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계네토기-70화 (70/238)

〈 70화 〉 클로에(25)

* * *

클로에가 하일즈에게 몸을 허락한 지 며칠이 지났다.

"흠흠 흠 음으음~"

하일즈는 콧소리를 흥얼 거리면서 몸을 씻어내고 있었다. 최근에는 정말 기분 좋은 일들 뿐이었기에 그의 기분은 한껏 고조되어 있었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찾아온다더니..'

한번은 아들 취급조차도 박탈 당할 정도로 소피아에게 멸시를 당했던 일을 떠올리며 하일즈는 실실 히죽거렸다. 지금은 자신의 손에 애간장을 타게 만드는 신음성을 내는 어머니를 생각하자 그의 육봉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소피아 뿐 아니라, 헤어질 뻔한 클로에와 애무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된지도 꽤 시간이 지나서, 하일즈는 실로 자신이 충실한 삶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클로에의 손.. 정말 최고로 기분이 좋았지.'

그로부터 몇번이고 하일즈는 클로에의 손을 맛보았다. 클로에나 자신이나, 같은 손가락인데도 클로에의 애무는 자위와는 너무나도 달라서 상상한 것만으로도 육봉은 넉넉히 달아올라 고개를 치켜든다.

바라는 모든 일들이 잘 풀려, 무엇 하나 걱정 없는 순풍만범의 상쾌한 기분으로 하일즈는 자신의 몸에 물을 끼얹었다.

[똑똑]

'음?'

"사람 있어요!"

욕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하일즈는 재빨리 대답했다.

"하일즈. 엄만데 들어가도 될까?"

"어 어머니? 저기.. 지금 알몸인데요!?"

하지만 하일즈의 말을 들은 척도 않고 소피아는 그대로 문을 열고 욕실의 안으로 들어왔다. 수건 한장만을 걸치고 있는 폭발할 것만 같은 소피아의 육감적인 신체에 하일즈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수건 위로도 보기 좋게 모양이 잡힌 가슴 골과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의 굴곡은 숨길 수가 없었다.

"어 어머니!?"

"요즘 하일즈가 매번 내 안마를 해주곤 했잖아? 그래서 오늘은 엄마가 하일즈의 몸을 조금 닦아줄까 해서.."

소피아는 교태스러운 미소를 띠며 하일즈에게 말했다.

"저 정말요?"

"그럼."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소피아에게 인정을 받으면 한없이 즐거워하는 하일즈에게 소피아의 그 권유는 천금보다도 더 소중한 행운이었다.

'드디어... 내 힘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손에 넣었어!'

한번 소피아를 실망시킨 전력이 있기에 이렇게 소피아가 스스로 나서서 자식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것은 하일즈에게는 너무나도 각별했다.

'어머니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역시 안마 때문이겠지.'

딱히 다른 이유는 떠오르는 게 없다. 최근들어 하일즈가 소피아에게 무언가 행동을 한 것은 안마뿐이었던 것이다.

기분이 좋았든, 노력을 인정받았든, 하일즈는 소피아가 안마 덕에 이렇게 자신에게 마음을 연 것은 확실하다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기레스놈한테 고개를 숙여 가면서 배운 보람이 있군.'

그는 입가를 비틀면서 낙오자인 기레스를 생각했다. 그토록이나 괴롭혔는데도, 자신의 부탁 하나에 쉽사리 요령을 공개한 기레스를 하일즈는 바보라고 생각했다.

'머저리 같은 놈. 나였다면 절대 가르쳐 주지 않았을 텐데.. 아니, 가르친다고 한다면 이상한 방법으로 가르쳐서 혼나게 만들었으려나..'

기레스가 가르쳐 준 요령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소피아마저도 기레스에 함락되어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유도해, 함정에 빠진 건 자신이라는 것을 것을 알 수 있을 리 없는 하일즈는 자신이 속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하고 기레스를 바보취급하며 유쾌해 했다.

'어머니의 마음만 손에 넣고 나면, 기레스 따위야 내 적수가 못되지.'

그는 아무리 소피아가 똑같이 사랑한다고 해도 결국은 능력있는 아들을 더 사랑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자신이 만들거라 호기좋게 생각했다.

"하일즈."

그런 야심찬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등 뒤에서 소피아의 달달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넷!"

어느샌가 소피아는 타월에 거품을 내고 하일즈의 뒤에 서 있었다. 멀리서 볼 때의 육체도 감미로웠지만 가까히서 볼 때의 요염함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아 아름답다. 아 아니 나는 어머니에게 무슨 생각을.'

부모 자식간이라는 족쇄가 아니었다면 클로에라는 아름다운 여자친구가 있어도, 하일즈는 소피아의 육체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이미 지금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시작할게?"

'어머니의 목소리가 원래 이랬었나?"

너무나도 간드러지는 달콤한 소피아의 귓속말에 순간 하일즈는 소피아의 평소의 목소리를 잊어 버렸다. 그만큼이나 하일즈의 혼을 쏙 빼어놓는 요염한 목소리였다.

"으아아..."

분명 타월 너머로 손이 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일즈는 마치 소피아의 손 그 자체가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고 있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후훗."

귓가에 멤도는 웃음소리는 하일즈의 기분을 더욱 고조 시킨다. 하일즈를 뒤에서 끌어 안은 듯한 자세에서 슬쩍슬쩍 보이는 소피아의 새하얀 팔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소피아의 행동거지 하나 하나는 하일즈의 몸 안 구석구석 숨어 있는 쾌락을 움트게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기분 좋아... 뭐야 이거...'

육봉을 만지는 것도 아니고, 몸을 씻고 있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데도, 어째선지 하일즈는 클로에의 직접적인 애무와는 비교 자체를 할 수 없을만큼 기분이 좋았다.

"어멋?"

필사적으로 참아왔던 발기는 더 이상 억누를 수가 없다. 나체인 이상 물건을 숨길 방법도 없어서 소피아는 하일즈의 우뚝 솟은 육봉을 내려다 보며 싱긋 미소지었다.

"어 어머니.. 이건.."

"괴로워 보이네 하일즈."

소피아는 벌벌 거리면서 맥동하고 있는 하일즈의 육봉을 보며, 조소를 머금었다.

"엄마가 편하게 해줄까?"

소피아의 아름다운 손이 하일즈의 육봉을 살짝 흝어 나간다. 딱히 힘을 줘서 자극한 것도 아니고, 스치듯 문지르고 지나가는 동작에 불과했음에도 하일즈는 육봉에서 몰려오는 쾌감에 온몸을 딱딱히 경직시켰다.

"으 으아아아.."

'이런 기분이 있다니..'

클로에의 손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수 분 전에 불과했는데도 이미 하일즈의 머릿속에 클로에의 애무에 대한 느낌 따위는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았다.

"어 어머니.. 해.. 해주세요.."

이미 하일즈의 머릿 속에는 소피아의 손으로 사정하고 싶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후훗."

소피아는 웃음 소리를 흘리면서 하일즈의 자지를 살살 움켜쥐었다. 너무나도 절묘하게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아 쥐고 있는 것만으로 문질문질 애무 당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버린다.

근질근질 사정하고 싶어 미칠 것만 같은 애타는 심정으로 하일즈는 소피아가 손을 움직여 주기만을 기대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윽고 소피아의 손은 살근살근 하일즈의 육봉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하일즈도 남자가 다 됐구나."

"으으.. 아으.."

신음성을 흩뿌리며 자신의 하복부에서 몰려오는 쾌락에 의해 허리를 굽히는 하일즈를 보며 소피아는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고 생각했다.

'부전자전이라더니 젤가 못지 않게 민감하네. 기레스는 적당히만 상대해 주라고 했지만.. 이건 즐기지도 못하겠어.'

실제 기레스에게 해주고 있는 안마에 비하면 10분의 1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소피아는 가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소피아는 자신의 기술을 자평하자면 10점도 주지 못할 만큼 어설프다 생각했지만, 5점의 쾌락이 만점인 하일즈에게 소피아의 손은 그야말로 극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정도면 충분하려나?'

기레스라면 모를까. 헤벌쭉해서 표정이 늘어진 하일즈의 표정을 보는 것에 관심이 없는 소피아는 하일즈의 자지를 움켜쥐고 꺽듯이 살짝 비틀어 내었다.

"우우.. 아아아아아."

하일즈의 깊숙한 우물 안에서 퍼온 것만 같은 끈적끈적한 정자는 보기 좋게 욕실의 전방을 향해 발산 되었다. 한차례의 사정에 불과함에도 마치 몇발은 모아놓은 것만 같은 정액의 덩어리가 욕실에 정신 사납게 흩뿌려 졌다.

"하아.. 하아.. 어 어머니.."

"기분 좋았니?"

"네 네에.."

이미 욕실에 평소 권위를 목숨처럼 여기는 하일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럼 몸은 다 씻겨 주었으니까 욕실의 청소는 하일즈가 하고 나오렴."

"네? 아 예."

이런 분위기에서는 당연히 소피아가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 생각했던 하일즈는 멋쩍어 하면서 소피아의 말에 수긍했다.

하일즈에게 쾌락의 단면을 보여준 목적을 달성한 소피아는 이제 볼 일이 없다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엉덩이를 살랑거리면서 욕실의 밖으로 발을 옮겼다.

문 밖에서 수건을 내린 소피아의 농익은 몸의 실루엣을 보자 하일즈의 물건은 또다시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풍만하면서도 모양을 전혀 잃지 않은 가슴과 환상적인 비율로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그 굴곡의 마침표를 찍는 탐스러운 엉덩이까지 아이러니하게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 실루엣이기에 더욱 더 소피아의 몸매는 마성적인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으으으..."

방금 그렇게 한사발의 사정을 했음에도 문 밖에 비친 소피아의 몸의 그림자를 보자, 하일즈의 자지는 순식간에 양물이 가득 찬 것처럼 힘을 되찾았다.

하일즈는 소피아가 욕실을 나간 뒤에도 홀로 남아 수차례나 자위를 하고서야 그 날의 목욕을 끝낼 수 있었다.

하일즈가 소피아의 애무를 만끽하고 다시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슬슬 추위가 느껴질 무렵, 클로에는 구교사에서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상해.."

"음? 뭐가?"

기레스는 클로에가 준비해 준 시험 자료를 보면서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 음..."

클로에의 머뭇거리는 태도를 본 기레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읽고 있던 참고자료를 접었다.

"뭐야. 하일즈에 대한 일이야?"

"그렇긴 한데.."

"너도 알고보면 은근히 행동에 다 드러난다니까... 이번에는 또 뭔데? 하일즈가 못 참고 섹스라도 하자고 했어?"

정신을 차리고 보면 기레스는 자연스럽게 클로에의 연애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클로에도 어느샌가 그런 기레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반대야. 요즘 하일즈의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

"시원치 않다고? 저번에는 너무 좋아했다고 했잖아?"

"그렇긴 한데.. 어느 날 부턴가.. 뭔가 반응이 시원찮다고 해야되나.. 요즘은 되려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인 것도 같고.. 처음에는 그렇게 좋아 했는데.."

"이건 내 개인적인 추측인데 말야. 처음에는 네가 거기까지 해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렇게 기쁘게 받아 들였던 게 아닐까? 사실은 그렇게까지 기분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거절하게 되면 더 이상은 너와 그런 일을 하지 못할거라 생각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배려해서 말이지."

클로에의 성격과 하일즈의 성격을 훤히 꿰고 있는 기레스에게 서로의 성격을 이용해 사건을 날조하는 것 정도는 손 쉬운 일이었다.

'확실히 그건 있을 수 있겠는데..'

클로에는 자신의 성격과 하일즈의 성격 거기에 당시의 싸우고 있었다는 상황을 고려해 보면, 기레스의 추측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기레스는 살짝 눈을 굴리며 말했다.

"클로에..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건데 말야. 부부 사이에는 육체적인 궁합도 중요하다 하더라."

"구 궁합?"

"그래. 실제로 정말로 세상에 둘도 없을 정도로 사랑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육체 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결별하게 된 케이스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모양이야. 너라고 해도 사람들 중에 성격 때문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지?"

"그런 건 생각보다 많지. 나라고 해도 모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클로에의 주변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많았지만,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얼마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녀는 자신있게 답하기 힘들었다.

'이녀석은 믿을 수 있지만...'

눈앞에서 잘난 척 궁합에 대해 주절주절 떠들고 있는 기레스를 흘겨 보면서 그녀는 슬쩍 떠오르는 생각을 갈무리 했다.

그런 클로에의 생각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기레스는 태평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런 것처럼 사람의 몸도 서로 맞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 맞는 사람은 자잘한 행동만 가지고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데 맞지 않는 사람은 하나 하나가 거슬려서 결국 생활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고.. 뭐 사랑을 해본 적 없는 나는 육체 관계만으로 거슬린다는 게 뭔 개소린지 이해할 수 없지만 말야."

자신이 그렇게 실컷 그렇게 사람을 유도해 놓고는 여기서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천연덕스럽게 시치미 떼며 포장해 나가는 게 기레스라는 인간이다.

"......"

기레스는 이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클로에는 내심 기레스의 그 이야기가 아주 허무맹랑한 헛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소 일리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그럼 하일즈와 내가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야?"

클로에의 물음에 기레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책의 주제는 그런 궁합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했던 책이었거든. 아마 노력한다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노력이라니... 하일즈에게 그런 사실을 묻는 건.."

내 애무가 기분이 나쁜 거야? 라고 묻고, 좋아질 때까지 스스로 연습하자고 권하는 건 그녀의 성격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비단 클로에 뿐 아니라, 여자든 남자든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것을 묻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후우.. 그럼 내 몸을 이용해서 연습이라도 해볼래?"

기레스는 평소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전혀 이상할 것 없다는 듯 거리낌없이 자연스럽게 말했다.

"연습.... 기레스와? 어.... 어어!?"

잠시 그 말의 의미를 곱씹은 클로에는 전에 없이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 기막힘에 말까지 더듬으며 소리쳤다.

"너 너너... 무 무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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