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계네토기-176화 (176/238)

〈 176화 〉 티나(68)

* * *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하기 짝이 없다.

분명 수면제를 받았을 때만 해도, 기레스의 잔향 속에서 곁잠만 자도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던 티나는 오늘도 몰래 기레스의 품 속에 들어와 몸을 달싹 거리며 안달을 내고 있었다.

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바로 자신의 눈 앞에, 망상도 아니요, 신기루도 아닌 기레스의 살덩이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변태인 티나가 딸랑 냄새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아.... 하아..."

기레스의 속살에 대고 킁킁거리면서 티나는 숨을 헐떡였다.

'냄새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기분 좋지만..'

눈앞에 무방비한 상태로 놓여진 진수성찬 앞에 티나는 군침이 도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기레스의 방 안에서, 기레스의 체취에 둘러 쌓여, 지근거리에 기레스의 살결이 있다는 행복한 현실은 티나의 정신을 야금야금 고문하고 있었다.

마치 며칠은 굶은 사람한테 라면 한 그릇을 제공하면서 옆에는 먹을 수 없는 진수성찬을 떡하니 마련해 준 상황에 티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몸만 바들거리고 있었다.

'비비고 싶어.. 핥고 싶어..'

도톰한 혀로 입맛을 다시면서 티나는사냥감을 노리는 짐승처럼기레스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조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티나는 자신이 수면제를 마셨을 때를 떠올려 보았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밤잠을 설치던 자신이알람 소리마저 듣지 못하고 시간이 삭제된 것처럼 잠들었을 정돈데, 조금 정도 건드려도 큰 문제는 없지 않냐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게 사람이라고, 서서히 이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티나는 욕망에 충실한 변태답게 언제나와 같은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저번에도 팔을 좀 움직였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잖아?'

티나는 겨드랑이 속에 들어가려고 기레스의 팔을 살짝 치웠던 것을 떠올렸다.

[스읍]

심호흡을 하면서 체취를 한번 들이키고, 티나는 정욕에 한껏 물든 시선으로 기레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음...'

남는 게 시간이다보니, 요사이 티나는 자위를 끝내고 달콤한 잠을 청하기 전에 기레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일이 잦았다.

'특색 있는 얼굴이려나?'

조각 같은 이세계 사람들의 얼굴에 비하면, 빈말로도 잘 생겼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이제는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 진데다,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같이 기레스의 얼굴을 감상한 나머지 조금씩 멋대로 자기 최면에 빠져버린 티나는 기레스의 얼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연예인이 매력 덩어리라고, 일반인에게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듯, 이미 쾌락에 콩깍지가 씌여버린 티나의 눈에 기레스는 이전만큼 추하게 느껴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어설프게 잘생긴 것보다야.. 이쪽이 더..'

"...... 할짝"

그런 미친 생각을 하면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태평한 기레스의 얼굴을 보자, 티나는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충동을 참지 못하고 기레스의 뺨을 혀로 살짝 핥아 버렸다.

"....."

그리곤 슬쩍 기레스의 눈치를 살피는데, 여전히 기레스의 새근새근 거리는 숨소리는 고요하기만 했다.

[꿀꺽]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티나의 눈빛이 욕정으로 파르르 떨린다.

기레스의 뺨에 대고 혀 끝으로 할짝 할짝 간을 보던 티나는 천천히 기레스의 목덜미를 쭉 핥아 올리기 시작했다.

"낼름 낼름, 으응♥"

쫄깃한 혀를 놀릴 때마다 티나의 입에선 간드러진 신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좋아.. 좋아..!'

좋다고 티나는 기레스의 몸 선을 따라 정신줄을 놓고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뺨부터 시작해 목을 거쳐 얼마 전부터 눈여겨 보던 겨드랑이에 이르기까지 도착적인 행위에 티나의 이성은 흐물흐물 녹아 내려갔다.

[스읍 파ㅡ 낼름 낼름 할짝 쪼옥]

"아응ㅡ"

'지금까지 괜히 참았잖아!'

그렇게 물고 빨고 핥는데도 기절한 듯 자는 기레스의 모습을 보고 며칠 간 자제한 자신이 바보였다고 생각하며 티나는 껴안기는 듯 살그머니 기레스의 몸에 포갰다.

"아흐응~"

그리곤 기레스의 살을 빨면서 살근살근 매끈거리는 살결을 부벼대는데, 아랫도리는 이미 흠뻑 젖어 기레스의 속살에 맞닿을 때마다 애무라도 당하는 듯이 간질거려서 티나는 교성소리를 내며 좋아라 했다.

분위기를 탄 티나는 기레스의 몸에 자신의 늘씬하게 잘 빠진 다리를 매달리듯 걸어가며 몸을 비비려 들었다.

'어?'

그 순간 자신의 다리에 빳빳한 무언가가 걸리는 것을 느낀 티나는 화들짝 놀라며 떨어졌다.

'발기했어..?'

남자 경험이라고는 기레스 뿐인 티나가 고개를 갸웃 거리면서 슬쩍 기레스를 곁눈질 해보면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는 기레스가 보인다.

'잠들어 있어도 발기할 수가 있는 거였구나..'

당연히 기레스가 깨어있다는 쪽으로는 의심하지 못하는 티나는 자신의 검은 욕망을 마음껏 부풀려 나갔다.

"자면서도 발기하다니.. 하여간 색골이라니까..♥"

그런 말을 하면서 입맛을 다시는 자신의 얼굴이 색기로 그득하다는 것을 티나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티나는 침대의 밑 쪽으로 기어, 이불을 들추었다.

"하아... 하아... 스읍.. 하응♥"

기레스의 체취로 가득한 이불 안에서 살짝 절정을 느낀 티나는 육변기가 되었던 나날을 떠올리면서 욕정에 젖은 눈빛으로 한발 한발 기레스의 가랑이를 향해 천천히 기어 들어갔다.

[꿀꺽]

어둠 속에서도 볼록 솟아 오른 팬티가 아른 거려서 티나는 오늘 몇번째인지 모를 군침을 삼켰다.

"하아.. 스읍.."

기레스의 팬티를 꺼내 훤히 드러낸 육봉의 열기가 느껴지자 티나는 기다렸다는 듯 코 끝을 귀두를 향해 가져갔다.

"헤으으..."

깨끗하게 씻지는 않았는지 코 끝을 찌르는 짠내에 티나는 머리가 새하얗게 저려 힘이 빠져 기레스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쳐박아 버렸다.

"하읏.. 스읍.. 헤헤.. 킁킁. 할짝."

냄새에 빠져 헤롱대는 와중에도 티나는 본능적으로 자지의 기둥에 반들거리는 혀를 걸었다.

'자지 빠는 거 좋아♥'

방금까지 혀를 가져다 대는 것도 불안해 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티나는 게걸스럽게 기레스의 육봉을 입 안에 푹 담갔다.

입 안에 푹 담아 볼살에도 비벼보고 혀로 휘감아도 보고, 지금까지 참아왔던 모든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티나는 정신없이 혀를 굴려 나갔다.

"으음.."

"!!!"

간지러웠는지 숨소리와 함께 기레스의 자지가 쫑긋거리자, 티나는 놀란 토끼눈으로 입을 멈추었다. 그 와중에도 빨고 있는 게 너무 아까워서 입 안에서 자지를 뽑을 생각은 하지도 않는 티나였다.

"헤... 헤.."

실실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레스의 성기가 흐느적 흐느적 티나의 입 안에서 움직인다. 그 모양새가 자신의 애무를 바라는 것 같은 애교처럼 보여 티나는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레스의 육봉에 혀를 휘감았다.

"음냐.."

"우웁.."

잠시 새근거리면서 웃던 기레스는 몸을 뒤척거리며 가랑이로 티나의 몸을 휘감아 안아, 고정했다.

"티나... 이... 시발..년.."

어딘지 원망스럽게 자신을 부르는 말투에 티나의 심장은 이보다 더 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쿵쿵 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 바보.. 혹시 안 자는 건 아니겠지? 읍.. 헤응♥'

그렇게 걱정하면서도,기레스의 다리에 고정되어 가랑이에 얼굴을 파묻은 이 자세가 너무 마음에 들어 눈이 사르르 풀려 버리는 티나였다.

"음.. 음... 시발...년.. 푸우.."

'수면제 덕에 자고 있기는 한 모양인데.. 너무 자극을 줘서 잠꼬대 하는건가? 그나저나 자면서까지 내 이름을 말하다니..'

기레스의 서운함이 뚝뚝 묻어 나오는 말을 들으면서,티나는 수면제로 깊게 잠든 기레스가 자신의 애무에 자극받아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저렇게 깊게 퍼질러 자는 와중에도 서럽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잠꼬대 할 정도로 자신을 생각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동해버린 티나는 애증 섞인 눈으로 기레스의 자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바보.."

혹시나 걸릴까 싶어 가슴 시린 조마조마한 감정 조차도 지금의 티나에게는 쾌락을 위한 훌륭한 조미료에 지나지 않아서 이 와중에도 티나는 기레스를 반찬삼아 자신의 보지를 끊임없이 휘젓고 있었다.

'으...'

얼마나 지났을까..기레스의 잠꼬대에 흥분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혹여나 기레스가 깰까 싶어서 성기를 빠는 것을 멈추고 있던 티나는 몸이 미지근하게 식어가는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당황했다.

기레스의 자지까지 빨아댄 탓에, 농밀한 쾌락으로 제대로 절여진 자위가 한풀 꺾여 시들시들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오싹 등골에 오한이 서리는 티나였다.

'시, 싫어.. 내가 어떤 각오로 자지까지 빨고 있는데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숭고한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음에도 자기 변명하나는 거창하기만 한 티나다.

더 혀를 놀리면 기레스가 깰지 몰라 위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티나는 기레스의 귀두 끝에 자신의 반짝이는 혀를 가져갔다.

'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 되니까..'

제발 깨지 말라고 기도하면서 티나는 기레스가 깨든 말든 탐스러운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스으읍ㅡ 킁킁.]

"쮸웁 쪼옥 낼름낼름"

애액으로 얼마나 범벅이 되어 있는지, 음부에선 찌걱거리는 음란한 소리로 가득했고, 티나의 가녀린 손가락은 원초적인 쾌락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이 꼬물꼬물 뱀처럼 음탕하게 움직인다.

티나의 혀는 기레스의 포피를 비집고 들어가 한땀한땀 놓치지 않겠다는 듯, 휘적휘적 끈적하게 움직여 댔으며, 그 앞에서 기레스의 자지는 뱀 앞의 개구리마냥 움찔 거리며 반응했다.

그 움찔거리는 느낌이 뭘 의미하는지, 티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왔다♥'

"으응, 아움. 우읍. 우흐으으으응....!"

입 안에 농농하게 퍼지는 정액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 티나의 가녀린 손가락이 발갛게 달아오른 민감한 음핵을 쫄깃하게 쓸어내리자, 티나는 그대로 눈을 뒤집으며 까무러 졌다.

축 늘어져 기레스의 하복부에 얼굴을 파묻고 티나는 녹아내릴 듯한 표정으로 목젖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꿀꺽.. 헤헷.. 최고오..♥"

"끄..으.."

"!!"

절정의 여운에 실실거리던 티나는 기레스의 신음소리에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그러면서도 그 긴급한 와중에도, 조금만 더 이렇게 기대고 있고 싶어 여전히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는 티나다.

"끄으음.. 음.. 음.. 클로에.. 음냐.."

"????"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기레스의 잠꼬대에 티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기레스의 자지를 빨고 싶다는 생각마저 잊고, 티나는 화들짝 자리에서 일어나 이글거리는 눈으로 기레스를 내려다 보면서 생각했다.

'왜... 왜, 거기서 클로에 언니가 나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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