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클로에(24)
* * *
"좋아.."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린 시간, 하일즈는 클로에의 집 앞에 서 있었다. 아무리 클로에가 자신을 피하려 한다고 해도, 집에서까지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하일즈는 진작에 찾아와서 클로에에게 사죄하고 싶었지만, 클로에의 집으로 가려고 할 때마다 그는 미움에 대한 두려움에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클로에를 찾아 가려고 할 때마다 소피아에게 멸시를 당했던 일과, 클로에의 냉담한 태도가 머릿속에서 가시질 알았던 것이다.
"하아.. 후우.."
하일즈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혹시라도 클로에에게 여기서 더 미움을 받는 것을 상상하면 마음이 미어 터질 것 같지만, 이대로 냉전상태가 계속되어 헤어지게 되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가자."
[똑똑]
마음을 다잡은 하일즈는 클로에의 집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아 하일즈 오빠."
하일즈의 키의 반도 되지 않는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빼꼼 얼굴을 보이며 하일즈를 반겼다.
"오랜만이네. 니나. 혹시 클로에 있니?"
"언니! 하일즈 오빠가 왔어!"
니나는 발발 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가 클로에를 불렀다. 곧 클로에는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무표정의 얼굴로 하일즈의 앞에 나타났다.
"니나. 언니는 하일즈와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들어가서 쉬고 있을래?"
"응."
클로에의 말을 들은 니나는 꾸벅 고개를 끄덕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가자."
평소와 다름없는 냉정한 태도의 말투에 하일즈는 클로에의 감정이 어떤지 읽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그녀를 따라 나섰다.
"어 어어.."
"휴우.."
'문을 열어준 게 니나여서 다행이군.'
동생의 앞에서까지 화내지는 않는 모습을 보고 하일즈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문을 열기 전까지 하일즈는 클로에가 문을 열었다면 문전박대를 당할 가능성도 염두해 두고 있을 정도로 겁을 먹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안. 하일즈."
"미안해! 클로에 제발 용서해.. 어?"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일즈가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빔과 동시에 클로에는 하일즈에 사과했다.
클로에도 하일즈가 무릎까지 꿇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살짝 놀란 눈을 하다가 미소지었다.
"서로 생각하고 있던 건 같았던 모양이네."
클로에는 담담한 어조로 하일즈에게 말했다.
"잠시 만나지 않는 동안, 많이 생각도 해보고 친구에게도 이야기를 들어 봤는데,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던 모양이야."
"아니. 아냐. 네 마음도 모르고 너무 성급하게 그런 행동을 저지른 탓이지. 클로에는 잘못 없어."
이 기회를 놓칠새라 하일즈는 클로에의 저자세보다도 더욱 낮은 저자세를 취하면서 용서를 빌었다.
"그럼 앞으로는 내 몸을 건드리지 않을 거지?"
"으... 으.. 그...."
하일즈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클로에는 고지식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만큼 한다면 하는 여자다. 여기서 자신이 확고하게 '건드리지 않겠다'를 선언하게 될 경우 정말로 만지는걸 허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던 것이다.
"으... 저... 네.... 허락 없이는... 건드리지 않을게."
하일즈는 무릎을 꿇은 상태로 손을 바닥에 짚고 좌절하며 말했다. 여기서 이런 일로 클로에를 놓칠 수는 없다. 하일즈에게 클로에는 실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상의 여자였다. 자신의 성욕보다도 하일즈는 클로에의 가치가 더욱 소중했던 것이다.
"농담이야."
"뭐?"
"조 조금 알아보니까.. 우리 나이쯤 되면 다들.. 그런 경험 한 둘쯤은 있는 모양이더라고."
클로에는 몸을 살짝 꼬면서 수줍어 했다. 달빛이 은은히 비추는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한껏 담긴 홍조로 가득했다.
"친구랑 상담해 보니까, 이런 걸 가지고 일일히 역정을 낸 건 어른스럽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되더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린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말야. 그래서 나도 하일즈 네 욕망을 똑바로 마주하기로 결심했어."
'서 설마..'
"나도 이제 마냥 어린아이는 아니니까..."
클로에의 얼굴이 부끄러움으로 살짝 물들었다. 최근 들어서 보이는 빈도가 높아진 그 표정이다.
'여.. 역시 나는 틀리지 않았어!'
하일즈는 자신의 안마가 클로에의 성욕을 개방했다고 생각하며 클로에 모르게 승리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처음에는 자기도 모르게 당황해서 그렇게 역정을 냈던 건가... 클로에도 참..'
하일즈는 그 고지식한 클로에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 그러면!"
하일즈는 기대감에 온 몸이 달아 올랐다. 클로에가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로 성교를 반쯤 공인하자 그의 육봉은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고, 방금까지만 해도 차갑게 가라앉았던 이성은 삽시간에 성욕에 의해 점령당해 버렸다.
"하지만 결혼 전까지 섹스는 금지야."
클로에는 옷가짐을 단단히 하면서 산뜻하게 선을 그어 버렸다.
"엑... 그럼 뭘 마주한다는 거야?"
이러니 저러니 온갖 있어보이는 척을 다하지만 어디까지나 동정에 불과한 하일즈는 자신의 물건을 클로에의 구멍에 꽃을 생각 외의 다른 것은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와."
클로에는 하일즈의 손을 잡고 조금 더 인적이 없는 곳으로 그를 데리고 갔다.
"크 클로에..?"
클로에는 입술을 삐죽이면서 망설이다가 자신의 손을 하일즈의 바지 춤으로 가져갔다.
"으 하아앗!?"
"손이라면 임신의 걱정은 없으니까.."
클로에의 가는 손이 하일즈의 바지를 천천히 내려갔다. 바지를 내리는 클로에는 울먹거리고 있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허둥거리고 있었다.
'그래 섹스가 아니라면 이정도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의 인연이라고 해도, 수년이라는 시간동안 이어져 온 사랑이라는 것은 무겁다. 특히나 클로에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하일즈와의 관계는 단단히 엮여 있었다.
하일즈가 아무리 몹쓸 짓을 했다고 해도 그런 정도로 클로에의 사랑은 흔들리지 않았고, 도리어 하일즈의 심정을 이해해 주고 싶을 정도로 그녀의 안에서 하일즈라는 존재는 아직도 소중했던 것이다.
"읏!"
하일즈의 바지를 벗긴 클로에는 생전 처음보는 남자의 육봉을 눈앞에 두고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크다..'
마을 내 청년중에서도 가장 재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하일즈는 육봉의 크기도 남달랐다. 남성 편력이 많은 여자라면 그 크기만으로도 혹할 정도로 훌륭한 모양새의 물건이었지만 처녀인 클로에가 보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의 크기였다.
'클로에가 내 물건을 만져주는 날이 오다니..'
당장이라도 하일즈는 클로에의 구멍에 자신의 물건을 쑤셔 넣고 싶은 충동으로 가득 찼지만, 이미 한번 크게 데였기에 그는 필사적으로 이성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으.. 음.."
클로에는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꺼내진 하일즈의 물건에 자신의 매끄러운 손을 가져 갔다.
"하앗!"
"이 이상한 소리 내지 마..."
"내지 말라 하는 게 무리라고.. 으흐."
클로에의 손에 하일즈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녀의 손을 음미했다. 표정만 봐도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것처럼 보이는 얼굴이다.
'그렇게 좋은 건가..? 역시 기레스의 말대로 내가 너무 하일즈를 모르고 나만 생각하고 있었던 거였나...'
클로에는 하일즈의 굵고 긴 육봉을 더듬더듬 거려갔다. 애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서툴고 둔중한 손놀림이었지만, 그 손놀림을 느끼는 하일즈도 숫총각에 지나지 않았기에 타인이 육봉을 위로해 준다는 행위에 들뜬 쾌감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기분 좋다.'
자신이 육봉을 만지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 종류의 쾌감에 더해 마을 내, 아니 나라 안에서도 손을 꼽을 정도의 미녀에게 봉사받고 있다는 정신적인 충족은 방금까지 동정이었던 사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자극이 되었다.
"으 으... 으하아앗!"
"아.."
하일즈의 정액은 그대로 클로에의 얼굴을 향해 발사되었다. 바로 자지를 붙잡고 있는 지근거리였음에도 클로에는 엄청난 반사신경으로 그 정액을 잽싸게 피해 버렸다.
"으 미 미안 너무 기분이 좋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아냐. 네가 기분이 좋았다면 그걸로 됐어."
말투 자체는 평소와 다름 없이 그다지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을 배려하며 아껴준다는 것이 느껴지는 클로에의 말에 하일즈의 육봉은 곧 다시 힘을 되찾았다.
'기레스의 말에 의하면 저 물건이... 늘어질 정도가 되어야 만족한 것이라고 했었지.'
아예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이왕 했다고 한다면 클로에는 확실하게 하일즈를 만족시켜주고 싶었다.
클로에는 살짝 머뭇거리고는 하일즈의 육봉을 잡아 쥐어 보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클로에의 거부감은 처음에 비하면 많이 수그러 들고 있었다.
"크 클로에!"
"뭐하는 거야. 하일즈."
"나도 널 기분 좋게 만들어 주면 안될까?"
"그 그건 좀.."
자신이 해주는 것과 하일즈를 받아들이는 것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섹스는 하지 않을테니까.. 그냥 이전처럼 안마라고 생각해도 좋으니까. 내게도 기회를 주지 않을래!?"
하일즈는 90도로 고개를 숙여가면서 클로에에게 사정했다.
"아 알았어."
클로에는 하일즈의 육봉을 하일즈는 기레스에게 전수받은 안마의 요령을 한껏 살려서 클로에의 그녀의 은밀한 미육을 만져 나갔다.
'좋아. 이대로 클로에를 내 안마의 포로로 만드는 거야.'
하일즈는 클로에가 이렇게 대담하게 나온 것도 자신의 안마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기회를 잡은 지금 한 발을 더 내딪어 클로에의 성감을 자신의 기술로 깨울 야심찬 야망을 세웠다.
하일즈는 소피아보다는 아담한 듯 보이지만 손에 넉넉하게 쥐고도 남는 클로에의 보드라운 유방을 주물러 나갔다.
"읏..."
'어때. 네 어깨를 주물러 준 내 안마의 기술은?'
하일즈는 자신의 재능을 믿고 기레스가 잘못 일러준 안마의 요령을 토대로 자기 자신만의 안마를 개발해 클로에의 몸을 안마해 주었다.
그렇게 멋대로 잘못된 방향으로 치솟은 그의 기술은 클로에의 몸에 불협화음을 하나 둘 씩 쌓아 나갔다.
'뭔가 소름끼쳐.. 원래 이런 건가..?'
부끄러움을 느끼기보다 먼저 클로에는 하일즈에게 안마를 받을 때 이상의 꺼림칙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기분이 좋을 듯 말듯 하다가 결국에는 기분이 좋지 않게 끝나버리는 싸한 감각이 클로에의 풍만한 가슴에 멤돌았다.
기분이 아주 불쾌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단칼에 하일즈에게 거절의 의사라도 표할 수 있을텐데, 하일즈가 야심차게 개발한 기술은 기레스가 일러준 요령을 토대로 개발되었는지라, 은근히 기분이 좋은 듯 나빠서 클로에의 몸을 한없이 애매하게 불쾌하게 만들었다.
하일즈가 저렇게까지 좋아라 한다면 참지 못할 것은 없다는 점이 더욱 그녀의 속을 답답하게 만든다.
'아..'
클로에는 하일즈의 손에서 자신의 손으로 의식을 집중했다. 그녀의 손은 처음보다 조금 더 빠르고, 격렬하게 하일즈의 육봉을 매만져 나가고 있었다.
'하일즈를 만족하게 한다면...'
자신의 상반신에 뿌옇게 낀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찌뿌둥한 기분에 클로에는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자각하지 못하고, 한시라도 빠르게 하일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좀 더 부지런하고 격렬하게 손을 움직였다.
서로의 몸을 매만져 나갈 뿐인 서툰 애무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하일즈의 육봉은 곧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아아 아앗!"
하일즈가 자신의 몸을 만지고 있기에, 클로에는 그의 정액을 피하지도 못하고 손에 받아 버리고 말았다.
"기분 좋았어?"
"클로에 너는?"
하일즈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제 딴에는 분위기를 잡는다고 지은 회심의 표정이었지만 그런 하일즈를 보면서도 클로에는 잠잠한 태도로 말했다.
"좋았어."
'하여간 쑥스러워하기는..'
하일즈는 고지식한 클로에가 쑥스러워서 그런 묵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고 생각했다.
클로에는 끈적하니 손에 달라붙어 있는 하일즈의 정액을 떨어진 낙엽을 이용해 닦아 내면서 하일즈에게 말했다.
"만족한 것 같아서 다행이야."
"정말.. 매일 받고 싶을 정도라고.."
"아무리 그래도 매일은 조금.."
"그 정도로 기분 좋았다는 거지."
그렇게 말하는 하일즈의 기분은 구름 위를 노니는 것처럼 들떠 있었다.
'잠깐 저 말은 매일이 아니라면 해주겠다는 이야기 잖아?'
애무로 인해 두차례의 사정이 끝난 직후였음에도 하일즈의 몸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의 애무를 기대하며 달아올랐다.
"그럼 돌아가도록 할까?"
클로에는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은은한 달빛 속에서 정갈하게 자신을 가다듬는 클로에의 모습은 보는 이의 살이 떨리게 만들 정도의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