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 티나(45)
* * *
"우움.. 꿀꺽꿀꺽. 아우움... 파핫ㅡ"
이른 아침, 새벽 빛으로 어슴푸레한 기레스의 방 안에서 티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기레스의 아침 변기 역할을 끝마치며 하루를 시작했다.
'아... 좋아..'
정액과 소변을 함께 맛 보면서, 애액이 줄줄 새어 흠뻑 젖은 음부의 가녀린 손가락을 정신없이 놀려 자지러질 때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만족감이 몰려온다.
[할짝 할짝]
이미 변기의 역할은 끝났지만 티나는 도톰한 혀를 말아 기레스의 귀두를 핥아 올린다.
"으으... 너.. 뭐하냐?"
"뭐가?"
기레스의 물음에 티나는 음탕하게 혀를 놀리면서도 퉁명스레 반문했다.
"아니, 끝났는데.. 더 하게?"
"꼴리게 반응해 달라며?"
기레스가 내민 조건을 들이 밀면서 티나는 혀를 냘름거렸다.
"그렇긴 한데, 오늘 아침 능욕은 끝났는데 계속 한다고?"
"넬름. 쪽, 누가 계속 한대? 그냥 조금 더 음란한 척 해보는 것 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티나는 틈이 날때마다 귀두 끝 쪽에서 혀를 깔딱 거린다.
"오오..? 혹시 애무 하는 게 마음에 든 거냐? 아으으.. 시발년."
티나의 간질간질 거리는 혀에 기레스는 몸을 파르르 떨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런 기레스의 느끼는 모습과 욕설에 티나는 가볍게 느껴 버렸다.
"또 또, 찐따 같은 생각하고 있네. 쪽, 이제 이 병신 같은 능욕도 얼마 안 남았잖아? 끝날 무렵에, 혹시나 네가 꼴리는 연기가 부족했다고 발뺌하지 못하도록 연기하고 있는 것 뿐이야. 이정도면 꼴리는 거 맞지? 할짝."
티나는 시원스레 미리 준비해 온 변명을 말하며 곱디 고운 얼굴과 혀를 요사스럽게 기레스의 육봉에 부비적 거렸다. 그 행위는 어느 누가봐도 음탕하기 짝이 없는 훌륭한 치태였다.
'아.. 그러셔?'
속으로 콧방귀를 끼면서 기레스가 말했다.
"약속을 어길 생각은 없다니까 그러네. 하지만 티나 네가 그렇게 불안해서 제대로 꼴리게 연기해 준다면야 받는 나야 나쁠 건 없지. 앗... 으윽.."
"앗..!"
음탕하게 꼬물대는 티나의 혀에 기레스는 조루끼가 도진 척, 부들거리며 티나의 얼굴에 정액을 쏟아 내었다.
"그리고.. 연기는 좋은데.. 내 체력이 못 버틸 거 같으니까.. 그만해."
"더 음란한 척을 해준다고 하는 데도 못 받아 쳐먹냐? 병신새끼 진짜.."
티나는 차갑게 노려보면서 짜증이 잔뜩 서린 목소리로 기레스를 매도했다.
"절정도 못 참아서 육변기 취급이나 받고 있는 주제에 사돈 남말하고 있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처녀였던 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렇게 음탕하게 빨아제끼는데 나보고 어떻게 버티라는거냐?"
기레스의 적나라한 말에 살짝 자신의 치태를 자각한 티나는 살짝 고개를 돌리고 툴툴 거리며 따지고 들었다.
"그, 그건 네가 그렇게 연기하라고 해서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잖아! 싫으면 지금이라도 무표정하게 받으라고 명령 해보던지?"
"음...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한번 그래볼까?"
'앗.....!'
기레스의 말에 티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지금껏 뇌가 녹아내릴 정도의 쾌락에 정신없이 흠뻑 빠져, 마음껏 교성소리와 함께 음행을 즐긴 티나는, 이제는 무표정을 연기할 자신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변태성이 완전히 개화해 버린 지금, 무표정을 연기하고 싶지가 않았다.
이미 티나에게 기레스와의 성교 도중 무표정을 연기하는 것은, 숨을 참는 행위만큼이나 고통스러운 것이 되어 있었다.
'너, 너무 팅겼나...'
예전에도 괜히 기레스를 자극하다가 큰 코 다친 경험이 있었던 티나는 자신의 경솔한 발언을 절절히 후회했다.
'어쩌지..'
기레스의 고민하는 표정을 보아하니 가만히 냅두면 정말로 연기를 취소하자고 할 것만 같아 보여 티나의 속은 부산스럽게 울렁거린다. 그 짧은 사이 수백 번은 생각을 돌린 티나는 고개를 평소의 우쭐대는 태도로 고개를 들면서 기레스에게 말했다.
"정말 무표정이어도 상관 없어? 나야 그래주면 좋은데..~"
속은 거의 울먹거리는 수준이었지만, 티나는 필사적으로 기대한다는 듯한 표정을 연기하면서 기레스를 부추겼다. 그 티나의 최선을 다한 블러핑을 본 기레스는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티나에게 말했다.
"음.. 남은 시간동안 무표정한 널 무표정하지 못하게 하는 애무를 연습 해볼까 싶었는데,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까, 걍 관둘란다."
'휴우...'
속으로 티나는 깊디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음..? 근데 무표정한 연기를 하는 나를 무표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애무라고...?'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변태인 티나에게는 군침이 도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역시 마음껏 교성을 지르며 음탕하게 즐길 수 있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어서, 기레스의 마음이 바뀔가 싶은 티나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재빨리 옷을 챙겨 입었다.
"그만하라고 보챘으니까.. 간다?"
"얼른 가버려. 난 잠이나 더 잘란다."
그렇게 심드렁하게 반응하면서 기레스는 피곤한지 눈을 부비면서 다시 벌러덩 침대에 누웠다. 다시 이불을 덮고 누운 기레스를 보자 티나도 몸이 나른해지는게, 저 품 속으로 들어가 눈을 붙히고 싶다는 욕망이 들끓었다.
'안되지 안돼.'
이미 오늘의 할당량은 끝이 나서 더 붙어먹을 명분이 전혀 없는 상태였는지라, 붕붕 고개를 돌리고 티나는 도망치듯 기레스의 방을 나가 버렸다.
"그러고 보니..."
방 밖으로 나온 티나는 기레스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미끼로 좀 더 기레스의 자지를 빨려고 할 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다시금 생각해 보니 이젠 정말로 기레스의 능욕을 즐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버린 것이다.
변태성이 한껏 개방되어 버린 티나는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 기레스와의 이 은밀한 능욕이 끝난다는 사실이 아쉬워 미칠 것만 같았다.
변태성을 자각하지 않았을 때는,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얼른 끝내고 참겠다는 각오를 굳히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티나 본인의 정체성이 완전히 달라졌다.
'음... 으음... 으... 으으.......'
기레스의 방문 앞에서 티나는 안절부절 못하며 고민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 버린거야.'
2주 정도면 여유롭게 남았다는 느낌이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3일도 채 즐기지 못한 것처럼 찰나의 시간에 불과했다. 한번 꿈을 꾸고 일어났더니 시간이 삭제된 듯한 느낌이었다.
'앞으로 5일.... 5일....'
5일 뒤에 이 능욕이 끝날거라 생각하니 혹한의 땅에 알몸으로 떨어진 것마냥 온 몸은 사시나무 떨듯 으슬으슬 떨려온다.
[찰칵]
'앗..?'
"어.. 티나?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방문을 열고 나온 것은 티나가 사랑해 마지 않는 오빠 하일즈였다. 기레스에게 변태성이 한껏 개화된 지금도,하일즈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다. 자신이 변태인 것은 변태인 것이고, 사랑은 사랑인 것이다.
"아.. 오빠. 음.. 고, 고민할게 좀 있어서.. 오빠는 이 시간에 왜 나왔어?"
티나는 머릿 속이 너무 복잡해서 적당히 둘러댈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솔직하게 자신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하일즈에게 말했다.
"난 화장실 가려고.. 근데 이런 새벽에 방 앞에서 고민하다니, 무슨 고민이길래 그래?"
"어..? 어... 오빠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아니, 여동생이 이런 새벽에 밖에 나와서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오빠가 신경을 안 써? 신경쓰지 말라니까 더 불안하잖아. 혹시 괴롭힘이라도 당하고 있어?"
"오빠도 참, 내가 괴롭힘 같은 걸 당할 리가 없잖아."
평소의 당당하면서도 거만한 티나의 모습에 하일즈는 안도하며 물었다.
"그럼 무슨 고민인데?"
"그냥 개인적인.. 고민이긴 한데.. 음.. [네뮤즈] 오빠는 하면 안되는 일이 있는데, 그걸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할거야?"
티나는 괜히 여기서 어물대면 하일즈가 깊게 파고들 것 같아, 기레스와 있었던 일은 쏙 빼고 고민의 본질만을 하일즈에게 이야기 했다.
혹시나 기레스에게 들릴까 싶어 티나는 하일즈에게는 들리지 않게 손가락에 걸어 둔 방음마법까지 꼼꼼히 사용해 두었다.
"음?"
확실히 티나의 질문은 쉽게 답을 낼 수 없는 문제였는지라 하일즈도 잠시 말문을 멈추고 생각했다.
"정말 하고 싶어서 못 참는 수준이 아니면 참는게 일단은 맞다고 봐. 저 병신새끼를 괴롭히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후회 했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지."
"정말 하고 싶어서 못 참는 수준이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티나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면서 묻지 말아야 할 것을 물어온다. 눈동자는 흔들리고 입에서는 단숨이 나오는 티나의 모습은 별다른 노출이 없었음에도 파멸적인 요사스러움을 머금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하일즈는 순간 욕실에서의 소피아를 떠올리며 발기했다.
'생각해 보니, 나도 그 때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 셈이었나..'
아무리 소피아가 미칠 듯이 아름다웠다고해도, 엄마의 손을 이용해 사정하다니, 다시금 떠올려 보면 정말 금단의 행위가 아닐 수 없었다.
분명 완강히 거절하고자 한다면 거절할 수도 있었을텐데도 하일즈는 소피아를 거절할 수 없었던 자신을 떠올렸다.
'나는 했으면서 티나는 안된다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오빠?"
뭔가 전전긍긍하는 하일즈를 보고 티나가 물어오자 하일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기선 티나의 고민에 공감해 주는걸로 접근해볼까..'
이런 고민에 권장은 해줄 수 있을지언정 정답이 존재할 리가 없기에 하일즈는 티나의 자신의 경험을 살려 티나의 고민의 짐을 덜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진짜 정말로 하고 싶어서 못 참는 수준이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은 오빠도 그런 경험이 있기는 하거든."
티나가 기레스와의 자세한 사정을 생략한 것처럼, 하일즈는 소피아와 있었던 자세한 사정을 갱략해 그렇게 티나에게 이야기 했다.
"어? 정말? 그럼... 하일즈 오빠는 그 상황에 했다는 거네?"
티나는 농염한 눈빛으로 하일즈에게 물어왔다.
"뭐, 그렇지."
"하면 안되는 일인데도..?"
"그, 그렇지.."
"그 때의 일을 오빠는 후회하고 있어?"
"어? 음... 딱히 후회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
어머니이기에, 하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소피아의 마성의 매력에 하일즈는 그 때의 일을 후회할 래야 후회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금단의 행위라도, 백번이든 천번이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다시 하고 싶다는 게 하일즈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렇구나...."
하일즈의 말에 티나는 말을 길게 늘이며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런데.. 하면 안되는 일이라니, 도대체 뭘 하려고.. 너무 위법적인 일이라면 어지간하면.."
괜히 자신이 부추겨서 중범죄 같은 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 하일즈는 티나를 설득하려 들었지만 티나는 손을 가로 저으며 하일즈의 말을 잘랐다.
"아, 말하기는 좀 힘들지만.. 범죄라거나 그런 일은 아냐. 오빠. 걱정 안해도 돼. 정말로 개인적인 일이거든. 그러는 오빠야 말로 하면 안되는 일이 뭐였는데?"
"윽.. 역시 하면 안되는 일이다 보니 말하기는 조금 부담스럽네."
소피아가 욕실에서 자신의 정액을 짜주었다니 그런 말을 여동생의 앞에서 할 수 있을 리가 없기에 하일즈는 티나의 반문에 단박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렇지?"
"알았어 티나. 그렇게까지 말하고 싶지 않다면 큰 일은 아니라는 네 말을 믿고 거기에 대해선 묻지 않을게."
"응. 고마워. 오빠."
"더 고민하게 될 수도 있는데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할게.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저 병신을 괴롭혔던 거 기억나?"
기레스의 방문을 가리키는 하일즈의 말에 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하면 안되는 일이었고, 나는 그 일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어. 너도 그렇지?"
"....... 뭐.."
티나는 살짝 말 끝을 흐렸다.
"그런 경우도 있으니까 선택은 신중하게 하는 게 좋다고 봐. 물론 쉽게 결정을 내기는 힘들겠지만.."
"고마워. 오빠! 고민이 많이 해소된 것 같아."
"그렇다니 다행이다. 음.. 그런데 티나 아까부터 살짝 신경 쓰였는데, 얼굴에 뭐가 묻어 있는 거 같은데.."
하일즈는 어슴푸레한 방 앞에서 티나의 피부에 뭔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 지적했다.
방문을 나설 때, 고민이다 뭐다, 혼란스러워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기레스의 정액이었다.
"어? 앗! 아... 방금 화장실에 가서 세수하다가 물을 좀 못 닦고 온 모양이야."
티나는 당황하면서 재빨리 손으로 묻어 있던 기레스의 묽은 정액을 닦고는 황급히 변명했다. 워낙 피부가 윤기나는 티나인지라 하일즈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래? 어지간히도 고민한 모양이구나.."
"으응.. 오빠도 급할 텐데 얼른 화장실에 가서 볼일 봐."
티나의 고민이 해소되었다는 말에, 하일즈는 뭔가 멋진 오빠의 역할을 해준 것만 같아 흐뭇한 미소를 띠고 아랫 층으로 내려갔다.
반면 티나의 사정을 몰라 머릿 속이 꽃밭인 하일즈와는 달리 티나는 하일즈 덕분에 속편히 느글거리는 검은 욕망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저 완벽초인 같은 하일즈조차도 하면 안되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티나는 닦아 낸 손에 묻은 정액을 맛있다는 듯, 요망하게 혀로 핥아 먹으면서 작은 절정에 몸을 부르르 떨며 생각했다.
'오빠도... 그랬던 거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