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화 〉 클로에(35)
* * *
기레스와 파이즈리의 연습을 시작하고 며칠 뒤, 클로에는 스스로 나서 하일즈와 둘만의 비밀의 장소에서 만남을 청했다. 이제는 완연한 겨울이 되어 자연스레 클로에는 집 안에 준비해 둔 난방 마법을 꺼내 사용했다.
"훗."
그런 클로에를 보고 하일즈는 싱긋 미소지었다. 그는 클로에가 자신과의 만남을 위해 저런 마법까지 준비했다고 생각해 흐뭇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클로에가 그런 자잘한 배려를 보이면 보일수록 하일즈의 자기만족은 점점 드높아져만 갔다.
따스한 기운이 방 안에 퍼져 나가자 클로에는 분위기를 잡고 천천히 자신의 옷가짐을 벗어 나가기 시작했다.
'서 설마..'
사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클로에의 옷이 떨어져,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클로에의 연분홍빛으로 빛나는 맨살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일즈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클로에.. 설마.. 그.. 저번의..?"
클로에는 그대로 수줍게 살짝 고개만을 끄덕이며 자신의 아름다운 가슴을 가리고 있는 속옷을 벗어 떨어트렸다.
클로에는 가녀린 팔로 풍만한 유방을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었다. 어설프게 가려 가슴골은 물론이거니와 옆가슴과 밑둥이 살짝 삐져 나와 고스란히 음란함을 내비치는 몸뚱이는 가리지 않는 것보다 더욱 요염하게 느껴졌다.
클로에는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일즈의 바지를 열어나갔다. 이전의 고지식하기 짝이 없었던 클로에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하일즈는 감개무량한 느낌을 받았다.
'드디어 내가 클로에를 여기까지 떨어트렸구나..'
클로에의 손이 바지를 꼼지락 거리며 성기를 꺼내는 간질이는 느낌을 즐기며, 하일즈는 자랑스럽게 어깨를 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저 고고하고 냉정했던 클로에를 이렇게까지 온순하게 만든 자신이 대견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꿀꺽]
클로에는 말없이 자신의 가슴을 들어 모았다.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푸른 빛을 감도는 은발과 굴곡어린 탐스러운 유방의 조합은 하일즈의 마음을 절로 들뜨게 만들었다.
'흠..'
클로에는 지근거리에 우뚝 세워진 하일즈의 육봉에 천천히 자신의 가슴을 둘렀다. 기레스와는 달리 하일즈의 물건은 클로에의 가슴으로도 전부 담을 수 없이 컸기에 어딘지 이질감이 전해져 왔다.
"으우오옷.."
'조금 답답하네.'
처녀인 클로에는 성기가 큰 것에 대한 장점을 모르는 여자였기에, 하일즈의 크디 큰 육봉은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녀의 애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레스의 크기에 길들어져 버렸던 것이다.
그렇기는 해도, 클로에의 성기 그 자체에 대한 부담은 이미 거의 사라져 있었다. 벌써 기레스의 육봉을 몇 날 며칠 가슴으로 희롱하고, 빨았던 클로에였기에 하일즈의 육봉이 '낯설었으면 낯설었지'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클로에는 평소 연습한 대로 부드럽게 가슴을 움직여 애무를 시작해 나갔다. 손으로 해주는 것과는 또 다른 감각에 아직까지도 동정인 하일즈의 입에선 절로 쾌락의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아... 하앗.. 클로에."
겉은 매끄럽고 속은 말랑한 지고의 감촉에, 기술까지 더해진 클로에의 애무는 하일즈의 의식을 삽시간에 새하얀 절정으로 인도해 나갔다.
탐스러운 유방의 흔들림은 마치 소용돌이처럼 하일즈의 육봉을 휘감아 온다. 앞뒤좌우로 출렁이며 흔들리는 유방은 지금까지 모두가 알던 그 클로에가 맞나 생각될 정도로 음탕하기 짝이 없었다.
'음.. 조금 부족한데..'
"우우웃..!"
기레스와 연습했을 때와는 크기가 달라, 클로에가 살짝 자신의 기술의 미숙함에 불만을 품고 있을 때, 하일즈는 고개를 부르르 떨며 신음했다. 그와 동시에 하일즈의 성기에서는 한사발 정액이 내뿜어 졌다.
"앗..."
미처 피할 틈이 없었던 클로에의 가슴과 얼굴에는 하일즈의 정액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아아.. 너무 기분 좋았어. 클로에."
'뭔가.... 부족해..'
클로에는 어딘지 허전함을 느끼고 있었다. 살짝 시무룩해진 무표정한 클로에의 정액으로 더럽혀 진 모습을 보자 하일즈의 육봉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빳빳하게 힘을 되찾았다.
"아직.. 할 수 있는 모양이네?"
"그야 당연하지."
하일즈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잔뜩 서려 있었다. 몇번이고 해도 끄덕 없다는 남자의 정력에 대한 자부심이다. 그런 하일즈의 마음은 신경도 않고 클로에는 정액이 칠해진 가슴으로 하일즈의 육봉을 다시금 파묻었다.
"우오오... 하아.."
정액으로 더욱 매끌거리는 가슴의 감촉에 하일즈는 몸을 움찔 거리며 반응했다. 닿는 것만으로도 간질간질 거리고, 한번 출렁거릴 때마다 뇌가 쾌락으로 주물러지는 것만 같을 정도로 클로에의 기술과 유방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이럴 때가 아니지. 지금의 기회를 살리지 않으면..'
하일즈는 음탕하게 흔들리는 클로에의 유방을 맛보면서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었다. 하일즈는 자신의 애무로 클로에를 더욱 더 진한 애무로 떨어트리기 위해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여 나갔다.
"흐읏..!"
'후훗.'
클로에의 꺼림칙한 신음소리를 듣고 하일즈는 야심찬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딴에는 클로에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야 겠다고 시작한 그의 손길은 클로에의 가슴의 흔들림을 살짝 더디게 만들었다.
'어때 정신을 못차리겠지?'
적당히 굼떠진 클로에의 가슴은 민감한 하일즈에게는 쾌락을 은근히 즐기기에는 알맞은 자극이었다. 클로에의 둔해진 유방의 흔들림에 하일즈는 클로에가 파이즈리에 순수히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 자신의 실력에 감탄했다.
반면 기레스에 의해 성감대가 들쑤셔진 클로에는 하일즈의 애무에 소름끼치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그녀의 깊은 곳을 어루만지려 애쓰는 하일즈의 애무는 기레스와 연습했던 참기 위한 숱한 노력들을 한순간 잊어 버릴 정도로 거슬리게 느껴졌다.
마치 격한 운동을 해서 알이라도 베긴 것처럼, 너무나도 추운 곳에 알몸으로 내동댕이 쳐서 몸이 굳어버리는 것처럼 클로에의 가슴의 흔들림은 조금씩 둔해져 갔다.
'아 안되지.. 이래서는 기레스를 볼 면목이 없어.'
클로에는 기레스와의 연습을 떠올리고 하일즈의 성기에 집중했다. 그녀는 자신의 사고가 '하일즈를 위해서'가 아니라 '기레스의 연습'을 위해서 제대로 하일즈를 애무해야 한다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일즈를 사정시키겠다는 일념에 집중한 그녀는 자신의 작은 입을 열었다.
"흐햐아아."
살짝 하일즈는 귀두 끝에 느껴지는 감촉에 전신을 파르르 떨었다. 클로에의 입이 자신의 성기에 달라 붙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하일즈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클로에!"
좋아라 하는 하일즈의 목소리는 클로에에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에는 한시라도 빨리 하일즈를 가버리게 하고 싶은 바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하핫.'
자신의 목소리에도 혀를 끊임없이 놀리는 클로에를 보고 하일즈는 자신의 겨드랑이의 애무가 제대로 먹혔다고 생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클로에가 빨리 사정시켜 주려 애를 쓰면 쓸수록 하일즈의 비틀린 착각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처럼 커져만 갔다.
하일즈의 애무가 진해지면 진해질 수록 하일즈를 빠르게 사정시키고 싶은 클로에의 입도 점점 격렬하게 흔들려 갔다. 그렇게 비틀려 벌어진 균열은 천천히 넓어져 가고 있었다.
'답답해.'
적당히 즐겁게 기레스의 육봉을 입에서 굴릴 수 있었던 연습때와는 달리 하일즈의 육봉은 너무도 답답했다. 하일즈의 큰 성기의 장점을 안다면, 그 입안을 메우는 느낌마저도 황홀하게 여겨졌을지 모르지만, 아직도 처녀막을 지키고 있는 클로에에게 하일즈의 자지는 그저 애무하기 어려운 애물단지에 불과했다.
클로에는 '기레스의 물건'을 애무하는 즐거움은 알고 있었지만, 하일즈의 물건을 애무하는 즐거움은 무엇하나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조금 더 작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클로에는 하일즈의 성기를 기레스와 비교까지 해나가면서 머리를 흔들어 갔다.
"으읏! 클로에!"
하일즈의 사정감을 느낀 클로에는 재빨리 그의 육봉에서 입을 떼었다. 하지만 미처 피할 시간은 없어서 그대로 하일즈의 끈적한 정액은 클로에의 입과 얼굴을 더럽혔다.
"어땠어? 하일즈?"
클로에는 무표정한 얼굴, 무미건조한 어투로 하일즈에게 물었다. 원래가 '그런 얼굴'에 '그런 말투'인 클로에이기에 하일즈는 전혀 이상하다는 자각도 없이 신나하며 말했다.
"너무 기분 좋았어! 역시 우리들 몸의 궁합이 좋은 모양이야."
하일즈가 방방 뛰며 기뻐하는 그 모습은 기레스와 연습할 때 클로에가 그렸던 그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바라마지 않았던 모습을 보는 클로에의 마음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으응. 그건 다행이네."
그렇게 적당히 대꾸하면서 클로에는 살짝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핥으며 생각했다.
'써....'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