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2화 〉 티나(24)
* * *
기레스는 침대 위에 팔과 다리를 대자로 펴고 벌러덩 누웠다.
"좋아. 그럼 내친 김에 봉사를 받아보도록 할까?"
"으음.."
외모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봐도 좋게 봐주기 힘든 추하기 짝이 없는 꼬라지지만 방금까지, 아니 지금도 욕구불만으로 정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와 있는 티나에게는 내색할 수는 없지만 기레스의 그 꼴도 구미가 당기기만 할 뿐이었다.
"어떠냐? 지금까지 쌓여온 내 원한의 무게를 알겠냐?"
기레스는 부추기듯이 우쭐거리며 도발해 티나의 경각심을 흐리게 만들었다.
'병신새끼.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주제에...'
그렇게 기레스가 자신의 속마음도 모르고 멋대로 지껄이는 것을 보면 티나의 마음은 멀리 떨어져 있던 고향에라도 돌아온 것처럼 편해진다.
한달이라는 시간을 삭감받고, 기레스를 이용해 이 갈증나는 욕정을 해소하는 것까지, 저 한심한 말투를 듣고 있자면 어디까지나 기레스를 이용하고 속이며 이득을 보는 것은 철저하게 자신이라는 자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흥.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데?"
"흠. 일단 내 위에 올라타서 몸으로 비벼가면서 정성껏 혀로 온몸 구석구석을 빨아내는 것부터 맛보도록 할까?"
"읏..."
그 굴욕적인 요구에도 싫다는 당혹감보다 먼저 기대감을 품는 자신이 있다.
이미 스스로를 변태라고 자각하고 인정하는 티나는 품어서는 안될 기대감에 대한 위화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전의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이미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꿀꺽]
위화감을 느끼기는커녕 티나의 가녀린 목구멍은 군침을 삼키기 위해 꿀렁거리며 움직여 나간다.
"변태새끼."
그 치솟는 기대심을 살짝 비틀어 티나는 능숙하게 질색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기레스를 유도해 구슬려 자신의 뜻대로 이용하기 위해 분한 척 연기를 하면서 그녀는 천천히 기레스의 몸에 올라탔다.
'으읏..'
2주동안 성기를 물고 빨았던 티나는 이제 어지간한 일에는 놀랄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기레스의 배에 올라타 이렇게 정면에서 기레스와 마주하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민망한 느낌이었다.
'차라리 자지를 빠는 게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기레스의 음흉한 시선이 몸 구석구석을 핥는 것을 느낀 티나는 역겨움 때문인지 흥분 때문인지, 몸이 오슬오슬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역겨워...'
그런 진심과 본심을 숨기기 위한 포장이 반반씩 뒤섞인 생각을 품으면서 티나는 기레스의 몸 위에 자신의 탱글탱글한 가슴을 포개어 기대, 기레스의 목덜미부터 빨아 올리기 시작했다.
"스읍.. 할짝."
'좋아. 이 자세라면 이 녀석의 추잡스런 얼굴은 안 보이니까.'
기레스의 사각을 이용해 티나는 기레스의 목덜미에 달라붙어 입술과 코를 쫑긋 거리면서 이제는 달짝지근하게 느껴지는 기레스의 색다른 체취를 마음껏 음미하기 시작했다.
평소 기레스에게 능욕을 당할 때, 티나는 가급적이면 기레스와 떨어지기 위해 엎드린 상태에서도 조금이나마 엉덩이와 상체를 들어올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물론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서로의 성기를 애무하고 있는 이상 살결이 살살 스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지라 티나의 노력은 기레스에겐 훌륭한 유흥거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티나는 기레스의 몸에 닿는 것을 자제하기 위해 최소한의 부질없는 노력은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티나는 그런 노력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의지로 기레스의 품 안에 안겨 있었다.
기레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도 기레스의 체취에 갈증이 날대로 났던 티나는 그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좀 더 깊숙히 기레스의 품 안으로 자신의 몸을 들이 밀었던 것이다.
"킁킁."
자신의 타액으로 범벅이 된 기레스의 목덜미에 코를 가져가 티나는 기레스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게 들이켰다. 그런 누가봐도 변태나 다름 없는 행위를 할때면 어째선지 몸은 주책없이 달아올라 버리는 것이다.
'음... 조금 이녀석한테 휘둘린 느낌이긴 하지만.. 역시 아주 나쁘진 않은데..? 아니 오히려.... 좋을지도...'
기레스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목덜미를 음탕하게 빨아제끼는 자신의 모습이 타인에게는 어떻게 비추고 있을지 자각조차 하지 못한 채, 티나는 입가에 미소까지 띄워가며 입맛을 다셨다.
"음."
목덜미는 충분히 맛봤겠다 이제 슬슬 다른 부위를 맛보려던 찰나, 티나는 하반신에 느껴진 이변에 그녀는 황급히 기레스의 목덜미에서 떨어져 활처럼 몸을 당기며 당황했다.
"히익!"
"후아... 미치겠네 진짜."
지쳐 골아 떨어질 정도로 힘든 훈련에 티나를 조교한답시고 이미 한바탕 사정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피아 못지 않은 풋풋한 음탕함이 흘러 넘치는 애무에 기레스의 사그라들었던 육봉은 마치 오늘 처음 발기라도 하는 것처럼 빨딱 서버렸던 것이다.
"뭐... 뭐하는 거야!"
뒤쪽에서 엉덩이를 톡톡 건드리는 기레스의 우뚝 솟은 육봉의 온기에 티나는 매끈한 몸을 슬슬 앞으로 당겨 피하며 말했다.
"아니 시발 니가 꼴리는 걸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뭐!?"
"오늘은 적당히 맛배기만 보고 끝내려 했는데 도저히 못참겠네. 책임져 줘야겠어."
"책임이라니!?"
"몸을 뒤로 빼."
"어?"
"못들었어? 거기 앉아 있지 말고 좀 더 뒤로 내려가 앉으라고."
기레스는 티나가 올라타고 있는 아랫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뒤라니.. 여기서 더 뒤로 가면.."
기레스의 아랫배에 올라타고 있는 지금 조금 더 뒤로 이동하면 성기와 성기가 맞닿아 버리게 된다.
"세, 섹스는 안하겠다고 했잖아!"
"안 할거야. 몸을 뒤로 빼라 했지 내가 언제 섹스한다고 했나? 삽입만 하지 않으면 되는거잖아."
"무슨 개소리야?"
"지금까지 물고 빨고 돌렸던 것처럼 자지를 넣지는 않고 니 보지에 살짝 비비기만 하겠다고. 처녀만 지켜주면 될 거 아냐."
"읏.."
벌써 2주동안 질펀하게 애무를 당해온 이상, 삽입을 하지 않으면 확실히 티나에게 기레스의 저 저열한 행위를 막을 명분은 없었다.
"실수인 척 하면서 집어 넣을지 내가 널 어떻게 믿어?"
"하아.. 걱정도 팔자네. 아까 약속 지킨다는 말은 똥꾸녕으로 들었냐? 알았어 그럼 약속하면 되지? 내가 내기를 이기지도 않았는데 실수로라도 니 보지에 집어 넣으면 그 날로 즉시 해방시켜 줄게. 됐냐? 너나 실수인 척 집어 넣지나 마."
"내가 뭣하러 집어 넣어!"
"또 모르지. 2주간 능욕을 당하기 싫어서 처녀를 팔아넘길지. 처녀 한번에 이 능욕이 끝나는 거면 개이득 아니냐?"
"미친소리 하지마. 너한테 처녀를 잃느니 길 가던 아무 남자나 붙잡고 섹스하는 게 나으니까."
"아 그러셔? 여튼 알아들었으면 잔말말고 엉덩이나 빼시지?"
"....."
티나는 몸을 들어 슬금슬금 기레스의 사타구니쪽으로 몸을 옮겼다. 티나의 잡티 하나 없는 살결이 스치는 감각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좋아. 내 자지가 앞에 나오도록 앉아."
"으..."
한바탕 사정시키기 위해 애무한 육봉은 아직도 티나의 타액으로 반들거리고 있었다.
"뭐해? 안 빨거야?"
"집어 넣지 마."
치켜 뜬 눈으로 한마디 하고 티나는 그대로 기레스의 품 안에 안겨 유두를 혀로 낼름거리기 시작했다.
"어우... 시발년."
찰싹 밀착되어 굴곡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몰캉거리는 몸뚱이와 탐욕스럽게 유두를 빨아올리는 혀, 쫄깃한 음부에 맞닿아 간질거리는 육봉의 느낌에 외마디 감탄의 욕을 내뱉으며 기레스는 티나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살근살근 몸을 흔들어 나갔다.
'힛!'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아찔한 쾌감에 순간 티나의 몸에는 바짝 힘이 들어갔지만, 그런 반응따위는 태연히 무시하며 기레스는 성기를 문대가며 티나의 성감대를 하나하나 들추어 나갔다.
'뭐야.. 이거... 좋아..'
좋아하면 안되지만, 좋은 건 좋은 것이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이미 변태라는 것을 솔직히 시인한 티나는 속으로나마 기분 좋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음부에 스멀거리는 진한 쾌락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탐스러운 과실 같은 엉덩이를 조물거리는 것도, 그렇게 들썩거리는 몸과 몸이 맞닿아 체취를 듬뿍 맛보는 것도, 서로의 성기를 표면에서 살살 비벼지는 아슬아슬한 쾌락도, 무엇하나 버리기 싫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상대가 혐오해야 할 기레스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더 나아가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것이다.
'으... 핫! 안돼 안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난. 지금은 기레스를 가버리게 할 필요도 없는데..'
사정을 시키지 않으면 '내기에 져버리는' 아까와는 달리 지금은 기레스를 가버리게 만들 필요가 없다. 기레스가 명령하는대로 행동해 주기는 하지만 한 술 더 떠가면서 기레스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난 적당히 청소해 주는 척을 하면서 즐기면 되는거야.'
"으응.. 할짝. 스읍.. 하아.."
그렇게 생각해 차마 몸을 움직이지는 못하고 조심스럽게 기레스의 잔향만을 쫓는 티나의 숨소리를 기레스는 놓치지 않는다.
"으으아.."
벌벌 거리는 육봉에 맞춰 티나의 엉덩이를 움켜쥔 기레스의 손과 허리는 조금 더 속도를 높히며 티나의 민감한 곳을 후려 나간다.
사정하고 싶어 조급한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움직임이 가져다 주는 아슬아슬한 쾌감에 티나는 빠는 것도 잊고 그대로 기레스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응... 하앗.."
참고 참았지만 새어나온 가는 신음소리는 기레스의 한심한 단말마에 지워져 버린다.
"누오옷!"
아랫도리에 느껴지는 뜨끈한 액체의 느낌에 티나는 멍하니 넋 놓고 있던 의식을 되찾았다.
"후우~ 애무도 나쁘진 않지만 이런 것도 죽이는데?"
'정말이.... 읏!'
무심결에 속으로 기레스의 말에 동조해 버린 티나는 제 발 저린 도둑처럼 뺨을 홍당무처럼 물들이며 입 밖으로 내진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 시원했다. 오늘은 이쯤해두도록 할까? 마지막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겠지?"
스스로 깍지를 끼고 머리를 베며 히죽거리는 기레스를 보면서 티나는 살짝 이를 갈고는 사타구니에 덕지덕지 묻은 기레스의 정액을 혀로 하나하나 건져내 핥아내기 시작했다.
사타구니 사이에서 이슬을 먹는 풀벌레마냥 쫑긋쫑긋 정액을 빨아내는 티나의 행위는 기레스에게 쾌락을 탐하는 애무와는 다른 의미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됐냐?"
어느샌가 정액처리를 끝낸 티나는 기레스를 사납게 쏘아보면서 퉁명스레 말했다.
"좋아. 2주 동안만 이렇게 노력하면 좋게좋게 끝날테니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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