 아름답다고 해도 자신과 그 정도로 차이가 날 리는 없는 것이다.
소피아에게 지지 않겠다고 은근히 경쟁심을 불태우며 티나는 기레스에게 슬그머니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솔직히 말해."
"뭘?"
"나 능욕할 때, 못하는 척 연기한거지?"
기레스와 소피아의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무려 자신이 괴롭혔을 무렵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관계인 것이다.
소피아를 자지러지게 만드는 애무를 능욕할 때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티나는 기레스가 힘조절을 하면서 자신을 살살 꾀고 있었던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뭐... 그렇지."
"하여간 능구렁이 같은 오빠라니까..."
그렇게 매도하면서도 별로 싫은 기색은 보이지 않는 티나였다.
'생각해 보면... 완전히 오빠 손 위에서 놀아난 거잖아? 으흣....!'
애무 하나 못하는 척, 승부니 뭐니 둘러대면서 자신을 수렁 속에 끌어 들여 희롱했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린 티나는 상상만으로 가볍게 아찔한 느낌에 속살이 젖어 버렸다.
순진하게 기레스의 연기에 속아, 쾌락에 차곡차곡 잠식해서 변태가 되었던 나날을 떠올리니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달아올라 안달이 나 버린 것이다.
'그나저나 마법인가..'
"하아.. 하아... 오빠, 그.. 마법 오늘 사용해 주면 안돼?"
그날 밤, 기레스의 좆물에 범벅이 되었던 소피아를 떠올리면서 티나는 발갛게 얼굴을 물들이고 살짝 호흡을 흐트러 뜨리며 기레스에게 애원하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
"애초에 없는데, 있어도 안돼."
"왜!"
"그 마법이 얼마나 비싼 줄 아냐? 한번 사용하는데 300만이나 하는 물건이라고."
"그깟, 300 내주면 되잖아."
"그리고 구하는 것도 관리하는 것도 엄마가 하고 있거든. 단순히 돈만 있다고 구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니란 말이지. 그리고 너한테 300이 어딨어?"
"다 알면서..."
"?? 뭘?"
짐직 모른 척 하면서 의아해 하는 기레스를 보고 티나는 왁 하고 따지면서 자신의 치부를 그대로 토해내기 시작했다.
"이 바보 오빠! 돈줄 취급하면서 안긴 것도... 그냥 오빠한테 안기고 싶은 마음에 돈을 핑계댄 것 뿐이라고!"
'아으읏... 다... 말했어♥'
자신의 변태성을 하나하나 고백해 나갈때마다 티나의 몸에는 흥분의 덩어리라도 끼얹어진 것처럼 달큰히 달아올라 버린다.
너무나도 창피하고 수치스럽지만 '그래서 좋다'
이런 변태같은 자신이라도 능청거리면서 받아줄 음흉한 기레스라서 좋다고 티나는 오싹한 심정으로 몸을 떨면서 생각했다.
"그걸 돈줄 취급한다고 삐지기나 하고, 원수 취급이나 해대고.. 진짜 내가 얼마나.."
"아니, 내 입장에서는 돈줄 취급도 맞고, 원수도 맞잖아? 내가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나한테 안기고 싶어서 돈을 요구했다니.."
"아흣.."
살짝 유두를 꼬집어 비틀자 티나의 입에선 달콤한 소리가 새어나온다.
"너도 정말 변태구나.."
"흥, 내가 누구 딸이고, 누구 때문에 이런 개변태가 됐는데?"
틱틱 소피아와 기레스에게 화살을 돌리면서 티나가 말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만든 책임이나 지라구. 이 변태오빠야. 하으으.."
대답도 없이 기레스가 둥그스름 예쁘게 솟은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쥐자, 티나는 눈을 감고 간드러진 교성소리를 내면서 쾌락을 음미했다.
"엄마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진짜 꼴려서 참을 수가 없네."
"엄마는 빼. 츕."
그렇게 말하면서 티나는 고개를 돌려 스스로 나서서 기레스의 입을 훔쳤다.
'하아... 이것도 좋아♥"
방금 전, 소용돌이처럼 한계 끝까지 몰아치는 애무도 좋았지만, 이렇게 살짝 완급을 주는 성교도 나쁘지 않다고 느끼면서 티나는 뱀처럼 혀를 휘적거렸다.
그렇게 분위기를 내고 있는 참에, 잔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응... 응... 애... 으아아앙.."
"푸흐."
셀린의 울음소리에 기레스는 티나의 입에서 입을 떼고 일어났고, 티나도 아쉽다는 듯 입술을 매만지며 셀린에게 다가갔다.
"우아앙. 우앙.."
달랜다고 달래, 아까보다는 나아 보였지만, 여전히 울음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셀린을 보면서 기레스는 어찌할 줄을 몰라 뚱한 얼굴로 당황해 했다.
"훗."
'애무는 그렇게 잘하면서..'
어떻게 하면 여자가 느끼는지 다 알기라도 한다는 듯 애무는 잘하지만, 셀린 하나 보는 것도 못해 쩔쩔매는 기레스를 보면서 티나는 역시 저런 기레스를 도와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풋풋하게 미소지으며 나섰다.
"비켜봐.."
"어? 어.."
셀린을 받아든 티나는 아까 전처럼 셀린을 달래보았지만, 티나가 달랬음에도 셀린을 울음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옷을 벗고 있어서 놀랬나? 으음.. 아..!'
소피아가 집을 나서기 전, 일러준 것들을 떠올린 티나는 셀린의 기저귀를 풀어 상태를 확인했다.
"역시.."
솜씨좋게 셀린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품에 안아 달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셀린은 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이야... 역시 여자는 다르구나.. 너도 크면 좋은 엄마가 되겠어."
'엄마라니...'
기레스의 말을 들은 티나는 주책스럽게도 보지가 찌르르 떨려 버렸다.
그런 변태같은 자신이 이제는 싫기는커녕 이제 마냥 좋기만 한 티나다.
'잠깐만......'
머릿 속에 스친 생각에 셀린을 안은 상태로 티나는 기레스를 빤히 바라보았다.
"응? 뭐야?"
"저기 오빠.. 갑자기 든 생각인데... 셀린 누구 아이야?"
앙칼진 목소리로 따지고 드는 티나의 말에 기레스는 멈칫거리며 당황했다.
"어? 누, 누구긴.."
그 살짝 떨떠름한 기레스의 반응에 티나는 어이없다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설마 셀린도 오빠랑 엄마 아이야? 시발 미쳤어?"
"야.. 야.. 셀린 깨겠다. 조용히 좀 말해."
"하... 정말.. 뭐하는 콩가루 집안인거야. 우리 집은.."
실로 난장판 그자체라 생각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면서도, 티나는 어째선지 사랑스럽다는 듯 셀린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오빠는 안 닮아서 다행이네? 그렇지 셀린?"
'셀린이 엄마 아이라 이거지?'
"아우우.."
새근거리는 셀린을 보면서 티나는 요사스레 입술을 냘름거리며 생각했다.
'나도.. 언젠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