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 소피아(32)
* * *
"으.. 으음. 하아.."
마차 안에 두 사람의 방해를 할 사람은 없었다. 마치 격리된 세계에 떨어진 것처럼 소피아는 한껏 기대를 부풀려 적극적으로 기레스의 손에 자신의 몸을 맡겨 나갔다. 소피아의 잘록한 몸선을 타고 기레스의 손은 는실난실 흘러 내린다.
희롱하는 손가락에 몸을 맡긴 소피아가 자신의 양손으로 펑퍼짐한 치마를 찬찬히 걷어 올리면 기레스는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손을 그녀의 은밀한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어 문질문질 음란하게 후려댄다.
속옷의 실크 위로 조물거리는 음탕한 손놀림을 소피아는 몸을 배배 꼬면서도 감미롭게 받아 들였다.
성욕을 털어내기 위한 격렬한 움직임이 아니라 본방을 시작하기 전의 전희에 가까운 행위에 방 안은 곧 달곰한 음열로 가득 차버렸다.
"으흥... 아으응"
소피아는 자신의 볼을 기레스에게 붙히며 음탕한 교성을 내뱉는다. 이미 기레스의 손에 보기 좋게 조교 되어 버린 소피아에게는 성욕을 잠재우는 격렬한 움직임도 좋지만, 이렇게 성욕의 싹을 하나씩 틔우는 손놀림도 싫지 않았다. '방해자'들만 없다면 기레스가 하는 행동이라면 소피아는 무엇이든 즐겁고 행복했다.
기레스는 단순하게 마차를 타고 있는 것 뿐인데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일 투성이었다. 마차는 그야말로 쏜살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알고 있는 말의 속도가 아니었다.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연상시킬 만큼 주변의 풍경은 휙휙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상식 밖의 속도로 비포장에 가까운 길을 달리면서도 마차의 내부는 미동조차 느껴지지 않게 고요하기만 해서 소피아의 애액으로 질척거리는 소리와 혀를 할짝이는 추잡한 소리만이 마차의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으음. 기레스 뭐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니?
소피아는 살짝 풀어헤친 기레스의 속살을 할짝이며 물었다. 소피아의 예민한 반응에 기레스는 조금 놀랐다.
확실히 물리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현상에 대해 신기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는 여자를 후리는 데에는 프로중의 프로이기에 소피아의 애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소피아는 자신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사리 알아차린 것이다.
"이 마차 안이 어째서 흔들리지 않는 걸까 해서요."
"아하. 기레스는 마법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네. 음."
소피아는 기레스를 잡아 끌어 능숙하게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면서 말했다.
'또 마법인가?'
"마법이 걸려 있는 거에요?"
"정확히는 이 방 자체가 마도구란다."
"마도구?"
"으응.."
소피아는 살살 자신의 허리를 꼬물거리며 달콤한 긍정을 표했다.
"마력에 소질이 있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마법이 담긴 물건들을 만들 수 있거든. 이 마차를 예로 들자면, 흔들리지 않게 라던가 보기보다 공간을 넓게 같은 느낌이라던가.. 아까 전 씨어드의 방도 그런 마법이 걸려 있었단다."
기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씨어드를 탈때도 밖에서 보던 것과 안에 들어온 내부의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일반적인 마차라면 기레스의 말처럼 흔들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늘은 그런 거에 방해 받고 싶지 않으니까 말야."
소피아는 촉촉히 젖은 교태어린 눈으로 기레스에게 달라붙어 끌어안고는 기레스의 뒷 목덜미를 핥아 애무했다. 기레스가 소피아의 몸을 속속히 알고 있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소피아도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면 기레스가 좋아라 하는지 정도는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다.
'기레스는 이런 식을 좋아하겠지?'
소피아는 기레스가 그런 음탕한 행동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얼마만큼이나 음탕한지에 대한 자각은 없었다. 설혹 자각이 있다해도 이미 그만 둘 소피아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어지간히도 기대하셨군.'
기레스는 가늘게 눈을 뜨며 만족의 미소를 띄우고 말했다.
"그래서 이런 특실까지 준비하신 거군요?"
기레스도 그런 소피아의 음란한 행위에 어울려 소피아의 위에 올라탄 자신의 몸을 살살 비틀었다. 그 움직임에 맞춰 소피아도 요리조리 기레스와 살을 부비며 색욕의 흥분을 드높였다.
"하으응. 그래."
"특실 특실 하니까 궁금한데 이 특실은 얼만데요?"
자신이 어린아이라는 것을 무기로 삼아 기레스는 순진한 척, 눈치 없이 가격을 물어 보았다.
"기레스는 그런 건 신경 안 써도 돼."
적당히 흘리고 지나가려는 말에 기레스의 움직임이 살짝 변해 버렸다.
"으... 으응?"
마치 젤가의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손놀림을 연상시키는 움직임에 소피아는 적지 않게 당황해 했다. 그녀는 살짝 기레스를 돌아 보았지만 기레스는 천연덕스럽게 표면상으로는 소피아를 여전히 애무하고 있었다. 소피아는 순진할지언정 바보는 아니었기에 기레스가 대답을 듣고 싶기에 심술을 부리는 것이라는 것을 곧장 알아차릴 수 있었다.
"80만..."
"네?"
"80만 에보나 정도 사용했어."
'미친..'
상상을 초월한 액수에 기레스도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마차는 얼만데요..?"
"5만... 정도..?"
무려 16배나 되는 차이다.
"아버지가 용케도 허락해 줬네요.?"
16배라는 차이를 제하고 생각해도, 80만 에보나라면 가난한 집이라면 허리띠를 졸라매면 한달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상당한 금액이다. 평소 근검절약하기로 소문난 소피아가 낸 지출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파격적인 사치였다.
"응? 아냐 아냐. 이건 내 사비로 그렇게 한 거야.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을 하려고 가족의 돈을 쓸 수는 없지."
소피아의 살짝 머뭇거리는 것을 기레스는 놓치지 않았다.
'나쁜 짓이라는 자각은 있는 모양이군.'
소피아의 그런 점이 기레스는 너무나도 좋았다. 스스로가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으면서도 그 나쁜 짓을 너무나도 기대'했기에' 사치를 부린다는 그 외도나 다름없는 비틀린 심상은 기레스가 바라마지 않았던 요부의 모습이다. 특히나 청순하고 성스럽기까지 '했던' 소피아였기에 타락은 더욱 감미롭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왕이면 가족의 돈으로 사치를 부렸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말이지.'
기레스는 이번 여행으로 그 미약한 죄악감조차도 사라지게 만들어 주겠다고 생각하며 소피아의 농염한 여체의 곡선을 어루만졌다.
"아흐읏."
젤가의 어설픈 손놀림을 연상시키는 '불쾌한' 움직임에서 평소보다 더욱 부드럽고 속을 간질이는 손놀림으로 변하자 그 불쾌감과 쾌락의 대비로 소피아의 머릿속에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 따위는 저멀리 사라져 버렸다.
소피아와 기레스는 도착 직전까지 서로 몸을 부비며 꽁냥거렸다. 소피아는 기레스의 위에 땀으로 매끈 거리는 다리를 올려 살근살근 부비면서 살짝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심술쟁이."
"네? 뭐가요?"
"결국 한번도 보내주지 않았잖아? 속옷 완전히 못 쓰게 되어 버렸어."
소피아는 축축히 젖은 자신의 속옷을 손가락에 걸고 아쉽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 그 행위는 풋풋하게 상큼한 듯 보이면서도 음란하기 짝이 없었다.
'속옷이야 보내 줬어도 그렇게 되었을텐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레스는 소피아를 살살 애태웠다.
"그야. 이런 곳에서 본방은 아쉽잖아요?"
"하으으읏!"
"여행은 이제 시작이니까요."
기레스는 손가락으로 소피아의 속옷 없이 애액을 늘어 뜨리고 있는 음부의 속살을 한번 휘적거렸다. 이미 애무로 한없이 민감해진 소피아의 신체는 기레스의 손바닥 안이나 다름 없었다. 기레스의 손재간에 소피아는 절정에 이르기 직전까지 이르렀다가 결국 절정에 이르지 못한 채로 고개만 푹 숙여 버렸다.
'가... 가고 싶어.'
소피아는 자신도 모르게 가녀린 손가락을 자신의 꽃잎을 향해 가져갔다. 하지만 그녀의 절정을 위한 노력은 기레스의 말 하나에 의해 좌초되어 버렸다.
"혼자서 가버리는 건 금지에요. 가버린다면 오늘 밤의 본방은 없는 걸로."
"어 어째서?"
"그야 소피아를 더 기분 좋게 만들어 주고 싶으니까."
'그리고 더욱 더 내 취향의 여자로 만들고 싶거든.'
기레스는 자신의 속내를 밝히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여행까지 와서 욕구불만이라니.."
"싫어요?"
"으응. 기레스가 원한다면 좋아."
소피아는 기레스를 끌어 안으며 말했다. 소피아의 애교섞인 목소리와 몸에서 나는 단 내음에 기레스의 육봉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러니 저러니 기레스도 소피아의 조교를 위해 참고 있기는 했지만 이런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경국지색의 미녀가 안아달라고 유혹하는 것을 참는다는 것은 엄청난 고문이나 다름 없었다.
"헤헷."
가녀린 다리 밑에서 기레스의 바지위로 부풀어 오른 기레스의 육봉을 느낀 소피아는 앞으로 있을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입맛을 다셨다.
[땡 땡 땡]
목적지에 거의 도착한 모양인지 마차의 안에 요란한 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요염하게 입맛을 다시던 소피아는 젖은 팬티를 들고 우왕좌왕했다.
"응!? 기.. 기레스 얼른 갈아 입어."
"전 애초에 벗지 않았는데요."
"그 그랬지."
허겁지겁 소피아는 난잡하게 풀어 헤쳐진 자신의 옷가짐을 정돈했다.
"도착 했습니다요. 편안하셨습니까?"
"네에.. 과연 특실이라 할만 하네요."
급하게 옷의 매무새를 고친 소피아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마차에서 내려 살짝 늘어지는 목소리로 마부에게 말했다. 그 농염한 아름다움에 마부는 급히 허리를 굽히면서 당황해 물었다.
"부 부인. 혹시 어디 아프신 곳이 있으신지? 얼굴이 조금 붉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니요.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다음에도 또 타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하 하하 하... 그러셨군요. 그 그러면 돌아가시는 길에도 이용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이만.."
마부는 90도가 될 정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소피아와 기레스가 사라질때까지 인사를 펴지 못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