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계네토기-171화 (171/238)

〈 171화 〉 티나(63)

* * *

"으으응ㅡ!"

기레스가 뒤로 뻗은 자신의 팔을 쫙 펴서 잡아 당기자, 티나의 입에선 야릇한 신음소리가 튀어 나왔다.

'와~ 기분 좋아..'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한 것은 아니었지만, 기레스가 잡아주는 스트레칭은 너무 상쾌해서 티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뭔가 자신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절묘하게 잡아 당겨서 고정시켜 주는데 그렇게 속이 후련해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둘이서 하는 스트레칭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과거 친구와 함께 2인1조를 이루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 녀석이 상대라 그런걸까?'

변태인 자신이 기레스에게 흥분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부인조차 하지 않는 티나였다. 다시 기레스가 지지대가 되어 당겨주자, 티나는 사양할 생각도 않고 신음소리와 함께 기분을 내기 시작했다.

"아흣ㅡ 하으응ㅡ"

"야! 자꾸 이상한 소리 낼래?"

"시원해서 그래, 시원해서.. 어차피 애무할 때는 이거보다 더한 소리도 듣고 있잖아?"

"내가 꼴린다니까 그러네, 오늘 또 애무 당하고 싶어?"

그 말에 심장이 두근 거려버리는 티나였다.

"그래서 할인권 줬잖아. 하고 싶으면 하든지?"

"안돼. 엊그제에도 썼으니까 좀 조절해야지. 예전에 너 능욕할 때 느낀건데, 한번 풀리니까 진짜 자제가 안되더라.."

'칫..'

기레스의 절제하는 발언에 티나는 속으로 혀를 차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렇게 절제하지 않으면 나한테서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말하는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니 속이 달아올라 입가에 웃음이 가시질 않는 티나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이 녀석 안마를 받고 그렇게 좋아하셨던 게 기억나네.'

기레스한테 받는 애무를 생각하면 이상할 건 없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티나는 기레스에게 안마를 받아본 경험이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안마라..'

"으음.."

정면으로 마주본 자세에서 기레스는 살짝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을 보였다.

"뭐하구 있어. 다리 벌려서 내 다리 고정한 다음에, 팔을 잡아 당겨 달라고 했잖아."

"...... 아니, 에이, 시발.."

기레스는 투덜거리면서 티나의 종아리를 지지하기 위해 다리를 벌리자, 바지 위로 빳빳하게 솟은 무언가가 훤히 드러났다.

"푸훗. 하여간 색골 오빠라니까."

요망하게 기레스를 놀리며 웃는 티나의 끈적한 시선은 기레스의 사타구니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꿀꺽]

"아니, 근데 이거 진짜 나한테만 너무 불리한 거 아니냐?"

"불리하긴 뭐가 불리하단 거야?"

"생각해 봐라? 일단 넌 내가 상대니까 흥분하지 않겠지?"

"......"

'또 헛다리 짚고 있네..'

아마 흥분을 해도 기레스보다 자신이 더 흥분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티나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거기다 설사 흥분한다고 해도, 넌 여자니까 나처럼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거 아냐? 하지만 난 상대도 너고, 남자니까 시도때도 없이 꼴릴거고, 꼴릴 때마다 이딴 꼬라지를 보여야 되는데.."

"어차피 그런 원숭이 같은 인간인거 다 알고 있는데 뭐 어때? 난 전혀 신경 안쓰니까 헛소리 말고 얼른 잡아주기나 해."

티나는 잡아달라고 가녀리면서도 새하얗게 예쁜 팔을 바동바동 흔들면서 말했다.

사실 기레스가 이렇게 지지해 주지 않아도 홀로 다리를 쭉 찢고 바닥까지 몸을 땡기는 것도 여유인 티나에게 이런 스트레칭은 별 의미가 없었지만 티나는 구태여 기레스에게 잡아달라고 떼를 쓰고 있었다.

"내가 신경 쓰인다니까 그러네."

그렇게 연이어 투덜거리면서도 기레스는 티나의 팔을 잡아 당겨 주었다. 그렇게 잡아 당겨진 티나의 신체는 기레스의 사타구니 쪽을 향해 들어갔다.

[스으읍]

"하으으..♥"

꽤 여러 자세를 잡아 주면서 은근히 땀을 흘린 기레스의 진한 체취가 적나라하게 스며들자 티나는 정신이 아찔해 졌다. 그렇게 한번 두번 세번, 반복하고 티나는 음부가 찌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앗.. 아아..'

이제는 친숙한 그 느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티나는 곧장 깨닫고는 슬그머니 다리를 오므렸다. 오므리면서 뭔가 젖은 듯, 살이 스치는 느낌에 티나는 당황하며 생각했다.

'불리한 건 나잖아..!'

기레스야 발기하면 그뿐이지만, 자신은 흥분해서 느껴버리면 속옷, 더 나아가서는 바지까지 젖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티나는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혔다.

애무를 당해서 젖거나 싸는거야 얼마든지 변명할 수 있고, 기레스도 납득해 주겠지만, 기레스의 냄새를 맡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바지에 얼룩이 질 정도로 젖는다니, 그야말로 변명하나 할 수 없을 정도의 치태가 아닐 수 없었다.

"응? 너 뭐하냐? 아직 세번 밖에 안했잖아."

"새, 생각해 보니까 스트레칭은 이정도면 될 거 같아. 몸도 풀릴만큼 풀렸고."

"끝났다고? 그럼 나도 한번만 잡아 당겨줄래?"

"ㅁ, 뭐?"

"하도 네가 야한 소리까지 내가면서 시원하다고 난리길래 나도 한번만 몸 좀 풀고 싶어서 말야."

"아, 안돼!"

"아니 왜?"

"난 정당한 값을 지불한거잖아! 내 몸까지 걸린 애무를 반액이나 할인해 줘서 얻은 권린데 어딜 날로 먹으려 드는거얏!"

"으으음... 그럼 돌려줄테니까 한번만 잡아주라."

잠시 고민하는 척 하다 기레스는 고개를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티나에게 말했다.

"뭐? 이런 거 때문에 반액 할인을 걷어 차겠다고?"

"생각해 봤는데 말이지. 2인1조로 몸을 푸는거 나 한번도 해본 적이 없더라고.. 부탁할 사람도 너밖에 없고.. 네가 말했듯이 애무까지 한 사인데 좀 빼지 말고 잡아주라. 반액 할인 그거 없어도 좋으니까.."

'으... 차라리 애무를 하자고 하지..!'

그랬으면 자연스럽게 애액에 대해 변명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텐데 하고 불평하면서 티나는 살짝 생각했다.

'조금 젖기는 했지만, 상태를 봤을 때 아직 바지가 젖을 정도는 아니었을거야.. 여기선 적당히 타협해서..'

"반액 할인권은 안 줘도 되니까 대신 한 동작만 하는 걸로 해. 어차피 해본 적 없어서 하는 거니까, 대충 어떤 느낌인지만 알면 될 거 아냐? 정히 필요하면 나중에 애무할 때라도 어울려 줄테니까.."

"음.... 그럼 마지막에 했던 자세로.."

하필 그거냐고 티나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자세를 준비했다. 몸을 적당히 푸는 척을 하면서 슬쩍 아래를 내려다 본 티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아직 괜찮아.'

속옷은 조금 젖긴 했지만, 역시 바지는 아직 젖지 않은 상태였다.

'어차피 내가 수그리는 것도 아니니까.. 아무 문제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티나는 가랑이를 훤히 벌리고 기레스의 팔을 잡아 주었다.

"끄으으윽..!"

'어..? 생각보다 꽤 유연한 거 같은 느낌인데?'

연체동물처럼 유연한 자신만큼은 아니지만, 티나의 예상과 달리 기레스의 몸도 생각보다는 상당히 유연했다. 클로에와 소피아를 거쳐가며 몸을 유연하게 개조하다시피 훈련 받은 까닭이다.

"당긴다?"

"그래.. 끄... 후으으!"

티나가 체중을 뒤로 실어 상체를 쭉 하고 당기자, 기레스의 머리는 그대로 미끄러지듯 티나의 가랑이 사이로 쑥 들이 밀어졌다.

'!#$!%'

체중을 뒤로 옮긴 상태였음에도 기레스의 상체에서 아지랭이처럼 피어오르는 체취와 자신의 사타구니 쪽에 느껴지는 뜨거운 숨결에 티나는 순간 활어처럼 몸을 튕기며 허벅지를 움찔 거렸다.

'아.. 으..!'

"후으윽.. 하아..."

리듬에 맞춰 썰물과 밀물처럼 오가는 기레스의 체취와 호흡에 섹스는커녕 애무를 당하는 것조차도 아닌데도, 숨결만으로 티나의 음부는 농농한 쾌락으로 잔뜩 절여지기 시작했다.

"으끄흐윽! 후우.."

"아흣♥"

"응?"

"아흐.. 하아.. 몸이 뭐 이리 뻣뻣해! 하아.."

기레스의 숨소리에 맞춰 못 참고 간드러지는 소리를 내버린 티나는 괜히 뻣뻣해서 힘들다는 듯, 기레스를 탓하면서 사납게 쏘아붙혔다.

그러면서 살짝 가랑이를 웅크려 비벼 보는데 살짝 젖었던 아까와는 달리 속옷은 이미 상당히 질척한 느낌이다.

'어떡해..!'

"끄으.."

들킬 것 같아 흘끗 기레스를 쳐다보니, 자신만큼 유연하지는 못해 뻐근한 몸에 정신이 팔린 듯한 느낌이어서 티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뻣뻣하니까 더 몸을 풀어 둬야 되는 거 아닌가? 한번만 더 부탁하자."

"뭐? 으.."

티나는 당황해 하면서도 방금 전의 아찔한 쾌락을 떠올리면서 못 이긴 척 기레스의 팔을 잡아 당겨 주었다.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몸을 당겨주는 그 행위에 들킬지, 들키지 않을지, 아슬아슬한 파멸적인 감각에 티나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아흐... 앗.. 아..♥'

들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과 들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줄다리기를 하는 그 감각은 그야말로 변태인 티나의 취향을 직격으로 때리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 기레스의 숨이 자신의 보지를 살근살근 간지럽힐때마다 티나는 까무라칠 정도로 좋아 보이지 않게 몸부림 쳐댔다.

"끄으응..!"

숨결이 닿으면 속살이 반응해 벌름벌름 떨리는 게 느껴진다.

'이거.. 좋아..!'

섹스는커녕 애무도 아닌 행위에도 좋다고 머리가 오싹거려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는 티나였다.

'걸리면 어쩌지?'

뭔가 끈끈한 느낌에 살짝 걱정이 든 티나였지만 이미 쾌락에 취해, 이성은 녹아내린지가 오래였다.

'그래.. 땀... 땀이라고 둘러대는거야... 스읍 아흣.. 좋아♥'

그렇게 말도 안되는 변명에 수긍하면서 몇번을 반복하고 기레스의 몸을 풀어주는 행위가 끝이 났다.

"끄응. 히야.. 확실히 혼자 몸을 푸는 것 보다 뭔가 시원하긴 하네."

기레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펴면서 말했다.

"으응.. 그렇지?"

속옷은 질척이고 바지에도 유심히 보면 애액이 얼룩져 질척 거리는 게 보일 정도였지만 기레스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척, 백치처럼 후련해 하고 있었다.

'하아으...'

오줌이라도 마려운 듯이 기레스에게 들키지 않게 조금씩 허벅지를 움찔움찔 부비적 거리면 음부의 질척거리는 애액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그것만으로 기분이 너무 좋은 티나였다.

"야. 티나 고맙다."

툭하고 기레스는 입을 삐죽이며 티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헤으... 어? 뭐? 뭐가?"

"안마는 아니지만, 생전 난 엄마한테나 겨우 안마 같은 걸 해주기만 했지. 이런 건 같이 할 사람도 없어서 해본 적이 없었는데 네 덕에 소중한 경험 하나 얻었으니까.."

'그러고 보면 좀 불쌍하네.'

2인1조로 스트레칭을 할 상대를 구하는 건, 왕따인 기레스에게는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티나는 어쩐지 기레스가 가엾게 느껴졌다.

'안마라...'

"안마를 해주기만 했다고 하는데, 꼴에 안마는 좀 자신 있나봐?"

"글세다? 엄마는 좋다고 해주시긴 했는데."

"나한테도 한번 해봐."

"응? 왜? 어째 너 나한테 만져 싶어 하는 것 같다? 혹시..."

"바보! 그럴 리가 없잖아. 오늘 몸 푸는거 보면 몰라? 슬슬 사관학교 시험이 다가오니까 대대적으로 몸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해두고 싶은 거라고."

오늘 몸을 풀었던 건 어디까지나 기레스를 기다리다 하일즈와 마주친게 뻘쭘해서 였지만, 티나는 입에 기름칠이라도 한 것처럼 제멋대로 둘러대었다.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아! 그리고 그거랑 안마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안마도 스트레칭처럼 몸을 풀어주는 행위잖아. 정말로 안마 실력이 좋아서 나도 효과좀 보면...... 대신 나도 스트레칭 도와줄게."

"안마를 하게 되면 네 몸을 주물주물 거릴텐데?"

"그런 걱정할 거면 돈 주고 애무할 생각이나 버리시지 그래? 이제와서 뭔 소릴 하는거야? 엄마를 안마할 때도 그딴 생각을 했어?"

실제로 그러했지만 티나가 그것을 의심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것도 그런가.. 근데 오늘은 좀 지쳤는데.."

"나도 오늘 할 생각은 없거든? 나중에 시간 나면 가족들 몰래 부르도록 해. 알았지?"

"어..."

'좋아..'

기레스의 확답을 듣자마자, 티나는 혹여나 더욱 흥건히 푹 젖어버린 아랫도리를 들킬까 싶어 재빨리 도망치듯 휑하고 기레스의 방을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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