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화 〉 201. 더럽고 치사해서 못해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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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격리연구소 지하.
그곳에는 연구를 위해 국가에서 확보한 위험 괴수와 아티펙트들이 격리되어있는 격리 구역이 존재한다.
격리 레벨은 1에서부터 5까지.
가장 낮은 1구역의 경우 특이한 성질이나 용도 때문에 생포한 C, D급 괴수나 아티펙트 등이 격리되어 있으며 앞의 숫자가 올라갈수록 소위 말하는 위험도가 증가한다. 특히 가장 지하에 위치한 5구역에는 흉악하기 그지없는 A~S급 괴수나, 차라리 괴수라 나을 지경으로 느껴질 정도의 위험한 아티펙트 같은 게 보관되어 있었다.
그리고 현재, 안수호는 그 다섯 개의 격리구역 중 두 번째로 높은 4구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번 격리 때 한 번 와보았던 곳이었기에, 안수호는 그때와는 달리 연구소 시설이나 설비를 차분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4구역일 줄이야. 저번 구속 때 이미 온갖 검사랑 실험으로 위험성이 없다는 건 판명되었을 텐데.’
물론 제아무리 실비가 폭주할 염려가 없다 해도 이른바 ‘보여주기식 처사’가 필요한 법. 진실이 어떻든 간에 사정을 모르는 대중에게 있어 그의 오른팔에 깃든 실비는 흉악하기 그지없는 괴수였다. 때문에 대중을 안심시키기 위해선 그럴듯한 연극이 필요하긴 했다.
그러나.
‘묘하게 불안하단 말이지.’
연구소 정문에서 경비대가 보여준 과민반응.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절차였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안수호는 근질거리며 올라오는 정체모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도 사건에 휘말리고 당한 게 많다보니 생긴 일종의 감이었다.
그리고.
“안수호 씨. 이미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지금 상황이 좀 안 좋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격리실에 도착하고 단 둘이 남자마자 연구소장이 꺼낸 그 말에, 안수호는 자신의 예감이 적중했음을 직감했다.
“……확실히 지금 상황이 좀 안 좋긴 하죠.”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자신의 상황이 좋았던 적이 있는가 싶었지만, 기실 그의 여건은 확실하게 나아지고 있었다.
말 많고 탈이 많긴 해도 실비라는 걸출한 무기를 얻었음은 물론이요, 도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던 여일그룹 또한 일단 한 발 물러나주어 시간을 벌게 되었으니까.
게다가 안수호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도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은거 생활 동안 거의 식었다. 안수호는 그 틈을 타 경찰에 출두하여 자진 구속된 뒤, 이미 끝낸 실험이나 검사만 형식적으로 마친 뒤 사회로 복귀할 생각이었다.
어디까지나 계획은 그랬다.
“아무래도 방금 있었던 습격이 상당히 문제였나보군요.”
“예. 여명단이 저지른 경찰에 대한 대대적인 습격. 문제가 안 될 리가 없는 일이지요.”
먼저 습격한 헬멧 놈들의 배후는 아마 성유진일 텐데. 안수호는 순간 그렇게 말해보려다 이내 입을 다물었다. 확신에 가깝긴 하지만 그래봐야 심증에 불과하고, 그 심증마저도 설명하려면 성유진과 그 사이에 얽힌 복잡한 관계에 대해서 밝혀야 했으니까.
게다가 여명단이 경찰을 습격한 것도 결과적으로 사실이었으니.
“안수호 씨도 알고 계시겠지만, 여명단이 아무리 막나가는 국제적인 테러 조직이라곤 해도 최소한 지키는 선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이른바 공권력과의 정면충돌만은 어떻게든 피해왔죠. 물론 테러 자체가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긴 합니다…….”
“하시려는 말씀은 알겠습니다. 즉, 이번처럼 경찰을 상대로 직접적이고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인 게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는 거잖아요?”
“맞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여명단이라는 조직이 평소에 어땠는지를 아는 자라면 의아할 수밖에 없는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의아한 짓을 그들이 벌였다는 건 즉…….”
연구소장의 시선이 안수호의 오른손으로 향했다.
“그들이 무언가 엄청나게 끔찍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 계획에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 ‘아티펙트’가 꼭 필요한 것일 테죠.”
“저도 그 말씀에는 동감하는 편입……예?”
그의 입에서 나온 아티펙트라는 단어에 고개를 끄덕이던 안수호가 놀라 반문했다. 그러자 연구소장이 겸연쩍은 웃음과 함께 답했다.
“대강의 사정은 좀 전에 아가씨한테서 들었습니다. 당신의 오른팔에 들러붙은 그것의 진짜 정체와 작금의 상황의 배후에 여일그룹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뒤에서 몰래 하고 있는 다중능력 연구까지 말이죠.”
아가씨라는 건 한여름을 말하는 걸까. 입구에서와 달리 묘하게 가까워 보이는 그 호칭에 안수호는 이 자 또한 한여름의 사람이라는 걸 짐작했다. 애초에 그러지 않고서야 한여름이 뜬금없이 이런 곳에 나타날 리가 없겠지만.
“첫 구속 때는 참 잘도 저희를 속이셨더군요. 철석같이 흉악한 기생괴수와 그 괴수에게 기생당한 피해자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그것의 정체가 괴수든 아티펙트든 안수호 씨의 통제 하에 있는 이상 안전하다는 건 변함없으니 저희로선 딱히 상관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괴수가 아니라 아티펙트라는 걸 알았으면 좀 더 색다른 실험이 가능했을 거라는 아쉬움은 있군요. 가령 저희 연구소에 보관하고 있는 다른 아티펙트와의 상호작용이라든가…….”
흥미롭다는 듯 여러 가지 가능성을 말하기 시작하는 연구소장을 보며, 안수호는 새삼 그가 학자이자 연구자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인자한 표정과 점잖은 태도는 여전했지만, 그 말의 어조나 빠르기에서는 미처 숨기지 못한 학자로서의 흥분 같은 게 조금씩 묻어나왔다.
“으음. 그만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어버렸습니다만 아무튼. 연구자로서의 감이지만 저는 여명단이 태초의 은을 노리는 이유도 아마 다중능력 연구와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명단도 다중능력 연구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겁니까?”
“물론 그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그게 아니더라도 여명단으로선 태초의 은을 여일에게 넘기기 껄끄럽겠지요. 초인의 권익이니 초인위주의 불평등사회를 만든다는 그네들 신념을 생각하면, 다중능력자라는 주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일 테니…….”
여명단은 왜 태초의 은을 노리는가.
그 질문은 원작의 내용을 꿰다시피 한 안수호조차 답할 수 없는 것이었다. 태초의 은 탈취 사건 자체가 원작에서는 가벼운 에피소드로 지나간 이야기요, 안수호 본인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여하튼, ‘흉악한 기생괴수가 들러붙어 있긴 하나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으니 괜찮다’는 기존의 논리는 더 이상 무용지물입니다. 태초의 은은 국내 2위의 재벌그룹과 동아시아 최악의 범죄조직이 호시탐탐 노리는 재앙의 씨앗이니까요. 여일 쪽이야 안수호 씨께서 어떻게 잘 해결하신 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여명단이지요. 오늘 같은 일이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르는 이상, 안수호 씨를 무방비 상태로 돌아다니게 놔둘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럼 절 평생 여기 가둬두기라고 하실 겁니까?”
“그건 말 그대로 최후의 방법입니다. 가능하면 안수호 씨의 팔에서 태초의 은만을 적출, 이 연구소에 격리 보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겠지요.”
“저한테서 이 녀석을 떼어내려 하면 분명 폭주할 겁니다. 그걸 방지하거나 혹은 막아낼 방법이 있는 겁니까?”
“이 세상에 해결 방법이 없는 문제는 없습니다. 방법이 없다면 만들어내면 되니까요. 이 연구소는 설립된 그 순간부터 늘 그래왔습니다.”
덤덤하게 뱉어진 그 자신만만한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곳 제3 격리연구소에는 저주를 흩뿌리는 마검부터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흉악 괴수까지, 도대체 어떻게 확보하고 보관하는 게 가능했는지 짐작도 안 되는 것들이 보란 듯이 격리되어 있었으니.
“연구소의 입장은 잘 알았습니다. 아니, 이 경우에는 경찰……내지는 나라의 입장이라 봐야 할까요.”
“그렇게 해석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럼 묻겠습니다. 지금 저와 이렇게 단둘이 남아서 이야기하는 건 협상을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단순 통보입니까?”
“안수호 씨. 여기 대한민국 땅입니다. 당신은 이 나라가 일개 개인을 상대로 협상 따윌 할 거라 생각하십니까?”
꿈틀.
연구소장의 말에 안수호의 오른팔 안에서 실비가 격정적으로 반응했다. 안수호는 사념으로 그런 실비를 억누르며 연구소장에게 항변했다.
“나라는 개인을 상대로 협상하지 않는다, 라는 말도 그 개인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죠. 당장 한여름 학생 정도만 되도 충분히 정부를 상대로 협상이 가능한 개인이잖습니까.”
“아가씨의 뒤에는 한성그룹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안수호 씨는 아니잖습니까?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게 아닌지?”
“그거야 까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죠.”
짐짓 거만하게 말하긴 했으나 안수호는 사실 불안했다.
민채령, 한여름, 한겨울, 설아현, 그 외에 누가 되었든 간에. 그가 그동안 만들어온 인맥과 연줄은 그 이름만 보면 걸출하긴 했으나, 그들이 정부를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자신에게 붙어줄 지는 미지수였으니까.
‘한여름이 소장한테 언질을 준 것도 어디까지나 습격이 있기 전의 일. 만약 습격 사실을 전해듣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주어졌다면 다르게 나왔을지도 모르지.’
아무리 한여름이 자신이라는 인재를 탐낸다 해도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까지 도와줄 것 같지는 않았다. 이에 안수호는 최악의 경우 실비를 넘겨주는 것까지 고려사항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최악은 아닌가. 적어도 여일이나 여명단 손에 넘어가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고생해가며 얻은 기연을 잃는 건 뼈아픈 일이지만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라고.
안수호가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사실 안수호 씨한테서 억지로 태초의 은을 적출하려고 해도 애로사항이 많단 말이죠. 좀 전에야 방법이 없으면 찾으면 된다 말하긴 했습니다만 일단 아직까지 적출 방법부터가 미지수고, 설령 방법을 찾아낸다 해도 적출 과정에서 폭주라도 했다간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 테죠. 자아가 있는 아티펙트라 보관에도 극도의 신중을 기해야 하고…….”
지금의 대화는 일방적인 통보라며 강하게 나오던 그가 돌연 여지를 주기 시작하자 안수호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연구소장이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게다가 그, 아가씨께서 당신의 편의를 최대한 봐달라고 제게 부탁하셨거든요. 이런 일이 어지간해선 없는 일이기도 하고, 제가 또 아가씨께 입은 은혜가 남다른지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연구소장이 말끝을 흐리며 안수호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하여 방금 전까지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연구직 공무원으로서 드린 말씀이고, 지금부터는 제가 개인적으로 드리는 비밀스러운 제안입니다만,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안수호 입장에선 들어서 손해 볼 게 없는 일이었다. 그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자 연구소장이 격리실 구석의 수납공간에서 자그마한 상자를 하나 꺼냈다. 이곳에 올 때 따로 챙기진 않았으니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던 모양.
“이 안에 든 건 아직 세상에 공표되지 않은 특급 아티펙트입니다. 공표가 되지 않아서 이름도 없고, 존재를 아는 사람도 극히 적지요. 일단 저희끼리는 편의상 ‘복제기’라고 부릅니다만…….”
“복제기……라고요?”
그 너무나도 뻔한 이름에 안수호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연구소장은 겸연쩍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안수호 씨가 생각하는 것만큼 거창한 물건은 아닙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아티펙트는 다른 아티펙트의 복제를 만드는 게 가능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외형만 그럴듯하지 원본보다 한참 떨어지는 열화카피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일정량의 충격을 주면 곧바로 사라지는데다가, 자연 상태 그대로 놔둬도 2주면 증발해버리죠.”
복제기는 본래 강력한 아티펙트의 복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정부에서 비밀리에 빼돌린 아티펙트였다. 허나 앞서 말한 이런저런 제약들이 알려진 뒤로는 연구소에서 실험용으로 쓰이는 신세로 전락했다.
“뭐, 저희로서는 이 복제기 덕에 아티펙트의 손실 위험이 있는 실험도 거리끼지 않고 할 수 있으니 환영할 일입니다만……. 아무튼, 이 복제기를 사용하면 안수호 씨에게서 태초의 은을 빼앗지 않아도 될지 모릅니다.”
“대충 방법이 예상되긴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 거죠?”
“아마 예상대로일 겁니다. 일단 이 복제기로 태초의 은을 복사한 뒤, 공식적으로는 당신에게서 기생괴수를 성공적으로 적출하여 격리 보관에 들어갔다고 발표할 겁니다. 물론 그랬다간 여명단이 이 연구소를 습격할지도 모르죠. 그렇기에 빠른 시일 안에 기생괴수를 제거했다고 추가 발표할 겁니다. 연구용으로 보관하려 했으나 너무 사나워서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면 다들 납득하겠죠. 위험성을 생각해 아예 소각해버렸다고 하면 흔적도 남지 않을 테고.”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안수호의 즉답에 연구소장이 살짝 벙찐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동의하실거라 생각은 했습니다만 정말 고민조차 안 하시는군요.”
“이 녀석을 잃지 않고 풀려날 수 있다는데 고민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풀려난다 해도 당신은 더 이상 남들 앞에서 그 아티펙트를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그거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일이죠.”
실비를 가진 채 여명단과 여일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데 그깟 제약이 대수겠는가. 게다가 연구소장의 말을 풀이해보면 남들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괜찮다는 소리였다.
가령 적진 한복판에서 사용해 목격자를 전부 죽여버린다든가 하면 문제는 없겠지.
물론 소장은 전혀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었지만 안수호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이 계획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죠?”
“당장은 저랑 안수호 씨로 끝입니다. 물론 계획 수행에 있어 도움을 받을 연구원 몇 명에겐 나중에 따로 설명할 예정입니다만, 다들 믿을 수 있는 자들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욱 안심이 되네요. 그대로 진행해주세요 그럼.”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고민이라곤 하나도 안 하시는군요.”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고민할 이유가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 말은 전혀 빈말이 아니었다. 실비를 소유한 채 여명단의 노림으로부터 벗어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는데 이 이상 바라는 건 사치였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소장님.”
그렇게 말하는 안수호의 표정은 좀 전보다 훨씬 밝아져 있었다. 소장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막막하다 싶었는데, 일이 어떻게든 잘 풀린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다.
‘소장의 계획은 완벽까진 아니더라도 급하게 짜낸 것 치고는 꽤 괜찮아. 내부고발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폐기 발표 전에 여명단이나 여일에서 쳐들어오지만 않으면 들킬 염려는 없어.’
안수호는 후자의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보고 있었다. 여명단은 조직의 핵심 전력인 암살팀 인원을 최소 한 명 잃었고 여일 또한 이번 습격으로 인한 손실이 어마무시할 테니까.
심지어 후자의 경우 습격의 배후가 여일이 아닌 성유진 개인이라면 그 손실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때문에 안수호는 어느 쪽이든 간에 당분간은 손실의 여파를 회복하는 데에 주력할 거라 생각했다.
생각했으나.
애애애애애애애애앵!!!
갑작스레 울리기 시작한 사이렌 소리에 안수호는 그 희망적인 관측을 냅다 던져버릴 수밖에 없었다.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선 연구소장을 보며, 안수호가 오만상을 찌푸린 채 생각했다.
진짜 더럽고 치사해서 못해먹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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