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4화 〉 티나(46)
* * *
'좋아...'
하일즈의 조언을 들은 티나는 어떤 선택을 할 지, 결심했다.
'어차피 희롱 당할대로 당한 몸이니까,, 조금 더 즐기는 거 정도는.. 아무런 문제 없을 거야.'
딴에는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 꺼낸 하일즈의 고백은, 티나의 안에서는 좋은 변명으로 승화되어 있었다.
그 잘난 하일즈마저도 하고 싶다는 욕망에 져버렸는데 자신이라고 못할 거 뭐 있겠는가.
하일즈의 말마따나 위법행위라거나 누군가 피해를 본다면 고민이라도 해보겠지만,자신이 기레스에게 범해져서 손해를 보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기레스는 기레스대로 자신을 희롱해서 기분이 좋을테고, 그로 인해 하일즈는 불필요한 진실을 알지 못해 행복할 것이며, 자신은 자신대로.. 마음껏 변태적인 성교를 기레스를 이용해서 잔뜩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고, 아무도 손해보지 않기에, 하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티나의 마음은 편하기 그지 없다.
'방법은 아마 그거면 될거고..'
이미 이전부터 짬짬이 생각해 온 방법을 떠올리면서 티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도.. 기간은 정해 둬야겠지..?'
아무리 기레스에게 범해지는 게 즐거운 일로 변했다 해도, 평생 범해지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지금은 너무 아쉬워서 조금만 더 늘려서 즐기기로 결심 했지만, 결국에는 끝을 봐야 하는 일인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반년은 조금 그렇겠지...?'
자연스럽게 기존의 두달을 아득히 넘은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희롱 당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은 티나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침대 위에서 붕붕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고개를 젓는 와중에도 티나의 눈빛은 아쉽기 짝이 없다는 듯한 애절함이 서려 있었다.
아무리 기레스가 둔탱이에 천치 같은 인간이어도, 티나가 수작질을 부려 기간을 그렇게까지 늘리면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일단은... 적당히 한 달 정도만 더 늘려보면서 생각할까..'
'일단은' 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그 뒷 일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는 마음의 군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티나는 애써 그 생각을 무시하며, 기레스의 음탕하기 짝이 없는 장난질을 떠올렸다.
"에헤헷."
이불 안에서 변태적인 망상을 떠올린 티나는 녹아내릴 듯한 표정으로 군침을 삼키면서 데굴데굴 구르며 자위 했다.
기레스와 직접적으로 뒤엉켜 즐기면서 하는 자위보다는 못해도, 지금의 티나에겐 변태적인 망상을 하면서 하는 이런 가벼운 자위조차도 그것 나름대로의 맛이 있었다.
거기에 아직 몸 구석구석과, 손에 남아 있는 기레스의 정취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나 다름 없었다.
"스으읍. 아으응♥"
그렇게 앞으로의 계획을 기대 하면서 티나는 기분 좋은 절정을 만끽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기레스와의 능욕을 3일 남겨둔 시점에, 티나는 한차례 심호흡을 하고 기레스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기레스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티나의 몸은 그야말로 조건반사처럼 달아 올랐다. 신체 어디든 발정하지 않은 부분이 없어서, 기레스가 톡 하고 건드려 주면 당장이라도 촉촉히 젖어 버릴 것만 같을 정도여서 티나는 기대로 간질간질 거리는 목젖을 움직이곤 표정을 관리했다.
"스읍."
딱히 악취는 아니지만, 기레스의 체취가 있는 방의 냄새를 한번 맡으면 그것만으로도 음부가 찌르르 떨려 오는 게 느껴진다.
"티나! 10분 지각이야. 여기까지 와서 기간을 늘리고 싶은 건 아니겠지?"
'역시 이정도로는 무린가..?'
의도적으로 10분 지각해 들어와 봤지만, 역시나 이정도로는 기레스도 기간을 늘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저 병신은 좀 관대한 편이니까..'
이미 기레스와 2달이라는 시간동안 볼 꼴 못 볼 꼴 다 봐온 티나다. 겉으로는 기레스를 믿지 못하니 마니 틱틱대면서 도발하지만, 어느 정도는 티나도 기레스를 인정하고 있었다.
"쫌생이 새끼. 오늘은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단 말야."
"다음부터는 늦지 마. 늦으면 진짜로 기간 늘려버릴거니까.."
'정 안되면 30분 정도 늦게 와버려야지!'
그렇게 기레스의 협박을 이용할 생각으로 만만인 티나는 기레스의 말에는 아랑곳 하지도 않고 주섬주섬 옷을 벗기 시작했다. 언제 봐도 바래지 않는 티나의 예쁜 알몸이 드러나자, 기레스는 주책도 없이 자지를 불끈 세워 버렸다.
'흐~음.'
이전이었으면 변태 같은 원숭이라고 속으로 매도 했겠지만, 이불 위로 육봉을 빳빳히 세우는 그 꼬라지를 본 티나는 보이지 않게 살짝 미소 지었다.
자신의 매력에 허우적 대서 자지를 빳빳히 세우든, 기레스가 '자신처럼' 변태여서 시도 때도 없이 발정하는 원숭이든 어느쪽이든 티나에겐 나쁠 것이 없었던 것이다.
쾌락을 얻고 싶다는 마음에 능욕기간까지 늘리려고 작정한 티나에게 기레스의 주책없는 발기는 은근히 기쁘기까지 할 정도였다.
'이녀석은 조루니까 저정도는 해줘야지. 응. 응.'
"안 들어오고 뭐하고 있냐?"
이전 같았으면 듣기도 싫었을 기레스의 보챔도 이제는 기껍게만 느껴진다.
"보채기는.."
'스읍'
그렇게 기레스의 품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티나는 기레스의 살에 코를 대고 공기를 흡입했다.
'아아.......♥'
티나가 환장하는 악취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기레스의 살내음을 좆는다는 그 변태적인 행위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티나의 머리는 바작바작 저려왔다. 기레스의 살내음 자체가 좋은 것은 덤이다.
야한 연기랍시고 심취해 이제는 버릇이 되어 버린 것처럼 티나는 기레스의 몸에 매달려 살근살근 몸을 비비며 유혹해 온다.
마치 자신의 살결로 기레스를 닦아내는 듯한 그 요염한 행위는 제삼자가 본다면 아무리 연기 해야 한다고 해도 거기까지 해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음탕하게 보일 정도였다.
"아우.. 아우.. 시발."
기레스는 못 참겠다는 듯 자지를 까닥이며 티나의 몸을 톡톡 쳐댔다. 그 간질이는 느낌은 티나의 변태성의 심지에 불을 붙혔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티나는 살을 타고 기어 기레스의 몸 위에 올라 탔다.
'하핫. 저 표정 좀 봐.'
조루인 척, 필사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폈다 해가며 쾌락을 참는 기레스의 표정은 누가봐도 역겹기 짝이 없어 보였지만, 지금의 티나에게는 이미 맛있는 쾌락을 위한 조미료에 지나지 않았는지 티나의 사타구니는 애액으로 흠뻑 젖어 버렸다.
"에이.. 시발."
"아으응.."
더 못 견디는 척 기레스는 티나의 보지를 향해 자지를 집어 넣었다. 그 삽입에 맞춰 티나는 앞으로 몸을 포개 기레스의 유두를 따라 기레스가 핥는 것처럼 쫄깃한 혀를 넬름거리며 빨고 돌렸다.
'조금 자제하게 할까..'
는실난실 살결을 부빌때마다 티나의 고깃주름은 추잡하게 벌름거리는데 그게 어찌나 추잡하면서도 음탕한지 기레스마저도 앞으로의 조교를 위해 살짝 자중하게 할까 망설임이 생길 정도였다.
'아니지.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까 조금 더 화끈하게 맛보게 해줄까?'
아직 여력도 충분하겠다.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겠다. 기레스는 여기선 한번 쾌락도장을 찍어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허리를 꿈틀였다.
"하힝?"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성감대에 자지가 스치자, 뇌가 쾌락으로 절여진 티나는 허리를 쫑긋 세우고 표정관리도 못하고 헤벌쭉 녹아내린 표정을 지으며 스러지듯 기레스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응.. 으브브.. 앗, 아.. 하으으으으ㅡ 하아앙.."
그렇게 머리를 가슴에 파묻고 교성소리를 내면서도 허리는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음탕하게 돌리며 조여대는 티나다.
이미 연기여도 문제고, 연기가 아니어도 문제일 정도로 너무나도 음탕한 교성소리였지만, 그것을 지적할 사람은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다.
'거기.. 찔리는 거... 좋아.. 조금만 더..'
그렇게 생각하면 속마음이라도 들은 듯이 애액으로 범벅이 된 기레스의 자지는 미끌미끌 티나가 원하는 부위를 쏘삭거리며 쑤셔준다.
"앗, 아.. 아히잇...♥ 으으으으으읏..!"
지금까지 받아온 애무에도 미쳐버릴 정도였는데, 그 이상의 쾌락에 티나는 그대로 기레스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절정으로 벌벌 거리면서 황홀한 절정을 맞이해 버렸다.
"아이.. 시발 야! 야 야!? 빨리 안 빼?"
'아... 아니...'
기레스의 그 말에 순간 빼고 싶지가 않아서 티나는 힘이 빠진 '척' 그대로 엉덩이에 힘을 빼버렸지만, 그런 수작에 순순히 넘어가 줄 기레스가 아니었다.
꽤나 단련 하기도 했고, 애초에 몸무게는 가볍기 짝이 없는 티나 정도는 힘이 빠져 있다면 기레스도 손쉽게 밀어낼 수 있었다.
"꺄읏."
"우우웃..!"
외마디 귀여운 신음소리를 내며 밀쳐진 티나의 몸에서 기레스의 육봉이 뽑히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걸쭉한 정액이 티나의 몸에 쏟아졌다.
"우욱.. 후우.. 시발 클날 뻔 했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면서 기레스는 진땀을 빼는 척 했다.
사실 정말로 질내사정 하기 싫다면 편하게 피임마법을 사용하면 되지만, 기레스는 티나를 상대로는 어지간하면 피임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 쪽이 티나의 변태성을 한껏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불만스럽게 지그시 기레스를 노려보면서 티나는 쓰러지듯 기레스의 옆에 몸을 찰싹 달라 붙이며 말했다.
"지쳤어."
당연히 체력이 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몸이 축 늘어지게 나른한 것이 티나는 곧바로 기레스의 품 속에서 눈을 붙히고 싶었다.
지금까지 얻었던 쾌락 중 가장 황홀한 쾌락을 만끽 했음에도 티나는 어딘지 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년이 임신하고 싶어서 환장했나."
"지쳐서 그랬다고 했잖아! 아무렴 내가 임신하고 싶어서 쓰러졌겠어?"
"윽.. 뭐 그럴 일은 없겠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듯, 기레스는 티나의 말에 동조하는 척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거기다 사후피임마법도 있는데 까짓거 실수하면 좀 어때?"
어쩐지 은근히 질내사정을 바라는 것 같은 티나의 어투에 기레스는 손가락을 까딱 거리며 혀를 찼다.
"쯧쯧, 하여간 처녀는 어쩔 수 없다니까. 사후피임마법은 말이지. 완벽한 피임을 보장해 주지 않거든? 내가 아무리 널 노예 취급하고 능욕하고 있다지만, 일단 형식상으로는 가족은 가족이니 조심할 건 해야지!"
'지도 동정인 주제에..'
티나는 살짝 '가족이면 이 능욕부터 하지 말지?'라고 쏘아 붙힐까 하다가 혹시나 기레스가 그 말을 받아 들일까 싶어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켰다.
"그것보다 할 말이 있어."
기레스의 임신론을 더 듣고 싶지 않은 티나는 기간 연장을 위해 준비해 온 말을 꺼냈다.
"할 말?"
"그.. 혹시 며칠 간만 이 능욕 안 받으면 어떻게 돼?"
"이년이 또 뭔 수작을 부리려 하는거야?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당연히 연장이지."
"....."
그 기레스의 경박한 말투에 뭔가 살짝 식었던 티나의 마음이 두근두근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 어쩔 수 없네. 3일 간 안 받으면 얼마나 연장 되는거야?"
"3일? 음.. 사실 구체적인 수치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그럼 지금 생각해. 이번 주말에 친구 집에서 3일 간 자기로 약속 했단 말야. 아무리 그래도 거기에 네가 끼어들 수는 없을 거 아냐."
"아니, 시발 3일 남겨두고 친구랑 약속은 왜 잡았대?"
"이미 너한테 능욕 당하기 전부터 잡혀 있던 약속이거든? 여름에 다 같이 모여서 추억을 만들기로 했단 말야. 이번 주말 밖에 시간이 안난다는 걸 나보고 어쩌란 거야?"
물론 거짓말이지만 어차피 왕따에 아웃사이더 그자체인 기레스가 일일히 진상을 파악하지는 못할 거라 생각한 티나는 뻔뻔스럽게 쏘아 붙혔다.
"3일이니까..."
'한.. 한 달쯤 늘리려나?'
티나는 눈을 반짝이면서 기레스의 대답을 기다렸다.
"일주일쯤 늘리는 걸로 하자."
'엥..?'
"일주일? 그걸로 괜찮아?"
"뭐가? 3일이 일주일 됐으면 나야 개이득이지. 하여간 운도 지지리도 없는 년이라니깐. 어떻게 하필 이때 약속이 잡히냐."
[으득..]
기레스의 말을 듣고 티나는 살짝 이를 갈았지만 어찌할 방도는 없었다. 기레스가 나서서 일주일이라는데 더 길게 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마땅히 기간을 더 늘릴 방법이 생각나지 않은 티나는 속에서 끍어오르는 분노를 삭히기 위해 꿈틀거리며 기레스의 품 안으로 들어가 체취를 맡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