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계네토기-155화 (155/238)

〈 155화 〉 티나(47)

* * *

"후우..."

기레스와 단련을 받는 장소까지 향하는 길, 클로에는 살짝 한숨을 쉬면서 잠시 샛길로 빠졌다.

'괜찮겠지..?'

클로에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음을 다잡은 듯,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뒤적였다.

"클로에 조금 늦네.. 하일즈라도 만나고 있나?"

소피아와 기레스와 함께 단련하게 된 클로에지만, 클로에는 입장 상 하일즈를 등한시할 수 없었다. 하일즈와 데이트든, 단련이든, 시간을 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기레스와 소피아는 적절히 클로에한테 일정을 맞춰주고 있는 편이었다.

"그러게. 오늘은 클로에가 체력 훈련을 하는 날이라 늦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 온 모양이야."

소피아가 그렇게 말하고 몇분 후,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귀신 같구만..'

집 안에서 하일즈나 젤가, 티나의 기척을 읽는 건 다소 신기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당장 기레스만 해도 몇미터쯤 되는 거리에서 기척을 듣는 것은 어느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갖가지 소리가 섞이는 밖에서 몇분이나 걸어야 하는 거리 밖의 기척을 캐치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신기함을 넘어 경이롭기 짝이 없었다.

'응?'

"흐응~"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소피아를 살짝 본 기레스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뭔가 소피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도발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지?'

소피아가 그런 태도를 보인 이유는 곧 알 수 있었다.

"안녕.. 하세요."

멋쩍은 듯, 클로에는 살짝 머뭇거리면서 인사했다.

"오호.."

오늘의 클로에의 복장은 평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노출이 많았다.

요사이 만날 때마다 조금씩 옷이 가벼워 진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오늘은 누가봐도 클로에가 입을 옷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대담하기 짝이 없는 차림이었던 것이다.

소피아가 야매로 자신의 티를 배꼽티로 만든 것과 달리, 클로에는 대놓고 나시형 배꼽티를 입고 나왔다.

기본적인 베이스가 평범한 면티였던 소피아와 달리, 클로에의 배꼽 나시티는 은근히 절묘하게 가슴골을 어필하고 있었다.

훤히 가슴을 까발리지는 않으면서도 둥글둥글 봉긋 솟아 탐스럽기 짝이 없는 가슴골과, 잘록하니 배꼽을 훤히 노출시키는 새하얀 허리의 황금비율 같은 조화는 남자의 시선을 전부 훔쳐, 아니 빼앗아 버릴 것만 같이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클로에의 늘씬하니 잘 빠진 맨다리를 허벅지까지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핫팬츠까지 더해지니, 클로에의 몸이라면 하나부터 열까지 잘 알고 있는 기레스마저도 그 색기 넘치는 차림에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저... 아줌마. 오늘은 제가 기레스의 훈련을 봐줄 차례였죠?"

"어? 으응. 그렇네. 그 전에 클로에 잠시만.. 따로 이야기 좀 할래?"

"네? 네.."

"기레스는 잠시 기다리고 있어."

클로에의 앞에서는 소피아에게 명령할 수 없는 기레스는 잠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클로에. 아무래도 그 복장은 너무 노출이 심한 것 같지 않아?"

"네? 하지만.. 요즘 덥기도 하고, 아무래도 평소보다 시원하게 입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마치 '소피아처럼' 더워서 어쩔 수 없이 노출시켰다는 듯이 클로에는 당당하게 소피아에게 말했다.

"하일즈의 앞이라거나 나만 있다면 몰라도 기레스도 있는데, 그런 차림은 역시 조금 그렇지 않을까?"

"에이~ 아줌마도 참."

클로에는 살포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기레스는 가족이잖아요."

언젠가 소피아가 말했던 논리를 클로에는 그대로 돌려주었다.

'이렇게 나오려고 그때..'

소피아는 절벽 위에서 다소 얌전히 자신의 말을 듣고 수긍 했던 클로에의 모습을 떠올렸다.

"엄밀하게는 아직 가족은 아니지. 하일즈와 결혼한 건 아니잖니?"

그렇게 이번에는 소피아가 클로에의 말을 빌려서 반격했다. 확실히 소피아는 기레스와 가족이지만, 클로에는 자신의 말을 빌려보면 기레스와 아직은 가족이라 할 수 없었다.

"그, 그야 그렇지만.. 그래도 언젠가 결혼은..... 할.. 거니까요."

숨이 턱턱 막혀오는 와중에도 클로에는 하일즈와 결혼하겠다는 말을 끝까지 밀어 부쳤다.

땀을 삐질거리면서 필사적으로 하일즈와 결혼하겠다고 말하면서까지 변명하는 클로에의 모습을 보자, 살짝 속이 풀린 소피아는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레스도 그래뵈도 남자니까 말야. 네가 그런 차림이면 많이 혹하긴 할 거야. 남자는 늑대라는 말도 있잖니?"

"괜찮아요. 제가 몸 간수를 잘하면 아무 문제 없을테니까요."

"흠.. 그것도 그런가? 가급적이면 기레스도 있겠다 수수한 옷이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네. 좋아. 단련을 하는데 옷이 방해가 되어도 곤란하니까.."

소피아는 시원스레 클로에의 말에 동조해 주었다.

'다행이다.'

고지식한 성격이니만큼 클로에도 갑작스레 이런 차림을 해보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매사 겉모습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성격이라 따로 신경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부담이었는데, 이런 차림을 기레스의 앞에서만도 아니고, 소피아의 앞에서까지 과시하면서 납득시키는 것은 고지식한 클로에에겐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대로 소피아에게 진 것 같은 기분으로만 있기는 더 싫었던 클로에는 노출에는 노출이라고.. 다소 무리를 해보았고,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생각보다는 많이 뭐라 하지는 않으시네. 하긴, 아줌마의 변명을 그대로 가져다 썼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저.. 이야기가 끝나셨으면 이제 기레스와 체력단련을 하고 와도 될까요?"

"그러렴."

그렇게 안도하는 클로에를 소피아는 해맑은 웃음으로 배웅했다.

"음쥬읍. 하아.. 아응.. 넬름"

그리고 체력단련의 시간, 샛길로 빠진 두 남녀는 정신없이 얼싸안아 혀를 뒤섞고 있었다.

"기레스... 단련.. 해야지..."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클로에는 슬그머니 한쪽 다리를 기레스에게 걸면서 질척하게 치근덕 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입어놓고는 나보고 참으라고?"

상큼한 색기가 넘치다 못해 폭발적인 클로에의 모습은 기레스라 해도 성욕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았다.

거기다 형편 좋게도 내일부터는 티나가 능욕 기간을 늘리기 위해 친구네 집에 가는 만큼 정력을 아낄 필요도 없었기에 기레스는 단련 도중 클로에를 불러 들여 질펀한 불장난을 시작했다.

"이 옷... 마음에 들어? 앗. 아움.. 츄릅. 아흐으읏...♥"

기레스는 말 대신 클로에의 핫팬츠의 단추를 부산스럽게 풀었다. 헐레벌떡 서두르면서 음부를 향해 비집고 들어오려는 음탕한 손길과 쉴새 없이 얽혀 오려는 쫄깃한 혀는 말로 하는 대답이 전혀 필요없을 정도였다.

"아흐읏..."

기레스의 손가락에 질척이는 애액은 클로에가 이 상황을 얼마나 기대 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었다.

소피아 못지 않은 야한 옷을 입고 기레스를 유혹해, 자신의 매력에 홀라당 넘어간 기레스에게 불려서, 소피아 몰래 즐긴다는 상황에 클로에의 뇌는 배덕적인 쾌락으로 바짝 절여져 버렸다.

평소 기레스와 몸을 섞을 때와는 또 다른 농밀한 만족감이 뇌리를 따라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음..... 으음.. 에라이 모르겠다!'

체력훈련을 하기 전에 질펀하게 싸게 되면 지치기에 살짝 망설인 기레스였지만, 바로 눈앞에 아른거리는 출렁이는 가슴골과 살랑거리는 잘록한 허리, 그리고 녹아내릴 듯한 얼굴로 바래오는 클로에의 음탕한 얼굴에 기레스는 참지 못하고 클로에의 속에 자지를 집어 넣었다.

"앗흐응....♥"

나무에 기대어 기레스의 육봉을 받아 들이자, 좋아 죽겠다는 간드러지는 클로에의 신음소리가 입에서 새어 나온다.

슬근 슬근 기레스가 자지를 움직여 대자, 클로에는 몸을 배배 꼬아 허리를 요리조리 놀리면서 반응해 댔다.

어찌나 애액으로 젖어 있는지 허리를 흔들 때마다 기분 좋게 미끌거리면서도, 구불구불 쪽쪽 조여 오는데, 황홀경에 빠져있는 클로에 못지 않게 기레스도 쾌락에 취해버릴 정도였다.

이미 몇번이고 임계점을 넘은 쾌락이 클로에의 뇌를 마구마구 찔러댄다.

"아응.. 츄릅 파하, 기레스.. 하읏, 나.. 갈 거.. 같아."

게걸스레 뒤섞이는 혀도, 젖퉁이를 몽그작 대는 손도, 미끌미끌 간질거리는 듯 하면서도 농농하기 짝이 없는 쾌락이 넘실거리는 아랫도리도, 비밀리에 소피아를 뒷전으로 즐긴다는 달콤한 배덕행위까지 너무나도 감미로운 클로에의 입에선 교성소리가 멈출 줄을 모른다.

"앗, 아.. 흐아으으으으읏....♥"

나무에 등을 기대 발발 떨면서 클로에는 달콤한 교성소리와 함께 그대로 자지러 졌다.

"우웃.."

피임 마법을 가져오지 않아 기레스는 기레스대로 자지를 뽑아 그대로 클로에의 배꼽을 향해 정액을 싸질렀다.

"하아... 하으응.... ...... 할짝."

걸쭉하게 자신의 가녀린 허리에 달라 붙은 뜨끈한 정액을 클로에는 야릇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손가락으로 건져 올려 맛있다는 듯 핥아 먹었다.

"그런데 기레스, 곧 두 달 째라는 거 알고 있지?"

"어?"

"어?라니! 두 달 안에 티나를 함락 시키기로 약속 했잖아."

클로에는 왜 기억하지 못하냐는 듯 가볍게 핀잔을 주었다.

"아.... 그거... 조금 더 걸릴 거 같은데.."

"으읏..!"

클로에는 기레스를 불만스레 지그시 쏘아 보았다.

"어차피 이렇게 만나고 있으니까 별 상관 없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방금 전 은밀한 정사를 떠올리고, 클로에는 슬그머니 얼굴을 붉혔다.

기존에도 은밀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지금의 금단의 장난질은 그야말로 농도가 달라서 어떤 의미로는 티나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클로에는 이 상황에 깊게 빠져들고 있었다.

"일은 잘 되어가고 있는거지?"

"개인적으로는 아주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해."

'으...'

학교에서 울그락 불그락 거리며 전전긍긍 했던 티나의 모습을 떠올리자 클로에의 가슴은 욱씬욱씬 쑤셔왔다.

"음?"

"왜?"

"아니, 두 달 하니까 생각 났는데... 티나는 내 대신에 두 달을 당하기로 한 거니까, 이제 기간은 곧 끝나는 거 아냐? 어째서 조금 더 걸린다는 거야?"

"아, 티나랑 내기를 하다가 내가 이겨서 추가로 시간을 받은 게 있거든."

사실은 조금 달랐지만 기레스는 일일히 설명하기가 귀찮다고 생각해 적당히 둘러대었다.

'내기..'

기레스가 티나를 상대로 내기를 해서 이겼다면 그 종목이 무엇이었는지는 클로에도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좋겠다..'

자신은 소피아 몰래 장난질을 즐기고 있으면서도 클로에는 티나를 부러워 하면서 넉넉히 고인 군침을 삼켰다.

뭔가 기레스한테 능욕 당하면서 조교되는 상황도 너무 즐거울 것만 같았던 것이다.

"그보다 그거 어쩔거야..?"

"응? 그거?"

"바지, 꽤 젖었잖아."

기레스는 클로에의 아랫도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앗..!"

정신없이 즐길 때는 신경도 쓰지 못했지만, 클로에의 가랑이까지 짧게 올라온 핫팬츠는 마치 가랑비라도 맞은 듯이 꽤나 젖어 있었다.

'어쩌지..'

"후우.. 어쩔 수 없지. 좀 젖긴 했지만, 많이 젖은 건 아니니까.. 벗어서 조금 말리고, 오늘 단련은 엄마 몰래 농땡이 치자."

기레스의 입에서 소피아 '몰래'라는 말만 들으면 클로에의 마음은 조건 반사처럼 콩닥거리며 달아 오른다.

본래라면 우직하게 '단련은 미루면 안된다고' 하루도 빠짐 없이 채찍질을 해왔을 클로에지만, 지금의 흐물흐물한 클로에에게 그런 반듯한 정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 그러면..."

기레스의 제안에 클로에는 슬그머니 어쩔 수 없다는 듯, 핫팬츠를 벗어 나무 위에 걸어 두었다.

'아아아......!'

아무리 사람이 오가지 않는 변두리에, 팬티나 다를 바 없어 보이는 핫팬츠라고 해도, 야외에서 바지를 벗었다는 생각에 클로에의 머리는 아찔해 졌다.

기레스의 앞이 아니었다면 죽어도 하지 않았을 일이었지만, 기레스의 앞에서 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흥분에 몸이 떨려 보짓 속 애액은 주책없이 흘러 내렸다.

"뭔가 더 젖은 거 같은데.."

"패, 팬티는 괜찮아. 주머니에 넣으면 되니까아..."

그렇게 둘러대며 클로에는 끈적한 시선으로 기레스의 눈치를 살폈다. 그 요망한 클로에의 모습에 지친 와중에도 스멀스멀 기레스의 자지는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자지가 남아나질 않는구만...'

"아으으응~♥"

그렇게 야외에서의 두번째 정사를 마음껏 즐기고, 기레스와 클로에는 노팬티로 적당한 시기에 소피아에게 돌아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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