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경비원으로 빙의당했다-150화 (151/266)

〈 150화 〉 149. 니들 뭐냐?

* * *

공연 시작으로부터 약 1시간. 미야의 무대도 슬슬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끝이 보이는 무대에 아쉬워하면서도 동시에 가슴 깊이 벅차오르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아이기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명단 암살팀 소속 단원인 그는 무대 측면 방향 길에서 말없이 미야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었다.

벌써 1시간 째.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가수 미야.

그녀는 아름답고, 실력 있고, 뛰어나고, 인기가 많은 가수였다. 그러나 만일 여명단 단원에게 가수 미야에 대한 호불호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불호라 답하겠지.

과거 미야는 예전에 공인의 입장에서 여명단의 과격한 행보에 정면으로 비난성명을 냈다. 여타 테러 단체들이 그렇듯 여명단도 자신들의 사상이 정당하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기에 여명단 입장에선 미야를 곱게 볼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존재는 그들에게 있어 큰 골칫거리였다.

여명단은 딱히 대외 이미지를 신경 쓰는 조직이 아니다. 그러나 유명인의 비난성명은 여명단에 대해 별 생각이 없던 이들조차 반대 세력으로 돌아서게 만든다. 그리고 그건 곧 그들의 적이 늘어나는 걸 의미한다.

그렇기에 가수 미야는 골칫거리였고.

그렇기에, 죽이자고 결정했다.

그녀가 자신들에게 적대하는 유명인이라서. 그런 단순한 이유만 있는 건 아니었다. 기실 미야뿐 아니라 여명단이 자행하는 암살의 대부분은 궁극적인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유명인의 죽음을 통한 사회적 동요, 혼란.

그리고 이를 통한 과거 ‘초인들의 시대’로의 회귀.

약 80년 전.

세상에 처음 던전과 게이트, 그리고 초인이 나타났을 때.

당시 사회는 당연하게도 혼란에 휩싸였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법과 체계는 유명무실해졌고 이내 사회 그 자체가 붕괴했다. 그리고 그 무너져내린 사회에 우뚝 선 이들은 새롭게 강력한 힘을 손에 쥔 자들.

바로 초인들이었다.

약 20년 정도 이어진 초인들에 의한, 초인들을 위한 사회적 혼란기. 초인에 대해 부정적인 이들은 그 시대를 혼란의 시대, 무법의 시대라 불렀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여명기’라 일컬었다.

기존의 사회에서 새로운 사회로 변해가는, 밤과 아침 사이의 새벽같은 시기라 하여 여명기라고.

그리고 여명단은 바로 그 여명기로의 회귀를 목표로 삼은 조직.

때문에 그들이 벌이는 모든 일은 본질적으로 사회의 혼란과 동요를 야기하기 위함이었다.

질서가 흐트러지고 체계가 어그러질수록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불확실한 법보다 가까운 힘에 의지하게 된다. 그것이 곧 여명기 재래의 첫 발자국이요, 미야에 대한 암살도 그러한 맥락에서 결정된 일이었다.

그렇지만.

정작 미야 암살이 결행되면 높은 확률로 그 실행을 맡을 아이기스에게는 그녀를 죽일 생각이 단 1그램도 없었다.

조직의 이념? 여명기의 재래? 다 중요한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전부 미야의 노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늘도 정말 좋은 무대였어.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아이기스는 가슴에서 벅차오르는 감동을 꽉 쥔 주먹으로 표현했다. 감격에 찬 눈가에는 촉촉한 물기마저 서려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흐뭇하게 그를 바라봤다. 그들이 보기에 아이기스는 K­POP 가수에게 열광하는 흔한 외국인1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누구도 그가 극악무도한 테러 조직 여명단의 암살자라곤 감히 예상치 못하겠지.

그러나 그가 암살팀이라 한들 오늘 그는 그저 한 명의 열렬한 팬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오늘 이 자리에 온 것도 딱히 암살 명령 때문이 아니라, 그저 팬으로서 그녀의 무대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그런 그라도 만약 단장이 암살 명령을 내린다면 그 뜻을 거스를 순 없을 터.

그렇기에 그는 하루하루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미야의 공연을 찾아다녔다. 당연히 모든 무대가 각별했으며 느껴지는 감동 또한 더욱 배가되었다.

어느새 시작된 마지막 곡에 그가 상념을 털고 다시 노래에 집중했다.

그 순간.

­타아앙!!

커다란 총성이 허공에 메아리쳤다.

감상에 잠겨있던 관객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퍼져 나갔다. 미야만은 그 갑작스러운 폭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답게 노래를 이어갔지만, 그녀조차 얼굴에 동요의 기색이 퍼지는 걸 감출 수는 없었다.

이윽고 노래가 멈추고 경호원들이 급하게 올라와 미야를 피신시켰다. 그쯤 되자 무대를 보던 관중들 또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하며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저 씨발새끼들이…….”

단 한 사람. 사태의 원인을 직감한 아이기스만을 제외하고.

***

5분 전.

그저 취미 생활을 위해 네버랜드를 방문한 아이기스와 달리, 상부의 명령을 받아 이곳에 찾아온 이들이 있었다. 바로 여명단 서울지부 소속 ‘팀 델타’였다.

그들은 ‘태초의 은’ 거래 정보를 입수해 이를 가로채고자 파견된 이들이었다. 원작에선 해당 에피소드의 여명단이 다나카 진 한 명만 등장한데 반해 그들은 팀 단위로 움직였다. 난이도 상승의 결과였다.

조금 전. 한가람을 납치한 동료로부터 샤오메이의 정보를 전해들은 그들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거울미로를 포위하듯 접근했다.

그중 한 사람, 동공에 망원조준경처럼 십자선이 그려진 여성이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 주위 일대를 내려다보았다. 직후 그녀의 눈동자가 카메라 조리개처럼 촤라락 열린다.

그녀의 이름은 김주연.

팀 델타의 리더인 그녀는 ‘색적’이라는 탐지계열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능력 덕분에 그녀는 사진 한 장만 있으면 수천 명의 군중 안에서도 그 사람을 찾아낼 수 있었으며, 능력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대상의 초능력이나 강함, 약점까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파앗!

김주연의 시야에 수천 개의 광점이 일제히 떠올랐다. 그러나 산발적으로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한 광점은 이윽고 단 하나만 남았다.

“찾았어. 거울미로 출구 앞. 방금 막 나온 것 같아.”

­델타­4 확인. 제가 한 번 접근해보죠.

김주연의 인이어에서 흘러나온 대답. 동시에 출구 근처를 서성이던 다른 여명단원이 샤오메이에게 접근했다.

“샤오메이 씨?”

누군가 자기를 부르자 샤오메이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까만 마스크에 야구점퍼를 걸친 건장한 청년이 있었다.

“샤오메이 씨 맞죠? 길드에서 나왔습니다.”

“길드요?”

“예. 한가람 헌터의 대리로 나온 유성태라고 합니다. 한가람 헌터한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요. 길드에서 저보고 대신 가보라고 하더군요. 미리 연락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척 봐도 예의바르고 말끔한 말투와 태도. 그러나 말씨만 멀쩡했지 내용은 하나부터 열까지 거짓밖에 없었다. 유성태라는 이름만은 진짜였지만 그마저도 무호적자인 그가 멋대로 쓰고 있는 이름에 불과했다.

“연락……은 할 수가 없죠. 도청 때문에 서로 안 하기로 했으니까.”

“그랬었죠 참. 제 정신 좀 봐. 아무튼. 여긴 주위에 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어디 한적한 곳에 가서 마저 하도록 하죠.”

여명단의 행동은 신속했다. 한가람을 납치해서 정보를 캐내고 그녀에게 접근하기까지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그들은 샤오메이가 이미 한가람(으로 변신한 안수호)과 거래를 마쳤단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한가람의 대리로 나왔다는 말을 하니 샤오메이 입장에선 수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내가 거래한 사람이 진짜 한가람이 아닐 가능성도 없진 않겠지. 그렇지만…….’

암호는 물론이고 거래의 내용이나 주변 여건까지 뻔히 파악하고 있던 안수호와 달리 눈앞의 남자의 행동은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애초에 진짜 거래 상대라면 공안의 눈을 의식해 이런 식으로 대놓고 접근할 리가 없었다.

고로 눈앞의 남자는 자신의 거래 상대, 겨울동맹 길드로부터 온 자가 아니다.

그 말은 즉.

‘정보가 샜어.’

샤오메이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과 한국의 S급 길드 사이의 비밀 거래. 그 거래를 알아차리고 끼어들 정도면 눈앞의 유성태 또한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뜻이었다. 게다가 유성태 혼자서만 움직이고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적이 몇 명인지 모르는 이상, 여기선 도망치는 게 오히려 악수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샤오메이는 시간을 끌기로 했다. 출구는 하나뿐이니 시간을 끌다보면 자신과 거래한 한가람이 나올 테니까. 이 먼 이국 땅에서 지금 그녀가 의지할 상대라곤 자신의 거래 상대밖에 없었다. 공안의 감시자들이 있긴 했으나 그들의 도움을 구하는 건 자신이 수상쩍은 거래를 하려 했다고 자백하는 꼴이나 다름없으니.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 두 사람이 있는 장소가 탁 트인 출구 근처라는 점이었다. 주위는 이용객들로 넘쳐났다. 이런 장소라면 설령 수틀린다 해도 자신을 대놓고 공격할 순 없겠지.

“샤오메이 씨?”

샤오메이의 침묵에 초조해진 유성태가 그녀를 불렀다. 그러자 샤오메이가 한 걸음 뒷걸음질치며 말한다.

“……당신이 한가람 헌터의 대리인이라고요? 이상하네요. 전 이미 한가람 헌터를 만나서 물건을 넘겼는데. 혹시 착오가 있는 거 아닌가요?”

“…….”

그 말에 유성태의 얼굴색이 싸악 바뀌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유성태가 주위를 찬찬히 둘러봤다. 시선이 닿는 곳에는 여기도 저기도 사람들로 넘쳐났다. 주말 대낮이니 당연한 일.

“절 의심하셔서 그렇게 떠보시는 겁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전 진짜 한가람 헌터의 대리인입니다. 뭣하면 길드에 연락을­”

“글쎄, 전 이미 물건 넘긴 뒤라니까요?”

이미 명백히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샤오메이를 보며 유성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니까, 그럴 리가 없다니까 그러네.”

그가 피곤한 얼굴로 품을 뒤적였다. 이윽고 손에 느껴지는 차갑고 묵직한 감각.

“한가람은 이미 우리가 처리했는데 이미 넘긴 뒤는 무슨.”

다음 순간, 그가 품에서 시꺼먼 권총을 뽑아들었다.

­타아앙!!

새된 총성이 허공에 메아리쳤다. 직후 한 남자가 복부를 부여잡고 소리쳤다.

“아아아아악!”

그의 옆구리에선 시뻘건 피가 왈칵왈칵 솟구치고 있었다. 옆에 있던 여자친구가 놀라서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비명을 질렀다.

“오빠! 오빠아아아!!”

“꺄아아아아악!!”

“도, 도망쳐!!”

평화롭던 놀이공원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아비규환에 사로잡힌다. 반면 총을 쏜 유성태는 살짝 놀란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걸 피해? C급 턱걸이라 들었는데 대단하네?”

그 말대로 샤오메이는 몸을 한껏 낮춘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C급 초인은 총알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샤오메이는 음지에서 브로커로 일한 경력 덕에 그의 수상한 낌새를 사전에 눈치 챌 수 있었다.

“미친놈…….”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놀라지 않은 건 아니었다. 설마 이런 대낮에, 그것도 사방에 일반인이 잔뜩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총을 쏘아댈 거라곤 생각지 못했으니까.

다만 여명단이라는 조직은 그녀의 생각보다 훨씬 상식을 벗어난 조직이었다.

“플랜 B 파토. 플랜 C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인이어에 대고 그렇게 말한 유성태가 연속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타앙! 놀이공원엔 어울리지 않는 묵직한 총성이 울림과 거의 동시에, 샤오메이가 급하게 군중들 사이로 도망쳤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공안도 민간인 잔뜩 있는 곳에서 대놓고 쏴제끼진 못하는데!’

샤오메이가 흘끔 뒤를 돌아보자 유성태가 권총을 뽑아든 채 그녀를 쫓아오고 있었다. 초인인 그녀의 속도에 따라오는 걸 보면 그 또한 초인임이 명백했다.

“이런 망할……!”

그녀는 달리는 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정면에서 싸운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그녀는 비록 초인이라곤 하나 어디까지나 브로커. 싸우는 일은 그녀의 전문이 아니었다. 게다가 상대가 몇 명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도망치지 않고 싸우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어떻게든 주차장까지 가서 차 타고 도망쳐야 해!’

샤오메이가 코너를 돌며 빠르게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 순간.

­퍼억!

“케흡?!”

모퉁이에서 튀어나온 거완이 그녀의 배를 후려쳤다. 허공을 부웅 몇 미터 날아간 그녀의 몸이 꼴사납게 지면을 구른다.

“여기는 델타­3. 목표랑 접촉. 가설무대 북쪽 바이킹 앞 사거리입니다.”

한 손은 인이어에, 다른 손은 꽈악 주먹을 말아쥐며 접근하는 거한을 보며 샤오메이가 입술을 잘근 씹었다. 그녀의 예상대로 적은 한 명이 아니었다.

물론 두 명으로 끝도 아니었다.

“델타­2. 현장 도착.”

“델타­5도 왔습니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사방에서 나타난 여명단 단원들. 애초에 거울미로를 포위하듯 접근하고 있던 터라 그들은 순식간에 샤오메이에게 다다를 수 있었다. 자신의 퇴로를 하나씩 막아서는 그들을 보며 샤오메이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시발. 이럴 줄 알았으면 이딴 거래 안 맡는 건데. 괜히 돈에 혹해가지고.’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얽힌 특급 아티펙트 밀거래. 큰 건수인 만큼 중개수수료도 엄청났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따르는 게 당연한 이치였다. 샤오메이는 늘 그랬듯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그 의뢰를 덥석 문 것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과신이 그녀의 명을 재촉했다.

‘정말로 이미 물건은 넘긴 뒤라고 싹싹 빌면 목숨은 살려주려나?’

샤오메이가 두 손을 들어보이며 싸울 의사가 없음을 표명했다. 그 순간 그녀의 뇌리에 조금 전 유성태의 말이 떠올랐다.

그가 말했다. 한가람은 이미 자신들이 처리했는데 거짓말치지 말라고.

‘뭔 시발. 그럼 내가 거래한 상대는 또 도대체 누군데?’

샤오메이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일의 내막이니 사건의 진상이니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은 그저 당장 이 상황에서 살아서 나가는 것만이 급선무였다.

“포위 완료. 어떻게 할까요 대장?”

­저항하지 못할 정도로 손 본 다음에 몸을 수색해서 태초의 은을 찾아내. 만약 없으면 포인트 C로 데리고 가자.

“알겠습니다. 일단 반 죽여두면 된다 그거죠?”

그러나 상황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우드득 우득 주먹을 푸는 거한을 보며 샤오메이가 절망에 빠진다.

그녀가 있는 곳은 사방향으로 탁 트인 사거리 한복판. 그 모든 방향에서 적들이 그녀를 포위한 채 다가오고 있었다. 샤오메이에게 더 이상 퇴로는 남아있지 않았다.

“하아. 시발.”

힘없이 주저앉은 샤오메이가 탄식했다. 브로커 일을 하면서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곤 생각했지만, 적어도 그게 오늘은 아닐 거라 믿었는데.

“항복할게요. 항복.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 아프게만 하지 말아주세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녀가 그렇게 말한 순간이었다.

­퍼억!

“끄헉!”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짧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샤오메이가 도망쳐 온 방향.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유성태가 오른쪽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어?”

그리고 그 옆에는 훤칠한 인상의 청년이 한 명.

“와, 이거 진짜 권총이네?”

권총을 발로 툭 친 류태현이 고개를 돌렸다. 그가 샤오메이를 포위하던 여명단원들에게 묻는다.

“니들 뭐냐?”

그 살벌한 목소리에는 묘하게 즐거운듯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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