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화 〉 티나(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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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으로 몰려 티나에게 벽치기를 당한 기레스는 도망칠 길을 찾지 못하고 침착하게 말했다.
"범해달라고 해도 말이지. 너한테 복수한다고 애무하지 않기로 했던 거 잊었냐? 네가 진짜로 범해지고 싶다면 안할거라니까?"
자신을 가로막은 티나의 얇은 옷차림에 음흉한 시선을 놀리면서도 기레스는 능청스럽게 빠져나가려 들었다.
"시끄러워! 내가 이렇게까지 자존심을 다 버려가면서 부탁하는데.."
여기까지 와서도 내빼는 기레스의 말에 티나는 살짝 울먹거리면서 치를 떨었다.
"부탁하면 다 들어줘야 되는 것도 아니잖냐. 특히나 너랑 내 사이면 더더욱. 거기다 엄마랑 내가 하는 걸 봤다고 해도 네가 이렇게까지 범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뭔가 좀 이상하단 말이지."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아니, 네가 날 좋게 볼 여지는 하나도 없잖아. 능욕에 육변기 취급에 나중에는 돈을 주고 창녀 취급까지 해댔는데 나한테 범해지고 싶다는 게 말이 되냐?"
상식적인 선에서 번지르르한 말을 들어보면 기레스의 말은 너무나도 지당해 보였지만 티나는 택도 없다는 듯, 콧방귀를 끼며 정색했다.
"엄마도 쾌락에 빠져서 나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다 버릴 각오까지 해댔는데 안될 게 뭐 있어? 나도..."
"??"
"나도 엄마가 받았던 것처럼 범해지고 싶단 말야!"
한번 물고가 트이기 시작한 티나는 이제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기레스의 앞에서 자신의 치부와 속내를 있는 그대로 내뱉는 일생의 수치보다 티나에겐 기레스를 갈구하는 마음이 훨씬 무거웠다.
"시발 진짜냐..."
"가짜면 여기까지 와서 내가 이지랄을 해대겠어?"
복숭아 빛으로 발갛게 물든 얼굴로 티나는 입을 삐죽이면서 툴툴 거렸다.
"하지만 보통 나한테 범해지고 싶나?"
"내가 그러고 싶다는데 보통 따위 알 게 뭐야? 시발 매일매일 내 앞에서 엄마랑 그렇게 짐승처럼 즐겨대는 걸 보는 내 심정이 어땠는 줄 알기나 해?"
"나야 모르지. 이렇게 나한테 범해지고 싶다는 것도 충격인데, 네가 어떤 심정인지를 어떻게 알아? 왜 죽이고 싶기라도 했냐?"
"바, 발정나 미치는 줄 알았단 말야.. 시발 내가 이런 말까지 해야 되냐고.."
이제와서는 뒤로 물러설 곳도 없는 티나는 얼굴을 붉히고 머뭇대면서도 속 안에 있는 응어리를 다 털어낼 듯한 기세로 기레스에게 자신의 변태같은 심정을 전부 토해냈다.
속에 말도 못하고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토해내는 해방감에 기레스 앞에서 느끼는 수치심마저도 흥분으로 승화 되어 버리는 티나였다.
'될대로 되라지 뭐.. 이제와서 발정 난 거 인정하는 게 뭐 대순가?'
지금까지 상대가 기레스기에 자신의 속내를 고백하기 힘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모든 음탕함을 아는 기레스기에 티나는 자신의 변태성을 사실대로 토해낼 수 있었다.
남들 앞에서는 절대로 하지 못하는 이야기지만 기레스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자신의 몸을 후리고, 노예에, 더 나아가서는 변기 취급까지 해댄 기레스에게 발정났다고 실토하는 것은 다소 창피하기는 해도 못할 말은 아닌 것이다.
"어우.. 제정신인가.. 시발.. 아무리 발정났어도 그렇지."
"시발 남자가 왜이리 궁시렁 궁시렁 말이 많아! 내가 이렇게까지 나서는데 오늘도 안해주면 지금 당장 방음마법 풀고 소리지를거야."
"미친소리 그만해. 하일즈가 오면 어쩌려고? 다 까발려지고 싶어?"
옷이란 옷은 다 풀어 던져 놓고, 달라 붙어 있는 상황에 티나의 비명소리가 더해지면 무슨 꼴이 나게 되 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이렇게까지 해도 안 범해주면 다 까발려 지는 게 낫지 뭘."
"야! 이 변태 같은 년아. 애무 하나 안해줬다고 집안을 말아먹겠다고?"
'하읏..'
기레스에게 변태라고 매도 당하자 티나의 마음이 술렁거린다.
"내가 누구 딸인데? 엄마는 너랑 섹스하면서 집안 말아 먹어도 되고 나는 안돼? 이놈의 콩가루 집안 따위 어떻게 되든 내가 알게 뭐야?"
반쯤은 진심으로 티나는 신랄하게 자신과 소피아를 변태로 까내리면서 기레스에게 따지고 들었다.
"..... 그렇게 집안 말아 먹는 게 싫으면 나한테도 엄마한테 했던 것처럼 해주던가?"
흘러 넘칠 정도의 색기가 아른 거리는 눈빛으로 티나는 기레스를 바라보면서 툴툴 거렸다.
그 귀여움과 음탕함이 절묘하게 뒤섞인 모습을 자신이 만들었다는 생각에 기레스는 속으로 흡족해 했다.
"안해주면 방금도 말했지만 진짜로 하일즈 오빠한테 소리질러 버릴거야. 그 대신.."
"?? 대신?"
"대신... 해주면 오빠든, 노예가 되서 주인님으로 모시든, 육변기 취급이든 바라는 건 뭐든지 다 해줄테니까.. 시발 얼른 따먹어 달란 말야!"
"시발.. 도저히 못 참겠네. 티나 너 '뭐든지' 하는 걸로 약속한거다?"
"응? 읍.. 츄릅. 넬름넬름."
외마디 욕설을 끝내고 기레스는 티나를 끌어안아 입을 훔쳤다.
처음에는 당황했던 티나도 자신의 예쁜 입 안으로 기레스의 혀가 들어오자마자, 언제 당황했냐는 듯 곧바로 혀를 뒤섞기 시작했다.
'하으... 시발 너무 좋아...♥'
혀의 돌기가 서로 뒤엉킬 때마다 말랑 간질거리는 감촉에 티나는 눈물이 나올만큼 쾌락의 기쁨을 느끼며 기레스의 입을 게걸스럽게 탐해 나갔다.
"아움.. 쥬압 쯔읍 넬름. 하아.... 쪽.. 으음~"
단순히 입 안에 혀만 넣고 쾌락을 갈구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마치 사랑이라도 나누는 듯, 티나는 입술을 섞고 애교섞인 콧소리까지 내가면서 기레스에게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이순간만큼은 애무고, 섹스고 나발이고 그냥 영원히 이렇게 혀를 섞으면서 속살을 부비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티나였다.
"파아.. 으응..?"
그런 티나의 바람을 제지하는 듯, 살짝 기레스가 떼어내자, 티나는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표정으로 기레스를 가볍게 쏘아보았다.
"어우 시발년.. 꼴리기는.."
'흐응~'
슬쩍 기레스의 아랫도리를 바라보면 이미 뚫어버릴 것처럼 빳빳하게 선 자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거리낄 것도 없겠다. 티나는 명령하지도 않았음에도 매달리듯 무릎을 꿇어 자신의 입으로 기레스의 바짓춤을 주섬주섬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
그 순종적인 모양새가 어찌나 음탕하면서도 귀여운지, 살짝 소피아를 떠올려 버린 기레스는 요염함에 살짝 오싹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음 음.. !!"
기레스의 팬티를 입으로 물고 슬근슬근 내려 육봉을 꺼내자 티나의 눈에 이채가 서린다.
"아♥ 아앙."
티나는 무릎을 꿇고 사타구니에 예쁜 얼굴을 쳐박아 기레스의 엉덩이를 끌어 안아 매달렸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자지에 티나는 넋이 나간 얼굴로 기레스의 엉덩이를 끌어 안아 기레스의 사타구니에 예쁜 얼굴을 파묻는다.
"으음, 흐응."
환희에 찬 신음소리에 맞춰 뭐가 그리도 기쁜지 허리를 잠시도 멈출 생각도 없이 요리조리 음란하게 놀려대면서 티나는 맛있는 진미라도 맛보는 듯이 정성스럽게 기레스의 성기를 핥아 나갔다.
"으윽.."
눈앞에서 쫑긋 거리면서 반응하는 자지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이 바라보면서 티나는 쪼옥 혀를 모아 빨아 올렸다.
"꼴려?"
"칫.. 그래. 꼴려 죽겠다. 아오오.."
'혀는 왜 차고 지랄이람?'
기레스가 혀를 차는 게 마음에 걸린 티나는 조금 더 촘촘히 혀를 놀려 자극을 주기 시작했다.
'입 안에서 부들부들 거리는 거 좋아♥'
빳빳하게 세운 따뜻한 자지가 사정하고 싶어서 입 안에서 파들파들 거리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티나는 행위 하나하나에 행복해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남들이 보면 도저히 기레스의 살덩이를 입에 물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멋진 표정이다.
'그나저나 이거 곧 쌀 거 같은 느낌인데..'
"으므 쥬으읍. 넬름. 하아.."
"읏..? 뭐, 뭐야?"
사정 직전에 부드럽게 입에서 자지를 꺼내자 기레스는 허리를 움츠리면서 당황했다. 얼마나 기레스의 자지를 물어왔던가, 이미 기레스의 사정 따위 손바닥 안에 훤히 꿰고 있는 티나다.
"엄마랑 나랑 누가 더 꼴려?"
그렇게 사정 직전에 가녀린 손가락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부드럽게 자극하면서 티나는 기레스에게 요사스럽게 속삭이듯 말했다.
"후우.."
부들거리는 기레스의 자지에 부드럽게 스치는 입김을 불어 넣자, 기레스는 안달이라도 내는 듯 몸을 배배 꼬면서 부르르 떨었다. 그런 기레스의 반응에 티나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그 애미에 그 딸이라더니..'
기레스 앞에서 음탕하고 요사스러운 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소피아지만, 그 딸인 티나도 한꺼풀 벗으면 역시나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야 당연히 엄마지."
"아...! 으으..."
기레스의 뭘 새삼스럽게 묻느냐는 듯한 대답에 티나는 숨기지도 않고 분해 죽겠다는 듯 표정을 구겼다.
"근데 하일즈도 아니고 나한테서 엄마보다 꼴린다는 말을 듣는 게 의미가 있냐?"
"이, 있어!"
"엄마한테 경쟁심리가 붙는 건 좋지만, 나한테는 너보다 엄마가 훨씬 중요하거든? 너도 발정이 나서 이렇게 나한테 애무해달라고 사정하는거지. 하일즈랑 나랑 어느쪽이 더 좋냐고 물으면 당연히 하일즈를 선택할 거 아냐?"
기레스에게 소피아가 자신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쯤 티나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것을 말로 들으니 티나는 마음이 달싹 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거기다 쓸데없이 하일즈를 들먹이질 않나, 자위도구 취급한다고 생각하질 않나, 주책없이 입을 터는 기레스의 말에 티나는 표정관리가 되질 않았다.
"......."
"좋은 비유지? 나도 네가 너무 꼴려서 못 참고 복수를 포기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엄마랑 널 비교할 수야 있나.."
'좋은 비유 좋아하네.. 둔탱이 새끼.'
"헛소리 그만하고 이제 슬슬 애무나 해주시지?"
"어? 이대로?"
엉거주춤한 자세로 기레스는 안절부절 못하며 티나의 눈치를 살폈다.
"엄마가 더 꼴린다면서? 엄마한테 빼달라 하던지?"
"큿... 이 시발년.. 뭐 좋아."
'어? 뭐든 해도 좋은데.. 명령은 안하는거야?'
사실 기레스가 사정시켜 달라고 부탁하거나 명령하면 바로 빨아서 정액을 맛 볼 생각으로 만만이었던 티나는 티나대로 기레스의 반응에 살짝 당황해 버렸다.
"애무해 줄테니까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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