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5화 〉 224.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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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참으로 바쁘게 보낸 반년이었다.
20년 동안 살아온 고향을 떠나 강원도 제일 끝자락 속초에 있는 아카데미에 입학한 게 3월. 그 이후로 오늘까지 약 4개월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다.
굳이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조금도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고향이 싫었던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고향’이란 단어가 그리움이나 향수로 대표되는, 가슴 한 구석을 뭉클하게 만드는 따스한 단어이듯이, 나 또한 내가 살아온 고향에는 어떠한 악감정도 없었다.
설령 그곳이 슬럼가와 인접한 우범지대라 해도 말이다.
다만 악감정이란 으레 증오나 분노와 같은 것들을 일컫는 말이요. ‘슬픔’ 같은 감정은 악감정이라 부르지 않으니.
설령 내가 고향으로부터 느끼는 슬픔 때문에 그곳을 찾길 꺼려했다 한들, 고향에 대한 악감정이 없다는 나의 말은 거짓이 되지 않을 것이다.
슬픔. 그리고 안타까움. 혹은 후회.
나에게 있어 내가 나고 자라난 고향은 그러한 감정들로 점철된 곳이었다. 벌써 2년이나 지난 회한의 기억은 몇 날 밤이 지나도 잊히지 않아, 나는 애써 눈앞의 현실에 집중하며 고향을 외면했다.
그래, 마침 좋은 핑계도 있지 않은가.
각고의 노력 끝에 입학한 아카데미에서 이뤄낸 학년 1위라는 자리.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선 단 하루도 낭비할 수 없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나는 한 번쯤 얼굴 좀 보자던 부모님의 말씀도 무시한 채 고향을 멀리했다.
다만, 단련을 결코 게을리 하진 않았으나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정말 1분 1초까지 아껴가며 훈련에 매진했던 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까지 열심이지 않아도 어차피 내가 1위일 테니까.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나는 나와 다른 학생들 사이에 이미 상당한 격차가 벌어져 있음을 알아차렸다.
국내 최고의 아카데미.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학생들만 모인 1분반의 학생들조차 내게는 두 수 내지는 세 수 아래 상대.
유일하게 내게 필적할만하다 생각되는 한겨울조차 내 자리를 위협할 상대는 되지 못했다. 고로 훈련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다던 나의 핑계는, 그 말 그대로 치졸한 핑계에 불과했다.
그리고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형태로, 그런 나의 치졸함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드디어 이겼네. 이걸로 1승 7패야.
나는 한겨울에게 패배했다.
결코 나를 이기지 못할 거라 생각한, 그래서 수호 형에게 넌지시 단련시켜달라 부탁까지 한 한겨울에게. 나는 학기 마지막 랭킹전에서 보란 듯이 패배했다.
나는 기억한다. 그날의 함성을.
비록 장외이긴 했지만 마침내 내게서 승리를 따낸 한겨울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힘겹게 승리를 선언하며 그 손을 들어 올렸을 때.
그날 객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토해낸 뜨거운 열기와 함성은 오롯이 그녀의 승리를 위한 것이었다.
장장 4개월에 걸친 재능 있는 노력가의 역전 스토리. 그것만큼 관중을 열광하게 하는 스토리가 달리 또 어디 있겠는가. 나는 한겨울을 친구라 여기고 있었기에, 나 또한 그녀가 마침내 이뤄낸 그 승리에 친구로서 기쁨을 느꼈다.
다만.
경기장의 모든 함성이 그녀에게 향했을 때, 나는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해짐을 느꼈다.
철이 든 이래로 처음으로 느껴본, 그동안 잊고 있던 패배감과 다시 한 번 마주했을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입술을 잘근 깨물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한겨울은 노력했다. 노력했기에 보상을 받았다. 나도 물론 노력하기야 했다만은, 자만과 과신에 빠져 그녀만큼 혼신을 다해 노력하지는 않았다. 그날의 패배에 의미하는 바는 그저 그뿐이었다.
그렇기에 노력했다.
한겨울에게 패배한 그날부터 바로. 오직 강해지기 위해 모든 것을 투자했던 철없던 시절처럼, 나는 혼신을 다해 훈련에 매진했다. 아마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래 그만큼 열심이었던 적이 없으리라.
그러나 나는 곧바로 벽을 마주했다.
아니, 벽이라기보다는 수렁이라는 말이 옳으리라.
나는 노력했고, 노력한 만큼 분명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그 걸음은 마치 수렁에 빠진 것처럼 더디기 그지없었다. 더딘 발걸음은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그 초조함은 그대로 족쇄가 되어 나의 발목을 더욱 옭아맸다. 학기가 끝나고 하루 18시간을 훈련에만 매진했지만, 그럼에도 그 초조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아니. 학생 상대는 내가 아니라 여기 이 친구야.
문득 궁금해졌거든. 국내 최강의 S급 초인을 쓰러뜨린 우리 신입이랑, 학년 1위에 빛나는 파릇파릇한 1학년. 누가 더 셀지 말이야.
그런 와중에 성사된 것이 수호 형과의 대련이었다. 특책과 팀장의 그 제안을 들었을 때, 나는 호승심을 불태우는 한편 불안하기도 했다.
형과는 언젠가 꼭 붙어보고 싶었지만, 그 싸움으로 인해 내가 빠진 수렁의 깊이를 뼈저리게 실감하게 될까봐.
그리고 내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나는 수호 형에게 패배했다.
대련 자체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치졸하게 반칙을 저지른 시점에서 이미 내 패배였다. 뒤늦게 형에게 몇 번이고 사과했지만 그런다 해서 내게 들러붙은 패배감이 지워지는 건 아니었다.
그 두 번의 패배는 나로 하여금 나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알게 해주었다. 명백하게 나보다 약했던 두 사람이 날 추월했다. 그렇다면 방심한 사이 세 번째, 네 번째가 나오게 될지도 모를 일.
고로 이대로는 안 된다.
나태함은 진즉에 벗어던졌고 오만 따위 잊은 지 오래. 나는 이미 내게 가능한 최대한의 노력을 투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그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느꼈다.
그 즈음 생각난 것이 바로 잊고 지내던 고향이었다.
의정부. 슬럼가와 인접한 우범지대.
그곳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니 만큼 나의 원점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 이미 A급을 넘보고 있던 초인 류태현은 그곳에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빠진 이 수렁에 대한 답도 어쩌면 그곳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짤랑.
그렇게 생각한 끝에 오늘, 나는 예정에도 없던 귀향을 했다.
쥐뿔도 없던 꼬맹이가 국내 최고의 아카데미서 학년 1위가 되어 돌아왔으니, 금의환향은 아니더라도 은의환향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가게에 들어섰다.
시간은 오전 11시. 주말인지라 이제 막 가게가 오픈할 시간.
“어서오세…….”
테이블을 닦고 계시던 어머니의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미리 올라갈 거라 말을 했는데도 놀라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이 불효자식을 어지간히도 보고 싶으셨나 보다.
“저 왔어요 엄마.”
“아이고 우리 아들!! 하마터면 몰라볼 뻔 했네! 못 본 사이에 아주 듬직한 청년이 다 됐어!”
“별로 변한 것도 없는데 뭘. 아, 키는 한 2cm 자랐나?”
“거 보렴. 역시 엄마 눈은 못 속이지? 자, 얼른 일루 와. 우리 아들 반년만에 한 번 안아보자.”
“뭘 그렇게까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내뺐지만 어머니는 그런 내 손목을 낚아채 꽈악 끌어안았다. 초인도 아니신데 벗어날 수 없는 걸 보면, 역시 이런 게 가족 간의 정인가 싶었다.
“아들, 근데 어째 몸이 좀 불어난 것 같아. 아카데미서 밥은 엄청 잘 주나봐?”
“다 근육이지 근육. 내가 거기서 얼마나 열심히 운동했는데.”
“역시 초인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 보네. 엄마는 10년 넘게 헬스 다니면서 겨우겨우 유지만 하고 있는데.”
말은 그렇게 해도 어머니의 말은 뭇 여성들이 듣기에 기만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말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기만이 맞았다.
운동이나 피부 미용 등 어머니께서 안티에이징에 들이는 노력은 상상 이상이었고, 덕분에 어머니는 아들인 내가 보기에도 제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이셨으니까.
“엄마. 어디 가서 그런 말 하면 미움 받어. 사람이 너무 겸손해도 보기 안 좋거든.”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설득력 하나도 없다 얘. 지금은 좀 나아졌어도 한 3, 4년 전만 해도 겸손의 겸 자도 모르던 애가…….”
“다 지나간 옛날 이야기를 굳이 꺼내야겠어? 그나저나 아버지는? 가게에 안 계셔?”
“고등학교 동창들 만난다고 나갔어. 이따 저녁 되기 전에 돌아온다 하시네.”
“그럼 가게는 어떡하고. 엄마 혼자 볼 수 있겠어?”
“뭐 어려울 것 없잖니. 어차피 주말 점심은 손님도 별로 없고.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올라가서 쉬어. 네 누나도 왔으니까.”
“그래? 못 볼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얼굴 보겠네.”
“어제 회식하고 와서 아마 지금까지 곯아떨어져 있을 거야. 올라가서 점심 준비해놨으니 내려오라고 말 좀 해주렴. 아, 넌 점심 어떡할 거니?”
“점심은 먹고 나가려고. 잠깐 바깥에 볼일이 있긴 한데, 늦어도 저녁 전에는 돌아올 거야.”
나는 곧바로 위층으로 향했다.
아버지 소유의 낡은 2층짜리 상가 건물은 1층에는 부모님 가게가, 그리고 2층에는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이 있었다. 4달 만에 잡아보는 문고리를 돌리자 익숙하지만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드는 집 안이 날 반겨주었다.
“누나, 깨있어?”
방에 대도 노크하며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아직도 자고 있는 건가 생각한 그때, 화장실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끼익.
“아.”
“아 씨발.”
문을 열고 나오려던 누나가 내 얼굴을 확인하더니 벌레 씹은 표정으로 문을 도로 닫았다. 아주 약간 벌어진 틈새로 누나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들어올 거면 좀 깜빡이 좀 키고 들어오든가. 무슨 도둑처럼 몰래 들어오고 난리야. 씨발.”
“도어락 소리랑 문 여는 소리랑 다 들렸을 텐데.”
“내가 너처럼 초인인 줄 알아? 그 작은 소리를 다 듣게? 나 옷 입어야 하니까 네 방 가서 문 닫고 있어.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그래.”
얌전히 방 안으로 들어가자 바깥에서 부산스러운 발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냥 옷만 입으면 될 테니 금방 끝날 줄 알았으나, 3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날 때까지 누나는 나보고 다 됐다고 말하지 않았다.
“됐어. 이제 나와도 돼.”
이윽고 누나의 허락이 떨어져 문을 열자, 그곳에는 한껏 단정해진 나의 누나, 류수현이 오만상을 찌푸린 채 서있었다. 위아래로 옷을 다 갖추어 입은 건 물론이요 부스스하던 머리도 빗었는지 한결 가지런해진 상태. 뺨 또한 채 닦지 않은 물기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동생 상대로 뭘 그렇게까지 불편해 해? 그냥 편하게 있지.”
“너도 나도 이제 다 큰 성인이잖니. 아무리 남매라도 최소한의 에티켓은 지켜야지. 좀 전까지 자고 있었어 가지고 꼴이 말이 아니었거든.”
“들었어. 전날 회식이었다며.”
“내 말이. 적당히 마시고 빠지려했는데 본부장 그 꼰대놈이 얼마나 쳐 잡아대는지. 진짜 내가 때려치우던가 해야지 원. 지금이 쌍팔년도도 아니고…….”
누나는 한동안 직장 생활에서 꾹꾹 눌러 담던 불만들을 푸념하듯 늘어놓았다. 누나는 24살의 나이로 이제 직장생활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직장에선 거의 막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이런저런 고충이 여간 심한 게 아닌 모양이었다.
“맞다 누나. 엄마가 아래 내려와서 밥 먹으라던데.”
“씻고 내려간다고 말씀드려. 가게에서 먹는 건데 머리도 안 감고 내려갈 순 없으니까.”
“얼마나 걸리는데?”
“한 30분?”
“무슨 머리 감는 데 30분이나 걸려. 나는 5분이면 끝나는데.”
“남자랑 여자랑 머리 길이가 다른데 시간이 같겠냐?! 너 아카데미에서도 여자애들한테 그딴 식으로 말하고 다니면 여친 안 생긴다?”
“누나가 걱정 안 해도 난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신경 끄셔.”
“퍽이나 잘하겠네. 엄마한테서 얼굴 반반한 거 물려받았다고 괜히 여자애들 후리고 다니다 울리지 말고 처신 잘해.”
묘하게 날카롭게 치고 들어오는 말이 내 가슴을 후벼팠다. 내 표정이 미묘해지자 누나가 감을 잡은 듯 게슴츠레 뜬 눈초리로 날 흘겼다.
“너 설마…….”
“…………설마는 무슨. 내 연애사는 신경 끄고 누나나 잘해.”
그렇게 말하는 동안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소영 누나와 은솔이 사이에 있던 다툼이었다.
아직 둘 중 누구와도 정식으로 사귀고 있지 않지만, 서로를 견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흡사 드라마에서나 보던 사랑의 쟁탈전을 방불케 했으니까.
이럴 때면 수호 형이 참 존경스럽다. 두 여자 사이에 한 발씩 걸친 양다리는 쓰레기짓임이 분명했지만, 그것이 공인된 관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인된 양다리라니.
쓰레기 같지만 멋있잖은가.
“근데 류태현. 너 오늘 바빠? 안 바쁘면 나 엄마 다니는 헬스장 일권 끊고 운동하려 그러는데 같이 갈래?”
“언제 갈 건데? 나 낮에는 볼일 있어서 어디 좀 나가봐야해.”
“볼일? 이 동네엔 친구도 없는 네가 볼일이 있어봐야 뭐가 있다고……. 잠깐, 너 설마”
차츰 찌푸려지기 시작하는 누나의 얼굴에 나는 아차 싶었다. 어려서부터 누나는 감이 좋았다. 그래서 누나 앞에선 되도록이면 말을 아꼈어야 했는데.
“……설마 너, 슬럼가에 갈 생각은 아니지?”
거 보라지. 역시 감이 좋은 사람이다. 이에 나는 애써 표정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난 그 동네하곤 2년 전에 연 끊었어. 그 뒤로는 한 번도 안 가봤다고.”
“노파심에 말하는데 그쪽 동네는 제발 얼씬도 하지 마. 부모님 속 썩이는 건 사춘기 때로 족하잖아. 너도 이제 성인이라고. 알겠어?”
“글쎄 그쪽엔 이제 안 간다니까 그러네. 서울 사는 아카데미 동기 만나러 나가는 거야.”
“……그래?”
내 말에도 여전히 누나는 미심쩍은 표정이었지만 그 이상 날 추궁하진 않았다. 결국 납득한 듯한 누나가 욕실로 들어가고, 나는 그제야 목 끝까지 차올랐던 숨을 푸하, 하고 토해냈다.
‘……내가 그 이후로도 줄곧 슬럼에 드나들던 걸 알면 기절하겠지.’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와 슬럼가의 인연은 끊어내려 해도 끊어낼 수 없는 진하고 질긴 인연이었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류태현이라는 초인이 완성된 게 바로 그 슬럼가였으므로. 그곳이야말로 나라는 초인의 원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지금 내 앞을 가로막은 이 벽에 대한 해답 또한 그곳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명심해라 꼬맹아! 되먹지 못한 범죄자라 해서 늘 못된 짓만 하는 건 아니야!
문득 떠오른 그날의 기억에 나는 후회 섞인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애써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후회와 회한으로 점철된 그날의 기억들.
그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내가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던 중인 중학교 2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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