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8화 〉 티나(60)
* * *
"그럼.. 벗을게?"
'하아.. 하아..'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색욕에 미친 것은 기레스만이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기레스와 살을 맞대고 싶어 애가 탄, 티나는 망설임 하나 없이 곧장 옷을 벗으려 들었다.
"야.. 티나, 잠깐만!"
"뭐야? 또?"
"혹시나 또 거짓말 한다고 뭐라 듣기는 싫으니까 돈 문제는 확실히 해둬야지."
기레스는 책상 위에 미리 준비해 둔 지폐뭉치를 새어 봉투에 담아 티나에게 전해 주었다.
"확인 해봐."
기레스에게 지폐를 받아 든 티나는 관심 없다는 듯 곧바로 기레스의 책상 위에 봉투를 홱 하고 던지고는 말했다.
"돈 있다는 거 알았으면 됐어. 돈이야 나갈 때 주면 되는 걸. 뭘 벌써부터 주려는 거야?"
"안 보여주면 안 보여주는 대로 지랄해댈거면서.."
'안해!'
그보다 마음 같아서는 돈도 받고 싶지 않은 티나다.
'한번 애무하는 데 25만 에보나가 아니라 5만 에보나였다면..'
몇날 며칠을 기레스에게 안길 수 있을까 생각하니 군침이 슥 돌아버리는 티나였다.
기레스가 저렇게 무리한 거금을 부르지 않았다면, 소피아에게 받는 용돈만으로도 한달에 두번은 안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돌려서 생각하면, 자신을 안고 싶어서 저런 거금마저도 불사할 정도라는 의미였는지라, 마냥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닌 티나였다.
자신을 안고 싶은데 돈은 아끼고 싶어서 기레스가 3만 에보나 정도를 불렀다면 아무리 성욕에 미친 티나라 해도, 그건 그것대로 상당히 기분 나빴을 것이 틀림 없었다.
'꼴에 양심은 있어 가지고는.. 아 그렇지!'
"네뮤즈."
기레스와 는실난실 살을 비비게 되면 필연적으로 교성소리가 새어나오기 마련이었기에, 티나는 매일 같이 욕실에서 '자위를 하기위해' 들고 다니던 방음 마법을 사용했다.
"앗..! 그거! 그랬지. 요즘 사용할 일이 없어서 깜박 했네."
자연스럽게 방음 마법을 사용하는 티나를 보고 기레스는 이제야 티나가 방음마법을 가지고 있다고 눈치챈 것처럼 놀라며 말했다.
"근데 너 그거.. 왜 가지고 있냐? 욕실 갔다 온 거 아니었어?"
능욕을 당하거나 애무를 할 때는 소리가 샐 수 있으니 매일 같이 가지고 다니라고 했지만, 능욕이 끝난 지금, 굳이 귀찮게 욕실까지 방음 마법을 가지고 다닐 필요는 전혀 없었다.
'읏...'
"스, 습관이야."
"습관?"
"능욕 당할 때, 가지고 다니라고 했잖아. 안 가지고 다니다가 들키면 나만 손해니까, 매일 같이 가지고 다니다 보니 그냥 가지고 다니는게 습관이 되어 버렸단 말야."
이제 아무 말이나 하면서 변명하는 것은 도가 튼 티나였다.
"어쨋든 방음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
"그렇지? 아무래도 가족이나 오빠한테 걸리면 곤란하니까.. 그나저나 언제 시작할 생각이야? 나 또 여기서 자게 만들 생각이야?"
흘끔 기레스를 곁눈질 하면서 티나는 눈치를 살폈다.
"보채는 성격은 어디 안 가는구만. 알았다 알았어. 얼른 끝내고 보내줄게."
'쳇..'
능욕을 하는 무렵이었다면, 당연히 자고 가야지! 하고 발발 뛰었을 기레스의 텐션이 예전만 못한 게 티나는 은근히 아쉬웠다.
'자고가고 싶은데..'
애무도 놓칠 순 없지만, 기레스의 냄새에 취해, 의식이 편안하게 몽롱한 것이 티나는 이 침대 안에서 오랜만에 푹 잠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잠깐만.. 이건.. 가능하지 않을까?'
잠시 쾌락과 자존심을 저울질 해본 티나는 자신의 자존심을 조금 굽히기로 결정하곤, 심드렁하게 관심 없다는 듯, 지나가는 말투로 기레스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까.. 나랑 자는 거 좋아했었지?"
"어? 뭐, 뭐야 시발?"
뜬금없는 티나의 말에 기레스는 섬칫 놀라는 척 하면 반문했다.
"예전에 나랑 살 비비면서 눕는 거.. 좋다고 했잖아?"
"그거야 그렇지. 넌 상대가 나라 모르겠지만 말야.."
'나도... 알거든?'
티나는 속으로 반박하면서 살짝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곁잠 같은 건 애무에 비하면 별 거 아니니까..'
"2만 에보나 더 얹어주면 곁잠.. 자 줄수도 있는데.."
애무 옵션 추가는 5만 에보나를 불렀지만, 티나는 같이 자는 것 정도는 2만으로도 기레스가 충분히 납득해 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옷...! 진짜?"
생각보다 너무 해맑게 좋아하는 기레스를 보자, 티나는 괜히 흐뭇해져 살짝 거들먹 거리면서 입을 떠벌거리기 시작했다.
"애무 당하거나, 하는 거에 비하면야 같이 자는 것 따윈 별 거 아니잖아? 그거에 2만 에보나 더 받을 수 있으면 나도 뭐.. 남는 장사니까.."
사실은 돈을 주어서라도 숙박권을 사고 싶을 정도지만, 티나가 그렇게 말할 수가 있을 리가 없다.
'그냥 1만 에보나를 부를 걸 그랬나..?'
기레스가 별다른 의심도 없이 좋아라 하는 꼬라지를 보자, 괜히 선제시해서 손해본 듯한 느낌을 받아버린 티나였다.
잠시 잡담이 끝나고 기레스와 티나는 주섬주섬 옷을 벗기 시작했다.
'..... 꽤 좋아졌네.'
이전에도 잔근육이 슬슬 생기고는 있었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단련한 결과 기레스의 몸은 이전보다 더욱 탄탄해져 있었다.
한동안 기레스를 보지 않았던 티나의 눈에는 그 변화가 더욱 선명히 보이고 있었다.
'.....'
물끄러미 기레스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사이 기레스는 팬티마저 벗어 옷가짐을 모아들었다.
[꿀꺽]
이제는 기레스의 팬티만 봐도 침이 고여버리는 티나였다.
'씻은지 얼마 안된 팬티면..'
냄새는 얼마 안나겠지만, 살짝 기레스의 잔향과 비누 냄새가 절묘하게 뒤섞인 저 팬티는 저 나름대로 콜렉션의 가치가 있어서 눈을 떼지 못하는 티나였다.
"뭐하냐? 안 벗고."
"어? 버, 벗으려고 했어. 오랜만이라 부담되서 그렇지."
이불 안에서 몸을 꼬물꼬물 거리면서 티나는 자신의 바지와 옷을 벗고 마지막 남은 팬티로 손을 가져갔다.
'아읏..'
손가락 하나 닿지 않았는데도 이미 팬티는 보기좋게 젖어서 반들거리고 있었다.
'하으..♥'
기레스의 앞에서 팬티를 벗어 그 천과 음부가 스르륵 스치는 느낌만으로 티나는 몸을 파르르 떨면서 가볍게 절정감을 느꼈다.
'.....'
애무도 전에 팬티가 흠뻑 젖었다는 것을 들키는 것은 부담스러워서 티나는 옷가짐을 동그랗게 마구모아 침대 밑으로 넣어 버렸다.
"다 벗었어."
"들어간다?"
티나는 말 없이 자리를 비켜 주었다.
"어우... 후.. 하..!"
이불 안에 들어온 기레스는 티나의 봉긋 솟아오른 맨살 덩어리를 보자마자 무드 하나 없이 추잡하게 감탄의 숨을 내쉬었다.
'아읏.'
뭇 여성이라면 누구라도 질색할 듯한 반응이었지만, 정면에서 기레스의 숨결이 가슴에 닿아버린 티나는 그저 행복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 그럼.. 만질게?"
"한 두번 만진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꾸물대?"
"시발.. 그때랑 지금이 같냐?"
'다를 건 뭔데? 하여간 괜찮은데도 겁만 많아서는.. 아무튼 여기선 내가 잘 유도해야...'
티나는 어떻게든 이 기회를 잘 살려서 기레스가 도저히 자신을 만지지 않으면 못 참게 만들어야 겠다고 야심차게 마음 먹었다.
자신의 봉긋한 가슴을 만지려고 다가오는 기레스의 음흉하기 짝이 없는 손놀림을 보면서 티나는 어떻게 반응할까 행복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아흐응..!♥"
얼마나 기다렸던 기레스의 손길이던가.. 기레스가 기술을 부린 것도 아니고 앵두 같은 유두에 손가락이 살짝 닿았을 뿐인데도 티나는 아찔한 쾌락으로 머릿 속이 새하얘 졌다.
"아읏♥"
유두를 따라 간이라도 보는 것처럼 동그랗게 돌려 부드럽게 애무해나가는 손가락에 티나는 정신줄이 나갈 것만 같았다.
'유도해야 되는데..'
연기고 뭐고,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아으으.. 응, 하앙ㅡ"
'이거.. 조아... 너무 좋아.......'
팬티로 자위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농밀한 쾌감이 티나의 전신을 지지고 볶는다.
마치 세포 하나하나가 전부 기레스의 쾌락을 갈구하기라도 하는 것만 같이, 며칠 밤낮을 자위로만 버텨온 몸은 기레스의 살덩이가 달라 붙는 것만으로 가볍게 티나의 주도권을 벗어나 버렸다.
티나는 가슴을 조물딱 거리는 기레스를 끌어 안는 것처럼 찰싹 달라붙어 음부에 자지를 살근살근 비벼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기레스와 티나의 시선이 살짝 마주쳤다.
'......'
'......'
대답 하나 없이, 기레스와 티나는 입을 맞추고 혀를 뒤섞었다. 쫄깃하게 뒤엉켜 간질거리는 입의 쾌감은 티나의 이성을 증발시켜 버렸다.
"으무.. 츄, 낼름낼름 응,"
그 틱틱대던 티나가 맞나 생각될 정도로 달라붙어 게걸스럽고 음탕하게 티나의 혀가 움직인다.
'기분 좋아♥ 맛있어♥최고야♥'
단세포 생물처럼 오직 쾌락만을 추구해 좋다고 티나는 몸을 부둥부둥이며 반응했다.
이미 기레스를 싫어하는 척 해야 된다거나, 기레스를 유도해서 좀 더 자신의 포로로 만들어 헤어나오지 못하게 해야 겠다거나, 이런 이성 따위 단 한줌도 머릿 속에 남아 있지 않는 티나다.
"파아. 쪽."
입이 떼이면 다른 곳을 물고 핥고 빨고 돌린다. 지금까지 하고 싶어도 해보지 못했던 것을 원 없이 해보기라도 하려는 듯, 고삐 풀린 티나의 몸은 기레스의 몸을 마음껏 탐해 나간다.
"응,, 햐응."
하지만 그렇게 지고만 있을 기레스가 아니어서, 어느새 한쪽 손으로 티나의 흠뻑 젖은 음부를 후리면 그게 또 일품인 티나의 몸은 그대로 움찔 활처럼 휘어 자지러진다.
'도대체 이녀석이랑 하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거야.'
당연히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유를 알 수 있을 리가 없고, 솔직한 심정으론 지금의 티나에겐 의문을 품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좋아. 좀 더, 거기이...!'
기레스에게 소리로 아양 떨면서 보채고 싶다고 목이 간질 거린다. 하지만 보채지 않아도, 기레스의 손가락은 어김 없이 티나가 상상한 것 이상의 쾌감을 선사해 주었다.
"하아응. 앗,, 쪽, 츄릅."
교성소리를 내랴, 몸을 비비랴, 입맞추고 혀를 섞으랴, 쾌락을 쫓아 부단히도 바쁘게 티나의 몸은 팔딱이며 움직인다.
"하윽.."
눈물이 고일 정도로 티나는 정말 오랜만에 살을 뒤섞는 이 쾌락에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똑똑]
"!!!?"
"!!!!"
마음이 흘러 넘치는 감격적인 순간, 방문이 두들겨 지는 소리에 기레스와 티나는 화들짝 놀라 당황했다.
방음 마법 덕에 아직 들키지는 않았겠지만, 이대로 누군가 들어오게 되면 남매가 알몸으로 살을 부비고 있었다는 것을 들키는 것은 시간 문제나 다름 없었다.
[똑똑]
'어떡해!'
단순히 이 치부를 들키는 것은 살짝 뒷전으로, 티나는 겨우 연결된 기레스와의 이 접점이 사라질 거라는 절망감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버렸다.
"큭.."
기레스는 책상 위에 올려둔 둔 책을 가져온 뒤, 티나를 살짝 밀었다.
"이불 안으로 들어가."
"어? 하지만.. 아응..!"
이불 안으로 들어가도 볼록하게 선 것은 숨길 수가 없기에 티나는 당황했지만, 기레스는 티나의 몸을 지그시 밀고는 무릎을 세워 이불의 산을 만들고 책을 들었다.
"기레스.. 있니?"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어머니인 소피아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