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1화 〉 티나(43)
* * *
그로부터 이틀 후, 기레스를 만나는 날이 된 클로에는 은밀히 단련 장소로 향했다.
'음... 으으....!'
하일즈를 떼어놓고 오기 위해 조금 늦게 단련 장소에 도착하자, 이미 대련을 끝냈는지 벤치에 앉아 소피아의 무릎 위에서 쉬고 있는 기레스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 클로에 왔니?"
"오. 클로에. 왔어?"
싱긋 웃어 보이는 소피아의 모습에 사심은 없어 보였지만 무릎베개까지 해가며 모자 간에 다정하게 시시덕 거리는 것을 본 클로에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여자인 자신이 봐도 소피아의 외모는 질투가 날 만큼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눈이라도 내린 것처럼 뽀얀 우윳빛 피부에, 클로에보다 더 크면서도 모양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봉긋 솟은 예쁜 가슴, 그 풍만한 가슴을 더욱 매력적이게 만들어 주는 잘록한 허리와 기레스가 머리를 대고 누워 있는 가녀리게 잘 빠진 다리는 바라보는 클로에의 속을 달아오르게 했다.
유일하게 소피아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있는 나이조차도, 소피아는 30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 보여서 클로에와 나란히 세워 놓으면 언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클로에도 어디 가서 빠지는 몸이나 외모는 아니지만,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상대가 소피아 쯤 되면 아무리 기레스가 어머니일 뿐이라고 못을 박아 놨어도 질투심이 들끓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소피아 아줌마. 안녕하세요."
일전에 저질러 버린 일도 있겠다, 애써 마음을 다잡고 클로에는 특유의 무표정으로 공손히 인사했다.
"곧 하일즈와 결혼할텐데 아줌마보다는 어머님이라고 불러주면 좋을텐데.."
"네?"
소피아의 말에 클로에는 살짝 당황했다. 까짓거 마음만 먹으면 어머님이라고 못 부를 건 없지만, 하일즈와의 '결혼 때문에' 그렇게 불러줬으면 한다는 것이 영 내키지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 이왕이면 클로에는 소피아의 칭호를 '아줌마'라고 부르고 싶었다.
"하일즈와 약혼 하기는 했지만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으니까요."
미래에 시어머니가 될지 모르는 사람에게도 클로에는 가차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다소 무례할 수도 있는 대답이었지만, 소피아와 클로에의 교제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성격을 소피아가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클로에는 여기선 우직하게 평소의 고지식함을 고수해, 밀고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 대답을 들은 소피아는 짐짓 놀라는 척 하면서 조심스럽게 클로에에게 물었다.
"혹시 하일즈와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변한 건 아니지?"
'읏..'
기레스와 밀회라도 하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하일즈와의 결혼을 선택한 클로에에게 소피아의 질문은 가슴에 비수가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일즈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시어머니가 될 입장인 소피아가 못할 질문을 한 것도 아니라서 뭐라 대꾸하기 힘든 건 덤이다.
"아뇨. 그런 건 아닌데요."
겉으로는 무표정하게, 속으로는 이를 악 물고 클로에는 대답했다. 기레스의 앞에서 하일즈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다니, 설사 기레스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주고 있다고 해도 가급적이면 말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래? 다행이다."
해맑게 웃으며 한마디 덧붙히는 소피아의 말은 별 거 아닌데도 은근히 클로에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건 그렇고..'
클로에는 유심히 소피아의 둥그스름 모양 좋게 부풀어 오른 가슴을 살펴 보았다.
'속옷.. 안 입으신 거 아니야?'
가슴의 모양이 하도 좋아 잘 가늠이 안되기는 했지만, 봉긋 솟은 천 옷에 보일듯 말 듯, 꼭지가 살짝 볼록하게 올라온 것이 아무래도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것만 같았다.
"그럼 클로에 오늘은 첫 날이기도 하니까.. 한번 실력 좀 볼까?"
"대련이라도 하나요?"
클로에는 살짝 눈을 반짝이며 소피아에게 물었다.
"그것도 좋지만, 일단은 움직임부터 보도록 하자. 기레스는 잠시 쉬고 있어."
"네? 아니, 저도 구경해 보고 싶은데.."
방금까지 미묘한 신경전을 옆에서 구경한 기레스는 살짝 신경이 쓰여 따라가려 했지만 소피아가 제지했다.
"구경은 조금 있다가 해. 지금부터 할 건 술래잡기라 기레스는 따라올 수가 없거든."
"술래잡기?"
"시작하면 바로 이 근처를 한바퀴 돌 생각인데, 그 안에 클로에는 나를 잡는 걸 목표로 하도록 해서, 클로에가 어느 정도로 움직일 수 있나 확인해 보려고 해."
'호오.. 재밌겠는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지만, 클로에의 재능도 마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후기지수인데다 한때는 클로에의 괴물 같은 신체능력을 옆에서 지켜본 경험도 있는 기레스였기에 살짝 이 대결의 결과가 궁금해 졌다.
하지만 이대로 보내면 승부야 뻔할 것 같아 기레스는 소피아에게 말했다.
"저기.. 엄마 잠깐만 클로에한테 이야기 할 게 있는데 이야기 좀 하고 와서 시작해도 되요?"
"응? 그러렴."
기레스는 조금 떨어진 장소까지 클로에를 데리고 왔다.
"기레스. 왜 그래?"
"클로에. 만약에 이번에 엄마를 이기면 엄마 근처에서 몰래 후려줄게."
"응? 아, 아니.. 들키면 어쩌려고.. 앗...♥"
당황하는 척 하지만 저 아리따운 소피아 옆에서 기레스의 음탕한 손길을 받는 것을 머릿 속에 떠올린 클로에의 얼굴은 기대와 흥분으로 발갛게 물들어 버렸다.
그렇게 기대로 후끈 달아오른 목덜미를 슬쩍 핥으면서 몽그작 몽그작 기어들어온 기레스의 손가락이 옷 안으로 비집고 들어와 유두를 살짝 비틀자 클로에의 입에선 달콤한 교성소리가 절로 새어 나왔다.
"괜찮아. 괜찮아. 아까 엄마가 하일즈 이야기 하는거 봤지? 너랑 내가 나름대로는 친해 졌다고 해도 설마 하일즈를 사랑해서 결혼까지 결심한 네가 여기서 이런 장난을 할 지 어떻게 알겠어? 몰래 하면 아무리 엄마라도 모를걸?"
소피아에게 들을 때는 부담스럽기만 했던 결혼의 이야기를 기레스가 두근두근한 불륜의 소재로 바꾸자 같은 주제의 이야기임에도 클로에의 속은 기대로 달아 올랐다.
"그... 그럴까? 하지만.. 아앗!"
클로에가 갈팡질팡하는 틈에 기레스는 애무를 멈춰 버렸다. 클로에는 살짝 창백하게 정색한 표정으로 기레스를 바라봤지만 기레스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정 힘들다 싶으면 지금처럼 조금 떨어져서 장난 쳐도 되잖아? 이 뒤에 걸 즐기고 싶으면 엄마를 이겨서 쟁취해보라고.."
".... 응."
"아, 이야기는 끝났어?"
"네. 아~ 아쉽네요. 저도 구경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클로에도 준비는 됐니?"
"후우... 네."
한번 심호흡 하고 클로에는 비장한 표정으로 소피아의 앞에 섰다. 결사항전을 각오한 장군 같은 클로에의 그 표정만으로 소피아는 기레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채곤 요망한 눈웃음을 지었다.
"그럼.. 시작!"
말과 동시에 소피아는 바람처럼 내달렸고, 곧바로 그 뒤를 클로에가 뒤쫓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클로에는 정말 오랜만에 호흡이 가쁘다는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기레스의 조건이 없었어도 클로에는 소피아에게 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하물며 기레스가 내민 매력적이 조건이 있는 지금은, 체면이나 자존심 같은 것은 내다 버리고 다소 정색까지 해가며 진지하게 소피아를 쫓고 있었다.
'대단해.'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클로에는 소피아에게 도달할 수가 없었다. 한 걸음만 빨라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아무리 애를 써도 그 한 걸음을 좁힐 수 없는 게 마치 신기루를 쫓고 있는 것만 같았다.
기술을 떠나, 단순한 체력만 해도 이미 호흡이 가쁜 자신과 달리 소피아의 체력은 아직 여력이 충분히 보였다.
'그나저나..'
클로에는 살작 비스듬하게 달리며 소피아의 가슴이 흔들리는 것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역시 입지 않으셨잖아!'
처음 볼 때도 반쯤은 확신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달리면서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출렁출렁 탄력있게 흔들리는 가슴과, 보일 듯 말 듯 은근히 볼록 선 유두로 클로에는 소피아가 브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자각할 수 있었다.
사실 소피아 쯤 되면 착용하든 안하든 과격하게 움직이면 어느 정도 보기 좋게 흔들리는거야 당연 했지만, 노브라는 확실히 폭발력이 남달랐다.
출렁이며 요리조리 모양 좋게 흔들리는 와중에도 전혀 천박하지는 않으면서, 그 와중에 음심만은 기가 막히게 자극하는 음란함을 물씬 풍기는 소피아의 가슴에, 저런 몸을 눈 앞에 두고 대련 했을 기레스를 떠올린 클로에의 속은 그대로 시꺼멓게 썩어 문드러져 갔다.
'어?'
그렇게 이를 악 물고 달리는 와중에 소피아의 앞을 절벽이 가로 막았다. 좋은 기회다 싶어 한번에 클로에는 단번에 확 파고들었지만 소피아는 막힌 절벽을 향해 뛰어 올랐다.
"아..."
가파르다 못해 잡을 곳도 별로 없어 보이는 절벽에 소피아는 뭘 밟고 뛰는지 껑충 껑충 마치 수직으로 내달리는 것처럼 오르기 시작했다.
'으...'
클로에는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소피아의 그 움직임을 보자마자, 자신이 소피아를 잡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포기 안해..'
하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포기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한번 시작 했다면 설사 죽었다 깨어나도 잡지 못한다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클로에라는 여자였다. 기레스의 입김이 들어 갔다면 더더욱 그렇다.
클로에는 최대한 소피아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단박에 박차고 뛰어 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재기 넘치는 클로에라 해도, 소피아의 행동을 완벽히 따라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해서 그 뒤에는 절벽에 찰싹 달라붙어 한 땀 한 땀 열심히 절벽을 기어 올랐다.
거침없이 내달려 오른 소피아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느렸지만 클로에는 개의치 않고 차근차근 올라 정상을 밟았다.
"후우.. 하아."
"음. 수고했어. 클로에."
정상에 도착하자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는 소피아의 모습이 보인다. 꽤나 지친 와중에도 소피아를 잡기 위해 달리려고 하는 클로에를 제지하며 소피아가 말했다.
"클로에. 일단 조금 쉬지 않을래?"
"네? 하지만.."
"술래잡기긴 하지만, 일단은 클로에 네 체력 측정이니까.. 여기선 조금 쉬고 2회전을 시작하면 어떨까?"
클로에는 이대로는 승산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싶은 말도 있어서 소피아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살짝 떨어진 곳에 앉아 쉬는 도중 클로에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아줌마."
"응?"
"그.. 지금 속옷, 안 입고 계시는 거죠?"
아무래도 지적하지 않고서는 목이 근질근질해서 넘어갈 수가 없는 클로에였다.
"어? 아.. 그렇지."
"어째서 안 입고 계신 거에요!"
클로에는 답지 않게 목소리 톤을 올리며 말했다. 누가봐도 살짝 흥분한 것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음.. 요즘 날씨가 꽤 많이 더운데다, 보는 눈도 없는데 굳이 갑갑하게 입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소피아는 더워 죽겠다는 듯 어필이라도 하려는지, 가슴 쪽 옷을 손가락으로 꼬집어 펄럭이면서 말했다. 그 털털한 듯해 보이는 행동은 정말이지 요염하기 짝이 없었다.
"기레스가 있잖아요."
"응? 기레스? 후훗. 클로에도 참. 기레스는 가족이잖니."
그렇게 생글생글 웃으며 소피아가 기레스 가족론을 들고 오자, 클로에는 더 따지고 들까 입을 뻐끔 거리다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리곤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하는 척 했다.
"그렇네요. 기레스는 가족이죠."
"그나저나 클로에가 기레스한테 리움 사관학교의 지명권을 써주려 하다니 정말 놀랐네."
"기레스한테는 빚이 있거든요."
기레스와 보냈던 음탕한 나날을 떠올리면서 클로에는 살짝 얼굴을 붉혔다. 떠올리기만 해도 황홀한 것이 방심하면 특유의 무표정이 사르륵 풀어질 것만 같았다.
"난 틀림없이 하일즈와 클로에가 서로에게 사용하기로 결정했을 줄 알았거든."
"저나 하일즈나, 나름대로 합격할 자신은 있으니까요. 하일즈와는 따로 약속한 것도 없고, 기레스한테 도움을 받았으니 이런 쪽으로라도 갚아주고 싶었거든요."
"정말 고마워! 클로에."
소피아는 감사함이 뚝뚝 묻어 나오는 푸근한 표정으로 클로에한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네? 갑자기 뭐가.."
"기레스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고 공부에도 소질이 없어서, 뭘 해도 의욕이 많지 않았었어."
클로에는 처음 기레스를 만났을 때의 자기혐오투성이 였던 기레스를 떠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많이 웃게되고 뭔가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게 바뀌면서 클로에 네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거든."
"네? 기레스가요?"
기레스에게선 들을 수 없는 의외의 기레스의 면모를 들은 클로에의 마음은 들뜨기 시작했다.
"응. 네 자랑을 할 때의 기레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 기레스가 그렇게 좋아하는 건 살면서 처음인 거 같았어. 기레스와 그렇게 친하게 지내줘서 정말로 고마워."
'아줌마도 기레스가 친구가 많지 않다는 걸 알고 계셨나 보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고개까지 숙여가면서 클로에에게 감사를 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가봐도 진심이 뚝뚝 묻어나오는 소피아의 기레스를 향한 저런 따스한 모성애를 보자, 그렇게 질투로 속이 썩어 문드러 졌던 클로에의 소피아를 향한 호감도는 확 올라가 버렸다.
이러니 저러니 질투하기는 했지만,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상황을 생각해 보면 기레스를 사랑하고 있는 클로에가 지레 오해해서 질투한 것 뿐이고, 소피아가 잘못한 것은 거의 없었다.
클로에는 중립적인 척하면서 타인에게든 자신에게든 엄격했지만 근본은 선한 여자였다.
괜시리 지금까지 유치하게 질투한 자신이 살짝 부끄러워진 클로에였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래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소피아가 좋아진 건 좋아진 거고, 매력이 넘치다 못해 범람하는 소피아를 견제하고 싶은 건, 견제하고 싶은 것이라고 클로에는 적당히 선을 그었다.
소피아에 대한 호감도가 꽤나 올라가긴 했지만 아무래도 거기만은 본능적으로 여자로서 타협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저도 기레스와 친하게 지내서 즐겁거든요. 거기다 저도 하일즈와 결혼을 약속했으니까.. 기레스와는 '가족'이잖아요?"
내막을 다 알고 있는 소피아는 클로에의 저 응큼진 변명에 속으로 미소 지었다.
'정말 클로에도 귀엽다니까..기레스에게 못 보여줘서 아쉽네.'
기레스에게 한껏 오염된 소피아는 그 고지식한 얼음공주였던 클로에의 저런 변모가 즐겁기만 했다.
'그래도 나를 향한 적개심은 덜어 둬야지.'
질투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질투에 목마르는 것은 곤란하다.
앞으로 기레스와 함께 계속 어울릴테고, 나중에는 같이 기레스와 같이 음락에 빠져 허덕일 관계니 만큼, 여기서 소피아는 관계 회복을 해둬야 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처음 기레스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서 살짝 꼬이긴 했지만, 반대로 자신이 얼마나 기레스를 사랑하는지 기레스를 통해 어필하면 그것만으로 기레스에게 흠뻑 빠진 클로에는 마음이 풀어질 것이라 생각한 소피아의 예상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이러니 저러니 질척질척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클로에도 본질은 기레스바라기인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기레스를 잘 부탁할게. 그럼 슬슬 2회전을 시작할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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