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 티나(42)
* * *
"아으... 기분 좋다."
따로 티나에게 말할 생각은 없지만, 기레스의 오줌을 목으로 꼴깍꼴깍 넘기는 와중에도 티나의 혀는 본능적으로 기레스의 자지를 좆아 입 안에서 까딱대고 있었다.
시원하게 티나의 입에 싸지른 기레스는 오줌보가 터지기 직전에 방뇨하기라도 한 듯한 사람처럼 헤벌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티나 쪽도 정신적으로는 기레스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였지만 기레스 처럼 마냥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이 깎여나가는 느낌에 티나의 속은 어지럽기 짝이 없었다.
한차례 말끔한 절정으로 현자타임이 와서 이성적으로는 변기 취급까지 받게 된 자신의 처지에 절망하고 있으면서도 오싹거리는 흥분은 가시질 않는다.
'정말... 나 어떻게 된 거 아냐?'
기레스의 소변까지 마셔 놓고도 티나는 크게 싫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물론 싫어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이성에 감성이 따라가 주질 않는 것이다.
소변을 마시고도 흥분하고 있는 자신을 자각하고 나니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신음소리를 내면서 자지러졌던 자신의 치태가 떠올라 버렸다.
스스로의 몸을 타월삼아 음탕하게 기레스의 살에 문대면서 정신줄을 놓고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며 즐겼던 것을 떠올린 티나는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불행하기 짝이 없는 일을 당하고 있는데도 불행함을 느끼기는커녕 정신줄을 놓고 흥분했다는 사실에 티나는 어쩐지 자신이 무서워질 정도였다.
'여기선 정말... 정말로 정색해야돼.'
티나는 필사적으로 싫어 죽겠다는 연기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오줌을 마시면서 가버리다니, 그냥 변태라는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개변태나 다름 없다. 아니, 개변태라는 말로도 변태성을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무, 뭐하는 거야!"
머릿 속은 아직도 파멸적인 배덕감에 저릿저릿 거리는 것이, 어쩐지 자신이 진심으로 싫어하는 척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던 티나는 일단 분노한 척 하면서 기레스를 냅다 밀치려 들었다.
"어? 아앗!"
그대로 멀리 밀쳐질 줄 알았던 기레스는 한걸음만으로 티나의 공격을 부드럽게 피해 버렸다.
설마하니 그 바보병신 기레스가 피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티나는 그대로 미끌거리는 바닥에 균형을 잃고 머리부터 굴러 넘어져 버렸다.
"티, 티나 괜찮냐?"
안부를 물을 관계는 아니긴 했지만, 꽤나 꼴사납게 넘어졌는지라 기레스의 입에선 자연스럽게 티나의 안부를 묻는 말이 튀어 나왔다.
"으으우우윽.."
우스꽝스럽게 넘어진 채로도 올록볼록 아름다운 몸매의 매력은 가시질 않는다. 꼴사납게 넘어져 기분이 꽤나 처량해진 티나는 이번에는 진심으로 기레스를 매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발..! 개새끼...! 나가죽어!"
"지가 밀치다가 넘어져 놓고는.. 왜 나한테.."
"오, 오줌도 먹였잖아!"
"그런 말을 해봐야.. 너도 먹였잖냐."
"으, 윽.."
굳이 하일즈와 함께 괴롭혔던 무렵까지 돌아가지 않아도, 바로 얼마 전 기레스의 얼굴에다 싸지른 애액을 오줌이라고 뻔뻔스레 우겼던 티나가 할 말이 있을 리가 없다.
"싫어하는 게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그렇게까지 싫어하는 모습을 보니까 원래 계획에 없긴 했는데 앞으로의 능욕 과정에 넣어야 겠구만~"
"앗!"
티나는 당황한 듯, 외마디 신음성을 내었다. 당황하기는 당황했다. 기레스의 말을 들은 순간, 목이 근질근질거릴 정도로 너무 기대를 해버린 자신에게 말이다.
'아우... 이 미친년!'
자학해도 돌아오는 것은 없다. 그나마 자학하기는 할 정도로 이성은 잃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우, 웃기지마. 내, 내가 그런 걸 받아 들일 거 같아?"
"이년이 이제와서 뭐라는거야? 육변기 취급 받겠다고 한달 삭감 받기로 선택한 건 너야 너! 잊었냐?"
"으...."
지금까지 올바른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은 어째선지 정신을 차리고 보면 항상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얼마 전에도 말했지만, 이제와서 싫다고 하면 위약금을 두배로 돌려 받을거야. 육변기가 되는 조건이 한달이었으니까 이거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두배로 돌려 받겠다는거지. 너 나한테 두달도 넘게 범해지고 싶냐?"
"그건..."
순간 티나는 말문이 막혔다. 아직 두 달도 채 능욕 받지 않은 지금도 이런 변태가 되어 버렸는데, 여기서 두 달이 넘는 시간을 범해지게 되면 어떻게 될 지 상상만 해도 오싹해진 것이다.
두 달도 넘게 범해지고 싶냐는 기레스의 말에도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다. 머리는 '절대 안돼!'를 외치고 있었지만, 마음과 몸은 '까짓꺼 범해지면 뭐 어때?'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듯 평온히 무덤덤하기만 했던 것이다.
'이건.. 위험해..'
변태인 것 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스스로 되고 싶어서 변태가 된 것은 아니었기에, 티나는 지금보다 더한 변태가 되는 것 만큼은 사양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훌륭한 변태가 되어버린 티나는 이 선택으로 맛보게 될, 방금 전 소변을 마시면서 느꼈던 파멸적인 흥분을 떠올리고 있었다.
"시, 시발..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야? 네가 오줌쌀 때마다 불려서 받아 쳐먹기라도 하라는 거야?"
아무도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았는데도 티나의 머릿 속에선 이미 기레스의 전속 변기 역할을 할 마음의 준비가 끝나 있었다.
"응? 아니, 아무리 내가 쓰레기여도 거기까지는 좀 너무하지."
'어? 안하는 거야?'
그래도 오물이라고 살짝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감돌아 버리는 티나다.
"그러니까..."
그런 요리조리 마음이 요동치는 티나에게 기레스는 비열한 표정으로 입을 놀렸다.
아침의 해가 밝아오기 시작하자, 티나는 번쩍 눈을 떴다. 거듭된 동침으로 이제는 익숙해지기까지한 기레스 방의 천장이 보인다.
"후우... 하.."
한숨처럼 보이는 숨결에는 단내가 진하게 서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면 세상 모르고 태평하게 잠을 자고 있는 기레스가 보였다.
'.....'
한동안 지그시 기레스의 얼굴을 쳐다 보다가 티나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의 끝으로 향했다. 아직 해가 다 뜨지 않아 은은히 들어오는 빛에 반사된 티나의 둥글둥글한 알몸이 아름답게 반짝인다.
'좋아...'
티나는 분노인지 기대인지 발갛게 상기된 묘한 표정으로 침대의 끝, 기레스가 덮고 있는 이불을 살짝 들어 꼬물거리며 기어 들어갔다.
"하읍. 하아~"
욕실에서 같이 몸을 씻어서 좋은 냄새가 났지만 때는 한여름이다.
오늘 하루, 연이은 사정으로 피곤하다는 기레스의 말에 '아쉽게도' 사정하지는 않았다지만 야심한 밤에 부둥켜 뒹굴러 이불 안에 짙게 남아 있는 살내음을 티나의 예민한 코는 놓치지 않았다.
'아.... 시발. 도대체 왜 이렇게 좋은거야...!'
"아~우움"
이불을 들어 사타구니 안으로 기어 들어가 냄새를 들이킨다는 변태적인 행위 하나에 보지가 젖어 버리는 자신의 몸둥이를 저주하면서 티나는 기레스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어 자지를 물었다.
깨끗하게 몸을 씻은데다, 즐긴답시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욕실에서의 페라에 비해, 이른 아침 적당한 짠내와 함께 빨아제끼는 구음행위는 변태인 티나에게는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아응~"
더 참지 못하고 티나는 자지를 할짝대면서 곧바로 자신의 가녀린 손가락을 음부에 가져갔다.
그렇게 한 손으로는 자위하면서 쫄깃하게 혀를 놀려 이곳 저곳을 핥아 제끼자 기레스의 육봉이 쫑긋 섰다.
"어우우. 일어났냐?"
이불을 살짝 들고 기레스는 자신의 사타구니에 달라붙어 자지를 물고 있는 티나에게 인사했다.
"으믑. 넬름."
방금까지 헤벌쭉 풀어졌던 얼굴을 치우고 티나는 쌜쭉한 표정으로 대답 없이 자지를 핥았다.
"그럼, 일어난 김에 변기를 사용해 보도록 할까~?"
"크읏.."
티나는 사납게 기레스를 노려봤지만 더 쏘아붙히지는 않고, 말랑말랑한 입을 쪼이고는 입 속 기레스의 자지에 혀를 휘감아 한들거리면서 어젯 밤 기레스가 요구했던 내용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어차피 나랑 자면 하일즈가 일어나기 전에 방에서 일어나야 되잖아? 그 때 한번씩만 변기가 되는걸로 가자고."
"읏.."
아무리 변태라는 것을 인정하고, 변태적인 행위에 흥분해도 아직 변기라는 말에는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뭐 어쩌라는거야..?"
"아침에 돌아가야 할 때가 되면 일단 입으로 한발 빼면서 날 깨우도록 해. 그리고 나는 잠에서 일어난 김에 눈 앞에 준비된 변기를 사용하겠다는거지. 어때?"
"쓰레기 새끼."
"어허! 티나! 네가 제안한 대로 오줌 싸고 싶을때마다 호출해 줄까?"
"으윽....! 제안하긴 누가 제안했다는 거야!"
왁하고 대드는 티나에게 기레스는 살짝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이렇게 사정을 많이 봐줘서 하루 한번도 싫으면 그냥 때려 치면 되잖아? 난 때려쳐도 두달 더 널 노예로 삼을 수 있으니까 좋거든? 그나저나 정액도 잘 마셔댔으면서 오줌을 못 마실 건 또 뭐냐?"
"누가 싫대?"
"오? 좋은거냐?"
"싫어! 그래도 두 달 더 노예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낫지... 하루 한번 정도로 끝나는 거면.."
'그래. 이제 2주도 채 안 남았고.. 한번 정도면... '적당히 즐기는 수준으로' 끝낼 수 있어.'
변태적인 사고에 함몰된 티나는 이미 그 생각 자체가 틀려 먹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기레스라는 도구로 자위하면서 능욕을 끝내겠다는 마음의 군살은 이제는 한번 오줌을 받아 먹는 변기 취급 정도라면 적당히 흥분하고 끝낼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뒤룩뒤룩 살찌워져 버린 것이다.
'거기다 이 병신 말도 맞긴 하지. 이미 정액도 잘만 받아 먹는데 소변이라고 뭐 다를 것도 없고..'
툭하고 의도적으로 건진 기레스의 한마디를 티나는 자기 변명에 알뜰살뜰하게 써먹어 합리화 시켰다.
'조금 풀어줘 볼까..'
이미 훌륭한 변태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소변이니만큼 살짝 조심할까 싶어 기레스는 슬쩍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싫어하다니 정말로 다행이야."
"뭔 소리야? 이런 게 좋은 사람이 어딨어?"
티나 치고는 살짝 독기가 빠진 어투였지만 기레스는 아랑곳 하지 않고 티나의 말에 대답했다.
"아니, 의외로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는 모양이더라고? 내가 너 가버리게 하려고 읽은 책에 의하면 말이지."
'이 새끼는 도대체 무슨 책을 읽은거야?'
"...... 진짜?"
"나야 직접 본 건 아니니까 모르지. 하지만 책에 그런 사람도 있다고 적혀 있던 걸 보면 그렇지 않겠냐? 중요한 건 네가 그런 인간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거지."
"......"
"여튼 앞으로 육변기 잘 부탁한다."
"으윽... 싸, 싼다!"
울컥울컥 끈적한 정액이 티나의 입 안에 쏟아진다. 티나는 입을 열 생각도 없이 기레스가 쏘아낸 정액을 그대로 받아 들였다. 뿐만 아니라, 움찔거리며 정액을 쭉쭉 뱉어내는 귀두 근처에서 티나의 졸깃한 혀는 부지런히 꼬물 거리면서 정액을 건져내 갔다.
"우므므.."
자지를 물고 있는 티나의 보드라운 입술이 움직이자, 안팎으로 기분 좋게 간질이는 느낌에 기레스는 녹아내릴 듯한 한심한 표정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 으와아..."
[졸졸졸]
한심스러운 신음소리와 함께 기레스의 귀두에서 오줌이 졸졸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사정 직후의 소변인지라 쪼르르한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티나의 입은 삽시간에 오줌으로 가득 찼다.
[꿀꺽 꿀꺽]
더 입에 담고 있다가는 그대로 넘쳐 흐를 것만 같아 티나의 목젖이 조금씩 꿈틀거린다.
"우.. 므으응.."
하지만 욕실 때와 다르게 티나는 머뭇 거리면서 기레스의 소변을 마저 마시지 못하고 있었다. 티나가 삼키지 못하는 것을 보고 기레스는 함박 웃음으로 천둥벌거숭이마냥 흥분하며 말했다.
"후훗, 어떠냐? 그때의 내 기분이 어떤지 이제는 알겠지?"
티나는 사납게 기레스를 노려보면서 속으로 콧방귀를 끼며 생각했다.
'놀고 있네. 병신 같은 새끼 으으응~'
겉으로는 너무 싫어서 차마 삼키지 못해 당황하는 '척' 하면서 입 안 그득히 차오른 오줌을 티나의 혀는 느긋하게 누비며 맛 보았다.
'아.....'
[꿀꺽]
'맛있..어.....'
자신과 비슷한 변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기레스의 복수하고 싶다는 계획을 비웃어 주고 싶다는 일념은 티나의 마지막 남아 있던 상식의 보루를 완전히 허물어 버렸다.
'어차피 나만 이런 것도 아니잖아?'
모든 사람이 자신과 다른 것과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과 다른 것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수가 많든 적든 자신만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안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책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니까..'
무슨 책인지는 몰라도, 그놈의 책을 통한 '특훈 때문에' 자신이 가버린 건 분명한 현실이었기 때문에 티나는 기레스가 말한 책의 존재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저런 만년 동정일 기레스가 제 실력만으로 가버리게 만들었을리는 없을 것이고, 자신을 가버리게 만든 책에 저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면, 완전 거짓일 리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설령 그 수가 많지 않더라도 정말 자신 같은 변태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자신은 이상한 게 아니라 그저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마음껏 자기합리화를 할 수 있게 된 티나는 자신이 변태라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싹 사라져 버렸다.
지나친 쾌락에 이성을 잃었던 욕실 때와는 다르게 지금의 티나는 '이성적으로' 자신의 변태성을 즐기고 있었다.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최악의 인간한테 무너지고 있다는 파멸적인 흥분은 지금까지 쌓아온 상식과, 인식을 그대로 뒤틀어 버린다.
누군가에게는 먹기는 커녕 근처에도 두기 싫은 취두부가 누군가에게는 극상의 일미인 것처럼, 변태적인 생각에 심취한 지금의 티나에게 목에 걸리듯 넘어가는 걸쭉한 정액과 짭쪼름한 오줌은 극상의 음료나 다름 없었다.
자지를 문 채, 살짝 시선을 올려 보면 병신같이 의기양양하게 자신을 비웃고 있는 기레스가 있다.
씹어 죽여도 시원찮은 기레스에게 이렇게 능욕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지금의 티나에겐 그저 흥분의 재료에 지나지 않았다.
'아아.... 이 느낌... 최고야...!'
그렇게 정액이 섞인 소변을 마저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티나는 자신의 변태성에 흠뻑 빠져 버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