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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네토기-9화 (9/238)

〈 9화 〉 소피아(8)

* * *

기레스는 지나친 절정으로 인해 흐무지게 늘어져버린 소피아를 대신해 재빠르게 욕실의 정리를 끝마쳤다. 평소에는 젤가나 아이들이 없을 때를 골라서 목욕의 날을 잡곤 했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특별히 젤가에게 혼난 기레스를 위로하기 위해 따로 소피아가 찾아 온 만큼 가급적 젤가의 눈밖에 나지 않도록 조심 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한창 정리를 거의 끝마치자 소피아는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깨어났다. 그리고는 방금 일어난 일을 생각하고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기레스!"

기레스는 놀란 얼굴로 대답했다.

"네 넷."

"오늘 있었던 일은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돼. 알았지?"

말할 마음도 없었지만 굳이 태클을 걸자면 말할 상대도 없는 게 기레스의 현실이었다. 왜 말하면 안되는지 모른다는 듯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기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피아는 재빨리 몸가짐을 하고 욕실을 나왔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어도 저렇게까지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리진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기레스가 불쌍했다고 해도 방금 욕실에서 있었던 일은 순진한 소피아의 기준으로도 일선을 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불현듯 머릿속에 떠올려서는 안되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정말로 기레스를 위로하기 위해서 욕실에 들어간 걸까?'

분명 기레스가 울면서 욕실을 향하는 것을 보고 욕실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의도가 정말로 기레스를 위로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위로를 핑계로' 기레스를 이용해 쾌락을 탐하려 했는지 그녀로서도 자신있게 확신할 수가 없었다.

한바탕의 농후한 절정 덕분에 깊게 자고 일어난 뒤에 상쾌한 아침을 맞는 것처럼 그녀의 머릿속은 맑았다. 지금까지 그토록이나 욕정에 휘둘렸던 것이 마치 꿈이었던 것만 같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이 기레스와 했던 행동들을 더욱 더 선명하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었다.

기레스를 위로하고 기레스의 어리광을 받아주고, 모유를 뿜은 것부터 시작해, 자신의 음부를 허락해 광란의 절정에 이르는 것까지 떠올리고는 그녀의 얼굴은 수치심으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나는 기레스의 엄마야.'

그녀는 자신의 뺨을 두어번 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러자 기레스가 자신을 엄마라고 불렀던 일이 떠올랐다.

'항상 눈치를 보던 그 아이가 나를 엄마라고..'

엄마라는 호칭은 그렇게 특이한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주눅이 들어 혼나기 일수인 기레스가 그렇게 자기 자신을 잃고 자신을 의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었다.

기레스는 어릴 적부터 머리가 좋거나 몸을 잘 움직이는 건 아니었지만, 또래에 비해 철이 일찍 들었기 때문에 풀어지는 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직 기레스도 아이는 아이였구나. 그렇게 응석을 부릴 줄도 알고'

그녀는 자신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손을 바둥바둥 거리면서 매달리는 것을 귀여웠다고 생각하며 싱긋 웃었다. 그리고 그 바둥거리는 행위에 이어 기레스가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며 유방을 빠는 것을 상상한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며 첫 경험을 끝마친 처녀처럼 부끄러워 했다.

'안돼. 또 젖어 버릴 것 같아.'

그 금단의 쾌락을 떠올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그녀는 휭휭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몸은 물론이고 뇌리에 각인된 농후한 절정이 그녀의 머리에서 사라질 일은 없었다.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아들과 이런 행동을 다시는 해서는 안된다. 기레스에게 말한 것처럼 이번 한번으로 끝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만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소피아에게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가치관은 아들과의 금단의 행위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

피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인 기레스를 피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그녀가 바라는 바는 아니다. 그녀에게 있어 기레스는 사랑으로 돌보고 싶은 자식이었기 때문이다. 기레스를 피했을 경우 기레스가 받게 될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기레스를 피한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레스와의 관계를 쌓아 나갔을 때,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보장이 있을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연이어진다.

'만약 또다시 기레스가 원해온다면?'

순간 그녀의 머릿속이 오싹하게 저려온다. 안된다고 딱 잘라 말해야 하는 명확하게 답이 정해진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딱 잘라서 안된다고 잡아 떼지 못하고 전전긍긍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그녀는 이미 이상하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뿐이라고 했으니까..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거야. 응.'

스스로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녀는 답을 낼 수 없는 고민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그로부터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나 슬슬 해가 바뀔 무렵이 되었다. 너무나도 평범하고 평온한 생활이 흘러간다. 본래라면 너무나도 행복해야만 하는 시간이었음에도 최근 소피아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뭔가 지루하네.'

그날 이후 기레스는 소피아를 만나지 않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소피아를 성실하게 대해주지만, 어리광을 부리기는커녕 그간에 종종 요구해오던 목욕마저도 요구하지 않게 되었다. 보통 소피아는 자신의 체면상 기레스에게 먼저 목욕을 하자고 권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기레스가 요구하지 않게 되는 것만으로도 일상은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갔다.

분명 그것은 소피아가 바랬던 이상적인 상황이었다. 기레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금단의 행위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이상적인 전개였지만 최근의 그녀는 어째선지 항상 저기압인 상태였다.

'언제까지고 목욕을 할 수는 없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아이는 어른이 되가는 걸까?'

소피아는 뭔가 시원섭섭한 느낌과 함께 가슴 한켠이 답답해 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느낌인지 지금의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젤가와 아이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기레스가 소피아를 찾았다.

"어머니."

"응? 무슨 일이니? 기레스."

"저.. 오랜만에 같이 목욕을.."

쭈뼛 거리며 목욕을 하자고 권하는 기레스를 보자 그녀는 불현듯 짖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엄마는 아까 목욕을 해버려서 다시 씻기 조금 그런데~"

"네? 네에."

기레스는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잔뜩 실망한 얼굴로 돌아섰다.

'앗차.'

"농담이야. 농담. 내가 진짜로 씻었다고 해도 아들의 몸을 씻겨주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잖니? 그런데 어쩐 일이야? 요즘에는 통 목욕하자는 이야기를 하지도 않더니?"

살살 놀리는 듯 소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소피아가 물었다.

"그건.. 말 못해요."

기레스는 얼굴을 붉히며 소피아와의 시선을 피했다.

'무슨 일이람?'

소피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기레스를 데리고 욕실에 들어갔다.

"저 그러면 어머니는 이미 씻으신 거에요?"

"응?"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욕탕에 들어 온 소피아는 기레스의 말을 듣고 순간 고민했다.

'어쩌지.'

분위기를 보면 씻었다고 이야기 하면 기레스는 그녀를 씻길 마음이 없어 보였다. 소피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생각했다.

'어쩐지 요즘 기레스가 나를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이던데. 여기서는 모자 간의 정을 돈독히 할 때가 아닐까?'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변명을 하면서 말했다.

"아니야. 기레스를 한번 놀려줄려고 거짓말 해본거야."

"어 어째서? 그런.."

기레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묻자 그제서야 소피아도 놀라며 생각했다.

'어? 나는 어째서 이 아이를 놀리고 싶었던 거지?'

소피아에게 있어서 기레스에 대한 기본적인 스탠스는 동정하고 있는 불쌍한 아들이다. 평소라면 놀리고 싶은 대상이 아니어야 정상이었다.

"아무튼! 엄마는 아직 안 씻었는데."

소피아는 양 팔로 머리를 들어 올려 수건으로 고정하며 물었다.

"어때? 씻겨 줄거야?"

매끄러운 겨드랑이를 보이는 소피아의 자세는 어쩐지 음란한 도발을 하는 것 같은 요염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에 기레스는 살짝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네 넷."

'그러고 보면 목욕도 오랜만이네.'

한창 기레스가 원할때는 주에 한번을 한 적이 있었던 목욕이었다. 그리 긴 시절이 지나간 것도 아님에도 소피아는 먼 추억을 회상하듯 감상에 젖었다. 기레스의 몸을 다 씻겨 주고 나서 소피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레스를 보면서 침을 삼켰다.

'또 저번처럼 어리광을 부리게 되면...그래 거절해야지.'

하지만 기레스는 덤덤하게 그녀의 몸을 닦을 뿐이었다. 간질거리면서 그간 죽어 있었던 쾌락들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어 올리고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아.. 기분 좋아.'

기분은 좋다.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목욕을 할 때의 그 쾌감이다.

'하지만..'

"으응."

'그때의 그 쾌감에 비하면..'

목욕은 어디까지나 기분만 좋은 것이다.

'그때도 절정만은 느끼지 못했어.'

기분이 아무리 좋아도 끝을 살살 어루만지는 것만으로는 가지 못한다. 그저 욕구불만으로 발정한 상태만 되어 온종일을 자위로 빠지게 되는 그런 상태가 되어 버릴 뿐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소피아는 왜 이런 곳에 들어 왔는가.

'그래도 이 느낌이 좋아.'

"아하읏."

'이제 기레스도 곧 이런 아줌마와 목욕을 하려고 들지 않는 나이가 될테니까.. 그때까지만이라도..'

"응... 아히익."

"으읏."

열심히 소피아의 몸을 어루만지던 기레스의 손이 살짝 굳었다. 그녀의 피부를 통해 기레스가 움찔움찔 하고 있는 것이 전해졌다. 무슨 일일까 싶어 소피아는 살짝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기레스의 작은 자지가 위를 향해 우뚝 솟아 있었다.

'설마 나 때문에..?'

그제야 소피아는 지금까지 기레스가 왜 자신을 피해 다녔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아들이 저런대도 나라는 여자는..'

곧 기레스가 눈치를 보면서 시선을 돌리자 그의 육봉은 평소의 상태로 돌아갔다.

"후우."

소피아가 듣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것마냥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기레스를 보며 소피아는 내심 귀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녀의 마음은 아들이 발기로 고민하고 있는데도 자신은 쾌락만을 탐한 못난 엄마라는 죄책감으로 가득찼다.

그렇게 뒤숭숭한 마음으로, 은근히 기대했던 오랜만의 목욕은 쾌락을 즐길 새도 없이 소피아의 몸만 민감하게 달아오르게 하며 싱겁게 끝이 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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