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화 〉 129. 정실대전 마무리
* * *
지예원은 자신의 유일한 친구, 김민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아주 어릴 적 두 사람이 여명단이 운영하던 고아원에 있던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은 강하늘은 물론이고 안수호조차 처음 들어보는 내용이 태반이었다.
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지예원의 눈빛이 아련하게 잠겼다. 그 시절의 추억은 마냥 행복하기만 하진 않았다. 그러나 하나같이 소중한 기억들이었다.
김민아는 지예원이 안수호를 만나기 전까지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상대. 그런 김민아와의 추억이 소중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김민아에 대한 이야기는 지예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안수호와 강하늘은 지예원의 입을 통해 그녀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부모에게 버려져 범죄조직의 첩보원으로 길러지던 삶.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했으며,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삶.
그러나 단 한 명 자신을 알아주고 위해주던 사람 덕에 마냥 고통스럽지만은 않던 삶.
이윽고 이야기는 두 사람이 탈리스만을 탈취해 여명단을 배신하는 지점까지 도달했다. 거기서부터는 안수호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나 그녀는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애초에 이 이야기를 시작한 것부터가 강하늘 때문이었으니까.
그렇게 지예원의 이야기는 조금 더 이어졌고, 민채령이 김민아의 정보를 빌미로 지예원에게 임무를 맡긴 내용으로 마침내 끝났다.
“……대충 이런 이야기야. 이제 민아가 어떤 애인지 알겠지?”
김민아가 누구냐던 강하늘의 간단한 질문에 비해 지나치게 장황한 설명이었다.
그냥 짧게 ‘여명단을 함께 배신한 소중한 친구’ 정도로만 설명해도 강하늘이 이후 이어질 대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겠지.
그러나 지예원은 마치 고백하듯 김민아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길게 이야기했다.
이유는 복잡했다. 언젠가 안수호에게 하려던 이야기였기에 마침 잘 됐다 싶은 마음도 있었고, 강하늘 또한 앞으로 가깝기 지낼 테니 이야기해서 나쁠 건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앞서 마신 술 덕에 감성적으로 변한 탓도 있으리라.
“……흑. 흐윽……!”
그리고 알코올 탓에 감성적으로 변한 건 강하늘도 마찬가지였다. 눈물을 훌쩍이던 그녀가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좀 전에 심한 말 해서 미안해요. 언니한테 그런 슬픈 사연이 있는 줄도 모르고…….”
이런 반응을 기대했던 건 아니었기에 지예원이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강하늘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김민아가 불쌍하다는 둥 민채령이 개새끼라는 둥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지예원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나주용 감시 임무에서 복귀했으니 민채령이 김민아에 대한 정보를 말해준 거야?”
“맞아. 어젯밤 전화로 민아가 어디 있는지 알려줬어.”
“어디인데?”
안수호의 질문에 지예원이 후우우 하고 숨을 깊게 내쉬었다.
“여명단 서울지부.”
그 말에 안수호가 긴장한 듯 숨을 삼켰다.
여명단 서울지부. 조직원들조차 어디 있는지 모르는 본부를 대신해 사실상 여명단의 본부로써 기능하는 곳.
그 위상에 걸맞게 서울지부는 원작 극후반부 여명단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배경이기도 했다. 그 말은 즉 그곳에 있는 빌런들의 면면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의미했다.
“확실한 정보야?”
“민채령이 안전가옥 지하에 감금 중인 유현호를 심문해서 얻은 정보래. 신빙성은 높다고 생각해.”
정보의 출처가 여명단 간부에 심문자가 민채령이라면 거짓 정보일 가능성은 적다고. 안수호도 그 의견에는 동의했다.
“근데 예원아. 설마해서 묻는데. 지금 당장 구하러 가겠다느니 하는 건 아니지?”
다만 안수호는 정보의 신빙성이 높기에 역으로 걱정되었다. 지예원이 자신의 소중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까봐.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그러고 싶지. 물론 그러진 않을 거야. 나 혼자 정면으로 쳐들어가봤자 개죽음일 게 뻔하니까.”
김민아를 구해내기 위해선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의외로 이성적인 그 답에 안수호가 안심했다.
“그놈들이 민아를 아직 살려뒀다면 그 이유는 아마 민아의 초능력 때문일 거야. 공간수납이라는 능력은 범죄조직에게 있어 써먹을 구석이 무궁무진한 능력이니까.”
김민아의 초능력 공간수납은 크게 두 가지 능력으로 나뉜다. 하나는 게임의 인벤토리처럼 김민아가 보유한 아공간에 물건을 보관하는 능력이고, 나머지 하나는 그러한 아공간을 특정 장소에 설치하고 열쇠를 통해 이용하는 능력이었다.
전자는 마약이나 불법 무기 등 불법적인 물품을 옮기는 데에 특화된 능력이었고 후자는 그러한 물품들을 숨기는 데에 제격이었다. 심지어 공간수납으로 보관한 물건은 그녀의 초능력으로만 꺼낼 수 있으니 행여 경찰 등에 걸릴 일도 없다.
여명단도 그런 편리한 초능력을 포기하기는 아까웠을 것이다. 그래서 김민아를 살려둔 것이다. 허나 지예원의 생각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민아를 살려둔 게 초능력 때문이라면 아예 가둬두기만 하진 않았을 거야. 아마 능력을 이용하려고 주기적으로 바깥에 데리고 나오겠지. 민아를 구하려면 그때를 노려야 해.”
아공간으로 물건을 옮기려면 김민아가 있어야 한다. 외부에 설치한 아공간도 여는 것 자체는 지예원 때처럼 ‘열쇠’로 열면 된다지만 최초 설치에는 김민아의 도움이 필요할 터.
지예원은 서울지부를 주시하고 있다가 그런 식으로 김민아가 바깥에 나오게 되는 타이밍에 그녀를 구출하고자 했다. 물론 지예원 혼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할 테지만, 아무튼 그것이 대전제였다.
그러나.
“…….”
지예원의 말을 들은 안수호의 표정이 차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가 머뭇거리는 시선으로 지예원을 바라본다.
‘이걸 말해도 될까.’
그의 뇌리에 떠오른 하나의 가능성. 그것은 지예원에게 있어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었다. 그렇기에 안수호는 그 가능성을 입 밖으로 내기를 주저했다.
‘……아니, 말하는 게 맞겠지.’
그러나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설령 지예원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짚고 넘어가야 했다.
“……여명단이 공간수납을 이용하기 위해서 김민아를 살려뒀다면, 여명단은 어떻게 김민아의 초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걸까?”
“…….”
그 질문에 지예원이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누구라도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 지예원 또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게 아니었다.
“초능력은 본인만 쓸 수 있지. 적어도 타인의 초능력을 빼앗거나 강제로 사용하게 하는 방법은 내가 아는 한 없어.”
“……목숨을 빌미로 협박이라도 하고 있는 거겠지. 아니면 마약이나 다른 초능력으로 고분고분 말을 잘 듣게 세뇌했다든가.”
지예원이 차마 입에도 담고 싶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협박이라면 그나마 낫지, 최악의 경우 세뇌나 최면에 의해 정신이 붕괴해 이지를 상실한 상태일지도 모른다며.
“……설령 민아가 날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라 해도 난 민아를 구할 거야.”
허나 지예원에게 있어 그런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오로지 여명단에 부당하게 잡혀 있는 친구를 구하는 것으로 가득 차있었다. 당장 서울지부에 쳐들어가지 않는 이성은 남아있었지만, 그렇다고 김민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만약에.”
안수호가 생각하는 ‘최악’은 지예원의 상정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있었다.
“만약에 김민아가 협박도, 세뇌도, 최면도 당하지 않은 상태라면 어떻게 할 거야?”
“……뭐?”
“오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협박도 세뇌도 안 당했으면 여명단이 그 김민아라는 분의 능력을 이용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야, 안수호. 너 지금 설마…….”
안수호의 물음에 담긴 속뜻을 파악하지 못한 강하늘과 달리, 지예원은 파르르 떨리는 눈동자로 안수호를 바라봤다. 그 눈동자게 다양한 감정이 떠올랐다 가라앉는다.
안수호의 입이 벌어졌다. 지예원은 그 입에서 나올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안수호도 딱히 말하고 싶어서 말하는 게 아니었다.
“만약에.”
허나 마땅히 말해야만 하고 마땅히 들어야만 하는 가능성이었다. 안수호가 내키지 않는다는 듯 다시 한 번 물었다.
“만약 김민아가 협박이나 세뇌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거라면 어떻게 할 거야?”
그 물음에 강하늘이 짧게 탄성을 뱉었다. 동시에 지예원의 표정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진다.
결코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가능성.
그것은 김민아가 외부적 요인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여명단에 협조하고 있을 가능성이었다. 즉 지예원과 함께 여명단을 배신한 그녀가 다시 여명단측으로 돌아섰을 가능성.
김민아를 구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그녀가 여명단 편이 아닐 경우에 성립되는 이야기였다. 만약 그녀가 여명단에 붙었다면 구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건 물론이요. 최악의 경우 김민아가 지예원의 ‘적’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소리였다.
“……그러게. 진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냐.”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그 가능성에 지예원이 씁쓸하게 내뱉었다. 강하늘 또한 숙연한 얼굴로 입술을 잘근 깨문다.
“그럴 가능성은 적을 거야. 아마 네 말처럼 협박이든 세뇌든 다른 방법으로 김민아의 초능력을 이용하고 있겠지. 그렇지만 아무리 적어도 가능성이 0은 아니니까. 대비는 해두는 게 좋아.”
김민아가 여명단 편에 붙었을 경우, 자칫 잘못하면 그녀를 구하려다 역으로 지예원이 여명단에 사로잡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계획을 짜야했다.
허나 안수호가 말한 건 그런 의미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보다 더욱 본질적이고, 감정적인 문제.
바로 김민아를 친구가 아닌 적으로 마주치게 됐을 때를 대비해 각오를 다잡으라고. 안수호가 나지막하게 그렇게 덧붙였다.
“……그래. 그렇게 할게.”
지예원이 힘없이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 시선에 아직 반쯤 남아있는 술잔이 보였다. 그녀가 지체하지 않고 남은 술을 단번에 들이켰다.
알싸한 향과 함께 목구멍이 따가워진다. 그 따가움에 머릿속에 자리한 불길한 상념이 조금은 흐려진다.
“거, 걱정하지 마세요!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여명단 배신도 예원 언니보다 그 김민아라는 분이 먼저? 주도적으로 했다면서요? 그런 분이 설마 여명단 편에 자발적으로 붙을 리가 없죠! 서, 설령 그랬더라도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어서 여명단 쪽으로 돌아선 척 하는 걸 거예요! 여명단의 계획을 막기 위해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린다! 뭐, 그, 그런?”
두 사람의 눈치를 보던 강하늘이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일부러 밝게 이야기했다. 효과는 있었는지 술기운에 긴장감이 겹쳐 반쯤 횡설수설하는 강하늘을 보며 지예원이 피식 웃었다.
“그래. 네 말이 맞을 거야. 고마워.”
“그래요! 지금은 일단 김민아 씨를 구출하는 거에만 집중하자고요!”
고작 몇 시간 전만 해도 잡아먹을 듯이 자신을 노려보던 연적이 지금은 자신을 위로해주고 있는 것이 지예원은 퍽 신기했다. 그녀가 조금 밝아진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민아가 바깥으로 나오는 타이밍을 알려면 서울지부에 감시를 붙여야 해. 그 부분은 일단 민채령이 협조해주기로 했어. 그 여자도 여명단을 상대로 뭔가 꿍꿍이를 품고 있는 것 같더라고. 단…….”
지예원이 슬쩍 시선을 내렸다. 테이블 위에는 안수호에게 돌려주려다 다시 받은 냉염의 십자가가 있었다.
“민채령한테서 정보를 더 받으려면 민채령이 시키는 일을 해야 해. 이번에 나주용 감시 임무에 투입된 것처럼 말이야.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뭐, 그때까지는 일단 짧은 휴식을 만끽할 거야. 전에 일하던 가게에서도 다시 받아주기로 했고. 다시 전직 기타리스트겸 알바생 예지원으로 돌아가야지.”
초탈한 태도로 말한 지예원이 침대에 등을 기댔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취기에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은 빈말로도 밝다 할 수 없었다.
“지예원.”
그런 그녀를 그대로 놔둘 수 없었던 안수호가 그녀를 불렀다.
“응? 왜?”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지만 무모한 짓은 절대 하지 마. 알겠지?”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걱정하지 마. 예전이면 몰라도, 너랑 사귀기 시작했으니까 이제 무모하게 목숨을 던지거나 하진 않을 거야.”
“……그렇게 말해주니 안심이네. 그렇지만.”
안수호가 결연한 표정으로 지예원을 바라봤다.
“만약, 정말로 무모한 짓을 꼭 해야겠다 싶으면 그때는 나한테 도와달라고 말해. 혼자서 다 해결하려 하지 말고. 네 부탁이라면 무조건 도와줄 테니까.”
‘네 부탁이라면 무조건 도와줄 테니까.’
그 한 마디에 지예원은 가슴 한 구석이 든든해지는 걸 느꼈다. 결코 그 말이 빈말이 아님을 느꼈기에.
“고마워.”
지예원이 짧게 인사하며 웃었다. 안수호 또한 마주 웃었다. 사이에 낀 강하늘은 살짝 불편한 얼굴이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슬슬 시간도 늦었는데 이쯤에서 마무리할까?”
시계를 본 지예원이 두 사람에게 물었다. 어느새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강하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왜 그래?”
“오늘 돌아가서 공부하긴 글렀다 싶어서요. 시간도 엄청 늦었고, 또 술을 많이 마셔서 도저히 공부할 상태가 아니네요.”
“다음 주 월요일에 시험 시작이지? 그럼 주말 남았으니 괜찮은 거 아니야?”
안수호의 물음에 강하늘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주말에는 조원들하고 실기 준비하기로 했어요. 월요일에 바로 합동전투 시험이 있거든요. 근데 그 다음날에 이론 과목만 세 과목이 있어서…….”
“성적은 별로 신경 안 쓴다 그러지 않았나?”
“그렇긴 한데 성적이 너무 안 나오면 분반이 내려간다 그러더라고요. 되도록이면 1분반에 남아있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이유야 뭐……아시죠?”
강하늘은 본래 원작의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원작의 무대에서 최대한 멀어지려고 했으나 이제는 달랐다. 그녀는 안수호를 돕고자 자진해서 주연들이 있는 1분반에 남고자 했다.
허나 1분반은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최상위 클래스.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2학기에 하위 분반으로 강등되고 만다. 그래서 강하늘은 뒤늦게 공부에 열중하며 어떻게든 1분반에 남으려고 했으나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고등학생 시절부터 헌터를 준비한 다른 애들이랑 달리 하늘이는 아예 맨땅에 헤딩하듯 공부하는 중이니까.’
안수호 본인도 갓 빙의했을 때 이쪽 세상의 상식에 적응하느라 고생했었는데 학생인 강하늘이라면 오죽할까. 그런 사정을 짐작한 안수호가 측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때.
“그렇게 성적이 걱정이면 내가 도와줄까?”
“네?”
지예원의 물음에 강하늘이 반문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 표정은 마치 ‘네가 어떻게 내 공부를 도와줘?’하고 묻는 듯했다.
그러나.
“나 이래봬도 아카데미 잠입해 있을 때 나름 성적은 좋은 편이었거든. 4년 내내 학년 10위 안에는 꾸준히 들었었어.”
강하늘의 인식과 달리 지예원은 우등생 출신이었다. 그것도 학년 단위에서 손에 꼽히는 압도적인 우등생.
“게다가 이론 과목들은 어지간하면 족보에서 그대로 나오거든. 1학년이면 괴수생태학이랑 던전분류학, 그리고 교양 세계사 과목이던가? 전부 족보 가지고 있는 과목들인데 혹시 필요해?”
“언니……!”
그 물음에 강하늘이 지예원의 손을 꽈악 붙잡았다. 마치 지옥에서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표정.
이래서 대학은 선배를 잘 둬야 한다고. 그 광경을 보며 안수호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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