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 클로에(47)
* * *
클로에는 기레스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귀두 끝을 혀로 살살 간질였다. 그 상큼하면서도 음란한 혀놀림에 기레스의 무표정을 가장한 얼굴이 살짝 흔들린다.
기레스는 기도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고승처럼 무표정을 연기했지만, 아랫도리의 육봉은 클로에의 혀놀림에 쫑긋거리며 반응하고 있었다. 그런 기레스를 올려다 보면서 클로에는 심술궂은 미소를 띄며 애무의 속도를 더해갔다.
"잠깐만 클로에."
잠시 기레스는 클로에의 다소 안달난 듯한 봉사를 제지했다. 그 방해에 클로에의 눈초리에는 불만의 색이 깃들었다.
"뭐야?"
"아니.. 어차피라고 한다면 혹시 다른 애무 방법을 한번 해보지 않을래?"
"뭐?"
"사실은 네 보지를 애무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이야기를 꺼내지는 못했는데..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까.."
"잠깐만.. 그 말은 나를 애무한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지금은 내가 연습을 하고 있잖아."
클로에는 기레스의 성기를 흘끗 거리면서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투로 말했다.
"이건 둘 다 애무를 할 수 있는 거거든."
기레스는 가방 안을 뒤적여 한 장의 종이를 꺼내 들었다. 클로에는 그것이 자신이 교실에 오기 전에 기레스가 살펴 보고 있었던 물건이었다는 것을 눈치챘다.
'뭘까?'
"음.. 이런 거거든."
기레스는 랄크에게서 받은 음란한 그림을 클로에에게 보여주었다. 대부분은 하일즈가 가져갔다지만, 이 때를 위해 기레스도 적잖게 미리 빼돌려 둔 사진들 중 하나였다.
"읏!!"
방금까지 기레스의 육봉을 맛있게 빨아대었으면서도 클로에는 그림을 보고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그 그림 속의 남녀는 서로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해 주고 있었다.
그림 속의 남녀가 짐승처럼 삼을 부비고 있는 것을 제 삼자의 시각으로 본 클로에는 그 음탕함에 당황해 했다. 그저 기레스의 손길에 취해 연습을 즐기기만 한 클로에는 자신과 기레스의 애무 연습이 그 사진 못지 않게 음탕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남사스럽다고 생각해 당황하면서도 그녀는 사진 속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저걸 한다면..'
애무를 받으면서도 그려왔던 기레스에게 애무를 받으면서 애무하는 그 연습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생각에 그녀의 온몸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흥분으로 달아 올랐다.
"어때? 이거 하일즈와 한다면 좋아할 것 같지 않아?"
기레스는 하일즈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클로에를 살살 달래기 시작했다. 한차례 광란의 절정을 만끽했음에도 클로에의 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욕으로 바짝 절여졌다.
"그.. 그렇네. 확실히 하일즈라면 좋아할지도.."
이미 하일즈는 동네북처럼 기레스와 클로에의 명분에 보기 좋게 이용되고 있었다.
"이 자세를 취하려면... 누워야 겠네?"
클로에의 머릿속에는 이미 기레스와 애무행위를 할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와서 부끄러워 하는 척 따위는 필요 없다. 다소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해도 하고 싶다는 욕구는 그런 생각들을 구석으로 치워 버릴 정도로 더욱 강렬했다.
무릎을 꿇고 기레스의 하반신에 자신의 몸을 기대고 있었던 클로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레스가 눕기를 기다렸다.
사방에 클로에의 음취로 가득한 매트에 기레스는 천천히 몸을 뉘였다. 자신의 비부를 기레스의 얼굴에 훤히 노출해야 하는 상황에 클로에는 기레스의 몸 위에서 뒤를 흘끗 거리다가 천천히 기레스의 가랑이를 향해 얼굴을 묻기 시작했다.
기레스의 물건 바로 앞에 시선을 두자, 부끄러움에 울렁거렸던 마음은 순식간에 진정 되었다. 하일즈의 불쾌한 애무를 극복하기 위한 숱한 연습을 겪어 오면서 기레스의 육봉에 친숙해질대로 친숙해진 클로에는 기레스의 성기를 볼 때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 지는 느낌을 받았다.
[할짝]
빤히 기레스의 음경을 바라보던 클로에는 혀를 내밀어 뿌리부터 핥아 올렸다. 예쁜 입으로 침을 묻혀 가면서 핥아 나가는 그 모양새는 꼭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성스레 봉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으읏."
그 정성어린 음란한 혀놀림에 기레스는 호응하듯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자지를 쫑긋이며 반응했다. 그런 기레스의 반응에 클로에는 신나하며 자신이 신음소리를 한껏 내지른 만큼 기레스도 울게 만들겠다는 생각을 품으며 지금까지 쌓아 올린 기술을 마음껏 선보여 나갔다.
"힉!"
하지만 그것도 잠시 클로에의 입은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멈추었다. 손가락이 닿는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쾌감이 클로에의 꽃잎을 엄습하기 시작한 것이다.
'뭐 뭐....'
"하앗.. 앗. 헤으으응.."
클로에는 기레스의 육봉을 빠는 것조차도 잊고 기레스의 자지에 배게처럼 머리를 파묻고는 미칠 듯한 쾌감에 흐느끼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기레스의 혀가 음부의 끝을 할짝일 때마다 클로에의 의식은 새하얗게 날아가 버렸다.
'옛날 생각이 나는구만..'
기레스는 소피아를 69의 자세로 조교했을 때를 떠올리면서 클로에의 민감한 부분을 입으로 낼름 핥아나갔다.
"하윽.... 아.. 읏. 으응.."
기레스가 한번 혀를 놀려 나갈때마다, 클로에의 음부에서는 고장난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것처럼 투명한 애액이 줄줄 흘러 나온다. 기레스의 행동거지 하나 하나에 클로에의 몸은 척수반사를 하는 것처럼 반응하기 바빴다.
'아.. 안되지. 나도 기레스를 애무하지 않으면..'
슬슬 쾌감에 몸이 익숙해 지자 클로에는 지나친 쾌감에 늘어져, 기대고 있던 기레스의 육봉을 뺨으로 비비기 시작했다.
기레스와 단 한번도 연습을 해본 적이 없는 행위로, 그녀는 스스로의 본능에 이끌려 눈앞의 남자를 기쁘게 하기 위한 행동을 무의식 중에 선택해 나갔다. 잡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볼로 성기를 부비는 그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음탕함을 품고 있었다.
"으으으.."
"아움."
기레스의 얇은 신음소리에 클로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육봉을 입에 담았다. 음부를 타고 뇌까지 전해지는 쾌감과 기레스의 육봉을 머금어 느끼는 편안함이 한껏 어우러져, 클로에는 이 방탕하기 짝이 없는 애무행위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기레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 클로에도 덩달아 혀를 놀리는 속도를 높혀 나갔고, 기레스가 클로에의 음핵을 빨아들이면, 클로에도 기레스의 자지를 쪽쪽 빨아 내면서 두 사람은 운우의 합을 맞추어 나갔다.
'아아.... 너무 좋아.'
홀로 자위를 하면서 상상했던 기레스와의 애무 연습보다도 더욱 감미로운 쾌감에 클로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쯔읍... 쩝."
사내의 성기를 빠는 클로에의 행위에 이제 부끄러움의 기색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엉덩이를 쑥 빼어 기레스의 얼굴에 자신의 은밀한 비부를 들이밀고 기레스에 혀에 맞추어 음탕하게 허리를 돌리며 쾌락을 탐닉해 나가는 클로에의 모습은 탕녀 그 자체나 다름 없었다.
"아앙~♥"
기레스의 일거수 일투족은 클로에를 기쁘게 만들어 나간다. 눈앞에 있는 육봉은 존재만으로도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고, 혀와 손가락은 끊임없이 그녀의 비부를 희롱해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으며, 이따금씩 느껴지는 기레스의 더운 숨길은 그녀의 마음을 흥분으로 달콤하게 적셔 나간다.
기레스의 혀가 살짝 흔들리는 느낌에 클로에의 쾌감이 곤두섰다. 그것이 절정의 예고라는 것을 깨달은 클로에는 자신의 혀로 기레스의 육봉을 부드럽게 휘감아 스퍼트를 올려나가기 시작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합을 맞추어 나가는 그 치태는 마치 오랜 시간 동안 몸을 뒤섞어 온 연인의 모습 같이 보였다.
"으읏.."
기레스는 사정이 올라 오는 것을 느끼며 손가락과 입을 이용해 준비해둔 클로에의 성감대를 빠르게 자극했다.
"히야아아앙♥"
그에 클로에는 극락같은 절정을 느끼며 자지러졌다.
"하아.. 하아.."
클로에는 기레스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파묻고 혀를 냘름거리며 절정의 여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절정했는지라 그대로 분수처럼 솟구쳐 떨어진 기레스의 정액은 그대로 기레스의 하반신에 걸쭉히 묻어 있었다.
"쪽."
클로에는 멍한 얼굴로 자신의 눈앞에 고인 허여멀건한 정액 한방울을 빨아 들였다.
"아응♥"
더 애무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축 늘어진 클로에의 하반신에 살짝 뒤척이던 기레스의 얼굴이 닿자, 클로에는 애교섞인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아쉽다.'
기레스의 살에 닿아 자극적인 흥분을 느낀 클로에는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기레스의 애무를 받는답시고, 클로에는 모든 옷가짐을 다 벗어 던진 전라의 상태였지만, 기레스는 자지만을 빼꼼 내밀고 있을 뿐, 모든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도 기대 이상인 기레스와의 애무행위에 흠뻑 빠져 정조관념의 상식이 완전히 무너진 클로에는 기레스의 맨살과 살을 부비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지 상상하곤 배시시 미소지었다.
'다음에는 옷을 벗기고 해달라 해볼까..'
애무를 할 때, 옷을 벗는 하일즈를 핑곗거리로 삼을 생각을 하면서 클로에는 자신의 뺨을 기레스의 말랑말랑해진 자지에 베었다.
그런 완연히 일그러진 음탕한 생각을 하면서도 클로에는 단순한 연습에 불과한 기레스와의 애무행위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음.. 저 애무는 이런 기분인 거구나.."
기레스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면서 마치 처음 겪어본다는 듯한 천진난만한 어투로 말했다. 비라도 맞은 듯이 애액으로 흠뻑 젖은 기레스를 보면 클로에는 우물쭈물 거리면서 말했다.
"으.. 기레스 미안해."
"에이. 신경쓰지 마. 나도 네 얼굴에 정액을 뿌려 버렸잖아.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는 증거 같아서 기뻤다고."
'응? 아.. 기레스니까 저것도 자신의 기술이 잘 먹혔다고 생각한 모양이겠지..'
기레스가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기뻐한다는 말에 '기레스니까' 사심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클로에의 심장은 콩콩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이제 하일즈와도 이 애무 행위를 즐길 수 있게 되겠네. 하일즈도 기뻐할 거야."
"어? 아.. 으응."
두근 거리는 마음에 초를 치는 기레스의 천연덕스러운 말에 클로에는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애무를 받으면서 하는 건 쉽지 않더라.."
흘끗 기레스의 눈치를 살피면서 클로에는 슬쩍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실전에서 하기 전에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하긴.. 나도 네 애무를 받을 때, 기분이 좋아서 애무에 집중하기가 꽤 쉽지 않기는 하더라고.."
뻔히 보이는 클로에의 귀여운 변명에 기레스도 공감가는 게 있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조해 주었다.
"그렇지?"
기레스의 동조보다도 기분이 좋았다는 말에 꽃힌 클로에의 얼굴에는 화색의 빛이 감돌았다. 학우들은 물론이거니와, 연인인 하일즈나 가족조차도 본 적이 없는 해맑은 표정이었다.
"어차피 방학 때도, 계속 만나야 하니까.."
"음?"
"뭐가 음? 이야? 기레스 너 아까 리움 사관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잖아? 아무리 네 실력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해도, 낙제점을 면하기 위해서는 방학 때도 쉴 시간은 없다구."
클로에는 기레스와 방학 때도 계속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싱글벙글한 얼굴로 흥얼거리듯 말했다.
"앞으로 철저히 가르쳐 줄테니까.. 각오해 둬."
'과연 철저히 가르침을 받는 쪽은 어느쪽일까?'
클로에의 말을 들은 기레스는 한차례 속으로 웃고는 앞으로 하게 될 조교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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