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계네토기-91화 (91/238)

〈 91화 〉 클로에(46)

* * *

넉넉하게 퍼진 스웨터를 입고 있었음에도 물이 오른 클로에의 몸의 굴곡은 숨겨지지 않았다. 기레스의 애무 연습을 받기 위해 옷을 벗는 클로에의 동작에는 남자를 유혹하는 요염함이 깃들어 있었다.

불빛에 비추어 광택으로 반짝이는 클로에의 새알같은 몸매는 소피아 못지 않게 매력적이었다.

클로에는 나신이 된 자신의 젖가슴을 한 손으로 가리면서 기레스의 손길을 기다렸다.

"그럼 시작할게.. 기분이 나쁘다면 이야기 해줘. 오랜만이라서.."

기레스는 자신없는 듯 머리를 긁적이면서 이야기 했지만, 클로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으응.. 핫."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레스의 손길은 클로에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감미로워서 클로에는 흐느끼는 소리를 참을 수가 없었다.

평범한 안마에 지나지 않는데도 클로에는 본인이 스스로 자위를 하는 것보다 더 진한 쾌락이 자신의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기분을 느꼈다.

'이거야..'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기레스의 손길은 클로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기레스를 관음하며 따라했던 간접자위도, 집으로 돌아가서 음부를 들쑤셨던 자위행위도, 기레스의 공부를 봐주며 몰래 했던 은밀한 자위도 기레스의 이 애무에는 미치지 못했다.

단순히 기레스의 기술 뿐 아니라, 자위가 아닌 애무는 혼자가 아닌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이 무엇보다도 달랐다. 단순히 손가락 뿐 아니라, 맞닿는 팔과 스치는 몸, 서로의 호흡소리에 이르기까지 홀로 하는 자위와는 그 분위기의 근본부터가 다른 것이다.

아직 전희에 지나지 않은 안마 행위이기에 직접적인 쾌감은 성기를 쑤시는 것보다는 덜했지만, 이후 기레스가 만들어 줄 절정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클로에의 마음은 부풀어 올라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하으응♥"

달콤한 신음소리를 클로에는 살포시 내어보았다. 기레스의 곁에서 자위를 하면서 한껏 신음소리를 내뱉고 싶었던 그녀의 뒤틀린 욕망이 터져 나온 것이다.

홀로 자위를 하기 전 기레스와 애무행위를 했을 때는 설사 신음소리가 나오더라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지금 클로에는 자신을 자제하고 싶지 않았다.

신음을 내뱉지 못하는 절정 행위가 얼마나 싱거운 것인지 그간의 경험으로 인해 영혼 깊숙히 각인되어 버린 터라 그녀는 할 수 있는 만큼 교성을 내지르면서 기레스의 애무를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기레스는 이따금씩 나오는 클로에의 신음소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클로에의 몸을 애무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그런 기레스의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클로에는 '기레스에게라면' 이정도의 신음소리를 내는 것은 괜찮을 것이라고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을 느슨하게 풀어 나갔다.

이미 옛날 옛적에 친구기리 허용해야 할 선을 넘은 지 오래였음에도 클로에는 그것을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 마냥 '저런' 기레스니까 상관 없다고 백치같은 생각을 품으며 고양이에게 마음 놓고 생선을 맡겨나가는 것이다.

"응.. 읏.. 하으.."

한번 허용되어 물고가 트이기 시작하면 그 뒤는 걷잡을 수 없다. 클로에는 기레스의 손길에 맞추어 흥을 내는 것처럼 음탕한 신음소리를 흘리며 몸을 꼬며 즐기기 시작했다. 그 행위는 삽입만 없을 뿐이지 적나라한 남녀 간의 정사를 연상케 했다.

스스로 자위를 하면서 느꼈던 싱거운 절정과는 비교도 안되는 농밀한 쾌감의 파도에 클로에의 몸은 기쁜 교성을 마음껏 내지르고 있었다. 자위로 절정을 느꼈을 때의 쾌락은 아득히 넘어 섰음에도 아직까지 클로에는 절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누가봐도 사심 가득한 음탕한 손놀림은 클로에의 보지를 제외한 전신을 신나게 들쑤셔 나갔다. 클로에는 그런 기레스의 '연습행위'는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기레스의 애무를 갈구해 나갔다.

기레스가 뒤에서 유방을 주무르고 싶어 한다면 살짝 겨드랑이를 들어 올리고, 허리를 쓸어 내리고 싶어 한다면 엉덩이를 빼며 기레스에게 몸을 들이 밀고, 다리를 애무하고 싶어 한다면 그에 응해 가랑이를 살짝 벌린다.

기레스는 클로에의 사타구니부분을 살살 스치듯 어루만지고 있었다. 간질간질 거리는 느낌과 쾌락이 절묘히 버무려진 느낌에 클로에는 눈을 감고 기레스의 손길을 음미해 나갔다.

'아아..'

기레스의 손이 클로에의 가랑이를 어루만지자 클로에의 음부는 근질거리며 쑤셔오기 시작했다.

'으으으..'

성욕을 몰랐던 순진한 처녀일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졌던 안마는 마치 미약을 바르는 것처럼 클로에의 음부를 미칠듯이 발정나게 만들었다.

'좋아.'

"엇!"

기레스는 그런 클로에를 보면서 비틀린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손을 미끄러 트렸다. 그녀의 사타구니의 계곡을 넘나들던 기레스의 손은 흥분으로 민감해 있던 클로에의 음핵을 스치고 지나가 버렸다.

"으그으으읍!"

클로에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참고, 몸을 빳빳히 세웠다. 기레스가 음핵을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아찔한 쾌감에 의식이 순간적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 날아갔던 의식은 삽시간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기레스가 손을 멈춰 버린 까닭이다.

"클로에 미안!"

"하아... 하아.."

클로에의 눈은 정욕으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말할 틈이 있다면 지금 당장 자신의 비부에 손가락을 가져가 비틀어 돌리면서 희롱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불만스러운 눈으로 기레스를 바라 보았다.

기레스와 안마를 하던 시절, 아니 기레스에게 애무를 허용했던 시절조차도 기레스가 비부를 만지는 실수를 했다면 클로에는 쉽게 용서해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에 눈을 떠버린 지금의 클로에는 오히려 해주지 않아서 기레스를 원망하고 있었다.

그런 클로에의 원망스러운 시선은 기레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나 다름 없었다.

"네가 애무를 받을 때 조금씩 몸이 움직이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순간 놓쳐 버려서.... 정말 미안해."

기레스의 말을 들은 클로에의 눈에는 음란한 이채가 스치고 지나갔다.

"아냐. 그렇게 따지면 움직여 버린 내가 잘못했지. 나야말로 미안해."

클로에가 입을 열때마다 뽀얗게 새어나오는 달콤한 입김이 주변의 음란한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든다.

"사죄의 의미로... 한번 만져볼래?"

그녀는 요염하게 비부가 살짝 보이도록 매끄러운 다리를 들어 올렸다.

"뭐?"

"기레스 너도 일일히 피해가면서 애무하는 건 힘들잖아? 애무 연습이라면 기레스 너도 해보고 싶기도 할테고.. 나도 하일즈가 애무할 때를 대비해서 한번쯤 경험해 보기도 해야 되고.."

클로에는 줄줄이 기레스가 자신의 비부를 애무해야 하는 이유를 늘여 놓았다.

"아니.. 하지만.."

"아니면.. 고작해야 나를 애무하는 정도로 흔들릴 정도로 기레스 네가 하일즈를 생각하는 마음은 가벼운 거야?"

언젠가 기레스가 도발하듯 말했던 것을 클로에는 그대로 되돌려 주었다. 클로에는 기레스가 하일즈를 끔찍히 위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보지를 애무 받기 위해 연인인 하일즈를 미끼삼아 기레스를 도발했지만, 애초에 하일즈를 뼛속 깊이 미워하는 기레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촌극이 아닐 수 없었다.

"크.. 큭.. 그렇지는 않지."

기레스는 웃음이 나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기레스의 태도에 한방 먹였다고 생각하며 클로에는 우쭐한 표정을 지으며 기레스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면.. 염치불고하고.."

기레스는 망설임 없이 클로에를 향해 다가가 그녀의 음문에 손을 가져갔다. 지금까지 누구의 손길도 허락한 적이 없는 클로에의 깨끗한 꽃잎은 활짝 열려 기레스의 손길을 받아 들였다.

분명 자신이 자위를 했을 때는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해서 메마른 절정을 가져다 준 음부의 쾌감은 기레스의 손에 의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

성에 눈을 떴다고는 하지만 아직 숫처녀에 불과한 클로에는 기레스가 가져다 주는 지고의 쾌감에 두려움마저 느낄 정도였다.

"하응.. 앗.. 아히이이이..♥"

자신이 얼마나 광란의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클로에는 쾌락의 소용돌이 속에 몸을 맡기고 그야말로 신나게 교성을 내질렀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열심히 밭을 일구며 농사지었던 클로에의 성감은 처녀가 감당할 수 있는 쾌락이 아니었다.

꿀처럼 늘어지면서 쏟아지는 애액에 클로에의 하체는 요염하게 반들거리고 있었다.

"하.. 아으응.."

클로에의 국부를 집요하게 괴롭히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애액으로 범벅이 된 하체를 음란하게 주물러 나가는 행위에 클로에는 몸을 배배 꼬면서 기레스의 손에 자신의 매끄러운 다리를 엮어 나갔다. 이미 1년이라는 시간동안 이슬같은 쾌락이 깊이 새겨진 클로에의 몸은 기레스의 애무에 어떻게 반응해야 더 기분이 좋은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애무로 쾌락에 취해 정신 없는 클로에와 달리, 기레스는 손가락을 굽혀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클로에의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음부를 굴려나가던 기레스는 그대로 음핵을 검지와 엄지로 쥐고 살살 굴려 나갔다.

"히아아아아앙♥"

클로에의 비부에서는 단순히 젖었다거다 흘렀다고 치부하고 변명할 수 없을 정도로 분수처럼 애액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어찌나 음란하게 가버렸는지 교실 바닥에 깔아놓은 매트 곳곳에는 클로에의 애액이 묻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게... 기레스의..'

시작 전, 자신이 기대했던 기레스의 애무 따위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압도적인 절정감에 클로에는 추잡하게 애액을 쏟으면서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스러져 내렸다.

"클로에!"

기레스는 쓰러지는 클로에를 안아 들었다. 형편 없는 힘을 가진 기레스가 들어도 가볍다고 느낄 정도로 클로에의 몸은 너무나도 가냘펐다.

애무가 아니라 단순히 힘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받치며 껴안는 행위에 클로에는 절정으로 욕정이 가라앉은 와중에도 심장은 터질 듯이 콩닥거리고 있었다.

"으읏."

이미 볼 꼴 못 볼 꼴 다 봤음에도 클로에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살짝 기레스를 밀쳐내었다.

"괘 괜찮아?"

"응.."

클로에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은 단순하게 치태를 보였기에 나오는 수줍움은 아니었다.

"휴우."

기레스는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지쳤다는 듯 의자에 몸을 맡겼다. 주변은 애액으로 너저분하게 칠해져 있었지만, 그것을 모를 리가 없는데도 기레스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배려하는 거겠지?'

그런 기레스의 모습에 클로에는 스스로 기레스의 배려를 가슴 속에 새겨 나간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상당히 힘드네. 클로에 어땠어?"

"응.. 조.. 좋았어."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방금 잔뜩 흐트러진 탓인지 클로에는 멋쩍게 말했다.

"다행이다. 이제 연인이 생겨도 열등감에 쪄들지는 않아도 되겠어."

기레스의 혼잣말에 클로에의 고운 미간이 꿈틀거렸다. 기레스의 말은 전혀 이상할 게 없었지만 클로에는 어쩐지 속이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클로에는 기레스의 의자 앞에 다소곳하게 앉았다.

"클로에 뭐하고 있어?"

"응? 아아.. 나도 오랜만이니까.. 연습을 해볼까 싶어서.."

"이제 따로 연습은 필요 없지 않아?"

기레스는 짓궂은 마음으로 살짝 클로에를 제지했다.

"모르는 소리 마. 하일즈 건 크니까.. 아직도 부담스럽단 말야. 연습할 수 있을 때 연습해서 적응해 둬야지."

지금 이 순간 클로에에게 하일즈라는 존재는 연습의 명분을 위한 핑곗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일즈가 싫은 건 아니지만, 그건 그거고 기레스의 육봉을 애무하고 싶은 이건 이것인 것이다.

"싫어?"

푸른 눈으로 기레스를 올려다 보면서 클로에는 교태스럽게 물었다.

"당연히 싫진 않지."

"그럼 불평 말고 연습 상대가 되어줘."

고운 손으로 클로에는 기레스의 바지 위를 주섬주섬 더듬기 시작했다. 능숙하게 그녀는 기레스의 육봉을 꺼내고는 탐스러운 혀를 내밀며 작은 얼굴을 기레스의 육봉을 향해 가져갔다.

기레스의 육봉에서 조금도 눈을 떼지 못하는 그 예쁜 얼굴에는 이미 남성의 성기에 대한 부담 따위는 단 한조각도 존재하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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