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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네토기-123화 (123/238)

〈 123화 〉 티나(15)

* * *

기레스를 적당히 놀리고 집으로 돌아온 티나는 곧장 욕실로 향했다.

"후우.."

기레스에게 더렵혀진 몸을 씻으면서 그녀는 기레스와의 승부에 대해 생각했다.

'괜찮.. 겠지?'

제안을 받을 때만 해도 티나는 기레스의 정액을 짜내는 건 땅에 떨어진 돈을 줍는 것보다도 쉬운 일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져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레스의 방해가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기레스의 방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건 쉬이 넘길 문제가 아니다. 기레스와 티나가 벌이고 있는 승부는 사실상 어느 한쪽이 가버려야 끝이 나는 데스매치. 때문에 단순히 기레스의 자지를 잘 쥐어짜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티나 본인도 기레스의 애무에 절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읏.."

'짐승같은 새끼. 개처럼 핥아대기는..'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추잡스럽게 할짝 거리는 소리는 아직도 티나의 귓가에 멤돌고 있었다. 정신없이 혀로 핥아진 감각을 떠올리자 티나의 몸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레스에게 능욕을 당했다는 사실이 역겨운 건 변함없다. 하지만 상황이 역겨운 건 역겨운 것이고, 몸이 기분이 좋은 건 좋은 것이다.

정말 곧 죽어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기레스의 애무는 그녀가 생각하고 각오하고 있었던 것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버틸만은 하니까..'

기레스의 애무는 기묘한 느낌이었다. 분명 기레스의 애무는 자위를 할 때나 느꼈던 성적인 쾌감을 지글지글 끓어오르게 만든다. 하지만 자위를 할 때 느꼈던 것보다도 더한 쾌감이 달달하게 스며들면서도 신기하게도 그 때 느꼈던 절정의 고양감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음..'

티나는 잠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보면서 우물쭈물 거리다가 기레스가 정신없이 빨고 돌렸던 음부를 향해 손가락을 가져갔다. 기레스에게 얼마나 빨렸는지, 티나의 가녀린 손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숨어 있던 성감대를 찾아갔다.

"응앗..!"

'뭐, 뭐야 이거..'

비부를 만지자 마자 지금까지의 자위에서는 느껴본 적이 없는 쾌감이 전류처럼 질질거리며 온몸에 흐르기 시작했다. 그 쾌감은 기레스가 했던 애무와는 다르게 만지면 만질수록 절정을 하고 싶어지게 티나의 몸을 고양시킨다.

"으응.. 하아.."

욕실의 바닥에 누워 음탕하게 손가락을 놀리며 티나는 신음성을 토해냈다. 본래 홀로 자위를 할 때에도 그다지 신음소리를 내는 경우는 없는 티나였지만, 그간 티나가 했던 풋내나는 자위와는 다르게 온몸을 지글지글 끓여 애타게 만들어 버리는 쾌감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흥을 내고 있었다.

기레스가 건드렸던 장소를 조물거리면서 잘록한 허리를 꿈틀 거릴 때마다 봉긋 솟은 가슴은 보기 좋게 흔들 거린다. 순수하게 쾌락을 탐하는 그 자위행위는 어떤 의미에서는 욕정하게 만들기 위해 대놓고 연기하는 창녀들의 스트립쇼보다도 더욱 음탕하기 짝이 없게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아읏!"

얼마나 자신의 비소를 후렸을까 티나의 몸의 흔들림이 팟 하고 실이 끊어진 인형마냥 멈춰 버린다. 손가락에 선명히 느껴지는 액체를 느끼며 티나는 지금까지 느껴본 적이 없는 절정감을 맛보았다.

"후우.. 역시 기레스는 병신이네."

한차례 시원하게 욕구를 해소시켜 머리가 시원해진 티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한 듯 중얼거렸다.

"설마 내 몸이 이렇게 잘 느끼는 신체가 되었을 줄이야... 조금 위험한데.."

티나는 기레스가 자신의 몸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신체의 성장으로 이전보다 몸이 더 민감해 졌을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이 기레스가 애무했을 때에는 분명 기분이 좋기는 했어도 절정의 절짜도 구경하지 못했지만, 지금 자신이 자위를 할 때에는 그야말로 아찔하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 기레스를 향한 티나의 고정관념은 더욱 빛을 발한다. 고정관념 없는 유연한 사고여도 생각하기 힘들진대, 어찌 기레스 같은 동정이자 병신이 자신의 몸을 이리도 민감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는가.

'뭐.. 동정 치고는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방금 절정으로 가버리기는 했지만 단순한 육체적인 쾌감만을 떠올려 보면 기레스의 볼성 사나운 애무는 색다른 느낌으로 그건 그것 나름대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혀, 혀로 핥아서 그런 거겠지.'

티나는 애써 붕붕 고개를 돌리면서 그 달콤한 쾌락을 낯선 손길과 혀로 받아서 그랬을 것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다른 사람에게 핥아져 본 적도, 자신을 핥아볼 수도 없는 티나이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생각이다.

'그래도 그녀석이 계속 지금처럼 못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손가락을 꼬물거리면서 자극하기만 해도 이렇게 아찔한 절정을 느껴버릴 정도로 민감한 신체다. 아무리 기레스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병신이어도 혹시나 가버리지 않을까 싶은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생각해 보면 불평등 하단 말야.'

기레스가 조루랍시고 시원하게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설마하니 자기 자신도 이렇게 민감할 줄은 생각치 못한 까닭에 티나는 다시금 승부의 내용을 떠올리고는 입을 삐죽이며 불만을 토했다.

티나가 불평등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승부의 내용을 면밀히 생각해 보면 사실상 티나는 두달 동안 기레스를 상대로 전승을 거두어야 자신의 처녀와 노예기간을 지킬 수 있고, 기레스는 단 한번만 이겨도 원하는 바를 전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린 건 아니겠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자신이 기레스의 행동을 유도했기 때문일까 혹시나 기레스가 뭔가를 계획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티나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내 그녀는 콧방귀를 껴버린다.

"에이.. 설마."

티나는 피식 웃으며 손서래를 쳤다. 기레스의 한해선 그런 일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의 안에서 기레스라는 남자는 단순히 자신이 조루가 아님을 증명하고 싶은 바보일 뿐이다.

"어쨋든 이미 하기로 정해버린 이상 패배는 안돼.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조루새끼인 기레스를 먼저 짜내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기합을 넣으며 티나는 자신의 애액으로 반들거리는 음부에 물을 끼얹어 역겹기 짝이 없는 기레스의 손길의 잔재와 함께 불안을 털어버렸다.

그로부터 하루 이틀을 지날 때까지 티나는 다소 여유롭게 기레스의 정액을 짜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미 남성의 성기를 빤다는 것에 거부감 따위는 '없어져 있었던' 티나는 사흘째 되는 날 오두막 안에서 기레스의 성기를 앞에 두고 사납게 눈을 치켜 뜨고는 머뭇거리고 있었다.

"윽.. 이..."

머뭇거리는 티나에 비해 기레스는 티나의 선홍빛으로 색 하나 바라지 않아, 예쁘다고까지 말해줄 수 있을 것만 같은 티나의 쫄깃한 조갯살을 게걸스럽게 혀로 핥아 올리기 바빴다.

"하윽.."

"왜 그래? 안 빨면 이길 수 없을텐데?"

기레스는 능청스럽게 히죽이며 도발하듯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티나도 당장에 '빨고 싶었지만' 그녀는 쉽사리 기레스의 육봉에 다가가지 못했다.

'어제부터 뭔가 좀 심하다 생각하긴 했는데.. 이자식..'

티나가 머뭇거리는 건 당연하다. 티나와 승부를 벌인 그날부터 지금까지 기레스는 몸을 씻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티나는 단순히 기레스니까 더러워서 나는 냄새라고 치부하고 넘겼지만, 오늘은 다르다. 무려 사흘이라는 시간이나 씻지 않은 기레스의 체취는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던 것이다.

때는 한여름. 거기에 매일같이 소피아의 특훈을 받아 온몸이 땀으로 절여지다시피 한 기레스다. 바지를 입었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이렇게 벗어 코앞에 들이밀면 그야말로 적나라한 고기의 냄새가 티나의 코에 사무치게 되는 것이다.

"뭐 나야 승부만 이기면 그뿐이니 상관은 없지만."

싱글거리면서 기레스는 티나의 민감한 성감대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아.. 으으으!!!"

"언제는 조루가 아닌 걸 증명하겠다면서?"

티나는 '그럼에도 이런 비열한 수를 쓰느냐'고 다분히 비꼬는 투로 말했지만 기레스는 그 말을 넉살좋게 받아 쳤다.

"아니, 네가 애무하지 않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조루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도 애무하지 않으니 어쩔 수 있나. 승부라도 이겨야지."

"그, 그건 네가 씻지 않아서.."

"내가 노예 사정까지 봐줄 필요는 없잖아? 그럼 노예기간 한달 잘 받아가 볼까나~"

"비겁한 새끼..!"

티나는 기레스에게 있어서 최고의 찬사를 내뱉으면서 울먹이는 얼굴로 기레스의 남근을 향해 천천히 접근했다. 재능이 뛰어나 뭐든 잘 보고, 잘 듣고, 잘 '맡는' 티나는 코를 찌르는 기레스의 체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으웃.."

평소 같았으면 이미 진작에 물고 혀를 휘감고 있었을 터인 티나의 조그마한 입은 코 끝에 느껴지는 추악한 악취에 벌떡 선 육봉 근처에서 멈춰 서버린다. 티나의 예민한 코는 기레스의 체취를 마치 모락모락 올라오는 게 눈에 비치는 김처럼 선명히 맡아버린다.

"하힛?"

티나의 몸이 흠칫하고 떨린다.

'뭐, 뭐야..?'

무언가 평소와는 다른 쾌감이 그녀의 음부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어, 어째서..?'

기레스의 애무는 딱히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여전히 꼴사납게 손과 혀를 이용해서 평소처럼 애무하고 있을 뿐인데도 어째서인지 티나의 음부에선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쾌락의 물결이 파도치기 시작했다.

'괜찮아. 참을 수 있어..'

기레스가 하는 애무답게 절정이 마렵지는 않다. 하지만 그녀의 몸이 받아들이고 있는 쾌감은 일전에 그녀가 욕실에서 했던 자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크큭...'

티나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움켜진 손에 파르르 당황의 기색이 느껴지자 기레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분명 기레스는 평소와 다름없이 티나를 만지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티나의 생각일 뿐이다. 이미 오늘의 전희 때 괜스리 찝적거리는 척을 하면서 티나의 성감대를 증폭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은 끝내둔지가 오래인 기레스다.

"으...응... 으..."

신음소리를 필사적으로 숨기는 가는 목소리와 함께 티나의 신체가 파르르 떨린다.

"뭔가 몸이 와들와들 거리는데.. 혹시 느끼고 있는 거냐?"

"으응... 앗? 그 그럴 리 없잖아! 구역질이 올라왔을 뿐이라고!"

"하긴.. 이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건 개변태 뿐이겠지. 이렇게 복수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도 예전 네 고문에는 두손 두발 다 들 정도였으니까."

평소라면 열등감에 찌든 한숨이나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비꼬기나 했을, 기레스는 티나의 말을 동조해 이해하는 척을 하면서 티나의 마음을 더욱 뒤숭숭하게 만들어 버린다.

'벼.. 변태..?'

"역겨운 건 알겠는데.. 빨지 않으면 져버릴 걸?"

평소와 별다를 바 없이 기레스는 자신을 능욕한다. 그럼에도 몸에선 어째서인지 미칠 것만 같은 쾌감이 몰려 들어온다.

"다.. 닥쳐! 빨기 시작하기만 하면 이깟 거.."

절정감은 들지 않아 아직 승부는 여유롭지만, 이대론 계속해서 기레스의 노리개가 될 뿐이었기에 티나는 질끈 눈을 감고 기레스의 육봉을 입에 머금었다.

"아읍."

기레스의 물건을 빤지도 며칠 째, 티나는 이제 그저 난폭하게 쥐어 짜는 것만으로는 되려 기레스가 빠르게 사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조루가 아닌 기레스가 '그렇게 되도록' 유도하기에 3일이라는 시간은 차고 넘칠 정도의 긴 시간이었다.

빠르게 사정을 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부드러우면서도 좀 더 쫄깃하게 혀를 놀려야만 했지만, 3일간 씻지 않은 이 역겹기 짝이 없는 추악한 물건에 그런 정성을 들인다는 것은 비단 기레스를 미워하는 티나가 아니라 클로에라 해도 마냥 쉬운 일은 아닐 터였다.

'욱.. 으으.'

무려 3일이나 씻지 않아 오줌과 땀에 절여진 육봉을 혀에 담자 마자 티나의 혀는 짭쪼름한 맛의 차이를 느껴버린다. 그것만으로도 불쾌해 죽을 것 같은데 육봉을 머금은 입을 통해 기레스의 푹푹한 냄새는 그대로 안에서부터 티나의 코를 찌르고 든다.

"아븝!?"

물씬 풍기는 기레스의 적나라한 체취를 맡아버린 티나의 몸은 그대로 쫑긋 서버린다. 방금까지 느껴지던 미칠 것 같았던 쾌감보다도 더한 쾌감이 뇌리를 비집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뭐... 뭐야..'

뇌가 저릿저릿 거릴 정도의 압도적인 쾌감에 그 당돌하기 짝이 없는 티나조차도 지레 겁을 집어 먹을 정도였다.

"으읏... 오, 오늘은 지지 않을거다!"

자신의 사정도 모른 채, 기레스는 여전히 어린애 같은 열등감만을 표출하며 평소와 다름 없는 수수한 애무질만을 할 뿐이었다. 기레스가 씻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는데도 티나 자신은 그야말로 모든 게 달라져 있었다.

'빨리... 사정시키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쾌락에 두려움을 느낀 티나는 기레스의 육봉에 혀를 휘감아 정성스레 빨아 올렸다.

부드럽게 흐물거리면서도 촥 감기는 듯한 혀놀림에 의식을 집중할 때마다 필연적으로 티나는 기레스의 진한 맛을 느껴 버린다.

그리고 그 맛을 느낄 때마다 그녀의 몸은 뭐라 형언하기 힘든 깊은 쾌락의 늪에 자신도 모르게 잠식되어 갔다.

"쮸웁 츄릅."

혀놀림이 정교해지면 질수록 느끼는 쾌감의 질은 드높아져만 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샌가 티나의 입은 평소보다 훨씬 음탕하게 기레스의 물건을 유린해 나가고 있었다.

"크윽... 그으.. 아.. 아, 안돼!"

벌컥 거리며 걸죽한 정액이 입 안에 쏟아지자, 티나의 여리여리한 몸이 미약하게 흔들린다. 자신의 사정에 당황한 척 하는 기레스의 손이 티나의 좀 더 은밀한 부위를 쭈욱 비벼 버린 까닭이다.

항상 이기고 나면 우쭐 거리면서 기레스를 놀리기 일쑤였던 티나가 쾌락의 여운에 입을 열지 못하는 사이 기레스는 침대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소리쳤다.

"젠장..!!"

"핫!"

그 열등감의 표출에 티나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스, 승부는 오늘도 내가 이긴거지?"

"크윽... 그래."

마치 이런 비겁한 수단까지 썼는데도 이기지 못했다는 듯, 원통함을 감추지 않는 기레스의 연기에도 티나는 놀리려는 생각도 않고 그대로 옷을 갈아 입어 황급히 오두막을 나가 버렸다.

그런 티나를 기레스는 비틀린 미소로 배웅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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